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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 궁극의 핫해치, 메르세데스 AMG A 4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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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6-07-29 15: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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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는 다양한 모습으로 매력을 뽐내는 자동차들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해치백은 독특한 매력이 있다. 특히 루프에서 리어 범퍼까지 급격히 떨어지는 라인을 보고 있으면 아름다운 여인의 뒷모습을 보는 것 같다. 여기에 뒷좌석을 접어 화물 공간을 늘릴 수 있는 실용성과 작은 차체가 주는(중형차에 비해서 작다는 이야기다) 기동성이 어우러지니 해치백만큼 만능이라고 부를 수 있는 차도 드물다.

 

무엇을 숨기랴. 나는 해치백을 좋아한다. 특히 작은 차체에 고성능 엔진을 숨긴 핫해치를 좋아하며, 비록 구형 모델이긴 하나 수동변속기를 갖춘 핫해치를 한 대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메르세데스 A 클래스는 처음에 그리 좋은 인상을 주지 않았다. 젊어진 디자인과 완성도 높은 조립 품질을 갖고 있었지만, 경쾌한 주행을 보여줄 것 같은 이미지와 메르세데스 특유의 여유 있는 거동이 충돌하면서 생기는 괴리감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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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메르세데스 AMG A 45는 달랐다. 작은 엔진은 끊임없이 마력을 내뿜었고, 날카롭게 다듬어진 배기음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고속도로는 물론 와인딩과 시내에서도 기회만 생기면 언제든 앞서 나갈 수 있어 핫해치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렸다. 결국은 밤을 새서 이곳저곳을 주행하고, 새벽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남는 것은 좀 더 운전해 보지 못했다는 아쉬움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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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AMG A 45의 외형은 A 클래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앞모습만 보면 그런데, 프론트 그릴 왼쪽에 작게 새겨져 있는 AMG와 약간 모양이 다른 프론트 범퍼를 자세히 확인하지 않는다면 평범한 A 클래스로 착각할 수도 있다. 측면의 사이드스커트 조차 크게 돌출되지 않았기 때문에 프론트 펜더 측면에 새겨진 TURBO 4MATIC이라는 문구를 보지 않는 이상 구분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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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뒷모습은 크게 다른데, 리어 해치 상단을 장식하고 있는 두 겹의 리어윙, 이중으로 구성된 리어 디퓨저, 4개의 머플러는 A 45가 평범한 해치백이 아님을 과시한다. 타이어는 235/40/18 사이즈로 컨티넨탈 타이어가 장착돼 있으며, 휠 안을 꽉 채우는 대용량 브레이크 로터와 캘리퍼가 장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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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 A 클래스와 크게 구분되는 점은 카본 패턴을 적용한 대시보드와 센터터널에 위치한 기어 노브이다. 그리 높게 돌출되어 있지는 않지만 고성능 자동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직접 변속을 진행한다.’는 느낌을 확실히 전달하며, 패들시프트를 이용한 시프트 업 시 손가락에 걸리는 부분을 제거해 더 역동적인 느낌을 제공한다. 패들시프트 역시 금속으로 묵직하게 다듬어 변속 감각을 손가락에 확실하게 전달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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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컷 스티어링 휠은 두툼한 림으로 인해 그립감이 우수하다. DCT를 적용했기 때문에 힐앤토를 구사할 일은 없지만 시각으로도, 촉감으로도 스포츠카임을 확실히 전달하는 효과가 있다. 헤드레스트 일체형의 버킷 시트는 지지력이 우수해 상체가 좀처럼 흔들리지 않으며, 붉은색의 안전벨트도 시각적인 안정감을 더한다. 이 독특한 시트는 2열까지 이어지는데, 2열 시트에는 유아용 시트를 체결하기 위한 ISOFIX도 있고 큰 화물 적재 시 시트를 접을 수 있어 유용하다. 이 뿐만 아니라 각 도어마다 음료수병 등을 보관할 수 있는 포켓을 설치해 실용성까지 챙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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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G A 45에는 한 명의 장인이 책임지고 제작한 2.0L 가솔린 터보차저 엔진이 탑재된다. 기존 모델은 최고출력 360마력을 발휘했지만,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하면서 출력이 381마력으로 소폭 상승했다. 게다가 최대토크는 48.4kg-m 에 달한다. 이와 같은 거대한 출력을 지면에 확실하게 전달하기 위해 7단 AMG 스피드시프트(DCT)와 4륜구동 시스템을 적용했는데, 그 덕분에 어느 영역에서도 출력의 부족이나 힘이 전달되지 못하는 느낌을 받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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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 페달을 밟는 순간 오른발을 통해 짜릿함이 전해져 온다. 저배기량에 고용량 터보차저를 장착한 만큼 터보래그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저속으로 주행하다가 급가속을 하지 않는 이상 터보래그를 거의 느낄 수 없다. 초고속 영역에 진입해서 가속을 시도해도 지칠 줄을 모르고 끊임없이 가속하는 경험을 하고 나면 AMG A 45에 핫해치라는 명성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더 놀라운 것은 이와 같은 고출력이 시내에서 다루기가 부담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정밀한 가속 페달 제어를 할 필요 없이 생각한 만큼만 밟고 떼기만 하면 모든 것은 자동차가 알아서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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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맘에 드는 것은 가속이다. A 클래스의 경우 겉모습은 해치백이면서 메르세데스의 특징인 느긋한 가속을 자랑했기 때문에 괴리감이 있었지만, AMG A 45는 가속 페달을 개도하는 대로 즉시 반응한다. 게다가 4가지 주행 모드(컴포트, 스포츠, 스포츠 플러스, 인디비주얼) 중 스포츠 플러스에 다이얼을 맞추면 감속 후에도 잠시 동안 엔진을 고회전으로 유지시켜 지체 없는 가속이 가능하도록 해 준다. 이마저도 느리다고 생각하면 시프트 패들을 조작하면 된다.

 

그러나 스포츠 플러스 모드는 시내에서 사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모드를 맞추는 순간 막혀있던 배기구를 자동으로 열기 때문에 다소 시끄러운 배기음이 주변을 감싼다. 운전자에게는 아드레날린이 되겠지만 다른 사람들도 생각해야 하는 만큼 한적한 장소나 서킷을 찾았을 때만 사용하기를 권한다. 평소에도 매력적인 배기음을 자랑하는 만큼 시내 주행에서는 컴포트나 스포츠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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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의 정밀도는 따로 언급할 필요가 없다. 네 바퀴가 지지하고 있는 지면의 상태를 정확히 스티어링과 시트로 전달하면서도 큰 피로를 전달할 수 있는 충격은 걸러낸다. 노면 상황이 좋지 못해 차체가 다소 불안정해지는 상태에서도 네 바퀴는 확실히 지면을 붙잡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까지 한다. 이로 인해 관리 상태가 좋지 않은 와인딩 코스에서도 주저하지 않고 스포츠 주행을 즐길 수 있으며 심지어 빠르기까지 하다. AMG에서 튜닝한 브레이크는 고속으로 날뛰는 차체를 즉시 진정시킬 수 있을 정도이며, 페달을 밟는 만큼 반응한다. 초고속 주행 중 급브레이크를 시전해도 작은 차체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이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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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G A 45는 다양한 전자장비도 갖췄다. 레이더 센서를 통해 전방 차량과의 거리를 측정해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충돌방지 어시스트 플러스는 공도에서 갑자기 등장하는 자동차에 대응할 때 유용하다. 직접 사용해보지는 못했지만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을 때 자동으로 속력을 줄인다고 하니 사고 피해규모 감소에도 도움을 줄 것이다. 이 외에도 연비 향상에 유리한 ISG, 주차 시 유리한 후방 감지기와 후방 카메라, TPMS 등 유용한 전자장비는 빠짐없이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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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AMG A 45는 그야말로 ‘궁극의 핫해치’라고 할 만 하다. 다루기 쉬운 작은 차체와 넘치는 출력, 그 출력을 확실히 제어하는 4륜구동 시스템과 메르세데스 만의 편안함을 제공하는 실내와 편의장비까지, 모든 것을 다 갖췄다. 도저히 A 클래스에서 파생된 모델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이며 아예 다른 모델이라고 정의하는 것이 더 좋을 정도로 날렵한 해치백으로써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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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연비와 약간 높은 가격이 아쉽기는 하지만, AMG A 45의 높은 출력과 이 차가 제공하는 즐거움을 생각한다면 이와 같은 단점도 쉽게 납득할 수 있다. 만약 A 클래스에 실망한 사람이 있다면 AMG A 45를 꼭 시승해 보길 바란다. 그 치명적인 아름다움과 날카로움에 마음이 베일수도 있다. 그리고 ‘다른 해치백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는 또 다른 단점이 생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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