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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선웅 | 재규어 F-PACE 20d / 30d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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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6-08-06 10:2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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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최초의 SUV인 'F 페이스'를 드디어 만났다. 일반도로 뿐만 아니라 인제스피디움의 아찔한 헤어핀 코스와 인제 일대의 깎아지를 듯 한 산길까지 다양한 도로 상황에서 곧 출시를 앞둔 F페이스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알루미늄 바디의 강인하고 가벼운 차체를 손에 넣은 재규어의 첫 SUV는 군웅할거(群雄割據)의 SUV 시장에 어떻게 도전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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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SUV 시장의 성장세는 당분간 급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2020년 이후 성장세는 현재보다는 둔화되겠지만 재규어는 앞으로의 성장에 필수적인 세그먼트라고 생각하고 있다. 독일 포르쉐가 카이엔으로 크게 성공한 것처럼 재규어도 F페이스를 통해 염원하던 20만대 메이커 반열에 오를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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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재규어에게 F페이스는 프리미엄 SUV의 격전지에 보내는 비밀병기 인 것이다. ‘최고의 기술로 개발했다’고 말하는 모습에서 자신감이 묻어난다. 기본 플랫폼은 세단의 XE 및 XF와 같은 구조의 알루미늄 바디. 예를 들어 B필러의 경우 재규어 XF와 동일한 중량비 80%의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있다. 80개의 부품이 새롭게 설계되었기 때문에 XF와 XE의 플랫폼을 그대로 적용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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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스피디움의 10~13번 코스는 연속되는 짧은 코너링으로 차량의 주행성능을 느껴보기 좋은 구간이다. F페이스 또한 한계까지 밀어붙이며 그 끝을 확인하고 있었다. 하지만, 룸미러에 살짝 비친 뒷 쪽의 다른 F페이스를 힐끗 본 순간, 재규어임을 알 수 있는 모습에 짧은 감탄사가 흘러나온다. 마치 수십 년간 SUV를 만들어왔던 자동차 브랜드처럼 그 모습은 익숙했고, 짜릿했다. 

재규어의 시승행사는 언제나 푸짐하다. 그저 2~3시간 일반 도로를 달려보는데 그치지 않는다. 새로운 모델이 나오면 서킷에서의 한계주행부터 일반도로에서의 여유로움까지 오랜 시간 느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F페이스의 등장으로 여기에 오프로드 코스까지 더해졌다. 라디에이터 그릴의 울부짖는 재규어 엠블렘에 잔뜩 쌓여있는 흙먼지가 생경하기도 했다. 시대의 변화 속에 대응하는 자동차 메이커들의 모습이 느껴지는 대목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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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스피디움에서도, 한적산의 아찔한 산길에서도 ‘퍼포먼스 크로스오버’를 표방하고 있는 F페이스는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유려하고 스포티한 외형은 최신 재규어 디자인의 정체성을 훌륭할 정도로 잘 표현하고 있다. F페이스는 '포르쉐 마칸'을 직접적인 경쟁자로 보고 있다. 마칸 또한 매력적인 스타일의 SUV지만 ‘911’이라는 디자인 아이콘을 넘어설 수는 없었다. 그에 비하면, F페이스의 외모는 더 자유롭고 신선해 보인다는 것이 솔직한 감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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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부산모터쇼에서 처음 국내에 소개된 F페이스는 2.0리터 인제니움 및 3.0리터 터보 디젤 엔진과 3.0리터 V6 수퍼차저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3개 모델이 국내 출시된다. 이 중 시승행사에서 만난 모델은 2.0리터 인제니움, 3.0리터 터보 디젤 엔진의 2가지 모델. 가장 먼저 스티어링휠을 잡은 것은 2.0리터 인제니움 모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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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마력의 최고출력, 43.9kg.m(1,750-2,5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하는 20d R-Sport는 국내에서는 BMW X3 xDrive 20d 와 같은 그룹인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이보크 5도어 HSE가 디스커버리 스포츠 2.0d 가 주요 라이벌이 될 것으로 보인다. F페이스의 첫 인상은 스포츠카에 가까운 현대적인 인상의 SUV이다. 이러한 모습을 보인 대표적인 모델들이라면 포르쉐 마칸과 BMW X3 등이 떠오른다. 모두 성공한 모델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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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킷에서의 주행에서 가장 먼저 전해진 감흥은 스티어링 휠의 무게감이다. 가볍지 않고 기분 좋은 무게감이 팔을 통해 전달된다. 어떤 속도에서도 적절한 무게감이 유지되어 라인을 추종하는데 자신감이 생긴다. 코너링에서는 앞바퀴가 꾸준히 원하는 라인을 따라가며, 전고가 높은 SUV 임에도 불안정한 좌우롤이라든가 급격히 앞으로 기우는 노즈다이브 등의 모습은 찾을 수 없다. 자연스레 코너링의 속도도 높아진다. 디젤 엔진 차분한 성격과 경합금의 휠, 잘 정돈된 서스펜션 덕분에 하체에서 전해지는 인상은 기본적으로 묵직하고 차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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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마력의 2리터 디젤엔진은 분명 V6 디젤 엔진처럼 공격적인 모습은 아니지만, 추월가속과 고속 주행시에는 부족함을 느낄 수 없다. ‘토크가 좀 약하지 않나’라고 생각된느 가속 직후의 낮은 회전 영역을 제외하고는 일상적인 주행에서는 넘치는 수준을 보여준다.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으면 디젤 엔진 특유의 엔진음이 차내로 들어오지만 중후하고 매끄러운 음색 덕분에 소란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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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리터 터보 디젤 엔진을 탑재한 F페이스는 2.0리터 모델의 2% 아쉬웠던 동력성능을 완전히 채워주고 있다. 최고 출력 300마력, 최대 토크 71.4kg.m로 새로운 터보 차저 컴프레셔, 터빈, 가변 노즐 디자인 등이 적용되어 성능 개선을 이뤘다. 0-100km/h 가속시간은 5.8초로 출발 시의 가속감 보다는 중속 영역에서 추월시의 가속감이 더욱 중시되고 있는 세팅이다. 독일산 고성능 SUV들과는 다른 성격을 보여주고 있는 부분이다. ZF제 8단 AT와 조합되어 어떤 영역에서든 운전자의 입맛에 맞는 ‘맛있는’ 회전 영역을 유지해 준다. 

서킷과 일반도로에서의 주행을 통해 다시금 느껴지는 것은 편안함이다. 단순히 ‘안락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주행 여건에서도 안심할 수 있는 바로 그 ‘편안함’을 말하는 것이다. 서두에 설명한 알루미늄 섀시는 단순히 무게를 줄이는데 그치지 않고 강성 또한 주행성에 일조하고 있다. 섀시의 높은 강성은 차량의 비틀림과 진동을 줄여 주행시의 안정감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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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 전의 비로 여건이 좋지 않았던 인제의 오프로드 코스에서도 F페이스는 망설임이 없었다. 1100m의 한적산 정상에 오르기 까지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특히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SPC)의 도움이 컸다. ASPC는 저속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통해 미끄러운 노면에서 운전자가 페달을 조작하지 않고도 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일반 도로의 크루즈 컨트롤처럼 앞차와의 간격을 조절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오프로드 주행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접지력을 잃지 않는 것인 만큼 큰 도움을 준다. 특히 내리막실에서 급한 브레이킹으로 인한 미끄러짐을 방지하는데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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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노브 하단의 ASPC 버튼을 눌러 기능을 작동시키고 스티어링 휠의 버튼을 통해 원하는 속도를 설정하면 그 속도에 맞춰 크루징을 시작한다. 엔진의 출력과 트렉션을 제어하며, ASPC는 3.6km/h에서 30km/h 사이의 속도에서 작동한다. 국내 출시된 모델은 모두 F타입과 같은 AWD 사양으로 대부분의 상황에서 전체 전력의 20%를 전륜으로 보내며, 컨테이너를 연결 한 후나 젖은 노면 등을 주행하게 될 때는 구동력의 50%까지 전륜으로 보내게 된다. 온오프로드 모두에서 주행성을 높이는 기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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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산 정상에서 한숨을 돌리며 차분히 실내를 확인했다. 그간 보아왔던 재규어의 스포츠 모델들, XE나 XF에서 보았던 디자인 요소들이 익숙하지만 높은 전고나 넉넉한 공간은 여유로운 기분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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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인상적인 것은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10.2인치 와이드 터치스크린이다. 여기에는 재규어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인컨트롤 터치프로 (InControl™ Touch Pro)가 적용되어 있다. 기능적인 부분보다 더 인상적인 것은 바로 ‘속도(PACE)'이다. 메뉴간의 전환이나 맵의 이동, 확대, 축소, 기능의 실행 등이 그 어떤 브랜드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보다 빠르다. 실제 그차이는 0.1초 단위의 것이겠지만 조작하는 입장에서의 차이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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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수입차 업계 최초로 T맵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장점이다. 고가의 수입차를 구입하고도 느리고 낮은 해상도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나 네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큰 불만 사항 중 하나였다. 재규어는 재규어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전용 T맵 앱을 미러링을 통해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조작방식이나 연결편의성 등에서도 불편함은 없었다. 르노삼성의 S-LINK를 통한 T맵 이용과 유사한 방식이다. T맵이 아니더라도 기본 적용된 히어(HERE)맵도 깔끔한 인터페이스와 빠른 속도를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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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독특한 기능 중 하나는 밴드 형태의 ‘액티비티 키’ 시스템. 옵션으로 제공되는 이 기능은 방진, 방수 기능을 갖춘 스마트키를 테일게이트의 재규어 로고 ‘J’에 가져가면 문을 잠그고 열 수 있다.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는 오너라면 유용할 만한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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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4명에 탑승하기에 충분한 실내 공간과 넓은 트렁크 공간을 가지고 있는 F페이스는 "재규어 모델 가운데 가장 실용적인 스포츠카"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뒷좌석을 접으면 650리터의 적재공간이 나타난다. 다른 재규어 차량에 비하면 운전석의 위치는 높지만, 오르내리는데 불편함은 없다. 약간 다리에 힘을 주어 올라타는 분위기의 랜드로버 모델들과는 명확하게 다른 입장으로 보이는 부분이기도 하다. 승차하는 감각 뿐만 아니라 주행시의 감각도 승용세단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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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F페이스는 주행에서의 스포티함에 있어서는 '포르쉐 마칸'을 떠올리게 하며, 여기에 랜드로버의 오프로드 주파성까지 갖추고 있다. 그리고 뒷좌석의 넓이나 유용한 적재공간 등은 메르세데스 벤츠 GLC를 능가한다. 부드러운 엔진과 정숙성, 경쟁 모델들과의 가격적인 부분에서도 경쟁력은 충분하다. 종합적인 부분에서 뿐만 아니라 각 부문의 요소들을 따로 보아도 F-PACE는 재규어답다는 표현이 적절할 만큼 강한 개성과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다양한 풍광의 시승코스에서 F페이스를 체험했지만, 풍경이 기억나지 않을 만큼 존재감이 강한 자동차였다. 세계 시장과 국내 프리미엄 SUV 시장에서 과연 어떤 성과를 낼지 기대가 되는 재규어의 의욕 가득한 모델이 바로 F페이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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