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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 도로를 지배하는 골리앗, BMW X5 M50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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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6-08-11 0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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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등장하는 골리앗은 큰 키와 압도적인 덩치로 이스라엘 병사들을 위협했다. 그는 삼손에 필적할 정도로 힘이 셌으며, 거대한 창을 들고 선봉에 서서 활약했다. 비록 다윗의 정밀한 돌팔매질을 맞고 쓰러지긴 했으나 그의 활약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으며, 지금도 덩치가 크고 힘이 센 사람을 골리앗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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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X5 M50d를 처음 보는 순간 골리앗이 떠오른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압도적인 크기와 강인해 보이는 디자인, 높은 출력을 갖춘 엔진을 갖추었으니 그야말로 ‘도로의 골리앗’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게다가 정밀함이 없어 다윗에게 당했던 과거와는 달리 코너를 지배하는 정밀함과 운전자를 보호하는 안전 장비까지 갖췄다. 이제 ‘도로를 정밀하게 지배하는 골리앗’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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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로 진화한 X5의 외형은 육중하다는 말이 딱 어울린다. 전면을 장식하는 BMW 특유의 키드니 그릴은 가로로 긴 형태를 갖고 있으며, 그릴과 바로 맞닿아 있는 헤드램프는 다소 어색한 듯 하면서도 인상적인 앞모습을 만드는 데 일조한다. 프론트 범퍼는 기본 모델보다 날카롭게 다듬어졌는데, 범퍼 하단에 적용됐던 보호용 가드가 제거되어 있어 온로드를 위한 SUV임을 알리고 있다. 근육질의 보닛 라인은 X5 M50d가 고성능의 엔진을 품고 있음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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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은 뒤로 갈수록 상승하는 캐릭터라인과 폭이 넓은 타이어에 맞춰 돌출된 펜더를 통해 역동성을 강조하고 있다. 프론트 펜더 후면에 위치한 에어벤트와 휠하우스를 꽉 채우는 지름이 큰 휠, 다소 얇은 두께의 타이어는 이 차가 SUV보다 스포츠카에 가까움을 드러낸다. 후면은 언뜻 보기에는 변화가 거의 없는 듯 하지만 날카롭게 다듬어지고 보호용 가드를 제거한 리어 범퍼와 해치 게이트에 위치한 M로고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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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는 BMW의 공식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직선으로 단층을 나눈 대시보드는 좌우 송풍구도 두 개로 나누는데, 개별적인 조절이 가능해 한층 더 쾌적함을 제공한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있는 모니터는 가로로 긴 화면으로 인해 두 개 의 정보를 동시에 확인할 때 도움을 주며, 기존 도어락 버튼이 있던 위치에는 차량 전방을 감지하는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버튼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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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는 M 디비전을 적용한 만큼 전용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을 적용하고 있는데, SUV에서 이와 같은 독특한 휠을 붙잡는다는 느낌이 생소하면서도 재미있다. 나파 가죽으로 감싼 1열 시트는 충분한 만족감을 제공하지만, 2열 시트의 경우 등받이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없어 탑승객의 성향에 따라 약간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고급 트림인 만큼 뱅 앤 올룹슨(Bang & Olufsen) 스피커를 적용했는데, 시동을 걸면 대시보드 상단에서 솟아오르는 은색 스피커가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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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판매되는 X5에 탑재되는 디젤 엔진의 배기량은 모두 3.0L로 동일하다. 단지 터보차저의 개수만으로 출력을 달리하는데, M50d에는 무려 3개의 터보차저가 적용된다. 최고출력은 381마력이지만 최대토크가 75.5kg-m에 달하기 때문에 서킷이 아닌 공도라면 어지간한 스포츠카도 이기기 힘들 정도이다. 변속기는 ZF에서 공급받는 8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하며 저속에서 급하게 가속 페달을 깊숙히 밟지 않는 이상 터보 래그나 동력 전달이 늦는다는 느낌은 전혀 받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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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토크를 갖고 있지만 4륜구동 시스템과 슬립을 제어하는 전자 장비 덕분에 바퀴가 출력을 이기지 못하고 번아웃을 일으키는 현상은 전혀 경험할 수 없다. 전자 장비의 도움 없이 모든 것을 직접 제어하고 싶은 운전자라면 약간의 아쉬움을 느낄 수도 있지만, 아쉽게도 요즘의 대세는 운전 실력이 뛰어나지 않아도 프로 드라이버처럼 운전할 수 있도록 전자장비가 도와주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차가 SUV임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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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가속 페달을 통해 전해지는 발진 느낌과 스티어링을 통해 전해지는 안정감, 연속된 코너에서 좌우로 바쁘게 스티어링을 회전시켜도 쉽게 자세가 무너지지 않는 차체를 경험하고 나면 SUV임을 까맣게 잊어버리게 된다. 자동 감쇄력 제어(DDC)와 리어 액슬 에어 서스펜션, 전자식 파워 스티어링(EPS)의 도움이 상당히 크지만, 인위적인 전자 제어를 당하고 있다는 느낌보다 운전자의 실력에 맞춰 적절히 반응하는 느낌이 더 크다. 숙련된 운전자라면 그만큼 제어 장치를 더 유용하게 사용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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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과 정지, 코너링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면서도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하다는 것, 게다가 SUV의 특징인 높은 운전석 위치로 인해 도로를 주행하는 다른 자동차들을 내려다보면서 주행할 수 있다는 것, 이 두 가지가 조합되어 공도에서 짜릿함을 제공한다. 오히려 공도에서 잠시 경험해보았던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X6 M보다도 낫다고 느낄 정도이니 말이다. 그러니 X5 M50d의 운전대를 잡았다면 높은 자제력을 발휘해야 한다. 한적한 도로에서 잠시 가속력과 코너링을 느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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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X5 M50d는 질주 때만 즐거운 차가 아니다. ACC의 도움으로 시내 정체 또는 변화가 없는 고속도로 주행에서도 편안한 주행을 보장하며, 버튼 하나로 주변을 모두 감지할 수 있도록 범위를 넓히는 전자 어시스트는 사각지대에서 다가오는 어린이도 확인할 수 있어 안전운전을 실천할 수 있다. 공인연비는 10.7km/l(복합)이며 실제로 시승 시 기록한 연비는 9.1km/l 로 시승을 위해 다소 역동적인 주행을 많이 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우수한 편이다. 비록 온로드 용으로 다듬어지긴 했지만 오프로드 주행 성능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SUV의 정체성을 흔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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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대한 공도의 포식자를 좀 더 즐기기 위해 나간 어느날 밤, 우연히 양화대교를 지나게 됐다. 연결된 MP3 플레이어를 스티어링 버튼을 통해 작동시키자 자이언티의 ‘양화대교’ 가 흘러나왔다. 뱅 앤 올룹슨의 스피커를 적용한 오디오 시스템은 마치 그가 옆에서 불러주는 것처럼 가사를 귓가에 맴돌게 했다. 가속을 하면 그르릉거리며 거친 숨을 내뿜었던 엔진도 나긋해져 있었다. X5 M50d는 포악함 뿐 아니라 부드러움도 간직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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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간 탑승하며 느꼈던 BMW X5 M50d는 ‘모든 면이 완벽한 골리앗’이었다. 덩치와 힘뿐만 아니라 기술과 기교, 부드러움 까지 갖췄다. 만약 다윗이 이 완벽한 골리앗과 다시 마주친다면, 과거처럼 돌팔매질로 이기기는 불가능해 보이니 삼십육계 줄행랑이 최선으로 보인다. 도망치지 못한다면 다윗은 골리앗의 힘과 기술 앞에 패배할 것이 분명하다. 적어도 공도에서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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