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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 단정함 속의 치명적인 유혹, 현대 i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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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6-09-24 05:4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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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백은 다른 자동차들과 차별화되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다른 자동차들이 앞모습을 주로 강조하는 데 비해 해치백은 뒷모습까지도 아름다워야 완벽하기 때문이다. 루프까지 활용할 수 있는 트렁크로 인해 실용성이 높아지는 것은 덤이다. 여기에 경쾌함을 더할 수 있는 성능까지 더해진다면 무적의 핫해치가 된다. 이 모든 것을 담아낸 3세대 i30을 드디어 직접 운전할 수 있게 됐다. 흥분이 가시지 않지만,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주행으로만 알 수 있는 것들을 분석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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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현대차의 해치백을 논할 때 i30을 대표 해치백으로 꼽지만, 사실 현대차의 뿌리가 해치백부터 시작됐음을 인정해야 한다. 조르제토 쥬지아로의 디자인이 그대로 담긴 해치백 ‘포니 1’부터 현대차의 자동차 독자 제작 역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포니 1’은 당시 엄청난 인기를 누리면서 한국에 ‘마이카’시대를 열었고, 그 배턴은 해치백 ‘포니 2’가 이어받았다. 알고 보면 해치백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자동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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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2007년부터 i30을 출시하면서 ‘유러피언 감성’을 강조했지만, 유구한 해치백의 역사를 이미 갖고 있기에 사실 그럴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우리는 해치백이 주는 친숙함을 잊고 살았고, 세단이 해치백보다 더 좋은 자동차라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해 버렸다. 물론 i30의 주 판매 무대는 유럽 시장이었기에 제조사에서도 신경을 쓰지 않은 면이 있지만, 구매자에게도 책임이 있는 것이다. 그 결과 한국 시장은 ‘해치백의 무덤’이라는 별칭까지 갖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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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출시된 3세대 i30은 이러한 무관심 속에서 각고의 노력으로 출시된 준중형 해치백이라고 할 수 있다. 2세대보다 개선된 디자인과 차체, 동력성능으로 ‘핫해치’라는 슬로건을 정면에 내세우고 소비자들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 적어도 ‘매력이 없어서’, ‘동력 성능이 부족해서’ 해치백을 구입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쉽게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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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 i30의 외형은 현대차의 디자인 코드인 ‘플루이딕 스컬프쳐’가 더욱 단정하게 다듬어졌다. 보닛 라인, 펜더, 캐릭터라인을 제외하면 돌출된 부위가 거의 없다고 할 정도인데, 자칫 밋밋할 수도 있는 디자인에 포인트가 되는 곳이 바로 헤드램프와 프론트 그릴이다. 특히 프론트 그릴은 2세대 i30의 ‘헥사고날 그릴’이 진화한 형태인 ‘캐스케이딩 그릴’을 적용했는데, 그릴 측면에 적용된 곡선으로 인해 육각 형태를 유지하면서도 타 제조사의 프론트 그릴 디자인과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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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선은 용광로에서 흐르는 쇳물 또는 도자기의 곡선을 응용했다고 하는데, 1세대 아반떼가 고려청자의 곡선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을 적용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역사가 강조되는 곡선이라고 칭할 수 있다. 3개의 원은 품은 헤드램프와 프론트 범퍼에 세로 형태로 자리잡은 LED 주간주행등(방향지시등을 겸하고 있다)은 앞으로 뛰쳐나가는 역동적인 형상을 취하면서도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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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는 약간의 곡선을, 벨트 라인은 직선을 그리는 측면은 일견 경쟁 모델들과 비슷한 형태인 것처럼 보이지만, 캐릭터 라인과 C필러에 적용된 오페라 글래스로 차이를 두고 있다. 2세대 모델보다 C필러를 굵게 처리해 중후한 느낌을 냈는데, 1세대와 2세대 모델의 절충안인 듯 보인다. 이와 같은 단정한 디자인은 후면에서도 그대로 이어져 테일램프도 날카로운 형태를 버리고 부드럽게 다듬어진 형태로 바뀌었다. 테일게이트를 장식하는 두 개의 라인은 후면에 독특한 주름을 부여해 반사판을 자연스럽게 상단으로 끌어올리고 손잡이의 자취를 감추도록 한다. 해치백의 특징인 후면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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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30의 실내는 디자인 뿐 아니라 재질과 조립 품질에서도 큰 진화를 이루어냈다. 두 개의 층으로 나눈 대시보드는 좌우의 송풍구를 돌출시켜 강조하고 있으며, 아이오닉에서 차용한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우수한 디자인은 물론 그립감도 좋다. 계기반은 아반떼와 비슷한 타입으로 정보 확인이 용이하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플로팅 타입 디스플레이는 사진으로 보는 것과는 달리 어색하지 않으며, 팔을 길게 뻗지 않고도 조작할 수 있어 운전 자세가 흐트러질 일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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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는 스포츠 프리미엄 풀옵션 차량이기 때문에 스티어링과 기어 부츠, 시트에 레드 스티치가 적용됐으며, 송풍구와 에어컨 스위치 부분을 감싸는 곳에도 붉은색을 적용했다. 심지어는 안전벨트도 붉은색을 띄고 있어 고성능 모델의 분위기를 충실히 재현한다. 1열 시트는 세미 버킷 타입으로 와인딩에서도 상체의 흔들림이 적도록 해 준다. 2열 시트는 등을 시트에 완전히 기대고 편안히 앉을 수 있을 정도로 여유가 있으며, 레그룸에도 여유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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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터널과 도어에는 음료수를 보관할 수 있는 컵홀더와 포켓이 마련되어 있어 수납에 대한 걱정은 확실히 덜 수 있으며, 395L 용량의 트렁크는 평상시 화물을 적재하기에 충분한 용량이며, 필요 시 2열 등받이를 접어서 용량을 늘릴 수 있다. 풀옵션 모델의 경우 트렁크에 우퍼가 장착되어 좀 더 좋은 품질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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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을 위해 준비된 i30은 1.6L 가솔린 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토크 27.0kg-m을 발휘하며 7단 DCT를 통해 앞바퀴를 구동한다. 이 엔진은 세팅에 따라서 소형 또는 준중형 차체에 고성능을 제공하기도 하고, 중형 차체에 적용되는 2.0L 엔진을 대신하기도 한다. i30에 적용된 것은 다운사이징 보다는 고성능을 내기 위한 것으로, 1,500rpm의 낮은 회전부터 최대토크를 발휘하도록 해 빠른 가속을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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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시승 장소가 서킷이었다면 가속 감각에서 약간의 불만이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분명히 느린 건 아닌데 빠르다고 느껴지지도 않는 약간 애매한 가속 감각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도에서 제한속도보다 약간 느리게 주행하는 다른 자동차들을 추월하면서 경쾌하게 주행하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을 정도이다. 6,300rpm 부근에서 자동으로 변속을 진행하는 DCT도 변속 조작에 따른 반응이 제법 빠르기 때문에 시프트 패들을 조작하는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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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차체의 안정성이다. 초고장력 강판을 53% 적용하고 구조용 접착제를 확대 적용해 강성을 높였다는 차체는 초고속 주행에서 그 빛을 발한다. 속도를 올리면 올릴수록 차체와 스티어링에서 불안감이 전해진다는 과거의 오명은 잊어도 좋다. 만약 기존의 속도 감각만으로 계기반을 보지 않고 주행한다면 과속 딱지를 줄줄이 끊어야 할지도 모른다. 외국의 유명한 동급 준중형 해치백들과 직접 겨뤄도 될 정도로 완성도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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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바퀴에 적용된 멀티링크 서스펜션은 강성이 높은 차체와 조화를 이룬다. 헤어핀이 끝없이 이어지는 와인딩 로드에서도 안정적으로 버텨주기 때문에 운전자에게 안정감은 물론 진입속도를 좀더 높여도 좋다는 용기까지 준다. 과거 가벼운 모터를 돌리는 듯한 느낌을 줬던 MDPS의 반응도 크게 개선되어 스티어링을 돌려 회두를 진행한다는 느낌을 가감 없이 전달한다. 브레이크는 밟는 만큼 제동력을 전달하는 타입으로 원하는 만큼의 정밀한 제동이 가능하며 페이드도 쉽게 발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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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 되면 와인딩 로드에서 횡가속력을 버티지 못하고 미끄러지는 타이어가 아쉬워진다. 시승차에 적용된 타이어는 벤투스 S1 노블2로 스포츠 주행보다는 승차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른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서스펜션이 안정감 우선으로 세팅된 탓인지 급격한 차선 변경 시 뒷바퀴가 약간 늦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비정상적인 상황에서의 이야기이며 헤어핀과 같은 급격한 코너를 고속으로 돌파해도 뒷바퀴가 자연스럽게 앞바퀴의 궤도를 쫒아오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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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을 위한 전자장비는 7개의 에어백과 사각지대 감지 시스템, 섀시 통합 제어 시스템, 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 급제동 경보 장치가 적용되어 있다. 사각지대 감지 시스템은 감지 능력이 우수한 것은 물론, 경고 불빛을 무시하고 차선 변경을 시도할 때는 경고음을 울려 운전자에게 주의를 준다. 급제동 시에는 자동으로 비상등을 점멸시켜 뒷 차에 주의를 띄우기도 한다. 섀시 통합 제어 시스템은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상황에서도 쉽게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일정 부분 이상을 운전자의 제어에 맡기는 타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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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대로 변화한 i30은 이제 타 제조사의 유명 해치백들을 경쟁자로 당당하게 지목할 수 있을 정도로 완성도를 높였다. 심지어는 핫 해치를 갖고 있는 기자에게도 구매에 대한 갈등을 일으킬 정도였으니 말이다. 물론 약간 부족한 부분도 있긴 하지만, ‘티에리 누빌’이나 ‘헤이든 패든’과 동급의 운전자가 아닌 이상 일상적인 공도 주행에서 부족함을 느낄 수는 없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파리 모터쇼에서 새로 공개될 초고성능 해치백 i30 RM의 성능이 궁금해진다. i30에서 보여줬던 높은 완성도가 앞으로 현대차의 모든 모델에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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