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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메르세데스-벤츠 GLE쿠페 350d 4매틱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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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6-12-16 20:5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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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의 중형 SUV GLE 쿠페를 시승했다. GLE를 베이스로 주행성에 더 비중을 둔 스타일리쉬한 스타일링 디자인을 세일즈 포인트로 하고 있다. 20세기 말에 SUV 붐을 촉발시킨 메르세데스가 최근 차명 재정립 작업 등 분위기 반전을 추구하면서 다시 프리미엄 브랜드 1위 자리 복귀를 노리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GLE 쿠페 350d 4매틱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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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SUV의 시작은 1997년 데뷔한 메르세데스 벤츠 M클래스다. 2000년에 BMW X5가 등장해 바람을 일으켰고 2002년 포르쉐 카이엔이 나오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세단 이미지가 강한 메르세데스 벤츠가 SUV를 내놓았을 때도 사람들은 의아해 했지만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가 만든 카이엔은 그야말로 수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20세기 말 토요타 RAV4와 기아 스포티지로 시작된 SUV 붐은 21세기 초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먹거리로 부상했고 지금은 춘추전국시대다.

 

이 모든 배경은 시장에 있다. 21세기 진입을 전후해 포르쉐가 미국에서 시장조사를 실시했는데 911 소유자들 중 상당수가 그것과는 별도 4WD차를 갖고 싶다고 하는 의사를 표현했다고 한다. 그래서 승부수로 띄운 것이 카이엔이었다. 그러니까 SUV의 다목적성보다는 4WD에 초점을 맞추었다는 얘기이다.

 

그런 내용을 감안하면 정작 세단에 4WD인 콰트로를 가장 먼저 채용한 아우디가 2006년에야 첫 번째 SUV Q7을 내놓은 것은 의외였다. 2006년은 메르세데스 벤츠 M클래스가 2세대로 진화해 등장한 것과 비슷한 시기였다. 아우디 Q7은 포르쉐 카이엔과 폭스바겐 투아렉과 같은 플랫폼을 유용한다. 그 이야기는 아우디의 브랜드 전략이 경쟁사들과는 달랐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시장의 요구에 거역할 수 없어 SUV 전쟁에 뛰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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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을 가능하게 한 것은 무엇보다 브랜드력이다. 이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힘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빛을 발하고 그 위력을 더해 간 배경이 SUV의 세 확대로 시장에서 존재감을 강화하는 배경이었다.

 

높은 부가가치를 인정받는 디자인에 고성능 엔진을 탑재함으로써 고객이 이해할 수 있는 가격표를 달 수 있었다. 이는 세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SUV라는 장르에 대한 메이커 입장에서의 노림수와도 맞아 떨어졌다. 돈 되는데 만들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 한편으로는 2톤에 달하는 중량과 그로 인한 연비성능의 저하와 유해 배기가스 배출이라는 문제점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전동화 시대를 맞아 오히려 더 좋은 조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만들고자 할 때 배터리 등 추가적인 장치를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의 경우도 별도의 수소탱크를 탑재할 공간을 만드는데도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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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정면 충돌시 엔진 후드 아래 보행자 보호를 위한 공간 확보는 물론이고 측면 충돌시 높게 위치한 사이드 실이 유리하다. 결국 갈수록 엄격해져 가고 있는 충돌 대책에도 대응이 용이하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SUV유행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등 세분화를 통해 볼륨을 늘려가고 있다. 이 역시 시장은 BMW X6가 먼저이고 오늘 시승하는 GLE 쿠페가 이어서 나왔다. 하위 세그먼트인 BMW X4, 메르세데스 벤츠 GLC 쿠페도 있다. 이 역시 브랜드의 힘이 있기에 가능한 라인업 확대 전략의 일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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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 클래스가 페이스리프트 하며 GLE로 바뀌었고 거기에 쿠페 버전이 추가됐다. GLE 시리즈이지만 X6가 그렇듯이 표방하는 성격은 사뭇 다르다. 시장에 따라 원하는 것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이렇게까지 세분화를 할 수 있는 것도 브랜드의 힘이다. 성격은 스타일리쉬하면서 스포티한 SUV를 표방하고 있다. 1억이 넘는 가격대가 말해주듯이 성인 취향의 크로스오버다.

 

앞 얼굴에서는 라디에이터 그릴의 가로 바가 GLE의 두 개에 대해 쿠페는 하나다. 메르세데스 벤츠 라인업에 스포츠계로 분류되는 모델임을 표현하는 것이다. LED를 조합한 헤드램프의 그래픽도 GLE와 약간 다르다. 에어 인테이크의 비율도 크다. 터프한 이미지를 위한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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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측면은 쿠페 형상의 실루엣이다. 차고가 낮다면 세단에서 파생된 그냥 쿠페다. B필러를 정점으로 뒤로 경사져 내려가는 루프 라인이 전체 이미지를 좌우하고 있다. 호불호가 강하게 갈릴 수 있는 라인이지만 X6가 그렇듯이 브랜드의 힘이 시선을 끄는데 기여하고 있다.

 

강한 이미지를 위한 벨트라인이 높게 설정되어 있고 아래쪽에 별도의 캐릭터 라인이 있지만 간결한 구성이다. 휠 아치와 프로텍션도 GLE와 다르다. 뒤쪽으로 돌아가는 길다란 테일 램프를 포함해 신세대 메르세데스 벤츠류 쿠페라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차체 크기는 전장X전폭X전고가 4,880×2,030×1,725mm, 휠 베이스 2,915mm다. GLE에 비해 81mm 길고 68mm 넓고 68mm 낮다. 로&와이드로 쿠페다운 자세를 위한 비율이다. BMW X6가 전장×전폭×전고: 4,909×1,989×1,702mm, 2,933mm이므로 비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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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기본 컨셉은 유지하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디테일의 변화로 세대의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대시보드 가운데 커다랗게 솟은 인포테인먼트 모니터다. 인대시 타입에서 태블릿 PC를 거치해 놓은 듯한 크기로 바뀌었다. 커넥티비티가 경쟁력인 시대를 반영한 것이다. 에어 벤트를 비롯한 카 오디오 패널의 처리를 각진 형태에서 라운드화해 부드러워졌다. 그것은 전체적인 질감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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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이 D컷 타입의 3스포크로 바뀐 것도 스포티함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E클래스 세단에 채용된 햅틱 스위치가 없는 것은 아쉽다. 스포크 상의 리모콘 버튼의 기능이 더 다양해졌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 역시 그래픽에서의 변화보다는 기능을 확대한 것이 포인트다. 칼럼 타입 실렉터 레버와 패들 시프트는 신세대 메르세데스 벤츠의 전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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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콘솔 박스 앞에는 커맨드 컨트롤 터치 패드와 다이얼, 그리고 다이나믹 실렉트 패널이 큼지막하게 자리하고 있다. 랜드로버가 디스커버리3에서부터 이런 형태의 그래픽으로 성격을 표현했었다. 차고 조절과 DSR 버튼 등은 약간 앞으로 이동했다. 상급 모델인 GLS의 주행모드는 인디비쥬얼, 스포츠, 컴포트, 눈길, 오프로드, 경사로 등 6가지인데 비해 GLE 쿠페에는 오프로드와 경사로 모드는 생략되어 있다. AMG GLE 63 4매틱에는 스포츠+모드가 더해진다. 엔진, 트랜스미션, 스티어링, ECS, 공조장치까지 연계되어 주행모드에 맞게 설정을 변경하게 된다. 커맨드 시스템도 최신세대로 조작성이 향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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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5인승. 여전히 시트 모양의 조절 버튼이 도어 트림에 위치해 있다. 시트 포지션은 전고가 45mm 낮다는 것이 뚜렷이 체감되지는 않는다. 시야가 자연스럽게 전개된다. 착좌감은 부드러운 편. 혈액 순환에 좋다는 논리의 하드함에 비해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얘기이다. 장시간 운전하면서 시트로 인한 짜증스러움이 없다는 것은 그대로다. 뒷좌석은 쿠페 형상의 루프에 비해 신장 170cm의 기자가 앉아도 주먹 하나 정도의 공간이 남는다. 빠듯하지는 않다. 적재공간의 부피는 물론 차이가 난다. 기본 650리터이고 뒤 시트를 접으면 1,720리터까지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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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베리에이션은 아주 다양하다. 기본적으로는 GLE와 같다. 350d와 350d스포츠에는 258ps/620Nm의 3리터 V6 터보 디젤이 탑재된다. 국내에는 없지만 3리터 V6 직분 트윈터보 가솔린, 333ps/480Nm의 400과 2.2리터 터보 디젤의 250, 30km의 EV 주행이 가능한 PHEV인 500e 도 있다. 여기에AMG43에 3리터 V6 트윈 터보 367ps/520Nm이, AMG 63S에는 5.5리터 V8 트윈 터보 585ps/760Nm이 탑재된다. 튜닝의 차이로 AMG 63쿠페는 557ps, 63S쿠페는 585ps를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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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승하는 차는 350d로 기존 ML350 블루텍과 같은 2,987cc V6 DOHC 직분 커먼레일 터보 디젤로 최고출력 258ps/3,600rpm, 최대토크 63.2kgm/1,600~2,400rpm 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9G트로닉’으로 통상 9단 자동변속기다. 7G트로닉의 후속으로 '다이렉트 시프트'라는 컬럼식 레버에서 기어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기어 노브가 있던 부분에는 컵 홀더가 추가되었다. AMG에는 AMG스피드시프트 플러스의 7G트로닉이 조합된다. 구동방식은 모든 모델에 4매틱이 기본이다. 기본 모델은 앞뒤 구동력 배분이 50 : 50 으로 실용적인데 비해 AMG라인은 40 : 60 으로 약간 선회측을 의식한 스포티한 설정이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 회전은 1,250rpm, 레드존은 4,200rpm 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4,2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35km/h에서 2단, 55km/h에서 3단, 85km/h에서 4단, 110km/h에서 5단, 140km/h에서 6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가솔린에 비해 회전 폭이 낮은 만큼 낮은 속도에서부터 변속이 진행된다. 2.4톤이나 되는 공차 중량을 의식하지 않고 뻗어 주는 맛은 여전하다.

초기 발진 시 강력한 토크에 놀랄 수 있다. 발진감이 매끄러운 E300 가솔린 사양과 차이가 뚜렷하다. 사용자에 따라서는 위화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이후의 가속감은 부드럽다. 부밍 음으로 자극하지 않는다. 엔진회전계와 속도계의 바늘이 올라가도 사운드가 자극적으로 변하지 않는다. 특유의 사운드가 있지만 가솔린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소음 특성이다. 오히려 기분 좋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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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른 발에 힘을 주면 속도계의 바늘이 생각 없이 첫 번째 벽을 돌파한다. 9단 자동변속기는 E클래스에서보다 더 타이트하게 동력을 전달하는 느낌이다. 9단에서도 풀 스로틀을 하지 않고 속도계의 바늘을 끌어 올릴 수 있다. 오른발의 답력, 또는 오르막길 등에서 시프트 히스테리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 인상적이다. 같은 ZF에서 나온 9단 AT인데 전에 다른 브랜드의 모델에서 미세한 발 동작에도 민감한 반을 보인 것에 대해 놀란 적이 있었다. 매핑이 뛰어나다는 느낌이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위시본, 뒤 멀티링크 타입으로 달라지지 않았다. 선대 모델에서 거동이 BMW보다는 아우디쪽에 가깝게 달라졌다고 했었는데 오늘날은 그런 구분이 네 바퀴 굴림방식 특성에서나 보일 정도로 갭이 좁아지고 있다. 4매틱의 반응은 기본적으로 50 : 50 풀 타임 4륜구동이 최적의 그립력을 확보하며 자세를 흐트러트리지 않는다. 경쟁 모델과 다른 점은 전자제어로 제어되는 느낌이 약하다는 것이다. 하체의 거동을 제어하는 대부분을 기계적인 감각으로 한다는 느낌은 여전하다. 그 갭이 많이 줄었지만 BMW와의 차별화 포인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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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뉴트럴.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도 타이트하다. 유격이 느껴지지 않는다. 여기에서 GLE와 GLE쿠페의 승차감에서 차이가 보인다. 와인딩 로드에서 턴을 할 때 나타나는 거동에서 롤 제어가 확실하다는 것이다. 과거에 비하면 전자장비의 개입 정도가 조금은 강해졌다.

 

타이어의 세팅도 GLE와 다르다. GLE에는18인치부터 21인치로 앞뒤 같은 크기인데 대해 GLE 쿠페는 한 치수씩 크다. 350d 만 20인치로 앞뒤 같은 사이즈이고350d스포츠는 21인치, AMG계는 22인치로 뒷바퀴가 앞바퀴보다 와이드하게 세팅되어 있다. 스포티한 주행성 강조하고자 하는 의도가 읽히는 대목이다.

 

전체적으로는 GLE와의 푸트워크에서 차이가 보인다. 좀 더 타이트하고 경쾌한 거동을 보인다. 그 이야기는 오프로더로서의 성능보다는 도심에서의 주행성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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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장비는 메르세데스 벤츠다운 수준이다. 360도 카메라를 이용한 어라운드 뷰가 가능하며  액티브 파킹 어시스트도 있다. 다만 ADAS장비는 세단에 비해서는 많지 않다. 인텔리전트 드라이브 중 스테레오 카메라와 단, 중, 장거리를 커버하는 6기의 레이더는 없다. 드라이브 파일럿 기능도 없다. 그것은 옵션의 문제이자 궁극적으로는 가격 문제이다.

 

지난 여름 10세대 E클래스를 탔을 때, ADAS를 채용해 자율주행의 시대를 앞 당기고자하는 의도를 읽었던 것에 비하면 GLE쿠페는 패션성에 더 비중을 둔 트렌드를 타는 모델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물론 자율주행차, 더 정확히 말하면 모든 조건에서 운전자가 긴급상황에 대응하지 않아도 되는 단계의 자동운전차의 등장은 ‘꿈의 기술’일 수 있다. 도심 정체 상황과 지루한 고속도로 주행에서 자율주행 모드로 달리더라도 운전자는 반드시 상황을 주시해야 하는 쪽으로 정리될 것이다.

 

그렇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금 굳이 비싼 돈을 들여야 하는 그런 장비를 옵션으로 선택할 필요가 없다. 안전 장비만 충실하다면 지금 내가 스티어링 휠을 잡고 내가 원하는 ‘자유’를 만끽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 비중을 두면 된다. GLE 쿠페는 그런 시장을 읽은 것이고 앞으로의 평가는 소비자가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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