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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 세단인가 수퍼카인가,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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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6-12-30 03: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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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의 정체성은 특이하다. 스포츠카를 넘어서 수퍼카와 비등한 역동성을 추구하지만 주로 제작하는 것은 4도어 세단이다. 물론 마세라티의 라인업 중에는 2도어 쿠페와 컨버터블도 존재하지만, 주로 판매되는 것은 수퍼카의 성능을 담은 대형 고급 세단 콰트로포르테, 과거의 2도어 쿠페를 패밀리카 지향의 4도어 쿠페로 다듬어낸 기블리다. 여기에 SUV인 르반떼까지 추가하고 있으니 라인업과 판매량을 모두 비교해보면 패밀리카에 집중하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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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콰트로포르테는 고객층을 넓히기 위해 차체 크기와 몸값을 약간 낮춘 기블리와는 달리 도도함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두 모델의 경쟁 상대가 달라서만은 아니다. 아무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그리고 럭셔리를 선택할 수 있는 소수의 고객들 중에서도 남들과는 다른 특이함을 추구하는 단 몇 명의 고객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콰트로포르테인 것이다. 그것이 기블리와 콰트로포르테 간의 넘을 수 없는 벽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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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콰트로포르테’라고 하면 한국인의 귀에는 멋지게 들릴지 몰라도 이탈리아어로는 단순히 ‘문 네 개’라는 말이다. 허나 이름 자체가 이 차의 정체성을 대변한다는 것만은 누구도 반박할 수 없다. 1963년부터 이어져 온 세단 형태와 4개의 도어, 수퍼카와도 닮은 역동성은 마세라티가 어려웠던 시절에도 맥이 끊기지 않았고, 지금은 페라리의 엔진을 품어가면서 수퍼카의 정체성까지도 동시에 품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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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승하는 모델은 그 콰트로포르테 6세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2013년에 출시된 6세대 모델은 강철과 알루미늄을 혼합한 차체를 사용하고 서스펜션 링크에도 알루미늄과 강철을 혼합해 독특하면서도 안정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있다. 여기에 약간의 디자인 변경과 실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개선, 효율 향상 등으로 조금은 더 실용적이면서도 역동성을 유지한 수퍼세단을 만들어냈다. 이제 삼지창의 효과를 느껴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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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트로포르테의 외형에는 모순된 두 가지의 이미지가 공존한다. 큰 차체에 날렵한 인상이, 역동적인 디자인에 웅장함이 같이 묻어난다. 5,265mm에 달하는 길이는 플래그십 세단으로써의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내고, 2,100mm에 달하는 넓은 폭과 1,475mm의 약간 낮은 높이는 다른 세단들을 압도하면서 콰트로포르테만의 역동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형태가 프론트 그릴이 원을 품은 형태에서 아래쪽이 더 넓은 육각형에 가까운 형태로 변경됐는데, 이로 인해 웅장함에 한층 더 강조된다. 마세라티의 상징인 삼지창 엠블럼 안에는 ACC 작동을 위한 센서가 숨겨져 있다. 바깥면을 치켜올린 형태의 헤드램프는 그대로 유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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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트 범퍼의 디자인도 변경됐는데, 두 가지 트림을 준비해 각각 다른 인상을 부여했다. 시승차는 그란루소 모델이기 때문에 프론트 범퍼의 에어 인테이크가 하나로 이어진 것과 같은 인상을 부여한다. 그란스포트 모델은 에어 인테이크를 3개의 구역으로 확실히 나눈 형태이다. 이와 같은 소소한 변화는 후면에도 이어져, 리어 범퍼와 반사판의 형상도 눈에 잘 띄는 형태로 변했다. 리어 범퍼 하단에 위치한 4개의 머플러는 콰트로포르테의 성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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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에서의 변화는 없다. 프론트 펜더에 위치한 3개의 에어벤트는 5세대 모델부터 이어져 오는 고성능의 상징. C 필러에 위치한 삼지창 엠블럼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루프와 캐릭터 라인으로 인해 언뜻 보면 쿠페 라이크 디자인을 추구한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확실하게 세단의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다. 7스포크 20인치 휠과 블랙 브레이크 캘리퍼가 적용되어 있다. 그란스포트 모델은 좀 더 역동적인 형태의 21인치 휠과 레드 브레이크 캘리퍼가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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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트로포르테의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센터페시아와 센터콘솔 디자인의 변화이다. 무엇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변화가 눈에 띄는데 멀티터치가 적용된 8.4인치 대형 LCD 모니터가 향상된 시인성과 함께 조작의 편의성을 동시에 제공한다. 터치로도 기능을 조작할 수 있지만 기어 노브 뒤에 위치한 두 개의 다이얼로도 조작이 가능하다. 큰 원을 돌려 기능을 선택하고 작은 원을 돌려 음량을 조절하는데, 주행 중 화면 조작을 위해 팔을 뻗을 필요가 없어 유용하다. 단, 세세한 기능은 터치로 조작하는 것이 더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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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모니터 아래 에어컨 조작 버튼이 위치하고 그 아래 트레이를 열면 AUX와 USB, SD 카드를 연결할 수 있는 포트가 있다. 그 오른쪽에는 스마트폰을 놓을 수 있는 수납 공간이 있는데 서랍처럼 움직이기 때문에 정차 후 스마트폰을 꺼내기도 수월하다.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의 적용으로 스마트폰이 필수품처럼 자리잡은 가운데 깔끔하게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 것이 반가운 변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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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시보드와 스티어링, 시트를 비롯한 실내 대부분에 가죽을 적용했고 내부 필러와 천정은 알칸타라로 장식했다. 시승차는 에르메질도 제냐(Ermenegildo Zegna) 옵션이 적용되어 있어 시트 안쪽과 도어 트림 일부가 에르메질도 제냐에서 제작하는 특별한 원단으로 이루어졌다. 만져보면 일반 직물과는 다른 약간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감각이 전해져 오는데, 이를 통해 콰트로포르테만의 고급스러움이 강조된다. 옵션으로만 적용할 수 있는 에바노(흑단) 우드 트림과 바우어스 앤 윌킨스 오디오 시스템도 고급스러움을 더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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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신체의 지지성보다는 편안함을 강조한 타입으로, 와인딩 로드에서는 상체가 조금씩 좌우로 흔들린다. 일반적인 세단보다는 지지성이 높은 편. 앞좌석 뿐 아니라 뒷좌석에서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으며, 레그룸이 넉넉하기 때문에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도 가능하다. 헤드룸 공간도 넉넉하고 뒷좌석 좌우 온도를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도 있다. 뒷좌석 윈도우와 리어 윈드실드에는 블라인드가 준비되어 있어 별도의 틴팅을 하지 않아도 프라이버시 보호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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콰트로포르테에 적용되는 가솔린 엔진은 모두 페라리가 디자인하고 조립한 엔진이다. 시승차는 S Q4 모델로 3.0L V6 트윈터보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410마력, 최대토크 56.1kg-m을 발휘한다. 최대토크가 발휘되는 구간이 1,750rpm부터 5,000rpm까지 상당히 넓기 때문에 시내 주행에서도 엔진 회전수를 올릴 필요 없이 나긋한 주행이 가능하지만 본질은 역시 회전수를 높이고 엔진이 내는 음색을 즐기면서 역동적인 운전을 진행하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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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출력 530마력을 발휘하는 GTS에 비해서는 낮은 출력이지만 이 출력만으로도 큰 차체를 역동적으로 견인하고도 남는다. 가속 감각은 수퍼카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 콰트로포르테는 전 모델에 독일 ZF에서 제작한 8단 자동변속기를 결합하지만, 시승차는 Q4 모델인 만큼 여기에 상황에 따라 구동력을 자동 분배하는 지능형 4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되어 더욱 안정적으로 출력을 전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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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바퀴를 미끄러트리면서 소화되지 않는 출력을 느끼는 감각도 좋지만, 네 개의 바퀴에 안정적으로 분배되는 출력을 통해 가속과 코너링에서 유리함을 느끼는 것도 신선한 경험을 부여한다. 만약 이 차가 쿠페 또는 컨버터블 모델이었다면 이질감을 느꼈을지도 모르겠지만, 세단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납득해버린다. 페라리가 조율한 독특한 음색을 느끼면서 손가락에 묵직하게 걸리는 느낌의 금속 패들시프트를 조작하고 윈드실드 너머로 다가오는 풍경에 맞춰 스티어링을 조작하는 감각은 마치 환상을 느끼는 것과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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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이런 풍경을 즐기기 위해서는 그만큼 희생도 따른다. 사실 수퍼카의 DNA를 품은 이 세단에 우수한 연비를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에 가깝지만, 공인 복합연비는 7.4 km/l이고 실제 주행을 진행한 결과로 도출된 연비는 5.7 km/l 였다. 독특한 음색을 듣기 위해 저단 기어를 넣고 고회전을 자주 사용했기 때문에 저회전으로 연비 주행을 한다면 결과가 달라지겠지만 이 차에 연비 주행은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도 프론트 그릴에 에어 셔터가 적용되고 아이들 오토 스톱 기능이 추가되어 연비가 기존 모델보다 약간은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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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카의 DNA를 품고 있는 세단답게 코너링도 안정적이다. 서스펜션 링크에 알루미늄과 강철을 효과적으로 사용한데다가 마세라티만의 전자제어식 스카이훅 쇼크 업쇼버가 적용되어 헤어핀에 가까운 코너에서도 안심하고 속력을 높일 수 있다. 좌우로 연속되는 코너에서도 스티어링 조작만으로 이상적인 코너링 라인을 유지할 수 있다. 50:50의 이상적인 무게 배분도 코너링에 영향을 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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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크기로 인해 와인딩 로드에 과감히 진입하기는 약간 꺼려지지만, 이상적인 진입 속도를 초과하지만 않는다면 진입 후에 자세를 잡아나가는 데에는 무리가 없다. 단 페라리와 같은 직관적인 수퍼카의 반응을 기대할 수는 없으며, 도로가 주는 충격이나 코너가 주는 관성을 한 번 부드럽게 걸러낸 반응이 나온다. 이 역시 세단이라는 감각으로 접근한다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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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 장비면에서는 과거와 비교하면 많은 부분이 업그레이드됐다. ACC는 30km/h를 넘겨야만 작동하지만 작동한 후에는 완전히 정지하지 않는 이상 계속 기능이 유지되며,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과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이 큰 차체가 라인을 벗어난다는 두려움을 줄여준다. 전방 추돌 경고 시스템과 긴급 정지 시스템이 결합되어 사고를 예방하는 것도 가능하고, 서라운드 뷰 카메라는 좁은 골목길을 통과할 때 유용하다. 이 역시 편안함을 추구하는 세단의 덕목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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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이들은 마세라티 콰트로포르테에 실용성이 하나도 없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특히 기자가 시승한 모델의 경우 기본 차량 가격에 옵션을 더해 총 가격이 1억 9,920만원에 달한다. 사실 이 가격이면 선택할 수 있는 경쟁 모델들이 많고, 그 중에는 콰트로포르테보다 더 편안한 모델들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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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콰트로포르테를 구입해야 하는 이유는 충분히 있다. 그것은 성능과 더불어 동반되는 감성이다. 이것은 명품을 구입하는 이유와도 일맥상통한다. 시간을 확인한다는 목적 하에서는 쿼츠 방식의 손목시계가 오토매틱 방식보다 적합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주기적으로 태엽을 직접 감아주거나 손목을 흔들어야 하는 오토매틱 손목시계에 열광하고 이를 구입하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연다. 적어도 콰트로포르테에 가성비라는 수식어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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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탈리아 자동차, 특히 수퍼카의 심장을 품은 세단의 감성을 이해할 수 없는 운전자라면 콰트로포르테를 구입하지 않을 것이고 꿈꾸지도 않을 것이리라. 그러나 이를 이해할 수 있다면, 이 감성에 홀린 운전자라면 기꺼이 지갑을 열 것이고 미래에 구입하겠다는 욕망에 불타오르리라. 덧붙이자면 2013년부터 2016년 6월까지 전 세계적으로 24,000 대가 넘는 콰트로포르테가 주인을 찾아갔다. 콰트로포르테의 감성은 조용히, 그리고 빠르게 전 세계의 운전자들을 물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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