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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마세라티 르반떼 S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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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7-01-24 19: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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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세라티의 첫 번째 SUV 르반떼를 시승했다. 온화한 바람에서 순간 강풍으로 돌변하는 ‘지중해의 바람’이라는 차명이 말해 주듯이 럭셔리성과 주행성에 높은 비중을 둔 모델이다. 2004년 쿠방이라는 컨셉트카로 시작해 12년만인 2016년에 데뷔한 르반떼는 마세라티의 대표 모델 기블리를 베이스로 하고 있다. 여기에 FCA그룹 내 지프의 4WD 기술을 유용했다. 희소성을 위해 판매 목표를 연간 7만 5,000대로 제한하겠다는 마케팅 전략도 특이하다. 마세라티 르반떼S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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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반떼는 스포츠카와 SUV의 융합이라고 하는 마세라티가 목표하는 양면성을 보여주는 네이밍이다. 마세라티의 다섯 번째 모델이자 브랜드 최초의 SUV는 10년 이상의 프로젝트를 통해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레이싱 컨스트럭터이면서 시판차로 1960년대부터 4도어 세단을 만들어 온 사실이 마세라티라고 하는 브랜드의 헤리티지를 설명해 준다.

 

르반떼는 SUV의 홍수 시대에 등장했다. 프리미엄 양산 할 것 없이 SUV를 쏟아내고 이제는 벤틀리와 롤스로이스는 물론이고 람보르기니도 SUV를 개발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버전의 SUV도 2019 년 나온단다. 팔리기 때문이고 돈이 되기 때문에 너도나도 앞 다투어 SUV 열풍에 뛰어 들고 있다.

 

구분은 된다. 선두 주자와 후발 업체의 차이는 있다. 원조인 지프 체로키를 시작으로 크로스오버를 표방한 토요타 RAV4, 기아 스포티지 등은 20세기에 이미 시작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1997년 메르세데스 벤츠 ML 클레스를 시작으로 2000년 BMW X5, 2001년 포르쉐 카이엔, 2004년 아우디 Q7 등이 선두 그룹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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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오늘 시승하는 마세라티 르반떼는 후발 주자다. 후발 주자가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방법은 다양하다. 우선은 브랜드력이 있어야 한다. 양산이든 프리미엄이든 브랜드 파워가 우선이다.

 

양산 브랜드라면 그들이 구축한 신뢰성을 바탕으로 가성비 높은 모델로 승부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에 비해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헤리티지부터 성능, 독창성, 혁신성, 프리미엄 마케팅, 그리고 희소성을 내 세운다. 오늘날에는 디자인과 주행성을 더 강조하는 추세다. 첨단 운전 보조장비를 통해 그들의 기술력을 과시하기도 한다. 이런 기술들은 양산 브랜드들과는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들 간에는 시간이 흐르면서 차이가 없어지고 있다.

 

마세라티는 디자인과 주행성이라는 측면에서는 독창성을 인정받고 있다. 마케팅의 부재로 전체적인 판매대수가 낮아 시장에서의 존재감이 약했다. 하지만 최근 달라지고 있다. 2012년 글로벌 판매 대수가 6,300여대였던 것이 2014년 3만 6,500대로 2년 만에 다섯 배가 증가했다. 2014년 마세라티는 페라리 산하였던 1998년보다 100배, 2005년보다 10배가 많이 팔렸다. 이는 볼륨이 급증하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보다 희소성이 높은 브랜드를 찾는 유저가 증가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한국시장에서도 2012년 100대 미만에서 2016년에는 1,300대가 판매되며 파죽지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2012년 311대에서 2014년 1,449대 5배 가량 증가한 일본시장 부럽지 않은 수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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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성을 위해 마세라티는 2018년 판매 목표를 7만 5,000대로 제한하기로 했다. 프리미엄 브랜드가 주는 가치 중 하나는 ‘나만의’ 것이다. 불특정 다수가 똑 같이 타고 다닌다면 소유하는 즐거움이 없다.

 

지금 마세라티의 판매 비율은 대표 모델인 기블리가 3분의 2를 점하고 있다. 그 상황에서 등장한 르반떼는 시장의 추이를 감안하면 기블리를 능가할 가능성도 있다. 마세라티라는 헤리티지에 스포츠성을 극적으로 강조한 독창성, 그리고 희소성을 무기로 카이엔이 그랬듯이 마세라티의 볼륨 모델이 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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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쿠방은 이탈디자인의 주지아로가 제안한 것이었다. 하지만 2011년 프랑크푸르트오토쇼를 통해 공개된 모델은 마세라티 사 내 디자인으로 기블리의 플랫폼을 공유하는 모노코크 구조다.

 

르반떼는 전장이 5미터를 넘고 휠 베이스가 3미터를 넘는 E2 세그먼트에 속하는 모델이다. 전장x전폭x전고가 5,005x1,970x1,680mm, 휠 베이스 3,005mm로 GLS의 5,130X1,934X1,850mm, 휠 베이스 3,075mm, 아우디 Q7의 5,086×1,983×1,737mm, 휠 베이스 3,002 mm와 비슷하다. 이 경우 GLS가 그렇듯이 3열 시트가 있고 적재용량을 중시하며 견인력을 강조하는 것이 원조인 미국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SUV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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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반떼는 외관상 대형이 아니라 중형 SUV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포르쉐 카이엔이 떠 오른다. 하지만 카이엔은 전장이 4,855mm, 휠 베이스는 2,895mm로 E1 세그먼트에 속한다. 그런데도 르반떼가 더 작아 보인다. 전폭이 GLS보다 170mm, Q7보다 57mm 낮기 때문이다. 단지 수치뿐 아니라 쿠페 형상의 실루엣이 주는 효과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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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SUV다운 존재감보다는 스마트한 느낌의 스포츠카를 연상시킨다. 앞 얼굴은 2015 서울모터쇼를 통해 소개됐던 마세라티 100주년 기념 컨셉트카로 등장한 알피에리를 통해 제안된 차세대 마세라티의 그래픽을 채용하고 있다. 삼지창이 새겨진 대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는 물론이고 단단한 감이 살아 있는 차체 형상도 알피에리의 그것과 상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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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에서는 스포츠 쿠페를 연상시키는 실루엣이 분위기를 주도한다. 여기에 3개의 사이드 벤트가 성격을 표현하고 있다. 앞 뒤 다른 사이즈의 커다란 타이어가 주는 위압감도 한 몫을 한다. 뒤쪽에서는 리어 컴비네이션 램프가 현행 마세라티와의 패밀리 룩을 확인할 수 있다.

 

차체는 모노코크 구조로 적재용량과 견인력, 그리고 험로 주파성 등 고부하 사용을 전제로 주요 부위를 강화했다. 비틀림 강성은 기블리보다 20% 정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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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과거의 이태리차와는 전혀 다른 질감이다. 신세대 마세라티의 분위기는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는 분명 다르다. ‘플라스티키(Plastiky)라고 표현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마무리와 트림류의 조작감 등이 좋다. 기블리보다 더 좋다. 대시보드 가운데 자리한 아날로그 시계는 기블리의 아몬드형과 달리 타원형이다. 자주색 가죽 트림이 스포츠성을 강조하며 성격을 표현한다. 바늘땀의 처리가 수공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며 변화된 질감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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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의 인대시 타입 터치 스크린 모니터에 모든 기능을 통합하는 트렌드는 같다. 실렉터 레버 뒤쪽의 이중 다이얼로 조작성에도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 림은 두꺼운 편이다. 패드의 삼지창이 도드라진다. 칼럼에 고정식으로 설계된 패들 시프트 레버도 조작이 쉽도록 크게 설계되어 있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기블리와는 다르다. 원뿔형 클러스터와 가운데 모니터로 간결한 구성이다. 하지만 모니터를 통해 스포크상의 리모콘으로 차량 상태를 포함한 모든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한글화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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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렉터 레버 주변의 컵 홀더와 수납공간 처리도 깔끔하다. 콘솔박스 등에도 USB단자 등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것은 다 있다.

시트는 5인승. 앞좌석은 8웨이 전동 조절식인데 이탈리안 레드가 떠 오르는 자주색 시트가 인상적이다. 시트 포지션은 기블리보다는 높지만 이 등급의 SUV보다는 낮다. 착좌감은 탄탄하다. 시트 쿠션과 시트백 지지대 등이 잡아주는 느낌도 스포츠카 브랜드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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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 가죽은 총 28개의 인테리어 색상 조합이 가능하다. 대시보드, 스티어링 휠, 헤드라이닝 등 실내를 개인 취향에 따라 맞춤 주문할 수 있다. 실내 인테리어 패키지 옵션은 ‘럭셔리 패키지’와 ‘스포츠 패키지’ 2가지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에르메네질도 제냐’ 옵션은 럭셔리 패키지를 통해 선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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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좌석은 차체 크기를 감안하면 넓다고는 할 수 없다. 역으로 쿠페 형상의 차체를 생각하면 머리 공간이 좁지는 않다. 60 : 40 분할 접이식 시트는 트렁크 공간과 풀 플랫이 된다. 트렁크 플로어 커버를 들어 올리면 수납공간이 보인다. 적재용량은 기본이 580리터로 보통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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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2,979cc V6 DOHC 직분 트윈 터보 가솔린으로 르반떼는 최고출력 350ps, 시승차인 르반떼 S는 430ps/ 5,750rpm, 최대토크 59.1kg.m / 5,000rpm을 발휘한다. 기블리에 탑재되는 275ps/600Nm(61.2kgm)의 디젤 버전도 있다.

 

변속기는 ZF제 8단 AT. 아이들링 스톱 기구가 있다. 노멀과 스포츠 두 개 모드 변속속도는 각각 0.25초로 레이서의 0.4초보다 빠르다. 여기에 4개의 드라이브 모드로 시프트 속도, 엔진 특성, 차고 등을 변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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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방식은 마세라티가 인텔리전트 풀 타입 4WD라고 부르는 Q4 AWD 시스템이다. 마그나 슈타이어와 공동 개발한 습식 다판 클러치를 전자제어하는 방식이다. 앞뒤 토크 배분을 노면과 속도 등에 따라 제어하는 온 디멘드식.

 

통상은 100% 뒷바퀴를 구동하며 드라이브 모드의 선택과 노면에 따라 최대 50%를 앞바퀴에 전달한다. 고속도로 주행시에는 앞바퀴로 전달되는 구동력이 20%를 넘지 않는다. 오프로드 모드에서는 50 : 50으로 배분된다. 여기에 기계식 LSD를 뒤 차축에 갖추고 있어 ESP를 활용한 토크 벡터링 기능과 함께 선회성능을 높여 준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600rpm 전후, 레드 존은 6,7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6,5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55km/h에서 2단, 85km/h에서 3단, 130km/h에서 4단, 160km/h에서 5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이태리차다. 가속성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얘기이다. 0-100km/h 가속성능 5.2초 라고 하는 발진 가속이 이 시대 다른 모델보다 특출 난 것은 아니지만 추출해 내는 감각이 다르다. 중간 가속 감각도 압권이다. 저회전역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 시내 주행에서는 부드럽게 전진을 한다. 출력 대비 중량은 5.26kg/p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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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멀 모드는 정숙성을 더 중시하는 타입으로 기블리보다 더 조용하다. 풍절음도 충분히 억제되어 있는데 이는 Cd치 0.31라는 점도 기여한다. 그러나 속도를 조금만 올리면 배기음이 자극한다. V8의 사운드는 아니지만 변속 포인트에서의 폭발음을 그대로 살려 준다. 시프트 레버 옆의 스위치로 간단하게 전환 가능한 이 배기 사운드 시스템은 노멀 모드에서는 조용하지만 스포츠 모드에서는 배기가스의 유로가 최단화되고 엔진 성능은 100% 도출된다. 동시에 뒤쪽에서 마세라티 특유의 사운드가 밀려 온다. 그런 자극적인 사운드에 비해 거동은 부드럽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링크 타입. 댐핑 스트로크는 기블리보다는 길지만 이 장르의 모델들에 비하면 짧다. 노면의 정보를 대부분 전달한다. 스카이 훅 댐퍼를 채용한 에어 서스펜션으로 최저지상고 207mm를 기본으로 최대 40mm까지 높일 수 있다. 오프로드 모드에서다. 모두 6단계로 조정이 가능한데 20mm와 35mm 두 단계로 낮출 수 있고 주차시에는 승강성을 위해 45mm까지 낮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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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에서 가장 낮은 무게 중심고는 세단에 뒤지지 않는 고속 주행성을 위한 것이다. 이는 50:50의 앞뒤 중량 배분과, Cd치 0.31 등과 함께 르반떼가 어떤 성격의 차인지를 보여 주고 있다.

 

오프로드에서의 주파성도 기대 이상이다. 눈이 쌓인 산악로를 올라가는데 네 바퀴의 접지력이 부족하지 않다. 겨울용 타이어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통 오프로더로서의 기능도 해 낼 수 있을 것 같다. 지프의 노하우를 활용했을 것이다.

 

록 투 록 2.7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약 언더. 그만큼 다루기 쉽다는 의미이다.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은 즉답식. 적절한 제동력과 함께 균형 잡힌 거동을 추출해 준다. 상황에 따라서는 SUV라는 것을 잊을 수도 있다. 다운사이징의 시대라고는 하지만 V형 8기통 엔진을 얹는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래서 포르쉐 카이엔과 본격적으로 대결 국면을 펼친다면…..

 

ADAS 장비 중 ACC는 카메라의 차선 인식률이 50%에 미치지 못한다. 차선 이탈 방지 기능도 예민한 편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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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반떼는 기블리의 주행성을 거의 그대로 갖고 있으면서 SUV의 특성을 가미했다. 안락한 주행과 쾌적한 승차감이라고 하는 SUV의 요소에 고급 스포츠카로서의 주행성을 갖췄다. 마세라티만의 독창적인 디자인도 세일즈 포인트다. 여기에 희소성까지 더해져 ‘사는 즐거움과 보는 즐거움, 달리는 즐거움, 소유하는 즐거움’까지 만끽하게 해 준다. 독창성과 희소성을 동시에 갖춘 몇 안 되는 모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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