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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 쿠페 & 오프로드, 메르세데스 GLE 쿠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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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7-03-15 03:0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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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오버 열풍이 일어나면서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형태의 자동차들이 파생되고 있다. 그 중에는 날렵한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실용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었던 쿠페의 스타일을 실용적인 자동차에 접목하는 시도도 있었고, 세단과 쿠페를 결합하는 시도는 메르세데스가 CLS로 성공적으로 마무리해냈다. 이와 같은 성공 사례를 본 다른 자동차 제조사들도 잇달아 크로스오버 제작에 뛰어들었다.

 

쿠페와 SUV의 결합은 폰티악과 쌍용에서 먼저 시도했지만, 판매량에서 실패를 거듭했다. 이와 같은 분위기가 반전되기 시작한 것은 BMW가 X5를 기반으로 쿠페형 SUV인 X6를 출시하면서부터다. 앞서 등장했던 다른 모델들과 달리 루프 라인을 날렵하게 다듬은데다가, BMW의 특기인 역동적인 드라이빙이 결합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이후 다른 제조사들도 쿠페형 SUV를 출시했고, 쿠페와의 결합을 주도했던 메르세데스도 관망할 수만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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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에 출시된 메르세데스 GLE 쿠페는 그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쿠페의 역동적이면서도 날렵한 라인과 SUV의 주행성능과 실용성을 모두 갖추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자동차인 것이다. 도심이 주 무대가 되는 현재의 SUV의 성질에도 부합한다. 한 마디로 인간의 끊임없는 욕심이 만들어 낸 ‘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어쩌면 크로스오버라는 이름에 알맞는 모델이 바로 쿠페형 SUV가 아닐까? 거기에 막강한 주행 성능이 곁들여진다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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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만 봤을 때는 디자인과 실루엣으로 인해 쿠페에 가까운 느낌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눈앞에서 GLE 쿠페를 마주하게 되면 SUV의 느낌이 강하게 다가온다. 제원상으로는 전고가 GLE에 비해 낮아졌는데, 벨트 라인이나 보닛의 높이는 거의 그대로 유지되는 것 같다. 헤드램프와 프론트 그릴, 프론트 범퍼의 형상은 동일하다. 프론트 범퍼 하단의 에어 인테이크가 GLE 보다 약간 커진 점, 프론트 그릴의 가로줄이 두 개에서 한 개로 줄어들어 좀 더 날렵함을 강조한다는 점이 다르다.

 

A필러 이후로 직선을 그리는 루프 라인을 갖춘 GLE와 달리 GLE 쿠페는 A필러 이후로 완만한 곡선을 그린다. 이 라인은 B필러 이후로 완만하게 하강하다가 C필러에서 약간 떨어진 후면부터 급격히 하강해 트렁크 리드로 이어진다. 2열의 헤드룸을 확보하기 위함이지만 라인에서 어색함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테일램프는 메르세데스의 최신 쿠페에 적용되는 디자인인 가로로 긴 형태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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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페 형태로 인해 윈도우는 GLE보다 좁고 날렵하다. 측면의 캐릭터라인은 각도를 세워서 날렵함을 강조했고 휠 아치의 모양도 원형이 아니라 부드러운 사다리꼴에 가까운 형태를 띄고 있다. 차체 하단에는 무광검정 플라스틱과 크롬 프로텍터를 적용해 이 차가 SUV임을 알려주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멀리서 보면 쿠페, 가까이에서 보면 SUV 라고 느끼게 될 것이다. 차체의 크기가 부여하는 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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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GLE 페이스리프트와 거의 동일하다. 역동적인 모델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듯한 D컷 스티어링 휠과 대시보드에 우드 대신 자리잡은 은색 재질이 크게 다른 점으로 다가온다. 아직 센터페시아에 많은 수의 물리 버튼이 배치되어 있지만,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LCD 모니터의 크기를 키우고 마치 태블릿 PC를 보는 듯한 디자인으로 다듬어 최신 모델과 비슷한 신선함을 부여했다. 센터터널의 커맨드 컨트롤 터치 패드와 다이얼이 이 차에 신식 제어 시스템이 적용되었음을 알려준다.

 

시트의 착좌감은 하드를 10, 소프트를 1로 표현하자면 6~7 정도로 장시간 앉아 있어도 시트로 인한 피로는 거의 없다. 쿠페 형상을 갖고 있지만 운전석에서 느껴지는 시야는 평범한 SUV의 시야로 다른 승용차들을 내려다보면서 운전할 수 있는 포지션이다. 쿠페의 루프라인을 갖고 있음에도 2열에 앉았을 때 머리가 닿지 않으며, 앉은키가 큰 사람은 등받이를 눕혔을 때 약간 머리가 닿지만 이 정도는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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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GLE 쿠페에는 다양한 종류의 엔진이 탑재되지만 국내에 수입되는 모델은 3.0L V6 디젤 엔진 또는 5.5L V8 트윈터보 엔진, 두 개 뿐이다. 시승 모델은 디젤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63.2 kg-m을 발휘한다. 여기에 9단 자동변속기와 메르세데스의 4륜구동 시스템인 4매틱을 조합한다. SUV 다운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고성능 AMG 버전은 구동력 배분을 약간 달리하여 역동성을 좀 더 강조한다.

 

출발 시 느껴지는 두터운 토크가 인상적이다. 2.4 톤의 공차중량이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가속 감각이 빠르고 토크를 발휘하기 위해 굳이 가속 페달을 깊게 밟을 필요도 없다. 메르세데스의 자동차답게 출발할 때 약간의 지연은 있지만, 일단 바퀴가 굴러가고 나면 가속 페달만 적절히 밟아도 속도계의 바늘이 빠르게 올라가는 것을 경함할 수 있다. 터보차저로 인해 1,600 rpm이라는 낮은 회전에서부터 최대토크가 발생하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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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소리는 가속을 자극하기보다는 회전에 따라 평범하게 올라가는 편으로, 이 차가 쿠페 형태임을 고려해 보면 운전자를 자극하지 않는 점이 의외로 느껴진다. 만약 짜릿한 가속과 엔진 회전음, 배기음이 필요하다면 AMG 모델을 구매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평범함 속에서 토크와 속도 변화를 느끼고 고속 영역에서도 안정감을 부여하는 차체 거동을 통해 항속을 즐기는 것, 디젤 엔진에서는 그것이 이 차를 영민하게 즐기는 방법인 것 같다.

 

프론트 더블 위시본, 리어 멀티링크 타입의 서스펜션은 GLE와 동일하지만 소소한 세팅은 쿠페 형상에 맞추어 다듬어진 것으로 보인다. 와인딩 로드에서 약간의 유격을 보이는 GLE와 다르게 GLE 쿠페는 유격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심지어는 스포츠 모드가 아니라 컴포트 모드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좌우로 연속되는 코너에서 거대한 차체가 좌우로 거의 흔들리지 않는 경험을 하고 나니 마치 UFO에 탑승한 듯한 느낌까지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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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21인치 휠이 적용되어 있는데다가 리어 타이어 사이즈가 더 크고, 피렐리 P 제로 타이어가 적용되어 한계도 거의 느낄 수 없었다. 이와 같은 코너링에는 4륜구동 시스템도 그 성능을 보태고 있을 것이다. 머릿속에서 도로 위에 라인을 그리는 대로 스티어링만 좌우로 조작하면 그대로 클리어 할 수 있다. 코너를 하나 둘 통과하면서 비로소 이 차가 날렵한 쿠페의 형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칭송하기 시작했다. 스티어링에 붙어 있는 금속 재질의 패들시프트가 반갑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갖추고 있는 전자장비는 어라운드 뷰, 사각지대 어시스트, 액티브 파킹 어시스트 정도. 최근에 메르세데스가 추구하고 있는 ADAS 장비는 BAS와 전방주의 어시스트 외에는 없다고 봐도 좋다. 그럼에도 큰 불만을 가지지 못하는 것은 GLE 쿠페가 ‘운전의 재미’를 살려주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쿠페형 SUV가 줄 수 있는 운전의 재미와 실용성, 그것으로도 GLE 쿠페의 존재감은 확실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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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SUV들이 도심으로 점점 이동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일과 여가를 모두 즐기려면 임도 주행은 필수이다. 그리고 여가를 위해 멀리 이동하다 보면 와인딩을 비롯해 다양한 도로를 만나게 된다. 사각의 도심을 곡선으로 물들일 수 있는 역동적인 스타일과 SUV의 주행 실용성, 공간의 실용성이 모두 내제된 GLE 쿠페는 그 존재만으로도 충분히 가치를 지니고 있다.

 

GLE 쿠페를 시승하는 내내 CLS가 떠올랐던 것은 우연이 아니다. 가족을 위한 세단과 자신을 위한 쿠페 사이에서 고민하던 가장에게 다가온 최상의 선택이 CLS였듯이 가족을 위한 SUV와 자신을 위한 쿠페 사이에서 고민하는 가장은 GLE를 선택할 것이기 때문이다. 가족과 자신, 어느 쪽도 잃기 싫은 가장이라면 선택할 가치가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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