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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선웅 | 시선이 모인다 - 랜드로버 이보크 컨버터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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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7-04-03 22: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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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지형에서도 완벽한 주행을 추구하는 랜드로버가 시선을 돌린 다음 목표는 바로 하늘이었다. 금속의 루프를 걷어내면서도, 지형에 맞춰 주행 특성을 변화하는 특유의 4WD 시스템은 건재한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을 시승했다. ‘모든 계절의 컨버터블 (Convertible for All Season)’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있는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을 통해 사막, 평지, 산악, 그리고 이제는 하늘까지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2008년 1월 디트로이트오토쇼를 통해 선보였던 LRX 컨셉트가 그 시작이다. 4년 가까운 시간에 양산화로 이어졌다. LRX 컨셉트부터 랜드로버 라인업의 디자인에 변화가 시작되었다. 얼마전 제네바 모터쇼에서 인터뷰했던 랜드로버의 수석 디자이너 게리 맥거번은 앞으로 나올 신차는 LRX의 디자인 요소가 대거 채용될 것이라는 말을 남긴 바 있다. LRX는 맥거번이 랜드로버의 디자인 수장으로 취임한 후 첫 랜드로버이다. 당시 포드 그룹에 속해 있던 만큼 포드의 가로 엔진 모델 플랫폼과 엔진을 이용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스타일리쉬한 중형 SUV를 만든다는 계획에서 탄생한 모델이 이보크 컨버터블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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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크의 성공적인 데뷔 이후 2015년 LA모터쇼를 통해 처음 공개된 이보크 컨버터블은 브랜드 역사상 처음으로 출시된 컨버터블 모델이다. ‘SUV’ 와 ‘오픈탑’이라는 어쩌면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이 두가지 개념을 한 곳으로 모은 이보크 컨버터블의 등장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이보크 자체만으로도 최근 수년간 등장했던 신차 디자인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차종 중 하나였다. 여기에 기존 이보크의 디자인 라인을 유지하면서 오픈탑 컨버터블 모델을 성공적으로 완성했다. 이보크의 등장 이후 수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이보크가 지나는 모습을 보면 시선을 빼앗긴다. '라이징 웨스트 레일'이라고 부르는 측면 라인과 그 아래를 평행하게 지나는 허리 라인이 바로 이보크 디자인의 핵심요소. 이보크처럼 운전자의 외모를 초라하게 만드는 자동차는 쉽게 찾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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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 톱은 수많은 컨버터블 차량의 오픈탑을 생산하고 있는 프랑스 베바스토의 루프를 탑재하고 있다. 오픈시에는 최고는 Z형태로 접혀져 공간을 최소화하고 이를 통해 적재 공간 뿐만 아니라 기존의 디자인을 해치지 않도록 하고 있다. 닫힐 때는 활 모양의 뼈대 구조가 텐션을 유지하면서 닫히는 고전적인 모습이 매우 아름답다. 지붕이 열려 있거나 닫혀 있는 어떤 상황에서도 어색한 모습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태생이 컨버터블인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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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리는데 걸리는 시간은 18초, 닫히는 데는 21초가 걸린다. 현재 판매중인 컨버터블 모델 중 가장 길고, 넓은 사이즈로 제작된 4인승 오픈탑 컨버터블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열리는데 걸리는 시간은 짧은 편이다. 주목할 부분은 작동시의 조용함. 4개의 모터를 사용하고 있지만, 과장이 아니라 거의 소리가 나지 않는다.

 

화려한 변신을 과시하기 위해 신호등으로 정차한 상황에서 지붕을 열었던 경험이 종종 있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개폐가 미처 완료되기 전에 출발해야 하는 당황스런 상황도 생기곤 했다. 이보크 컨버터블이라면 48km/h 미만의 속도에서도 개폐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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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크는 출시 초기에는 6단 자동변속기가 탑재되어 있었지만, 마이너체인지를 통해 ZF의 9단 자동변속기로 변경되었다. 이 때 하체의 설정도 변경되면서 탄탄했던 초기 모델에 비해 승차감을 중시한 다소 부드러운 설정으로 개선되었다. 이것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컨버터블 모델 역시 편안한 승차감을 보여주고 있다. 패브릭 재질의 소프트 탑 역시 5개의 레이어 구조로 제작되어 견고함은 물론 고속 주행시에도 차량의 정숙성을 최대한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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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인상적이었던 점은 바로 뒷좌석에서의 여유 공간이다. 국내 출시된 5도어 이보크 보다 오히려 머리 위 공간에는 여유가 있다는 점이 놀랍다. 두께가 얇은 소프트탑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차량 뒤쪽의 강성은 5도어 모델에 비해 떨어지지만, 일단 모든 좌석에 동승자가 앉는 경우에는 오히려 컨버터블이 더 편할수도 있다는 점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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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도어 소프트탑 컨버터블이라는 특성 때문에 미리 좁은 공간으로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는 생각은 안해도 좋을 것 같다. 앞서 말한대로 Z자 형태로 접히는 소프트탑 덕분에 뒷좌석 공간도 여유롭다. 스타일을 중시하긴 했지만 중형 SUV를 기본으로 했기 때문에 앞좌석과 뒷좌석 어디에서건 답답하다는 생각을 들지 않는다. 소프트탑을 열게되면 개방감은 말할 수 없이 커진다. 지붕을 수납하건 수납하지 않건 적재공간은 251리터로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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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크의 경우 탑승할 때 조심해야 할 정도로 각도가 낮은 A필러로 인해 전면 창이 운전자에게 가깝게 위치해 있었다. 뿐만 아니라 높은 위치의 벨트 라인으로 차량의 어깨 라인 위치가 높기 때문에 운전석에서의 시야는 다소 답답한 면이 없지 않았다. 편의성보다는 디자인을 먼저 생각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보크 컨버터블의 경우 루프를 열어 이보크에서는 경험하기 어려운 개방감을 만끽할 수 있다. 주행 중에 운전석으로 들이키는 바람도 잘 억제되어 있다. 하지만, 뒷좌석의 경우는 시속 40km를 넘어서면 몰아치는 바람에 헤어스타일을 망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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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을 열고 주행을 시작해보면, 이보크 컨버터블을 디자인한 제리 맥거번과 랜드로버 개발진들의 의도를 알 수 있다. 이보크 컨버터블은 운전자 스스로가 해방감을 즐기는 컨버터블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에게 그 모습을 과시하고 즐기는 컨버터블이다. 루프가 없는 SUV의 주행하는 모습은, 그 어떤 화려한 형태의 슈퍼카보다 더욱 생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전혀 가보지 못한 이국에서 전혀 본적 없는 디자인의 물건을 마주한다면 바로 이런 기분이 아닐까 한다.

 

일반적인 오픈카는 것은 차체 높이가 낮은 경우가 많고, 탑승자의 상반신이 보이는 형태이지만, 이보크 컨버터블의 경우 운전자의 어께 정도까지만 보인다. 이러한 모습은 단순히 멋지거나, 아름답다는 경험이 아니라, 보는 사람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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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크 컨버터블의 엔진은 ‘2.0리터 터보 인제니움 디젤 엔진’으로 재규어 XE에도 탑재되었던 엔진이다.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43.9kgm의 성능을 발휘하며 복합연비는 12.4km/l이다. 앞서 설명한대로 9단 변속기와의 조합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변속을 보여준다. 필요 충분한 힘을 발휘하는 엔진과 엔진 효율을 높이기 위해 수시로 변속이 이뤄지지만 변속의 매끄럽고, 변속시의 충격도 전혀 전해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정숙성을 유지한 채 원하는 속도로 주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루프의 차음 뿐만 아니라 이러한 설정도 소프트탑 모델임에도 정숙성을 유지할 수 있는 주요한 요인이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차체의 강성이 증가한 것도 이보크 컨버터블의 특징이다. 직접 체험해 볼 수는 없었지만, 랜드로버에서 공개했던 이보크 컨버터블의 오프로드 영상을 보면 두 바퀴만 지면에 닿아 있는 코스에서도 지붕과 운전석 앞 프레임에 틈이 전혀 생기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직접 테스트 해볼 수 없었던 것이 아쉽지만, 소프트탑을 적용하면서 차체 강성을 ‘이보크’에 비해 강화한 것은 분명하다. 고장력 강판의 비율을 늘린 것 외에도 언더 바디와 사이드실 부분에 보강을 더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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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크 컨버터블은 지붕을 열면 상쾌한 오픈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는 한편, 소프트탑을 닫으면 다시 4인승 SUV로 돌아가는 다양성이 특징이다. 화려한 스타일링과 함께 믿음직스러운 차체 강성과 파워트레인도 마음이 가는 이유이다. 운전하는 사람에게도 만족감을 주지만, 보는 사람에게도 즐거움을 준다는 점에서 이보크 컨버터블의 가치는 더욱 높다.

 

참고로, 재규어랜드로버의 2016년 글로벌 신차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58만 3,313대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재규어가 77% 증가한 14만 8,740대, 랜드로버는 8% 증가한 43만 4,583대였다. 국내 시장에서도 랜드로버의 경우 2016년 최초로 국내 연간 판매량 1만대를 돌파했다. 판매량 뿐만 아니라 상승세에서도 11년 연속 매년 판매량이 늘고 있으며, 연 판매량 첫 1천대를 돌파한 2011년 이후 5년 만에 약 10배 성장한 1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리게 되었다. 이번 서울모터쇼를 통해 벨라와 신형 디스커버리를 공개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한 비장의 무기들도 국내에 소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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