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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선웅 | 더 이상의 고민은 없다 - 쉐보레 볼트 EV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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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7-04-08 04: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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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의 차세대 전기차, 볼트(Bolt) EV를 만났다. 2016년 CES에서 처음 양산형이 공개되고 이후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파워트레인 등 세부사항이 공개되면서 많은 관심을 얻어온 전기차이다. 그 관심의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주행거리. 국내 기준으로 383km를 주행가능한 전기차, 여기에 합리적인 가격까지 책정되면서 업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서울모터쇼와 함께 진행된 볼트 시승회에서 그 진면목을 확인해 보았다.

 

GM은 1996년 메이저 자동차 메이커로는 최초로 첫 대량생산 전기차 EV1을 발표했다. 1996~1999년간 1,117대가 생산된 전기차지만, 정유업체들의 로비로 인해 2002년 EV1 전기차 프로그램이 중단되면서 단종된 비운의 전기차였다. 당시에도 132kg의 경량 알루미늄 섀시와 함께 고가의 경량소재가 더해졌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33,995달러의 나름 합리적인 가격으로 주목을 받았다. 넓게 본다면 쉐보레 볼트EV는 바로 EV1의 연장선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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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EV는 EPA의 기준으로 항속 거리는 약 238마일 (383 킬로미터)에 달하며 EPA의 복합 연비 기준으로 환산하면, 휘발유 1갤런 당 119마일 (1리터당 50킬로미터)의 연비에 해당하는 전기차이다. 1억 6천만 달러에 달하는 거액의 투자를 개선된 디트로이트 외곽의 GM 오리온 조립 공장(Orion Assembly)에서 2016년 10월부터 생산되고 있는 볼트EV는, LG전자의 베터리, 모터, 드라이브 유닛이 탑재된다. 미국시장의 경우 1월 1162대, 2월 952대, 3월 978대 등 매달 1,000대에 가까운 볼트EV가 현재 판매되고 있지만, 생산에 있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쉐보레 볼트EV는 차량의 하부에 배터리를 설치해 유연한 생산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2 대의 가솔린차와 같은 조립 라인을 사용하면서 생산 비율을 조정해 연간 9만대의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블룸버그(Bloomberg News)에 따르면 GM은 볼트 1대 판매 당 8,000달러에서 9,000달러 가까운 손실을 입고 있다고 전해진다. GM 측은 이에 대해 공식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지만, GM이 볼트EV를 통해 전기차 시장을 본격적으로 개척하고자 하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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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EV의 개발에는 한국 GM의 역할이 컸다. 쉐보레 스파크나 오펠 코르사에 사용되었던 GM의 감마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고 독자적인 B세그먼트 크기의 플랫폼을 통해 개발되었으며, 크로스오버 스타일의 외관이 특징. 이 플랫폼은 스파크 EV보다 더 넓은 실내 공간을 갖출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거주 공간은 2,673L로 넉넉하며, 2열 시트를 접을 경우 479L의 적재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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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열 시트에 앉아도 넉넉한 헤드룸과 무릎 공간에 놀라게 된다. 무릎공간의 경우 앞좌석 시트가 일반적인 폼 소재의 시트가 아닌 압축형 씬 시트가 적용된 덕분에 더욱 넓어지게 되었다. 수평으로 설계한 배터리팩과 2,600mm의 휠베이스, 크로스오버 스타일의 높은 전고 덕분에 외부에서 보는 것과는 달리 여유로운 공간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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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이 무엇보다 먼저 눈에 들어오는 깔끔한 구성이 특징. 대부분의 기능들을 터치스크린을 통해 확인할 수 있고 하단에는 공조장치와 간단한 수납공간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다. 10.2인치 대형 터치스크린과 8인치 스마트 디지털 클러스터는 밝은 채도의 색상으로 선명한 화질을 보여주고 있다. 햇살이 밝은 낮에도 난반사 없이 선명하게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기존의 어떤 전기차보다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만큼 선명한 화질이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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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스크린 화면에는 기본적으로 오디오 정보, 충전 후 주행거리, 모바일 디바이스 연결 정보 등이 표시되며, 전기차답게 에너지와 관련된 정보를 상세히 확인할 수 있다. 가감속시의 에너지 흐름을 표시하는 메뉴와 함께 예약 충전기능, 충전 전류를 제한하는 기능, 설정된 용량까지 충전을 하는 우선 충전 모드, 충전 상태에 대한 다양한 설정이 가능한 메뉴까지 어떤 전기차보다 상세하고 친절하게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 충전에 대한 편의성을 높이고, 조금이라도 더 충전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의 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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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 효율을 높이기 위한 또 하나의 기능은 2가지 별도의 회생제동 기능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전기차는 일반적으로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거나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경우 이때의 힘을 이용해 베터리는 충전하는 ‘회생제동’ 기능이 적용되어 있다. 현대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경우 스티어링 휠에 위치한 회생제동 강도 조절 버튼을 통해 3단계로 조절효율을 높였던 반면, 쉐보레 볼트의 경우 스티어링 휠의 제동버튼과 기어를 L모드로 변경해 효율을 높이는 두 가지 방법이 더해졌다.

 

스티어링 휠의 제동버튼은 사용방법이 독특하다. 버튼은 눌러 강도를 높이거나 낮추는 방식이 아니라, 브레이크 페달을 밟듯 지긋이 눌러주면 회생제동의 강도가 높아진다. 하지만, 이 기능의 경우 제동의 강도가 비교적 약해 한적한 고속도로를 주행하는 도중 앞차와의 거리가 넉넉한 상황에서 속도를 조절하는 용도로 사용한다면 더 효과적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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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반해 기어노브를 D모드에서 L모드로 바꾸면 브레이크 페달을 밟지 않아도 가속페달의 깊이만 조절해 완전히 차를 세울 정도까지 강한 회생제동을 구사할 수 있다. 물론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만큼의 강한 제동력은 아니지만, 도심이나 일반 도로에서 브레이크의 조작 없이도 가속과 감속, 정차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제동력이 발생한다. 그만큼 회생제동으로 인한 충전 효율은 더욱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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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 일대의 시승코스를 주행하면서도 L모드로 약 20km 정도를 주행했지만, 주행하면서 불편함을 느끼긴 어려웠다. 물론 L모드에서는 가속페달에서 발을 뗄 때 일반적인 D모드에서보다 앞으로 쏠리는 현상이 있지만, 다른 전기차들의 회생제동 기능보다는 그 강도가 덜했다. 운전자는 쉽게 불편함을 느끼긴 어려웠고, 동승자의 경우도 민감한(멀미와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불편함을 느끼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회생제동을 통한 충전 효율도 중요하지만, 주행에서의 편안함을 위해 나름 타협점을 적용한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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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용량 리튬-이온 배터리 시스템과 고성능 싱글 모터 전동 드라이브 파워트레인을 탑재한 볼트는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 토크 36.7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배터리의 경우 볼트EV의 전기배터리 패키지는 LG전자가 공급하는 288개의 리튬-이온 배터리 셀을 3개씩 묶은 96개의 셀 그룹을 10개의 모듈로 구성된다. 테슬라에서 사용하는 원통형의 18650 베터리와는 대조적인 모습. 볼트EV의 베터리 팩의 경우 GM이 과거 전기차에 탑재했던 베터리에 비해 구조가 간단하고 가격도 저렴한 액체 냉각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비용을 줄이면서 보다 높은 온도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전기차 가격의 많은 부분을 베터리가 차지하는 만큼 볼트의 경우도 차량 가격의 약 23%가 베터리 가격이라고 한다. 해외매체의 한 보도에 따르면 기술적인 측면에서 베터리 가격을 낮출 수 있던 면도 있지만, 베터리 팩 공급 사업자 선정시 LG 화학이 경쟁사 대비 1kWh 당 약 100달러 저렴한 가격을 제시했다는 내용도 볼트의 경쟁력 있는 가격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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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마력의 고출력 전기모터를 장착한 만큼 발군의 가속성능을 발휘한다. 전기모터의 특성상 초기 발진시의 토크는 부족함을 느낄 수 없다. 시속 100km 가속시간 7초가 이 사실을 말해준다. 실제 주행에서도 가속페달을 밟는 즉시 최대 토크를 뿜어내며 달리는 감각은 전기차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권이다. 특히, 스포츠모드 버튼을 켜면 운전자를 시트에 밀치며 앞으로 내달리는 가속감이 더욱 강해진다. 정차한 상태에서 스포츠 모드로 가속을 하면 타이어는 연신 비명을 지른다. 전자 제어 스로틀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타이어가 미끄러지는 소리가 들렸다는 것에 놀라기도 했지만, 연비 성능을 위해 구름 저항을 낮춘 전용 타이어를 끼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스포츠모드의 경우 가속 응답성을 높여주는 것 뿐, 차량의 퍼포먼스가 변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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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전고와 다소 부드러운 서스팬션 특성으로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움직이면 차량의 롤이 느껴진다. 급한 코너에서도 차량이 기우는 것이 느껴지지만, 차량의 높이를 생각한다면 적절하게 억제되어 있다. 강력한 토크를 타이어가 받쳐주지 못하는 점을 다소 급한 코너를 주행하며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

 

크루즈 컨트롤 기능과 함께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 저속 자동 긴급제동 시스템, 전방 보행자 감지 및 제동 시스템, 스마트 하이빔 등의 안전장치도 충분히 갖춰져 있다. 여기에 타이어에 구멍이 생기더라도 타이어 내부에 도포된 실링제에 의해 자동으로 손상을 메워 공기의 누출을 막는 미쉐린 셀프-실링 타이어가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급제동 시 브레이크 답력을 증가시키는 BAS, 언덕길 밀림 현상을 방지하는 HSA 까지 주행거리를 만족시키는 전기차 이상의 다양한 옵션들은 볼트의 매력을 더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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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 EV의 가격은 보조금 혜택 전 4,779만원, 세이프티 패키지 포함 4,884만원으로 정부 보조금과 지자체 보조금이 더해지면 2천만원대의 가격으로 구입이 가능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올해 국내 배정된 물량은 모두 예약이 끝난 상황. 전 세계적인 공급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만큼 볼트 EV를 구입하기 위해서는 내년을 기약해야 한다. 현재 볼트 EV의 가격으로 383km를 주행 할 수 있는 다른 전기차는 없다는 사실이 많은 이들이 내년을 기다리는 가장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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