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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선웅 | 가치있는 도전 - 기아 스팅어 3.3 터보 GT AWD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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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7-06-09 01: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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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스팅어를 드디어 일반도로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 기아차는 디트로이트 모터쇼 프레스 컨퍼런스를 하루 앞둔 1월 8일, 디트로이트 인근 러셀 인더스트리 센터에서 열린 프리뷰 행사에서 스팅어를 처음 공개하며 기아차의 글로벌 이미지를 쇄신할 핵심차량으로 내세웠다. 이후 서울모터쇼와 국내 신차발표 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모은 기아차 최초의 그란투리스모의 면면을 확인해 보았다.

 

스팅어의 출시에 앞서 방영된 광고에는 역동적인 드리프트를 펼치는 스팅어의 모습이 보였다. 기아 브랜드와 드리프트라는 두 단어의 조화가 어색하게 느껴질 만큼, 스팅어는 그동안 기아차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을 추구하고 있다. 디자인과 성능 모든 면에서 그렇다. 흡사 스팅어를 통해 기아차의 이미지를 송두리째 바꾸고자하는 의지마저 느껴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우수한 제품 신뢰성과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해 온 기아차는 지금까지 보여주지 않았던 새로운 차량을 통해 갈 수 없었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 도전이 성공한 다면 미국과 유럽산 차량에 독점되어 온 고급차 시장에 변화가 올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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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에 앞서 진행된 프레젠테이션에서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고성능차 총괄 담당은 스팅어는 장거리 운전에 적합한 진정한 그란투리스모(GT)임을 강조했다. 그의 말은 스팅어의 성격을 쉽게 정의할 수 있게 한다. 진정한 그란투리스모의 조건은 고출력이나 화려한 디자인, 과격한 퍼포먼스, 또는 편안함과 우아함만으로 충족시킬 수 없다. 드라이빙을 즐기고, 열정을 이끌어내는 자동차가 진정한 그란투리스모라 불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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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어의 시작은 2011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통해 공개된 기아 GT 컨셉의 많은 부분들이 거의 그대로 스팅어에 전해졌다는 점은 그만큼 스팅어의 디자인을 완성기키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차와 기아차 디자인의 차이도 이 부분에서 느껴진다. 현대차의 디자인이 최근 수년 간 그 방향성을 정하는데 오랜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반면, 기아차는 K시리즈 이후 자신만의 색깔을 완전히 정착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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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어는 전장 4,830mm, 전폭 1,870mm, 전고 1,400mm, 휠베이스 2,905mm으로 기아 K5보다도 전장이 25mm가 짧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고는 k7대비 70mm가 낮아 오히려 차체가 커 보이는 효과를 갖는다. 경쟁 차종이라 할 수 있는 BMW 4시리즈 그란쿠페와 아우디 A5 스포츠백보다 전장, 전폭, 전고 모든 부분에서 크다는 점도 경쟁력이다.

 

측면부에서는 패스트백 스타일의 디자인이 날렵하고 강인한 인상을 만들고 있다. 벤츠 CLS나 BMW 6시리즈에서 보았던 패스트백(지붕에서 트렁크까지 이어지는 부분이 각이 지지 않고 완만하게 이어진 형태)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지만, 트렁크의 끝부분 높이를 더 높여 좀 더 역동적으로 표현했다. 헤드램프에서 리어램프까지 곡선 없이 길게 뻣은 완만한 직선으로 표현한 점도 스포티함을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후면에서도 기아 GT 컨셉에서 보여 준 리어램프의 형상이 눈에 띈다. 컨셉과 달리 배기구도 2구에서 4구로 늘어나 어떤 방향에서도 강렬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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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디자인은 지금까지의 기아차에서는 보기 힘든 화려함이 두드러지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라면 오히려 크게 부각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본메이커들이 선보였던 과도한 화려함 보다는 아우디와 메르세데스 벤츠, 재규어 등 유럽 자동차들이 보여주었던 분위기가 잘 반영되어 있다. 특히 인테리어에서 이러한 점을 느낄 수 있다. 인테리어 디자인은 미래 지향적 이라기보다는 잘 정돈된 라인과 훌륭한 질감의 소재들로 고급스러움과 스포티함이 공존하고 있다. 무엇보다 차체 크기가 크고 휠베이스도 길기 때문에 실내 공간은 아우디 A5 스포츠 백이나 BMW 4시리즈 그란 쿠페보다 넓다.

 

수평기조의 실내 공간은 외부의 화려함과는 달리 오히려 차분함 마저 느껴진다. 강렬한 외관과 간결한 내부가 묘한 매치를 이룬다. 외형처럼 실내도 화려한 디자인을 선보였다면 초기에 시선을 잡을 수는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지루함을 느끼게 된다. 일상생활에서의 용도가 더 중요한 만큼 실내는 단조롭게, 하지만 각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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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 상단에는 9.2인치 디스플레이창이 위치해 있으며, 하단에는 3개의 송풍구가 위치해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송품구 형태와도 흡사해 보이지만, 항공기 엔진을 형상화한 디자인이라는 설명이다. 기어노브 하단에는 5개의 주행모드 (스마트, 에코, 노멀, 스포츠, 커스텀)를 선택할 수 있는 드라이브 모드 다이얼이 위치해 있으며, 넉넉한 크기의 컵홀더가 우측에 배치되어 있다. 이 부분은 좀더 폭을 좁혀 여유공간을 줄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스티어링휠 하단에는 붉은색으로 ‘GT’라는 이니셜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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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백 스타일이지만 뒷좌석의 머리공간은 의외로 넉넉하다. 키 170cm의 기자가 앉아도 지붕까지 3~4cm 정도의 공간이 생긴다. 전장은 K5에 비해서도 짧지만 긴 휠베이스 (2,905mm)로 실내공간에 여유를 주고 있다. 하지만, 발이 놓이는 하부 공간은 다소 좁은 편. 트렁크 도어의 경우 후면 유리와 함께 열리는 형태로 그란투리스모로 불리는 장르의 차량들이 선보였던 형태이다. 트렁크 입구가 좁고 한껏 올라간 후미로 인해 입구의 높이 또한 높아졌지만 적재공간은 660리터로 여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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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디자인 만큼이나 궁금해지는 건 주행성능이다. 기아 스팅어는 출시 전부터 다이나믹한 주행성능을 강조해왔다. 출시 전부터 뉘르부르크링에서의 0-100km 가속 테스트 모습을 공개하며 주행성능에서 자신감을 보였기 때문이다. 3.3 트윈터보 GDI 모델의 경우 뉘르부르크링에서 0-100km 가속 시간 5.1초를 기록했다. 동급 엔진의 제네시스 G80보다 0.2초가 빠른 기록이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기아차 가운데서도 가장 빠르다.

 

스티어링 휠 오른쪽에 위치한 엔진 시동 버튼을 누르자 터보 엔진에서 흘러나오는 으르렁 거리는 엔진음이 들려왔다. 국내 출시되는 스팅어의 엔진 사양은 엔진은 255마력의 2.0 터보 GDI엔진과 370마력의 3.3 트윈터보 GDI, 그리고 2.2 디젤 엔진 3가지로 구성된다. 특히 3.3 트윈터보 GDI 엔진의 경우 아우디와 BMW의 3.0리터 엔진보다 출력에서 앞선 성능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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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는 8단 자동변속기만 선택할 수 있다. 국내 뿐만 아니라 수동변속기의 수요가 높은 유럽시장에서도 자동변속기 사양만 판매된다. 본격 스포츠카보다는 GT로서의 성격을 강조하고자 하는 모습이다.

 

플랫폼은 제네시스 G80의 플랫폼을 베이스로 하고 있지만 스팅어 전용의 셋팅이 더해져 전혀 다른 플랫폼으로 보아도 무방할 정도이다. 구동 방식은 기본적으로 후륜구동이지만, 전 트림에서 4륜구동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후륜구동 차량의 경우 기계식 LSD가 적용되어 있으며, 4WD 모델의 경우 다이나믹 토크 벡터링 컨트롤이 적용되어 있다. 서스펜션은 프론트가 맥퍼슨 스트럿, 리어에는 5링크 방식. 3.3 터보 모델부터는 전자제어식 서스팬션이 적용되어 주행성능을 높이고 있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최고사양인 3.3 터보 GT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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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궁금했던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고 주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처음에는 속도를 높이기 보단 미세한 엑셀워크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펴보면서 서서히 속도를 높여보았다. 선형으로 꾸준히 상승하는 속도계는 쉽사리 기세가 꺾이지 않았다. 하지만, 엔진 회전수의 상승보다는 속도계의 상승이 주춤한 모습도 눈에 띈다. 완만한 코너에 진입하면서 가속패달에 힘을 실었다. 비교적 빠른 속도로 진입했음에도 좌우롤이나 거동의 변화 없이 안정적으로 주행할 수 있었다.

 

전동 파워 스티어링의 정확도도 인상적이다. 노면의 피드백도 잘 전해지고 있으며, 자신감있게 코너를 공략할 수 있게 한다, 코너 출구에서 액셀을 밟으면 즉시 다운시프트가 일어났다. 기어 변속은 부드러운 편, 패들 시프트를 사용하면 변속 속도가 자동변속시보다 20% 빠르다는 설명이다. 실제 주행에서도 패들시프트을 적극 사용하는 것이 더 즐거운 주행으로 이어졌다. 국산차량 가운데 패들시프트를 이렇게 적극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차는 그동안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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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성능 역시 만족스럽다. 370마력의 출력에서 나오는 힘은 운전자를 시트에 밀어넣기 충분한 가속성능을 보여 주었다. 브레이킹 역시 훌륭하다. 표준 장비되는 4 피스톤 브렘보제 캘리퍼의 제동력은 BMW와 아우디보다 좋다는 생각이 들 정도. 하지만, 감속이 미흡했던 탓인지 코너에서의 언더스티어로 인해 스태빌리티 컨트롤이 작동하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이것은 차량의 특성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벌이진 부분이기도 했다.

 

코너 앞에서 충분히 감속하고 좀 더 빨리 스로틀을 열자 토크 벡터링 시스템 덕분에 이전과 다른 코너링 성능이 발휘되었다. 다소 약한 언더스티어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일상적인 영역이라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아우디, BMW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정도이다. 직선 코스에서는 한껏 속도를 높이자 박력있는 배기음이 밀려온다. 하지만, 음량 자체는 그리 크지 않다. 엔진음과 함께 가상의 엔진음이 더해져 박력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지만, 가상의 엔진음이 더해졌다고는 보기 어려울 정도의 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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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차량으로는 처음으로 론치컨트롤 기능도 탑재되었다. 3.3 터보 모델의 0-100km/h 가속시간 4.9초의 기록은 론치컨트롤을 통해서만 기록할 수 있다. 론치컨트롤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주행모드는 스포츠로 변경하고 ESP 버튼을 3초간 누르면 준비완료. 이후, 브레이크 페달과 가속 페달을 동시에 밟은 후 브레이크 페달의 발을 떼면 운전자를 시트에 밀어붙이며 강력한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결론적으로, 기아 스팅어는 진정한 스포츠 세단이라고 부를 수 있다. 디자인과 주행 성능에서 모두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 주행에 맞는 외형과 외형에 걸맞는 주행을 모두 충족시키고 있다. 뉘르부르크링에서 다듬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레이싱카처럼 속도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스팅어는 어디까지나 어떤 도로에서도 동요하지 않는 주행성능을 실현하기 위해 뉘르부르크링에서 개발되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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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스팅어를 타면 탈수록 ‘이곳이 서킷이었다면...’하는 아쉬움이 더욱 간절해진다. 시승을 통해 체험한 스팅어의 스펙이나 섀시 성능은 서킷에서도 충분이 통용될 만한 수준이다. 물론 스팅어는 일상에서 드라이빙을 즐기기 위한 그란투리스모이며, 아우디 S4나 BMW M3와 같은 하드코어 모델과는 전혀 다르다.

 

스팅어는 개성있고 운전하기 즐겁다. 지금까지 이런 차 만들기는 BMW의 전문 분야였다. 그동안 꾸준히 독일 엔지니어와 디자이너를 영입해온 결과물이 제대로 구현되었다.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인 피터 슈라이어는 지난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스팅어가 기아 브랜드의 이미지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차량임을 강조했다. 변화는 하룻밤 사이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스팅어의 외형과 실내디자인, 완성도 높은 주행성능을 체험한 소비자는 분명 놀라게 될 것이다.

 

 

주요제원 기아 스팅어 3.3 터보 GT AWD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30×1870×1400mm

휠베이스 : 2905mm

트레드 앞/: 1596/1619mm (19인치 타이어)

공차중량 : 1785kg

 

엔진

배기량 : 3342cc

최고출력 : 370ps/6000rpm

최대토크 : 52.0kgm/1300~4500pm

 

변속기

형식 : 8AT

 

섀시

서스펜션 앞/: 듀얼 맥퍼슨 스트럿 / 멀티링크 (5-Link)

브레이크 앞/: V.디스크

스티어링 : & 피니언

타이어 앞/: 225/40ZR19/ 255/35ZR19

구동방식 : AWD

 

성능

0100km/h 가속 :4.9

연비 : 8.4km/L(도심 7.4/ 고속 10.0)

이산화탄소 배출량 : 202g/km

 

시판가격

4,88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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