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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 갓 길들여진 야생마의 매력, 두카티 몬스터 797 With 포르쉐 718 카이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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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7-09-30 00:4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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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터사이클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들에게 두카티의 이미지는 거친 숨을 내뱉는 엔진과 건식 클러치가 내는 특유의 소리, 배기음으로 기억된다. 매력적이지만 손에 넣기에는 어딘가 꺼려지는, 거칠고 도도한 마치 야생마와도 같은 이미지가 있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아름다움을 간직하면서도 강성이 높은 트렐리스 프레임, 두카티 특유의 데스모드로믹 밸브가 내는 작동감은 오랜 세월을 지나면서 성숙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에는 판매량은 크게 늘지 않았었다.

 

그런 두카티가 변하기 시작한 것은 폭스바겐 그룹이 인수한 이후부터이다. 두카티의 멋과 오랜 세월동안 다듬어온 기술은 살리면서도 폭스바겐 그룹, 특히 아우디의 합리적인 부분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공랭식 엔진은 수랭식으로 점차 바뀌기 시작했고, 특유의 소리를 내던 건식 클러치도 사라졌다. 그러나 거친 숨은 여전히 내뱉고 있고, 비록 약간 옅어지긴 했지만 도도한 야생마 같은 이미지는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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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카티의 라인업 중 대표적인 모터사이클은 몬스터 시리즈이다. 1993년부터 등장해 현재까지 생산되고 있으며, 특유의 아름다움과 성능으로 현재도 라이더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 중에서 이번에 탑승하는 모델은 몬스터 797로 대부분 수랭식으로 전환한 두카티 엔진들 중에서 드물게 남아있는 공랭식 엔진이다. 몬스터 797과 같이 주행하게 되는 자동차는 포르쉐 718 카이맨. 같은 폭스바겐 그룹 내에 속하면서 달리기만을 위해 다듬어진 두 야생마의 조화가 기대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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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에서 가장 존재감을 드러내는 곳이면서 차체의 중심축을 구성하는 트렐리스 프레임은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는 디자인의 명제가 ‘기능이 형태를 따라가는’으로 바뀔수도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파이프를 엮은 것만으로도 아름다움을 강조하고 여기에 붉은색이 어우러져 미학을 배가시킨다. 볼록하게 솟아오른 연료탱크, 그와 반대되는 깊이로 가라앉은 시트, 곡선으로 치켜올린 테일의 조화는 선대 모델부터 이어져오는 몬스터만의 유려한 곡선이다. 마치 포르쉐가 선대 모델부터의 디자인을 고수해오듯, 몬스터도 똑같은 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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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원형의 헤드램프는 공기역학을 고려하여 사선으로 누운 타입. 헤드램프 중앙을 정확히 가로지르는 LED DRL도 품고 있고 헤드램프 내부에 몬스터 레터링과 두카티의 엠블럼도 품고 있다. 아우디의 헤드램프 기술이 두카티로 이식되면서 디테일이 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4개의 LED DRL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포르쉐의 헤드램프와 닮은 면이 있다. 그 위에는 계기반을 보호하는 작은 윈드실드가 위치한다.

 

계기반은 디지털 타입으로 속도와 엔진 회전, 주행 거리 등의 기초적인 정보만 보여주며 레드존에 진입하면 중앙에서 반짝거리는 불빛으로 알려준다. 얇은 바를 사용한 핸들바는 두 손을 뻗으면 약간 폭이 넓지만 잡기 편하며, 엄지를 뻗는 것만으로 좌우의 버튼을 모두 조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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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렐리스 프레임 안에서는 두카티 특유의 L자 형태로 자리잡은 2기통 엔진이 존재감을 드러낸다. 왼쪽에서는 노란 스프링을 드러내는 리어 쇼크 업쇼버가, 오른쪽에서는 곡선으로 또아리를 튼 배기 파이프와 머플러가 눈에 띈다. 배기 파이프 일부에는 다리가 닿아서 화상을 입지 않도록 가드가 부착되어 있다. 엔진 곳곳에는 두카티 레터링이, 시트 하단에는 797의 레터링과 이탈리아 국기가 새겨져 있어 디테일을 자랑한다. 포르쉐의 레터링 디테일, 718이라는 명칭과 797이 나란히 있으면 시너지 효과도 일어난다.

 

시트는 앞쪽이 좁고 뒤쪽이 넓은 형태인데 저속 주행 중에는 앞으로 이동해 상체를 세우고 이동을 편하게 할 수 있고, 고속 주행 중에는 뒤로 이동해 엉덩이를 붙이고 상체를 자연스럽게 숙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운전석 시트 후면에 새겨진 몬스터 레터링이 이 모터사이클의 정체를 단적으로 알려준다. 시승차는 플러스 모델이라 텐덤 시트에 커버가 적용되어 있지만 본래 이곳에는 동승자가 탑승할 수 있고, 발판도 준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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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스터 797에 탑재되는 엔진은 두카티에서 다듬은 L자 형태의 2기통 공랭식 엔진으로 두카티 특유의 데스모드로믹 밸브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름만 들어보면 797 cc인 것 같지만 실제 엔진의 배기량은 803 cc이며, 8,250 rpm에서 최고출력 75 마력을, 5,750 rpm에서 최대토크 7.0 kg-m을 발휘한다. 기어는 6단으로 과거와 달리 이제는 습식 다판 클러치를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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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을 거는 순간 두카티 특유의 엔진음과 고동감이 전해져 온다. 동시에 시동을 건 포르쉐 718 카이맨과 나란히 섰는데, 두 차량의 엔진음이 조화를 일으킨다. 약간 거친 듯한 두카티의 엔진음 그리고 4기통으로 변하면서 조금 거칠게 다듬어진, 어쩌면 공랭색의 그것일지도 모를 포르쉐 718의 엔진음이 서로 어우러지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오케스트라일수도 있는 이 두 엔진음의 조화는 직접 들어보지 않으면 모를 것이다.

 

 

대부분의 대배기량 모터사이클 엔진이 상당히 높은 회전에서 최대토크가 나오도록 설계되어 있긴 하지만, 몬스터 797은 시내 주행하고는 그리 어울리지 않을 것이다. 엔진이 곧 꺼질듯한 툴툴거리는 반응 없이 시내 주행을 하려면 1-2단을 벗어나기 힘들고, 30 km/h 이하의 속력이라면 1단 외에는 사용하기가 힘들다. 정지 시 종아리를 덮쳐오는 열기도 도심 주행을 힘들게 한다. DCT를 적용해 클러치 조작이 필요없는 포르쉐 카이맨이 부럽지만, 카이맨도 시내 주행에서 툴툴거리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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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을 지나 교외로 가기 전, 일반도로가 아닌 공터에서 잠시 속력을 내 본다. 1단에서 75 km/h, 2단에서 110 km/h, 3단에서 150 km/h에 도달하고 나서는 여유가 없어 더 이상 속력을 내기가 힘들다. 특이한 점은 기어 단수에 따라 레드존이 변한다는 점인데, 1-2단에서는 8,000 rpm에서 깜박이던 레드존 경고가 3단을 지나니 9,000 rpm으로 경고 시점이 변한다. 최고출력을 이끌어내려면 3단 이상, 150 km/h는 도달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탈리아 야생마다운 반응이다.

 

교외 도로에서 속력을 내 본다. 순항속력 100 km/h, 엔진 회전 4,200 rpm을 유지하면 바람도 적절히 라이더를 감싸고 엔진의 고동감도 조금씩 느낄 수 있다. 라이더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도 있겠지만 대략 7,000 rpm을 넘어가면 고동감이 진동으로 변하는 듯하다. 4-6000 rpm으로 엔진 회전을 맞춰나가면서 운전하면 기분 좋은 라이딩을 즐길 수 있고, 역동적인 기분도 낼 수 있다. 그 순간에는 배기음과 엔진음, 고동이 하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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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음과  엔진음, 고동을 느끼면서 운전한다는 점은 포르쉐 718 카이맨하고도 닮아 있다. 미드십 방식의 카이맨은 어느 정도 방음을 하긴 했지만, 주행 중에는 엔진음과 배기음, 고동이 실내를 타고 흐른다. 실내에 엔진을 품고 있는 만큼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포르쉐를 선택할 정도라면 이 정도의 엔진음과 배기음, 고동은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리듬일 것이다. 다소 거친 숨을 내뱉는 듯한,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의 엔진음이 더 즐거움을 준다. 그런 야생적인 면을 느낄 수 있는 것은 몬스터 797도, 718 카이맨도 마찬가지다.

 

프론트 도립식 텔레스코픽, 리어 모노쇼크 방식의 서스펜션은 도로의 정보는 전달하면서 큰 충격을 작은 충격으로 바꿔준다. 모터사이클의 코너링 성능이 차체의 성능보다는 라이더가 몸을 기울이는 능력에 따라 결정되는 점이 크기에 코너링을 논하기는 약간 어렵지만, 프론트와 핸들바에 힘을 주는 것보다는 무릎으로 연료통을 감싸고 엉덩이를 살짝 빼면서 리어에 힘을 주는 것이 조금 더 코너링에 힘을 실어준다. 이는 모노코크가 아니라 트렐리스 프레임을 사용하는 몬스터의 특성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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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2,099mm, 휠베이스 1,435mm의 작은 차체와 연료를 가득 채운 상태에서 193kg에 불과한 공차중량은 ‘라이더의 손에 딱 들어오는 크기와 무게’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몬스터 797의 움직임이 조금 더 쉽게 이해되고 코너에서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더 쉽게 다룰 수 있다. 흔히 포르쉐의 차체 크기를 ‘운전자의 손에 딱 들어오는 크기’라고 하는데, 코너를 따라 구슬이 자연스럽게 굴러가는 듯한 카이맨의 코너링에 이 크기가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 점도 두 모델이 닮아 있다.

 

브레이크는 프론트 320mm 더블 디스크, 리어 245mm 싱글 디스크로 브렘보에서 다듬었고 ABS도 적용되어 있다. 시승 중에는 ABS가 작동되는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지만, 80 km/h로 주행 중 앞 차가 급정지하는 상황에서도 앞 뒤 브레이크를 강하게 잡는 것만으로 차체를 순식간에 세워준다. 설령 너무 강하게 잡는다고 해도 ABS가 작동할 것이기 때문에 타이어 락이 걸리는 상황은 잘 오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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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카티 몬스터 797은 두카티에 대한 과거의 편견을 벗고 신기술을 받아들여 약간은 유연해진, 그러면서도 야생적인 면은 유지하고 있는 감성적인 면을 보여줬다. 포르쉐가 유지해야 할 면과 신기술을 적용해야 할 면을 인지하고 자동차를 진화시키듯이 두카티도 똑같이 하고 있는 것이다. 같은 폭스바겐 그룹 내에 있어서 서로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두 모델은 같이 주행하면서 그 이상의 시너지를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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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산 공랭식 야생마와 독일산 수랭식 야생마의 만남은 최고의 만남으로 기억되었다. 몬스터 797과 718 카이맨을 만나면서 느낀 것은 최근의 자동차와 모터사이클들이 너무 편해졌다는 것, 두 모델은 거칠고 불친절한 면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라이더 또는 운전자에게 불편을 일으키기 보다는 감성으로 먼저 다가온다는 것이었다. 편안함도 좋지만 때로는 라이프에 아드레날린을 일으키고 싶을 때, 몬스터 797은 적절한 길들이기를 거쳤지만 아직 야생의 면을 품고 있는 야생마와 같은 즐거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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