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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 나긋함을 즐기다, 메르세데스 C 클래스 카브리올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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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7-10-10 01:3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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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면 컨버터블은 모순투성이의 자동차다. 지붕이 없어진다는 사실이 차체 강성이나 경량화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차체 제작 기술이 좋아져도 지붕의 이음매에서 발생하는 미묘하게 비틀리는 소리를 다 잡아주지는 못한다. 지붕을 수납하는 공간으로 인해 트렁크의 적재 공간 면에서도 손해를 보고, 구성 부품이 고장났을 때의 수리비는 엄청나다. 실용성으로만 따져본다면 컨버터블을 굳이 구매해야 하는 이유는 하나도 없는 셈이다.

 

그럼에도 어떤 운전자들은 컨버터블을 원한다. 아무리 창문이 커서 개방감이 높다고 해도, 파노라마 선루프가 발달하여 지붕을 넓게 열 수가 있다고 해도 필러가 없는 컨버터블의 개방감과는 비교를 할 수 없다. 자외선 차단 필름이 적용된 유리창으로도 모자라 추가로 진한 틴팅을 적용해 태양으로부터 꼭꼭 숨어버리는 운전자가 있는가 하면 태양과 하늘, 바람을 즐기기 위해 컨버터블을 선택하고 지붕을 여는 운전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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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C 클래스 카브리올레는 그러한 자연을 즐기고자 하는 운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자동차다. 컨버터블의 낭만과 4인승이라는 실용성, 메르세데스라는 브랜드 파워가 모두 결합했기 때문에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운전자라고 해도 구매를 한 번쯤은 꿈꿔볼 수 있는 모델일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것을 갖추기 위해 가격이 그만큼 상승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래서 어쩌면 꿈을 꾸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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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클래스 카브리올레는 C 클래스 쿠페를 기반으로 다듬어졌기 때문에 전체적으로는 쿠페의 라인이 상당히 많이 적용되어 있다. 헤드램프와 프론트 그릴의 디자인은 C 클래스의 세단, 쿠페와 공유하고 있고, 테일램프와 리어 범퍼, 머플러와 디퓨저의 디자인은 C 클래스 쿠페와 공유하고 있다. 프론트 범퍼에서는 에어 인테이크의 형상과 크기로 약간의 차별화를 이루고 있는데, 사실 이 부분은 메르세데스에 관심을 갖고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으면 모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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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성을 가미하기 위해 쿠페와 동일하게 다이아몬드 프론트 그릴과 AMG 멀티 스포크 알로이 휠을 적용하고 있다. 카브리올레가 쿠페와 결정적인 차이를 보이는 곳은 벨트 라인으로 쿠페의 경우 창 크기가 작고 뒤로 갈수록 자연스럽게 상승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었는데 카브리올레는 상대적으로 평평한 라인을 갖추고 있고, 그 라인이 자연스럽게 객실을 한 바퀴 두루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세단 또는 쿠페와 달리 지붕이 없는 만큼 LED 보조제동등이 하단에 위치하는 것도 다른 점이다. 트렁크 리드 또한 컨버터블에 맞추어 쿠페보다는 조금 더 세단에 가까운 형태로 다듬어졌다. 지붕을 연 상태에서 약간 위에서 바라다보면 ‘작은 요트’의 분위기를 내는 것도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톱을 닫았을 때의 모습은 쿠페와 비슷하지만, 윈도우의 크기가 훨씬 크고 B 필러가 없어서 상위 모델인 E 클래스 쿠페와 비슷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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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C 클래스 쿠페와 거의 동일하며, 대시보드의 디자인은 C 클래스가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만큼 꽤 익숙한 디자인이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LCD 모니터와 그 아래 도열한 3개의 원형 송풍구도 어느새 익숙해졌다. AMG 인테리어로 인해 D 컷 스티어링 휠과 스포츠 페달, 알루미늄 트림이 적용되어 있는데, 비록 실제로 고성능을 낼 수는 없다고 해도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는 충분해 보인다.

 

1열 시트는 쿠페와 동일하게 등받이가 두툼하고 상당히 큰 헤드레스트가 적용되어 있는 버킷 형태의 시트이다. 메르세데스의 카브리올레 모델에 대부분 적용되는 에어스카프도 적용되어 있어 겨울에도 컨버터블의 묘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2열 시트는 지붕을 닫았을 경우 쿠페보다는 머리 공간에 약간의 여유가 있지만, 강성 확보를 위해 실내가 약간 좁아진데다가 등받이도 거의 직각으로 서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성인이 장시간 탑승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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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프의 작동 시간은 상당히 빠른 편으로, 정지 상태에서 작동이 시작되는 SL 모델과는 달리 주행 중에도 50km/h 이하의 속력이라면 작동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후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막아주는 스크린도 따로 돌출시킬 수 있기 때문에 긴 머리카락을 가진 승객이 2열에 탑승해도 걱정이 없어 보인다. 시승차의 등급 때문인지 메르세데스가 자랑하는 부메스터 오디오가 아닌 평범한 오디오가 적용되어 있는데, 카브리올레로써는 약간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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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수입되는 C 클래스 카브리올레는 C 200과 AMG C 63의 두 모델뿐이다. 그 중 이번에 시승하는 모델은 C 200으로 2.0L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5,500rpm에서 최고출력 184마력, 1,200~4,000rpm에서 최대토크 30.6kg-m을 발휘한다. 여기에 9단 변속기를 조합해 뒷바퀴를 구동하는데, 아무래도 역동성보다는 안정적인 출력 발휘와 편안함, 효율이 조금 더 강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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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말해둘 것은 메르세데스 모델들의 발진 감각은 AMG 모델이 아닌 이상 경쾌함보다는 나긋함이 우선시된다는 것이다. 물론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고 패들시프트를 조작해 기어를 1단으로 놓은 후 가속 페달을 조금 깊게 밟으면 경쾌하게 뛰쳐나갈 수 있지만, 평상시에는 굳이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안락한 시트와 스티어링에 새겨진 삼각별이 주는 플라시보 효과인 듯도 한데, 컴포트 모드로 2단에서 발진하는 나긋함, 혹은 여유로움이 왜인지 모르게 잘 어울린다.

 

배기량과 출력의 한계는 있지만, 신호등이 없는 도로를 주행하면서 고속 영역에 진입했을 때 가속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거의 없으며 가속 페달을 전개하는 대로 정직하게 가속이 진행된다. 정속으로 주행하는 다른 자동차들을 추월하기에는 충분한 수준. 톱을 열고 고속 영역에 진입해도 의외로 운전석으로 침입하는 바람이 적고 대부분의 바람은 머리 위로 가볍게 흘러가 버린다. 엔진음도 크지 않기 때문에 바람과 하늘을 느끼면서 주행하기에는 딱 알맞다고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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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트와 리어 모두 멀티링크 방식을 적용하고 있는 서스펜션도 이와 같은 나긋한 주행에 힘을 보탠다. 노면의 요철에서 올라오는 충격은 대부분 휠과 서스펜션 내에서 흡수되어 버리고, 차체와 시트를 통해서 전달되는 충격은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거의 없다. 옛 모델보다는 그 성능이 바랬다고는 하지만 고속 영역에서의 안정성과 나긋함은 최상위급이고 비교할 상대가 그리 많지 않다. 실내 크기와 인테리어 덕분에 C 클래스라고 인식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스티어링의 회전은 2.2 이지만 그 감각 역시 민감하다기 보다는 나긋하다. D 컷 스티어링 휠은 자동변속기를 적용한 자동차에서는 실용성을 발휘하지 못하지만, 스티어링을 손에 쥐는 느낌만은 살려주고 있다. 만약 지금 주행하는 무대가 자동차가 많이 몰려서 복잡한 서울의 도로가 아니라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강가의 도로라면, 날씨가 좋을 때 지붕을 열고 바람과 물 내음, 하늘을 느끼면서 달릴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짧아서 갈 수가 없다는 사실이 약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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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C 클래스 카브리올레의 가격은 결코 만만하지 않다. 아마 가격표를 받아든다면 일반적인 운전자라면 카브리올레 대신 E 클래스 기본형을 선택하거나 약간 저렴한 쿠페 모델을 선택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차를 선택하는 운전자가 있다면 배우자 그리고 아직 다 성장하지 않은 아이와 함께 조금은 느린, 여유 있는 운전을 즐기면서 나긋함과 바람을 즐길 줄 아는, 그런 운전자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자동차라는 물품이 아직은 이성과 계산의 영역보다는 감성의 영역에 남아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된다. 자율주행차와 전동화, 사물인터넷이 대두되는 이 시대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최소한의 ADAS만을 갖추고 직접 스티어링을 잡는 즐거움을 알려주는, C 클래스 컨버터블은 그런 나긋한 드라이빙의 맛을 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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