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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2003 지프 체로키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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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3-11-05 09:19:15

본문

SUV의 원조 지프 체로키가 오랜만에 풀 모델 체인지를 해 2001년 봄부터 시판되었고 한국시장에는 작년 봄 상륙했었다. 지프 체로키가 데뷔한 것이 1984년이었고 1992년 그랜드체로키를 추가한 이래 처음이니 10년 만에 모델체인지여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었다. 미국시장에서는 리버티(Liberty)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지만 해외시장에서는 기존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글로벌오토뉴스와 메가오토 독자를 위해 2003년형 모델을 다시 타 보았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사진 실장)

네바퀴 굴림방식이 세상에 처음 선을 보인 것은 1904년으로 네델란드의 스파이커 형제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다가 2차 대전의 발발과 함께 군수물자의 수송을 위해 개발이 본격화되었다. 그때 지프(Jeep)라는 이름이 등장했고 그것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지프를 아예 네바퀴 굴림방식차를 지칭하는 보통명사로 여기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딱딱한 승차감 등은 당시 파격적으로 쾌적성을 추구해 가는 세단형 승용차의 그늘에 가려 발전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1984년 체로키의 등장으로 SUV(Sports Utility Vehicle)의 바람은 시작되었다. 이것은 네바퀴 굴림방식차가 정통 오프로더의 장르에서 탈피해 일상 생활에도 충분히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는 계기가 되었고 점차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당시로서는 SUV가 요즘 말하는 크로스오버, 또는 퓨전카였던 셈이다.

체로키 데뷔 당시만 해도 미국시장용으로만 인식될 정도로 그다지 크게 주목을 끌지 못했다. 포드가 이스케이프를 내놓고 픽업트럭에서 파생한 몇몇 SUV들이 등장했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세계적인 추세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런 SUV의 바람에 불을 지핀 것은 다름 아닌 일본 메이커다. 80년대에 승용차로 세계시장을 주름잡았던 일본 메이커들은 발 빠르게 SUV 모델들을 개발했고 주로 그것들은 미국시장 유저들의 취향을 최대한 고려해 개발이 되었다. 기억에는 토요타 RAV4를 시발점으로 SUV열풍이 시작된 것 같다. 그런 그들의 전략은 적중했고 지금은 전 세계 모든 메이커들이 앞 다투어 SUV 개발에 열을 올리기에 이르렀다. 정통 스포츠카 메이커인 포르쉐까지도 카옌(Cayenne)이라는 SUV를 올 가을 세상에 내놓기에 이르렀으니 시대는 바야흐로 SUV전성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쩌면 60년대부터 보편화되어 40여 년 동안 인류와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세단형 승용차가 이제는 박스형의 SUV에 그 자리를 내 주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그래서인지 최근의 모터쇼에는 이런 류의 모델들이 무대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물론 유럽시장의 경우는 아직까지도 소형 세단 위주의 소비 취향에 크게 변화는 없다. 하지만 그들이 만들어 내는 모델 라인업에는 예외없이 SUV가 자리하고 있어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있을 것만은 틀림없다.

Exterior

어쨌거나 바로 그 SUV 원조 지프 체로키가 풀 모델체인지 되어 국내에 상륙한지도 벌써 꾀 시간이 흘렀다. 이미 2001년 디트로이트쇼에 리버티라는 이름으로 데뷔했을 때 대면한 적이 있었지만 정작 실 모델로 만난 것은 작년에 두어 번, TV 시승을 위해 한 번, 올 초 디트로이트 거리에 이어 여러 번째다. 분명 뉴 모델이지만 체로키라는 DNA가 살아있다. 지프 디비전에서의 포지셔닝은 랭글러와 플래그십 모델인 그랜드 체로키 사이에 위치한다.

크라이슬러가 뉴 지프 체로키를 통해 주장하고자 한 것은 전통적인 오프로더의 이미지보다는 도심과 고속도로 주행에 더 비중을 두었다는 것이다. 동시에 어떤 상황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험로 주파성도 더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 뉴 체로키의 디자인은 1997년 선 보였던 컨셉트카 다카르(Dakar)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다. 다카르는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기기 위한 4도어 랭글러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뉴 체로키는 훨씬 당당해졌다. 그런 스타일링상의 변화가 너무 마음에 든다. 특히 랭글러와 같은 원형 헤드램프의 부활이 가장 두드러진다. 이 헤드램프로 시작되는 체로키의 변신은 대대적이다. 1998년 등장한 지프스터라는 컨셉트카와도 같은 이미지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체로키가 페밀리룩에 충실했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7개의 수직 널빤지 형태의 그릴과 헤드램프, 두툼한 펜더, 낮은 벨트 라인, 짧은 오버행, 높은 위치의 글래스 등 어느 각도에서 보아도 지프의 구성원임을 알 수 있게 해주고 있다.

다른 지프의 모델들과 마찬가지로 체로키는 단위 구조인 KJ섀시를 유용하고 있다. 그로 인해 일반 프레임 구조의 모델에 비해 강성이 더 향상되었으면서도 경량화되었다고 크라이슬러측은 주장하고 있다. 더불어 비틀림 강성에서 43%, 구부러짐 강성 58%가 향상되었다고 한다.

차체 크기는 휠 베이스가 75mm 길어지고 전장이 180mm, 전폭이 150mm, 특히 전고가 228mm나 확대되어 전반적으로 아주 커졌다. 그러나 시각적으로는 훨씬 압축되어 보이는 것이 뉴 체로키의 특징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Interior

인테리어는 주로 컨셉트카 지프스터에서 그 원류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기존 모델과 같은 터프함은 살아있는데 거칠었던 터치는 세련되어 있다. 기하학적인 라인과 원형의 대시보드 주변의 벤틸레이션 등이 익스테리어의 분위기와 좋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전체적으로 복잡하지 않은 구성의 센터 페시아라든가 다양한 수납공간이 설계된 것 또한 체로키만의 특징이다. 금속 트림으로 엑센트를 준 것이 포인트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각종 버튼류도 아날로그 터치로 되어 있어 친숙한 느낌이다. 다만 전동식 윈도우 스위치가 센터 콘솔박스 앞쪽에 있는 것은 기왕이면 도어 트림쪽으로 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운전 중 무의식적으로 왼손으로 찾는 것은 많은 다른 모델들이 그렇게 설계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도어 앞쪽에 D자형으로 된 문 열림 손잡이가 마음에 든다. 확실하게 당겨 여는 느낌은 뭔가 다르다. 또한 스티어링 휠의 위치가 다른 모델에 비해 약간 낮게 설정되어 있는 것도 특이한 점이다.

2003년형 모델에는 오버헤드 콘솔이 추가되어 있는 것이 눈에 띤다. 옵션으로 채용된 6CD체인저도 달라진 내용이다.

프론트 시트는 슬라이딩 및 높이 조절은 전동식으로 등받이 리클라이닝은 수동식으로 조절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착좌 위치가 역시 높다. 리어 시트는 아주 힘들이지 않고 65대 35로 분할 폴딩이 가능해 충분한 화물적재능력을 제공하고 있다. 리어 도어를 통한 승강성에는 여전히 아쉬운 대목이 남는다. 더불어 운전석 풋 레스트를 좀 더 크게 처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특히 재미있는 것은 리어 해치를 여는 방식이다. 손잡이를 약간 잡아 당기면 글래스가 위로 열리고 끝까지 당기면 도어는 옆으로 열린다. 작은 짐을 실을 때는 글래스만 열고 큰 화물을 적재할 때는 도어 전체를 열어 처리하면 된다.

Engine & Impression

엔진은 그랜드 체로키의 V8 엔진의 6기통 버전을 탑재하고 있다. 90도 액티브 노킹센서와 밸런스 샤프트를 채용한 3.7리터 V6 파워텍 엔진은 최고출력 210마력을 발휘한다. 여기에 국내에는 아직 수입되지 않지만 2.4리터 직렬 4기통과 파워텍 커먼레일 2.5리터 직렬 4기통 다이렉트 인젝션 터보 디젤 엔진도 라인업되어 있다. 모두 5단 MT와 4단 AT가 설정되어 있다. 이런 조합으로 견인력 5000파운드를 자랑한다.

이중 오늘 시승하는 차는 3.7리터 V6 파워텍 사양. 최고출력은 210hp/5,200rpm, 최대토크 32.1kgm/3,800rpm. 여기에 노면의 기울기에 따라 자동으로 기어비가 전환되는 멀티스피드 자동 4단이 조합되어 있다.

체로키는 파트타임인 커맨드 트랙(Command-Trac) 4WD와 옵션으로 풀 타임인 실렉트랙(Selec-Trac) 구동방식이 있는데 시승차는 실렉트랙.

엔진 파워의 추출은 폭발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부드럽고 끈기있는 타입이다. 기어비는 상당히 폭이 넓게 설정되어 있다. 레드존이 약간 미치지 못하는 지점에서 시프트 업이 진행된다. 60km/h에서 2단으로, 120km/h에서 3단으로 변속이 이루어진다. 계속 가속을 하면 5,200rpm 부근에서 180km/h까지 주파한다. 우리나라 도로 여건상 이 정도의 속도로 달리는것은 무리일 듯 싶다. 트랜스미션의 시프트업 감각도 작년에 탔을 때와는 느낌이 다르다. 상당히 매끄러워져 있다. 이 속도에서 의도적으로 급제동을 시도해 보았는데 상당히 안정적인 자세를 보인다. 제동력에서 분명한 개선이 눈에 띤다.

그런데 2WD 상태로 와인딩 로드 공략 시 자동변속기의 시프트 히스테리 현상은 감수를 해야 할 것 같다. 토크의 필요성보다는 속도에 따라 변속을 해 버리니 과감하게 헤어핀을 공략한다거나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을 듯하다. 물론 그것은 어디까지나 도심형, 고속도로형 주행을 염두에 두었다는 것만을 고려한 측면에서의 것이기에 생각하기 나름일 수 있다.

새로 개발된 서스펜션은 프론트가 더블 위시본, 리어가 일체 차축식. 2003년형 모델에서 전체적으로 튜닝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스티어링도 지프 디비전에서는 처음으로 랙&피니언식을 채용해 주행성에서의 변화를 극대화하고자 했다.

전체적인 주행성 측면에서는 무엇보다 온로드에 많은 비중을 둔 안락성과 쾌적성을 강조한 모델이고 거기에 가솔린 사양이므로 부드러운 감각이 우선 다가온다. 특히 랙&피니언 방식의 스티어링 휠 적용으로 인한 핸들링 감각은 이 차가 지향하는 바를 잘 보여 주고 있다.

높아진 차체에 비해 억제된 롤링 특성도 인상적이다. 차체의 좌우 쏠림 현상이 의외로 억제되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런 장르의 모델들이 중시하는 롤 센터가 상당히 낮게 설정되어 있는 것 같다. 이런 감각은 오프로드 주행 시에도 마찬가지이다. 좌우 치우침이 심할 때도 몸이 쏠리지 않는다.

안전장비도 중요한 요소. 저 유명한 루비콘 트레일을 통해 입증된 바 있는 이 장비들은 상황에 따라 폭발력이 달라지는 프론트 에어백은 표준으로 장비되고 여기에 사이드 커튼식 에어백이 지프에는 처음으로 옵션으로 설정된다. 뒷좌석 가운데 시트까지 3점식 안전벨트를 적용하고 있다. 물론 ABS도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원조답게 오프로드를 위한 장비도 만재하고 있다. 프론트의 스키드 플레이트와 트랜스퍼 케이스, 오일 팬과 연료 탱크 등 부분의 대책 등이 그것이다. 헤비듀티 쿨링 시스템과 헤비듀티 가스 쇽업소버, 그리고 P35/70R16의 전천후 타이어 등도 빠트릴 수 없다.

한편 오프로드에서의 주행성은 의도적인 험로주파와 경사로 넘기 등을 했기에 정확한 평가는 할 수 없지만 크게 부족함은 없을 듯하다. 특히 거의 45도 이상이 되는 언덕을 넘을 때는 운전자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가볍게 올라간다. 아랫배가 걸려 시승팀에게 보도록 했는데 아무런 걸림 없이 넘어간단다. 그때 트랜스퍼 레버를 4Low에 위치시키고 있었는데 엑셀러레이터에서 발을 떼도 전진을 해 주었다. 흔히 말하는 등판력에서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이 멀티 스피드 기능은 특히 ABS와도 연동해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아무런 거침없이 주파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다고 한다. 트랜스퍼 레버의 작동에는 숙달이 필요할 것 같다.

전체적으로 당당해진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일반 도로 주행에 대핸 배려가 더 많이 되어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던 하루였다.

체로키는 토요타 RAV4와 혼다 CR-V, 포드 이스케이프, 마쓰다 트리뷰트, 닛산 엑스테라 등이 경쟁 모델이다. Sport 버전과 Limited 버전 중 후자만 국내에 수입된다.

주요제원

크기 : 길이×너비× 높이 4430×1819×1859mm
휠베이스 2649mm 차량중량 1867kg
엔진 : 3701cc V6 SOHC 12V, 최고출력 210ps/5200rpm, 최대토크 32.1kg.m/3,800rpm
트랜스미션 : 4단 AT
서스펜션(앞/뒤) : 더블 위시본/3링크
브레이크(앞/뒤) : 앞-벤틸레이트 디스크/뒤-드럼
타이어&휠 : 235/70R16 알루미늄
가격: VAT포함 4,5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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