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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선웅 | 최선의 선택 - 볼보 2세대 XC60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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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7-10-17 07: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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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의 미드사이즈 SUV 'XC60'이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2세대로 거듭났다. 1세대 XC60은 유럽 미드사이즈 SUV 부문에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판매 1위를 기록한 모델이다. 2008년 출시 이후 올 8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약 103만대로 볼보 전체 라인업 가운데 100만대를 돌파한 것은 XC60이 처음이다. 뿐만 아니라, 볼보의 글로벌 판매 가운데 30%를 차지할 만큼 큰 인기를 얻은 모델이기도 하다. 모델체인지 시점이 다가온 상황에서도 유럽 시장에서의 판매 성장세가 쉽사리 꺾이지 않았던 볼보 XC60. 그만큼 2세대 모델에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가 크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8년만의 풀체인지된 볼보 XC60을 간단히 정의하자면 ‘작아진 XC90’이라 부를 만하다. 차체 크기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인 SPA 플랫폼을 통해 XC60 또한 XC90과 같은 플랫폼으로 개발되었다. 뿐만 아니라, XC90을 통해 이미 익숙한 신세대 2리터 4기통 터보 파워 트레인이 탑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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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체 크기는 전장×전폭×전고=4690×1900×1660mm, 휠베이스는 2865mm로 이전 모델에 비해 휠베이스는 9cm, 차체의 길이는 5cm 길어졌으며, 전고는 5cm 낮아졌다. 풀사이즈 SUV인 XC90과 비교하면 길이는 26cm 짧아지고, 차량 중량은 170~230kg 가볍다. 여기에 XC90과 같은 파워트레인이 탑재되어 있는 만큼 시승을 시작하기 전부터 기대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국내 출시된 신형 XC60에 탑재되는 엔진은 가솔린 엔진인 'T6 AWD'와 디젤 엔진인 ‘D4 AWD’ 2종이 먼저 출시되었다. 향후 고성능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인 'T8'의 출시도 예정되어 있다. 서울과 홍천을 오가는 이번 XC60 시승행사에서는 T6와 D4 2가지 모델을 모두 시승할 수 있었다. 시승 행사 전 진행된 제품 설명 시간에 상당히 흥미로운 이야기가 전해졌다. 사전 계약 1천대 가운데 D4의 비중이 83%를 넘는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가솔린 모델에 비해 디젤 모델이 8백만원 가까이 저렴하지만, 최근 디젤엔진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80%를 넘는 소비자가 D4 모델을 선택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결국 소비자들은 최종 결정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물론 그에 상응하는 제품력이 받쳐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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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차체의 길이가 길어진 것은 아니다. 차체 비율에서도 이전 모델과 차이를 보인다. 타이어의 중심에서 차량의 전후까지의 길이를 말하는 앞뒤 오버행의 비중이 1세대 XC60은 앞 20.4% : 뒤 19.9% 였던 반면 2세대 모델은 앞 18.6% : 뒤 20.3%로 변화되었다. 휠베이스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비율을 달리해 좀 더 안정적이면서 스포티한 이미지를 동시에 구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측면부의 라인 역시 C필러에서 각도를 올려 경쾌하면서도 역동적인 모습을 표현했다. 특히 차량 외부 곳곳에서 보여지는, 흡사 조각칼로 깎아 놓은 듯한 선명한 이미지의 조형들은 차량의 이목구비를 더욱 또렷하게 하면서 모던한 인상을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기도 하다. 볼보 신형 XC60의 익스테리어 디자인을 맡았던 한국인 디자이너인 이정현 디자이너는 지난 XC60 출시 행사에서 이러한 이미지가 XC60의 디자인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역동성을 추구하는 전면부와 측면부 디자인과는 달리 후면부의 경우 좀 더 안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려고 했다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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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 앉아보면 어디선가 익숙한 분위기에 반가움이 앞선다. XC90의 실내를 옮겨온 듯한 분위기의 실내는 동급 경쟁모델들보다 소재의 고급스러움에서 앞서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첨단의 이미지도 함께 공존하고 있다. XC90과의 유사성은 단순히 분위기만은 아니다. 프런트 시트와 스티어링 휠, 기어노브, 룸미러, 도어 핸들, 기타 섬세한 디자인의 버튼들 역시 XC90과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는 부품이다.

 

사실 최상위 모델의 가격이 1억원을 넘는 XC90과 많은 부품을 공유하고 유사한 분위기를 연출한 데에는 그만큼 새로운 XC60에 거는 볼보의 기대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쟁모델들을 압도하는 고급스러움을 통해 소비자들의 기대에 적극 부응하겠다는 모습이 엿보인다. 이전 XC60이 실용적이고 편안한 미드사이즈 SUV의 전형을 보였다면, 2세대 XC60은 볼보의 흡사 ‘상향 평준화’를 통해 기대 이상의 실내외 디자인 완성도를 더했다. 8년이라는 시간차가 있기는 하지만, 이전 모델과 현재 모델의 변화가 이 정도의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경우는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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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C60의 인테리어 소재로 사용된 드리프트 우드는 도시적인 분위기 속에서 친숙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스웨덴의 자연 속에서 오랜 시간 뒤틀림과 색의 변화를 겪은 드리프트 우드는 독특한 재질과 촉감, 외형으로 차량의 인테리어 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XC60의 경우 드리프트 우드의 나무결을 세로 방향으로 구성해 보다 입체적이면서도 깊이감 있는 인테리어를 표현했다. 또한 목재를 그대로 구부리거나 휘어 사용하는 방식으로 자연스러움을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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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한 부분의 특징도 눈에 띈다. 실내의 디테일한 디자인 요소에 대한 설명도 전했다. 동승석 쪽에 알루미늄 트림에는 작은 크기의 스웨덴 국기 문양에 더해져 있다. 사실 이 부분은 금속 재질의 열 팽창을 고려해 필요한 단차를 스웨덴 국기 문양으로 표현한 것. 디테일한 부분까지 디자이너의 열정이 더해진 한 예라 할 수 있다.

미드사이즈 SUV인 만큼 실내 공간과 적재공간에도 여유가 있다. 휠베이스 뿐만 아니라 B필러를 기준으로 한 비율도 60:40에서 58:42로 변화해 2열 공간이 더욱 넉넉해졌다. 2열에 위치한 공조장치 조절부는 모두 터치 방식이다. 바람의 세기와 온도 모두 터치패널을 통해 조절할 수 있다. 상위트림인 인스크립션 모델의 경우 2열 히팅시트 기능도 추가된다. 2열 하단에는 별도의 전원 아울렛이 장비되어 있어 노트북이나 전자기기 사용도 용이하다. 2열시트 하단에 숨겨진 공간 역시 노트북을 수납하기에 좋은 수납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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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재공간은 시트 구성에 따라 505리터에서 1,432리터까지 늘어난다. 이전 모델과 비교하면 최소 적재공간은 10리터가 늘어나고 최대 적재공간은 23리터가 감소했다.

 

편안함이 강조된 주행성능

먼저 시승한 차량은 D4 디젤 엔진을 탑재한 XC60 D4 AWD 인스크립션 차량. D4 디젤 엔진에는 각 인젝터마다 설치된 인텔리전트 칩이 연료 분사압력을 모니터링 하여 각 연소행정마다 최적의 연료량이 분사될 수 있도록 제어하는 시스템인 ‘i-ART(Intelligent Accuracy Refinement Technologies)’가 적용되어 성능 뿐만 아니라 효율성도 높이고 있다. 최대토크40.8kg•m와 최고출력 190마력의 힘을 발휘하는 디젤엔진과 여기에 8단 기어트로닉 변속기가 조합되어 복합연비는 13.3.Km/ℓ(고속: 15.2Km/ℓ, 도심: 12.0Km/ℓ)의 효율성을 보이고 있다. 달리는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볼보의 '드라이브-이 파워트레인 (Drive-E Powertrains)'이 명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볼보의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은 출시 이후 갈수록 평가가 좋아지고 있다. 볼보의 현재 라인업에는 배기량 2리터를 초과하는 엔진이 없다. 드라이브 E 파워트레인을 통해 효율성 뿐만 아니라 성능에서도 높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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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큰 만큼 처음의 반응이 기대됐다. D4 AWD의 차량 공차 중량은 1880kg. 같은 엔진이 탑재된 XC90보다 180kg 가볍긴 하지만, 분명 1.9톤에 육박하는 중형 SUV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체의 몸놀림은 경량 스포츠카처럼 가볍다. 스티어링 반응 역시 가볍다. 분명 지나치게 가볍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가벼운 조향 능력이 부드럽고 편안한 주행에도 기여하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아이들링시 차 밖에서는 디젤 엔진 특유의 거친 소리로 알아볼 수 있지만, 차량에 탑승하면 그다지 신경이지 않을 정도이다. 엔진의 회전수를 올리면 회전 밸런스도 양호하고 부드럽다. 엔진의 음색은 기본적으로 중저음을 들려주는 어른스러운의 울림, 볼보의 새로운 디젤 엔진들이 만들어내는 사운드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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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면에서는 저회전부터 뿜어나가는 강한 힘이나 꾸준하게 이어지는 가속력으로 1.9톤이 넘는 차체를 이끌어 간다. 이것이 터보 디젤의 매력이다. 저회전 영역과 그 이상을 각기 담당하는 2단계의 과급 시스템을 통해 디젤엔진이 만들어내는 선 굵은 토크를 더욱 증대시켜 전역에서 이음새 없는 가속을 이끌어 낸다. 액셀을 밟으면 전 영역에서 느껴지는 빠른 반응과 엔진 회전 상승을 웃돌 기세로 차량 속도가 상승하는 느낌은 가솔린 터보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기어 노브 하단의 작은 롤러와 같은 주행 모드 셀렉터를 돌려 ‘다이나믹’ 모드로 변경하면 가속시의 반응에서 차이를 보이지만, 큰 차이를 기대하긴 어렵다. 다이나믹 모드에서도 편안하고 안정적인 주행성은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일상적인 주행에서도 다이나믹 모드가 오히려 유용해 보인다. 특히 디젤 엔진 모델의 경우 중저속 영역에서 넘치는 토크로 스트레스 없는 주행이 가능하다. 참고로 T6 R디자인 모델에는 다이나믹 모드 선택시 차체가 낮아지는 에어 서스펜션이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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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시승한 모델은 T6 AWD 모델. 직렬 4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T6 모델은 수퍼차저와 터보차저가 동시에 적용되어 최고 출력 320마력, 최대 토크 40.8kg•m의 성능을 발휘한다. 분명 처음 볼보의 드라이브 E 파워트레인을 접했다면, “과연 2리터 엔진으로 이런 출력이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볼보의 라인업에 드라이브 E 파워트레인이 적용되었고, 그 동안의 과정을 통해 미세한 셋팅의 변화로 더욱 안정적이고 인상적인 성능을 완성해 가고 있다.

 

디젤 모델이 효율성과 넉넉한 토크의 조화를 보였다면 T6 모델은 높은 출력에서 나오는 속 시원한 가속감이 일품이다.  ‘겨우 2리터의 엔진에서…’ 라는 기우가 날아가는 순간이다. 그만큼 충분한 토크와 발진 가속감이다. 속도가 오르는 순간의 기어 변환도 자연스럽고 빠르다. 실속감은 느낄 수 없다.  0-100km/h 가속시간은 5.9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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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SPA 플랫폼이 적용되기 전, 그리고 드라이브 E 파워트레인이 막 적용되기 시작하던 시점의 볼보 차량들은 파워트레인 성능은 분명 뛰어났지만, 작은 요철에도 상하로 움직이는 차체로 인해 한계까지 몰아붙이기 어렵게 만드는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탄생한 차량들에게는 이러한 아쉬움을 느낄 수 없다. 점점 단점을 찾기 어려운 자동차로 진화해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반갑다.

 

1세대 XC60이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바로 당시로서는 접하기 힘들었던 긴급제동 시스템인 '시티 세이프티'을 갖춘 자동차였기 때문이다. 2세대 XC60은 레벨 2 수준의 운전 지원 시스템이 전차종에 표준 장비된다. 일부 구간에서 새로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기능도 체험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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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의 해상도는 1세대 모델보다 4배에 향상되었으며, 밀리파 레이더의 조사 거리도 150m에서 200m로 증가해 앞차를 추종하는 능력이 향상되었다. 이를 통해 가속이나 감속이 유연하게 이루어지고, 상황을 미리 감지해 대응하기 때문에 불안감도 적어졌다. 한 예로, 시승 중 앞 차량의 갑작스러운 브레이킹 상황이 있었다. 일반적인 경우라면 분명 긴급 제동을 할 필요가 없는 거리였다. 하지만, 앞 차량의 속도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을 감지하면 앞 차와의 간격이 150m나 200m 정도여도 긴급 제동을 통해 미리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있었다. 볼보의 안전장치들에 믿음이 더해지는 순간이다.

 

볼보자동차의 최신 반자율주행(Semi-autonomous Drive) 기술인 파일럿 어시스트 II 역시 전 차종 기본 탑재되어 있다. 앞차와의 간격 조절 뿐만 아니라 자동 정지 후 3 초 이내라면 아무런 작동 없이도 스스로 출발하고 가속을 시작한다. 그 일련의 과정이 자연스럽게 진행된다는 점 역시 훌륭하다. 하지만, 아쉽게도 XC60은 직접 운전하는 것이 훨씬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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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XC60은 XC90의 장점을 응축한 것과 같은 미드사이즈 SUV이다. 아우디 Q5, 메르세데스-벤츠 GLC, BMW X3 등 쟁쟁한 독일 경쟁자들 속에서 살아남아야 하겠지만, 실제 시승을 해보면 분명 경쟁모델들과는 다른 차별점을 느끼게 된다. 좋고 나쁨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분명 ‘다르다’. 소비자들의 선택점이 늘어난 완성도 높은 제품이 나왔다는 사실이 반갑다. 무거운 4륜구동 SUV라는 사실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경쾌한 주행성 역시 XC60의 빼어난 장점이다. 여기에 차체와 서스팬션의 강성감은 XC90을 능가한다. 상위 모델과 구성 요소와 부품을 공유하면서도 나중에 출시된 모델이 상위 모델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어쩌면 XC60의 유일한 단점은 XC90마저 위협한다는 점이 아닐까.

 


주요제원 볼보 2세대 XC60
 
크기
전장×전폭×전고 : 4,690×1,900×1,660mm
휠베이스 : 2,865mm
공차 중량 : 1,880kg (1950kg)
 
엔진

형식 : 직렬 4기통 디젤 / 직렬 4기통 가솔린
배기량 : 1969cc / 1969cc
최고출력 : 190/4,250 / 320/5,700
최대토크 : 40.8/1,750~2,500 / 40.8/2,200~5,400
구동방식 : AWD
 
변속기
형식 : 8단 AT
0->100km/h 가속시간 : 8.4 / 5.9 초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위시본 / 인테그럴 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 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성능
복합연비 : 13.3 / 9.4 km/L
이산화탄소 배출량 : 144 / 183g/km
 
시판가격
D4 AWD : 6,090 만원 (인스크립션 6,740 만원)
T6 AWD : 6,890 만원 (인스크립션 7,540 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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