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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 D300 SE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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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7-11-14 20:00:15

본문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Velar)를 시승했다. 랜드로버 브랜드의 레인지로버 디비전에 추가된 모델이다. 랜드로버는 RR, 즉 레인지로버와 LR 랜드로버로 구분된다. 레인지로버에는 레인지로버와 레인지로버 스포츠, 이보크가 있고 랜드로버에는 디스커버리와 디스커버리 스포츠가 있다. 여기에 레인지로버 벨라가 추가됐다. 크게 보면 6개의 모델이다. 물론 트림 세분화로 인해 모두 열거할 수는 없다. 여기에 SVO(Special Vehicle Dperation) 디비전까지 포함하면 더 많다. 레인지로버 벨라 D300 SE의 시승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20세기에 시승기를 쓰기 시작한 이들은 대부분 SUV와 같은 장르보다는 스포츠세단이나 스포츠카의 자세를 가진 모델을 선호하는 것이 보통이다. 무게중심이 낮은 차로 플랫 라이드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자도 마찬가지이다. 일상 생활의 개인용차로서의 사용과는 별도로 주행성만을 감안한다면 SUV보다는 세단을 더 선호한다.

 

그런데 정통 오프로더 브랜드 랜드로버에 대한 감정은 다르다. 20세기부터 해외 곳곳의 시승회에 참석하면서 모델은 물론이고 그 차를 만드는 사람들의 가치관에 매료되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사막의 롤스로이스를 좋아했지만 후에는 디스커버리의 강인함에 반했다. 그래도 딱히 소유하고 싶다는 생각까지는 들지 않았다. 그 생각을 바꾸게 한 것이 이보크였다. 2011년(벌써 6년이 지났나?) 영국의 북 웨일즈와 리버풀 일대에서 시승한 ‘크로스오버 쿠페’를 표방한 이보크의 인상은 강했고 소유욕을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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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의 변화는 레인지로버 스포츠로 이어졌다. 이어서 랜드로버(LR)이면서 레인지로버(RR)의 럭셔리성을 살린 디스커버리 스포츠가 또 한 번 감성을 자극했고 이번에는 레인지로버 벨라가 다가왔다. 절대 판매대수가 적은 브랜드이기 때문에 임팩트가 더 강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희소성이 더 작용한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최근 수년 동안 파죽지세를 거듭하고 있다. 2016년에도 전년 대비 20% 증가한 58만 3,313대를 판매했는데 2017년 1~9월까지의 누계 판매대수도 8% 증가한 46만 6,662대에 달했다. 재규어는 33% 증가한 13만 7,498대, 랜드로버는 0.5% 감소한 32만 9,164대가 팔렸다.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양산 메이커들에 비하면 적은 수치이지만 강한 독창성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도 랜드로버는 2017년 9월 브랜드별 신규 등록 순위에서 1,323대가 팔리며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신형 디스커버리(194대)와 레인지로버 벨라(116대) 2개 모델이 전체 판매의 약 24%를 차지했다. 신차효과는 변함이 없다.

 

‘레인지로버 벨라’의 차명은 1969년 초대 레인지로버 개발시 시험 주행했던 프로토 타입의 이름을 부여했다. 개발 당시 레인지로버 엔지니어링팀이 사전 제작된 26대 레인지로버 모델의 보안을 유지하고자 라틴어로 ‘숨김(veil)’을 의미하는 ‘벨라레(velare)’를 사용한 것에서 유래됐다.

 

 

Exterior

 

재규어 F-Pace와 플랫폼을 공유하며 레인지로버 스포츠와 이보크의 중간에 위치한다. 그것은 세그먼트에 관한 이야기이고 차의 성격을 보면 미래 랜드로버의 방향성을 보여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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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링의 주제에 대해 랜드로버는 ‘아방가르드(avant garde) 레인지로버’라고 표현한다. 새로운 차원의 화려함, 현대적 감각과 우아함을 더해 모든 것을 바꿀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패널의 억양을 최소화했으며 선과 면을 좀 더 간결하게 처리했다. 미니멀리즘이라는 표현이 나오는 이유다. 랜드로버의 모델들이 곡선보다는 직선을 다용해 간결해 보이는데 벨라는 더 정제된 선과 면을 사용하고 있다.

 

앞 얼굴에서는 크렘쉘 타입의 보닛과 발레오제의 가느다란 헤드램프로 랜드로버의 DNA를 살리면서 와이드함을 연출하고 있다. 레이저 헤드램프도 옵션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하이빔으로 550m 앞까지 조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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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의 실루엣은 레인지로버와 이보크를 혼합한 느낌이다. 요철을 억제한 외관 디자인을 실현하기 위해 도어 핸들은 8km/h이상의 속도가 되면 도어 안으로 자동으로 들어간다. 이는 랜드로버 브랜드 중 처음으로 도입된 것이다. 운전자가 접근하면 자동으로 솟아 오른다. 디자인과 공력특성을 동시에 고려한 것이다. 차체 비율은 짧은 오버행으로 역동성을 강조하고 있다. 슬라이딩 루프를 검정색으로 처리한 플로팅 루프도 랜드로버의 패밀리임을 보여 주고 있다.

 

뒤쪽에서는 헤드램프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와 범퍼 아래쪽의 디퓨저가 중심을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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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라의 차체는 80% 가량이 알루미늄 합금으로 제작되었다. 디스커버리의 85%보다는 적지만 벨라에 적용된 6000 시리즈 알루미늄 패널 두께는 1.1mm로 기존의 1.5mm보다 4mm 얇아졌다. 물론 강도는 기존과 동일하다. 지붕 역시 경량의 알루미늄 소재로 제작되어 무게중심을 낮추고 승차감과 핸들링 성능을 향상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부분적으로 마그네슘 합금도 사용하고 있다. 네 개의 도어 패널은 강판이다. 디스커버리와 마찬가지로 모노코크 구조다.

 

차체 크기는 전장Ⅹ전폭Ⅹ전고가 4,820×1,930×1,685mm, 휠 베이스 2,875mm. 레인지로버보다 185mm짧고 55mm 좁으며 120mm 낮다. 공기저항계수는 0.32로 랜드로버 모델 중 가장 좋다.

 

 

Interior

 

인테리어에서도 간결함이 주제다. 그러면서 미래지향적인 장비를 채용하고 있다. 시트에 앉으면 의외로 넓은 느낌이다. 직선으로 처리한 대시보드 디자인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고급 섬유 소재와 가죽, 플라스틱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시각적으로는 디지털 감각이 강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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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 페시아의 두 개의 터치스크린 액정 디스플레이가 포인트다. 이 두 개의 디스플레이에 많은 스위치와 버튼이 통합됐다. 터레인 리스폰스등 랜드로버만의 장비를 위한 버튼도 더 이상 아날로그 방식으로 조작하지 않는다. 자동차의 기능이 복잡하면서 그만큼 버튼수가 많아지는데 벨라는 그런 흐름에서 간결함을 택했다. 계기판의 가상 패널을 재규어 XJ에 가장 먼저 채용한 회사답게 디지털 감각은 정통 오프로더 브랜드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앞선 자세를 보여 주고 있다. 다만 처음 접할 때는 익숙해지는 데 약간의 시간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무심코 오른손을 액정 디스플레이 위에 놓으면 그 부분에 있는 기능이 작동되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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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 프로 듀오(Touch Pro Duo)라고 하는 이 정보 단말기는 디스플레이의 터치 패널과 디스플레이 면 위에 있는 회전 다이얼로 조작할 수 있다. 다이얼의 일부를 정전 용량 방식의 터치 패널로 반응하는 재료로 접촉함으로써 조작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파나소닉이 개발해 모듈로 공급한다.

 

화면의 크기는 10.2인치. 위쪽 디스플레이에서는 내비게이션 시스템과 오디오 기기를 작동할 수 있으며 최대 30도까지 상하로 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아래 디스플레이에서는 에어컨과 히터 기능, 주행모드, 차량 정보 등 다양한 기능이 채용되어 있다. 에어컨은 회전 다이얼로 조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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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5인승. 착좌감은 부드럽다. 전체적으로 공간성이 느껴지며 루프가 낮은데도 머리공간은 여유가 있다. 그러면서도 히프 포인트가 낮지 않다. 랜드로버는 모든 모델에 수납공간을 다양하게 설계하고 있다. 글로브 박스는 7.5리터의 공간과 함께 하단 도어 포켓에 750ml 음료수 병을 넣어 둘 수 있는 적재 공간이 있다. 기본 적재공간은 558리터로 4:2:4 분할시트를 접을 경우 1,731리터까지 확대된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2.0리터 가솔린과 디젤, 3.0리터 가솔린 수퍼차저와 디젤 터보차저 등 모두 네 가지. 시승차는 2,993cc V6 DOHC 터보차저 디젤. 최고출력 300ps/4,000rpm, 최대토크 71.4kgm/1,500~1,750rpm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8단 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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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방식은 풀타임 4WD. 앞뒤 토크 배분은 50 : 50으로 통상 90%가 뒷바퀴에 전달되는 재규어 F-Pace와 다르다. 전자유압식 다판 습식 클러치에 의해 앞 뒤뿐만 아니라 뒷바퀴 좌우의 토크 배분을 최적으로 조정한다. 그것은 구동측에도 선회력을 주어 핸들링 성능을 높이는 데 일조한다. 때문에 험로 주파성보다는 온로드에서의 주행성이 강조되어 보인다. 랜드로버의 모델들 중 세단형 모델에 가장 가까운 특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400rpm 전후, 레드존은 4,0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4,200rpm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40km/h에서 2단, 60km/h에서 3단, 80km/h에서 4단, 110km/h에서 5단으로 변속이 된다. 가솔린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회전을 사용하면서 8단 변속기를 사용한 특성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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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진시의 경쾌한 감각과 부드러운 회전상승을 동반한 가속감은 부족함이 없다. 진동의 억제도 충분하다. 다만 배기량을 감안하면 저속에서의 토크감을 좀 더 살렸으면 싶다. 제원표상의 0-100km/h 가속성능 6.5초라는 수치에 비해 느낌이 강렬하지는 않다. 같은 플랫폼을 유용하고 V6 엔진을 탑재하는 F페이스보다 80kg 무거운 것이 이유일 수 있다. 차음재 등 장비의 채용이 더 많기 때문이다.

 

그것은 정숙성이 상쇄해 준다. 재규어랜드로버 디젤 엔진의 정숙성은 이미 정평이 있다. 가속시의 변속 충격이 거의 없어 포인트를 찾기도 쉽지 않다. 그것은 좋은 승차감으로 이어진다. 22인치 타이어도 옵션으로 있지만 시승차는 한국시장을 염두에 둔 탓인지 21인치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인테그럴 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의외로 짧다. 그래서 느낌이 더 단단하다. 전자제어 에어 서스펜션의 완벽한 컨트롤에 더해 토크벡터링의 효과로 와인딩 로드에서의 선회성과 플랫라이드감이 그동안의 랜드로버와는 다른 특성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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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링 특성은 약 오버. 네바퀴 굴림방식 모델들은 통상 약 언더의 특성을 보인다. 벨라는 상황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약간의 오버 스티어 기미가 느껴진다. 그런 점 때문인지 핸들링 특성이 오히려 더 역동적으로 느껴진다. 다루기 쉬운 약 언더보다는 스포티한 주행을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일 수도 있다.

 

접근각 28.89도, 브레이크 오버 각도 23.5도, 탈출각 29.5도로 낮아 보이는 차체이지만 장애물을 돌파하는 랜드로버 특유의 험로 주파성도 여전하다. 최대 650mm 깊이의 도강 능력과 251mm의 최고 지상고를 제공한다. 험로 주파성에서 중요한 것은 무조건 치고 나가는 것이 아니다. 가속 페달의 제어와 전후 좌우의 구동력 제어가 세밀해야 한다. 아주 느린 속도로 바위를 타고 넘을 때 등의 상황에서 제어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안전장비로는 AEB(Advanced Emergency Braking)를 비롯해 윈드실드 위에 설계된 스테레오 카메라를 사용해 임박한 충돌을 감지하면 시각적인 경고와 함께 경고음이 울리며 자동 제동이 실행되는 전방 주시 기능 등이 채용되어 있다. 차선 이탈 경고기능은 ‘삐삐’하며 경고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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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상태 모니터링 시스템도 적용되어 있다. 조향이나 스로틀 및 브레이크 반응, 차선 이탈 여부 등을 판단해 운전자가 피곤한 지 판단하게 된다. 운전자의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계기판에 휴식이 필요하다는 커피잔 모양의 경고가 표시된다.

 

레인지로버는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정통 오프로더로서의 성능을 롤스로이스와 같은 최고급 모델로 만든다는 것이다. 그것은 레인지로버의 헤리티지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다. 오늘날 사용자가 원하는 것은 전통적인 것과는 많이 다르다. 그것을 해석하는 것은 제조사와 그 제조사의 디자이너, 엔지니어들에 따라 다르다. 벨라는 그런 시대적인 변화 속에서 랜드로버가 지향하는 방향을 보여 주는 모델이다.

 

 

주요제원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 D300 SE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03×1930×1665mm
휠베이스 : 2874mm
공차중량 : 2070kg
 
엔진
배기량 : 2,993cc
최고출력 : 300ps/4,000rpm
최대토크 : 71.4kgm/1,500~1,750rpm
 
변속기

형식 : 8단 AT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위시본 / 인테그럴 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65/45R21
구동방식 : 4WD
 
성능
0→100km/h 가속 : 6.5초
연비 : 12.8km/L(도심 10.9/ 고속 16.2)
이산화탄소 배출량 : 150g/km

 

시판가격
9,850만원~1억 4,34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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