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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2018 지프 레니게이드 2.4 론지튜드 하이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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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8-02-08 21:21:58

본문

지프 레니게이드 가솔린 버전을 시승했다. 레니게이드는 SUV의 원조인 지프 브랜드의 모델이다. 하지만 앞 얼굴을 제외하면 지프만의 독창성은 없다. 이탈리아와 미국의 차만들기가 융합된 결과이다. 피아트 500X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면서 체로키와 같은 파워트레인을 조합했다. 이론적인 그런 분석과 달리 레니게이드는 적어도 미국시장에서는 포지셔닝을 잘 했다. 지프 레니게이드 2.4 가솔린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한 발 뒤로 물러 서 보니 세상이 많이 달라져 있다는 표현을 한다. 오늘날의 자동차 시장이 그렇다. 20세기 말부터 자동차 시승을 해 온 기자의 입장에서 그렇다. SUV의 군웅 할거가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지만 그것을 20세기와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가 난다. SUV의 원조인 지프보다 더 많은 모델들이 춘추전국시대를 이루고 있다. 어느 순간 SUV는 시장을 주름잡았고 자동차회사의 수익원으로 확실히 자리잡고 있다.

 

레니게이드 대시보드 중앙 모니터 위에 SINCE 1941라는 표기가 말해 주듯이 SUV의 원조는 지프다. 미국산 군용차 윌리스가 2차 대전에서 미국군의 실전에 투입된 해다. 즉 지프는 거기에서 시작되었고 레니게이드는 그 혈통을 이어받았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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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 지프의 존재감은 FCA 브랜드 내에서는 강하지만 글로벌 차원에서 보면, 더 정확히는 판매대수로 보면 다양한 브랜드들로부터 도전을 받고 있다. 20세기 말 기아 스포티지가 모노코크 플랫폼을 베이스로 한 스포티지를 내놓고 이어서 토요타가 RAV4를 출시할 때까지만 해도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혼다 CR-V가 나오면서 SUV 시장은 급변했다.

 

본격적으로 SUV 붐을 조성한 것은 1997년 등장한 메르세데스 벤츠 ML클래스와 2000년 출시된 BMW X5라고 할 수 있다. 지프를 지금 만나면서 보니 그렇게 정리가 된다. BMW는 그 사이 X1부터 X7까지 풀 라인업을 갖추었고 더 큰 모델 X8도 예고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차명을 바꾸고 소형 SUV까지 추가하면서 파죽지세의 성장을 보이고 있다. 아우디도 Q7을 시작으로 라인업을 늘려 이제는 모든 세그먼트의 모델을 갖추고 있다. Q8도 개발 중이다.

 

이제는 어느 브랜드가 어떤 SUV를 판매하느냐 보다 이 붐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에 대한 관심이 더 많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한다. 지프도 언제까지나 SUV의 원조라는 것만 주장하고 있을 수 없다. SUV의 상승세도 끝없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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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의 붐이 인 것은 소비자 측면에서는 오프로더라면 험로주파성, 크로스오버는 다목적성 등 등을 수 있다. 세단과 같은 플랫폼으로 만들어 주행성에서도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들여다 보면 SUV 붐은 자동차회사들의 마케팅의 산물이다. 세단보다 수익성이 높은 SUV에 마케팅 비용을 집중했고 그 결과는 판매 증가로 나타났다.

SUV의 붐을 앞장 서서 조성한 브랜드는 당연히 최대 성장 시장 중국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 미국이야 워낙 SUV가 많이 팔렸지만 이제는 왜건 위주의 양상을 보였던 유럽시장까지 SUV 붐이 일고 있다. 그 흐름을 읽지 못한 브랜드들은 판매가 부진했다. 간단하게 그렇게 정리된다.

 

지프는 SUV전문 브랜드로서 혜택을 충분히 보아 왔다. 2010년 이후 매년 판매 실적을 갱신하고 있다. 2014년에는 2013년 대비 39% 증가한 101만 7,019대를 기록하며 연간 판매 100만대를 돌파했다. 2015년에는 123만 7,538대, 2016년: 140만 1,321대로 파죽지세를 보였다. 다만 2017년에는 138만 8,208대로 약간 주춤했다. 모델 라이프 사이클로 인한 것이다.

 

무엇보다 미국시장에서 2016년 92만대, 2017년에는 패트리어트의 부진으로 82만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 주 요인이었다. 그만큼 미국시장에 다양한 SUV들이 등장했다고 할 수 있다. 브랜드 파워만 믿고 라인업 쇄신을 적절히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끊임없는 라인업의 보강과 쇄신이 필요하다.

 

 

Exterior & Interior

지프는 앞 얼굴에 일곱 개의 세로 슬롯과 원형 헤드램프 등이 아이콘이다. 같은 아이콘을 사용했지만 체로키와 그랜드 체로키만 익숙한 이들에게 레니게이드는 의외의 등장이었다. 하지만 SUV의 원조가 라인업을 늘리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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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니게이드 스타일링 디자인의 모티브는 첫 군용 SUV인 윌리스. 그만큼 터프하다. 그에 대해 지프측은 프렌치 불독이라는 별명을 부여하기도 했다. 직선 위주의 디자인이지만 억양을 주어 볼륨감을 살린 것을 두고 하는 표현이다. 시대가 바뀌고 만드는 구성원들의 면면이 달라진 만큼 전체적인 이미지는 미국산 지프와는 취향이 다르다. 측면에서는 특히 지프 브랜드의 공통된 디자인 요소인 사각형 휠 아치가 중심을 잡고 있다. 실제 사용성과는 별도로 이 역시 지프의 아이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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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에서는 ‘제리 캔(Jerry Can)’ 이라고 하는 보조 연료탱크를 연상케 하는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의 디자인이 액센트다. 가운데 X자를 삽입한 것도 흔치 않은 디테일이다. 앞 범퍼와 마찬가지로 차체 컬러와 달리 검정색으로 처리해 정통 SUV의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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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의 질감은 이 시대의 경쟁 모델들에 비해 아쉬운 감이 있다. 2015년 디젤 버전을 시승했을 때보다 더 크게 다가온다. 물론 다양한 아이디어로 커버하고 있다. 익스트림 스포츠용 고글을 컨셉으로 디자인 된 센터페시아 맨 위쪽의 에어 벤트, 중앙 콘솔 매트에 새겨진 유타주 모압 지역의 지도, 계기판 내에 뿌려진 진흙 느낌의 그래픽 요소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옹색한 6.5인치 내비게이션 모니터도 그대로다. 아날로그 감각의 공조 시스템을 위한 다이얼 등도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계기판이 한글화되어 있지 않은 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이는 테슬라가 그런 것처럼 디지털화하면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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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5인승. 착좌감은 부드럽다. 공간이 넓다고는 할 수 없지만 타이트하지는 않다. 리어 시트는 60 : 40  분할 접이식. 성인 두 명이 편하게 탑승할 수 있는 공간이다. 무릎 공간은 키가 큰 성인에게는 답답할 수도 있다. 화물공간은 직각으로 서있는 D필러로 인한 공간 혜택이 있다. SUV의 성격을 살리기 위한 배려가 많다. 위쪽에 분리형 선반이 있고 아래 플로어 커버를 들어 올리면 다양한 수납 공간이 보인다. 스페어 타이어는 없다.

 

 

Powertrain & Impression

시승차의 엔진은 2,360cc 직렬 4기통 멀티 에어 가솔린. 최고출력 175ps/6,400rpm, 최대토크 23.5kgm/3,900rpm로 출력은 2.0리터 디젤버전보다 5마력 높지만 토크는 디젤의 35.7kgm보다 낮다. 변속기는 ZF제 9단 AT. 구동방식은 FF와 4WD 두 가지. 시승차는 앞바퀴 굴림방식이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8단 100km/h에서 1,600rpm 부근, 9단에서는 120km/h에서1,600rpm. 레드존은 6,500rpm 부근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6,2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45km/h에서 2단, 75km/h에서 3단, 115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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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이슬러 200을 통해 9단 자동변속기를 처음 선 보였을 때는 8단과 9단 사이에서 히스테릭 한 반응을 보였으나 이제는 안정적으로 속도를 낸다. 다만 90km/h부근에서 9단으로 시프트 업이 되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그것과는 차이가 있다. 부드럽게 가속을 해도 120km/h가 되어야 9단으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다임러크라이슬러 시절을 떠 올리면 기술 교류가 있었을 법도 한데 나타나는 양상으로 보면 그렇지 않았던 듯하다.

 

가속감은 매끄럽다. 디젤엔진에 대한 선입견 때문에 상대적으로 더 부드럽게 느껴진다. 배기량이 큰 만큼 파워에서의 차이는 체감할 수 없다. 2.0디젤 버전은 1,630kg이었는데 오늘 시승차는 1,460kg으로 많이 가볍다. 그런 무게 차이로 인해 폭발적인 가속은 아니지만 힘이 부족한 느낌은 없다. 그저 무난하다는 표현이 어울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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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주행에서 그런 특징으로 인해 스트레스 없이 전진한다. 고속도로로 올라서서도 큰 차이가 없다. 다만 고속역으로 올라가는 데는 아무래도 힘에 부치는 느낌은 어쩔 수 없다. 패밀리카로서의 용도를 감안한다면 특별히 부족함이 없지만 상대적으로 디젤의 높은 토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파워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디젤 엔진을 거부하고 있는 시대적인 흐름 때문인지 무리없이 받아 들이고 있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과거 어느 순간 디젤엔진이 시장을 장악했던 것처럼 흐름은 바뀔 것이다. 물론 가솔린 중심이 아니라 전동화로 가겠지만.

 

가장 두드러진 것은 상당이 시끄러웠던 디젤 버전과의 소음의 차이이다. 외부 소음은 물론이고 실내에서의 침입 정도도 차이가 난다. 디젤 버전 시승시 소음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했던 기억이 있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맥퍼슨 스트럿 타입. 댐핑 스트로크는 상대적이기는 하지만 디젤 버전에 비해 길게 느껴진다. 노면의 단차도 디젤 버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끄럽게 소화한다. 다리 이음매 등을 타고 넘는 거동이 의외로 세련됐다. 최저 지상고가 높은 오프로드와는 다른 설정으로 인해 차체의 롤링도 억제되어 있다. 전체적인 주행 특성은 도심 주행에 더 비중을 두는 오늘날 유행하는 크로스오버의 특성이다. 세단형보다는 높은 롤 센터 때문에 똑 같은 움직임이 아닌 것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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랙 & 피니언 방식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하는 핸들링 특성은 약 언더. 앞쪽이 무거운 차 특유의 자세다. 응답성은 예상 외로 직설적이고 예민하다. 다만 노면에 따라 가끔씩 약한 오버 스티어 기미가 보인다.

 

워낙에 첨단 장비들을 만재하고 등장하는 모델들 때문에 레니게이드는 상대적으로 뭔가 허전하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다른 의견도 있을 수 있다. 아무리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했다 하더라도 가까운 미래에 구현되지는 않을 것이다. 안전을 위한 장비로써의 역할은 수행하겠지만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놓고 도로 위를 주행하는 데는 기술적인 문제가 우선이겠지만 그 외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그렇다면 실제 사용자의 입장에서 그런 첨단 장비를 얼마나 활용할까 하는 점에 대해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아쉬운 것은 지프만의 독창성이 희석됐다는 점이다. 디젤 시승시에도 이야기한 내용이다. 그렇다고 피아트 그룹의 알파로메오와 같은 주행성도 아니다. 무엇을 주창하는 지를 제시하는 것이 더 좋을 듯싶다. 그것을 글로벌화라고 평가하기도 하고 독창성의 상실 이라고도 한다. 물론 이는 지프만의 문제가 아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모델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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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만인이 원하는 차’라는 개념의 패밀리카는 보편 타당을 전면에 내 세웠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경쟁자가 많을수록 독창성이 더 중요해진다. 독창성을 살리면서 다양한 트림 구성으로 시장을 세분화하는 시대다.

 

그럼에도 지프 레니게이드는 선전하고 있다. 2017년 미국시장에서 지프 브랜드는 2016년에 비해 패트리어트가 12만대에서 4만대 수준으로 판매가 떨어지고 체로키가 3만대 가량 줄었다. 두 대의 하락이 전체 판매 감소 요인이었다. 하지만 레니게이드는 10만대 선을 유지했다. 레니게이드의 차별성은 디자인이라는 의견을 읽은 기억이 있다. 다르다는 점이 중요하다는 얘기이다. 더불어 한국시장에서의 경쟁력 포인트와 다르다는 것을 말해준다. 시장에 따라 반응이 다른 것은 당연하다.

 

 

지프 레니게이드 2.4 론지튜드 하이 제원

 

크기
전장Ⅹ전폭Ⅹ전고 : 4,255Ⅹ1,805Ⅹ1,695mm.
휠 베이스 : 2,570mm
트레드 앞/뒤 : 1,551/1,553mm
공차 중량 : 1,460kg
트렁크 용량 : 524~1,438리터
 
엔진
형식 : 2.4L I4 MultiAir
배기량 : 2,360cc
압축비 : 10.0:1
최고출력 : 175ps/6400rpm
최대토크 : 23.5kgm/3900rpm
연료탱크 용량 : 48리터
 
변속기 
형식 : 9단 AT
기어비 : 4.70/2.84/1.91/1.38/1.00/0.81/0.70/0.58/0.48/R 3.81
최종 감속비 : 3.734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 맥퍼슨 스트럿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 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구동방식 : 앞바퀴 굴림방식
타이어 : P215/60R17 / P215/60R17
 
성능
복합연비 : 10.0 km/리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 171 g/km
최소회전 반경 : 5.5m
 
시판가격
3,580만원 (부가세 포함)

 

(작성일자 : 2018년 2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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