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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 비즈니스맨을 위한 스포츠카, 메르세데스 AMG S 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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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8-03-27 03: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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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AMG의 모델은 전 라인업에 걸쳐 폭 넓게 마련되어 있고, 고성능을 원하는 고객은 취향에 맞춰 고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자에게 ‘진정한 AMG 모델’을 골라달라고 부탁한다면, S 클래스를 기반으로 한 S 63을 권할 것이다. 이것은 오래 전부터 스스로 결정한 사항인데, AMG가 그 명성을 떨치게 된 기원이 S 클래스의 조상인 300SEL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두 명의 엔지니어가 300SEL을 레이스카로 개조한 그 때부터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대형 세단을 기반으로 한 레이스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움직임이 중요한 레이스카가 거대해지면 물리학의 법칙에 따라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대한 크기와 6.8L의 배기량을 갖춘 300SEL은 강렬한 붉은색의 차체 색상으로 인해 ‘붉은 돼지’라는 이명을 받았고, 벨기에 스파프랑코르샹 서킷에서 포디움에 올랐다. 편안함을 강조하던 대형 세단이 레이스카로 완벽하게 변신한데다가 우승까지 했으니, 당시로써는 문화충격에 가까웠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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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기자의 앞에 서 있는 모델은 그 붉은 돼지의 후손이라고 할 수 있는 메르세데스 AMG S 63이다. 300SEL(W109) 이후 7세대가 지나고서도 페이스리프트까지 더해진 모델로, 그동안에도 많은 변화를 거쳤다. 선친인 붉은 돼지가 탑재하던 6.8L 엔진은 어느새 4.0L 엔진으로 작아졌지만 트윈터보의 도움을 받아 출력은 더 늘어났다. 프론트 범퍼도 제거하고 라이트를 추가했던 모습은 어느 새 사라지고 전면에 헤드램프만을 유지한 깔끔한 형태로 변했다.

 

레이스카였던 선대와 직접적인 비교는 당연히 힘들겠지만, 붉은 돼지가 ‘날렵하게 뛰기 위해 최소한의 군살을 제거한 모습’이라면 지금의 AMG S 63은 ‘양복 속에 날렵한 근육을 숨긴 신사’라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티어링을 잡고 주행해 보면 선친이 서킷을 지배했던 모습이 그대로 안에서 느껴진다. 마침 색상도 검은색이니 붉은 돼지의 후손이라는 이명을 빌려 이 차를 ‘검은 돼지’라고 칭해볼까 한다. 돼지라고 칭하기에는 조금 날렵한 것 같긴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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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가 5m가 넘는 대형 세단이지만 바라봤을 때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길이가 아닌 높이다. 확실히 스펙 상으로는 높이 1,499mm로 일반 S 클래스보다 4mm 높지만 이를 눈치챌 수 있을 정도는 아닌데, 자세히 살펴보니 도그 본(dog bone) 형태로 다듬어진 에어 인테이크를 품고 있는 프론트 범퍼가 이러한 착시를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에어 인테이크 라인을 따라 크롬 몰딩이 적용되어 있어서 그 형태가 더 강조되고 있다.

 

메르세데스 AMG 모델의 특기는 차체의 상단 부분은 거의 그대로 살리고 범퍼, 스커트 등 에어로파츠의 디자인을 달리해 역동성과 다운포스를 살리는 것인데, 이 점은 AMG S 63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게 변화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AMG 특유의 디자인을 담은 파츠들로 인해 다른 자동차로 인상을 달리 보이게 한다는 것이 인상적이다. 크롬으로 라인을 강조한 사이드스커트 역시 공력 특성을 고려한 산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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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 범퍼는 쿼드 파이프 머플러를 적용하고 각 파이프마다 AMG의 문구를 새겼다. 별 것 아닌 거 같지만 정성을 들여 AMG 모델을 제작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무광검정 색상을 적용한 7 스포크 20인치 휠 안을 꽉 채우는 브레이크 디스크와 구리 색상을 적용한 대용량 브레이크 캘리퍼가 이 차의 성능을 극단적으로 대변한다. 고성능 차량에 사용되는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가 적용되어 있어 정지 능력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를 주지 않는다.

 

차체는 크지만 차량으로부터 대략 2~3m 이내로 접근하기 전까지는 그 크기를 실감하기가 힘들다. 육중함보다는 우아함이 먼저 느껴지고, 하단에서는 날렵함이 조금 더 느껴진다. 메르세데스 특유의 드롭핑 라인을 응용한 디자인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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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12.3인치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하는, 우아한 곡선으로 운전석과 조수석을 아울러 감싸는 것 같은 디자인의 실내는 순식간에 매료됨과 동시에 쉽게 질리지 않는다. AMG S 65 자체가 최상위급 모델들 중 하나이다 보니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 일부에 타공 퀼팅 가죽이 적용되어 있어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그러나 역동성이 더 느껴지는 이유는 대시보드의 송풍구 주변과 도어 일부에 카본이 적용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AMG 중에서도 상위 모델에만 허락되는, 정밀하게 제작된 IWC 시계가 분위기를 돋운다.

 

AMG 특유의 D 컷 스티어링 휠은 CLS 53 AMG에서도 느꼈던 것이다. 당시에는 정확히 느끼지 못했는데 여유를 갖고 살펴보니 하단뿐만 아니라 좌우측도 약간 평평하게 다듬어져 있다. 그만큼 스티어링을 똑바로 잡고 운전에 집중하라는 메시지일 것이다. 그 뒤에는 금속으로 만든 패들시프트가 주행의 분위기를 더한다. 스티어링 좌우에 마련된 햅틱 컨트롤은 인식이 우수해 센터터널의 인포테인먼트 조작용 다이얼보다 더 많이 조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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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파 가죽으로 감싸여 있는 시트는 편안함보다는 지지력을 더 우선시하는 타입이지만 편의성을 버리지는 않았다. 게다가 주행 성능을 우선시하는 모델이라고 해도 뒷좌석에 대한 편안함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최신 비즈니스 클래스 시트처럼 180도로 누울 수는 없지만 상당히 편안한 자세가 만들어지는데다가 ‘달리는 휴식공간’으로써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물론 1열에는 버킷시트를 적용해 큰 차체이지만 격렬하게 주행해도 괜찮다고 말하고 있다. 1열 측면 지지력은 설정에서 신체에 맞게 조절할 수 있고, 코너에 맞춰 한 쪽의 지지력이 강화된다.

 

이번에도 S 클래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담겨 있는 기능을 전부 사용해보지는 못했다. 일견 복잡해 보이지만 사용하다보면 의외로 빨리 손에 익기에, 계기반을 포함해 자신만의 인터페이스를 만들어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실내를 전체적으로 감싸는 형태로 빛나는 엠비언트 라이트는 자동으로 색을 바꿔가며 분위기를 만들고, 음악과 에어컨 조작에 반응한다. 부메스터 오디오의 잠재력은 여전히 놀라운데, 찰리 푸스(Charlie Puth)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바로 옆에서 들려오는 것 같은 감각을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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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메르세데스가 새로 제작한 4.0L V8 트윈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AMG의 튜닝을 더한 것으로, 터빈을 V자 형태의 실린더 한 가운데 배치해 작동에 필요한 열을 빨리 얻을 수 있도록 하는 것과 동시에 유닛의 전체적인 크기도 줄였다. 과거보다 배기량은 줄었지만 출력과 토크는 증가했으며 5,500~6,000rpm에서 최고출력 612마력, 2,750~4,500rpm에서 최대토크 91.8kg-m을 발휘한다. 여기에 AMG 스피드시프트 멀티클러치 9단 자동변속기와 4MATIC+를 조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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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 페달에 발을 올리는 순간 약 2.3톤에 달하는 차체 무게는 느껴지지 않는다는 듯 너무나 가볍게 움직인다. 본래 AMG의 풋워크가 경쾌하기는 하지만 이쯤 되면 거의 깃털을 날리는 수준이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60km/h에서 2단, 110km/h에서 3단, 150km/h에서 4단으로 넘어가는데 여기까지 만으로도 가속의 한계다. 일반도로에서 이 차의 가속 페달을 바닥에 닿을 때까지 밟아야 할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터보차저 엔진임에도 불구하고 7,000rpm까지 돌릴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0-100km/h 도달에 3.5초만이 소요되니 고속 영역에 도달하는 것은 순식간이며, 초고속 영역에 가볍게 도달하는 것도 모자라 그 이상을 넘으려고 한다. 만약 비행기 활주로와 같이 직선이 끊임없이 뻗어있는 도로가 준비된다면 제원 상 전자적 한계속도인 300km/h에도 금방 도달하지 않을까 짐작해본다. 초고속 영역을 넘으면서도 흔들림이 없는 차체는 스티어링을 쥔 손에서도 자연스럽게 힘을 풀게 만든다. 이 영역에서 어깨에 이만큼 긴장이 안 들어가는 것도 처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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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행 모드를 컴포트로 맞추고 있어서인지 의외로 조용하다. 앞좌석은 물론 뒷좌석에서도 아주 낮은 배기음이 자장가처럼 들려오는 순간 ‘고성능 자동차는 불편하다’는 공식은 그대로 깨져버렸다. 고속 영역 주행 중에도 뒷좌석은 안락 그 자체. 이정도 편안함이라면 뒷좌석에 VIP를 모시고 목적지까지 상당히 빠르게 이동한다 해도 불평은 전혀 나오지 않을 것이다. 다른 경쟁 모델에서는 아직까지 느껴보지 못한, 절대적인 편안함이다.

 

이와 같은 평온을 깨고 역동적인 운전의 맛을 돋우고 싶다면 주행 모드를 스포츠 또는 스포츠 플러스로 조정하면 된다. 즉시 서스펜션의 강도를 조절하고 스포츠 플러스에서는 AMG 특유의 퍼포먼스 배기음을 즐길 수 있다. 과거 터보차저의 압력 유지를 상징하던 소리는 이제 터보차저의 발전으로 필요가 없어졌지만, 그 소리를 계속 유지해 감성을 자극하는 것이다. 엔진음 또한 같이 높아지는데다가 엔진 회전수도 높게 잡아주니 그만큼 더 역동적인 운전이 가능하다. 차체가 크고 길지만 주행을 즐기다 보면 어느덧 크기는 신경쓰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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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프론트 리어 모두 멀티링크 방식. 모드 변경, 정확히는 서스펜션 감쇄력을 2단계로 조정하는 것을 통해 코너링 시 거동을 제어할 수 있다. 감쇄력을 모두 풀어두면 과속방지턱도 부드럽게 넘어가지만, 최대한 조이면 조금만 도로가 좋지 않아도 바로 충격이 올라온다. 포장 상태가 극단적으로 좋은 서킷이 아니라면 감쇄력 2단계는 잘 사용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코너링은 타이어가 버티는 상태에서는 약 언더로 한계속도 이상 진입하지 않는다면 머릿속에서 그린 라인을 거의 그대로 따라갈 수 있다.

 

2톤이 넘는 차체를 갖고 있는 만큼 브레이크 작동 시 페이드로 인한 성능저하를 걱정하는 것이 당연한 것 같지만,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를 적용하고 있으니 페이드가 발생할 일이 거의 없다. 타이어만 관리된다면 성능은 계속 유지할 것이다. 컨티넨탈의 타이어를 적용하고 있는데 만약 서킷에서 온전히 성능을 발휘하고 싶다면 적어도 세미 슬릭 타이어가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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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모델이니 연비는 그리 좋지 않지만, 그래도 스타트/스톱 시스템과 실린더 비활성화 시스템 등으로 연료를 절약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평상시 8기통을 모두 사용하는 엔진은 필요 시 4개의 실린더만을 사용해 연료 소비를 낮춘다. 순항 중에도 4기통으로 쉽게 전환되지 않는 것을 보면 작동 조건이 따로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정확한 조건은 아직도 알 수 없다. 100km/h 순항 중 엔진 회전은 1,200rpm으로 상당히 낮은 편이며, 공인 복합연비는 7.8km/l, 시승 중 기록한 연비는 6.3km/l로 고회전을 자주 사용한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우수한 연비를 기록한 것이다.

 

AMG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ADAS 장비가 만재되어 있다는 점은 메르세데스답다. 특히 ‘디스트로닉 플러스’ 시스템은 자주 사용해보면서도 감탄하게 되는데, 저속 주행에서도 그 위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으니 정체 또는 지체가 반복되는 도로에서도 운전의 피로를 덜 수 있다. 아마도 서킷 또는 와인딩을 즐길 수 있는 도로까지는 메르세데스 특유의 디스트로닉 플러스를 이용해 편안하게 이동하고 신나게 즐긴 후 다시 편안하게 돌아오라는 배려인지도 모르겠다. ‘나이트비전’도 마련되어 있어 어두운 밤에도 전면의 상황을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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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AMG S 63은 여러모로 신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레이스카인 ‘붉은 돼지’의 피를 확실히 잇고 있으면서도 S 클래스에 어울리는 편안함을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얌전할 때는 얌전할 줄 알고, 달리기 시작하면 그 성격을 바로 바꿀줄도 안다. 그야말로 ‘놀 때는 놀고 일할 때는 일할 줄 아는’ 만능에 가까운 사람들을 그대로 옮겨 놓은 것 같다. 그래서 크기와 배기량, 색상만으로 ‘검은 돼지’라고 부르기에는 조금은 아까운 기분도 든다.

 

처음에는 이 차를 ‘직접 운전대를 잡고 스포츠 주행을 즐기는 성공한 중년 또는 노년을 위한 자동차’라고 생각했지만, 그 생각은 반만 맞았다고 해야겠다. 운전대를 잡으면 즐겁고 뒷좌석에 앉으면 편안한, 두 개의 생활을 양립할 수 있는 그러한 자동차라고 수정할 것이다. 어쩌면 메르세데스 AMG S 63은 ‘바쁜 업무처리를 위해 현장을 빠르게 방문하고 일처리를 진행해야 하는’ 발로 뛰는 비즈니스맨들에게 제일 잘 어울리는 차일지도 모른다.

 

주요제원 메르세데스 AMG S 63 4MATIC+Long 하이 퍼포먼스

 

크기
전장×전폭×전고 : 5,287x1,915x1,499mm
휠베이스 : 3,165mm
트래드 : 1,635/1,640 mm
공차 중량 : 2,275kg

 

엔진
배기량 : 3,982cc V형 8기통 트윈터보
보어×스트로크 : 83.0×92.0mm
압축비 : 8.6 : 1
최고출력 : 612hp/5,500~6,000rpm
최대토크 : 91.7kgm/2,750~4,500rpm
연료탱크 용량 : 80리터

 

변속기
형식 : 9단 AMG SPEEDSHIFT
기어비 : 5.35/3.24/2.25/1.64/1.21/1.00/0.86/0.72/0.60/ R 4.80
최종감속비 : 2.82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멀티링크 / 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카본 세라믹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55/40R20/ 285/35R20
구동방식 : AWD

성능
0→100km/h 가속 : 3.5초
최고속도 : 300km/h(전자제한)
최소 회전반경 : 12.3m
연비 : 7.8km/L(도심 6.7/ 고속 9.8)
이산화탄소 배출량 : 226g/km
적재 용량 : 510리터

 

시판가격
2억 5,100만원

 

(작성 일자 2018년 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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