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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2018 재규어 F타입 쿠페 P300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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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8-04-09 23:5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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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의 정통 스포츠카 F타입 쿠페를 시승했다. 2013년 데뷔해 브랜드 이미지 리더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 온 모델이다. 2017년 말 새로 개발한 2.0리터 직렬 4기통 터보차저 가솔린 인제니움 엔진을 탑재하고 인컨트롤 터치 프로를 적용하는 등 내외장에 변화를 준 것이 포인트다. 재규어 F타입 쿠페 P300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왜 스포츠카를 탈까? 인공 지능이 세상을 바꾸고 자율주행차가 금방이라도 눈 앞에 나타날 것 같은 뉴스가 넘치는 세상에 왜 사람들은 스포츠카를 탈까? 수요가 더 늘고 있는 이유는 뭘까? 즐거움이라는 단어로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자동차에서의 즐거움은 사는 즐거움, 보는 즐거움, 소유하는 즐거움, 그리고 달리는 즐거움이 있다. 이 네 가지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것이 프리미엄 브랜드의 스포츠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재규어일까? 역시 의견이 갈리겠지만 독창성이 아닐까 한다. 재규어만의 스타일링 디자인과 주행성, 그리고 거기에 더해 헤리티지가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모델들은 만인을 위한 차가 아니다. 물론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드림카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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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가치는 스토리가 많은 부분을 좌우한다. 어떤 길을 걸어왔고 어떤 방향성을 표방해 왔으며 사용자와 어떻게 경험을 공유해 왔느냐가 중요한 요소다. 그런 점에서 재규어 브랜드의 스토리도 우여곡절이 많다. 재규어랜드로버는 20세기 말 생사를 넘나드는 행보를 했었다. 재규어의 경우 연간 판매대수가 포드 산하에 있을 때 3만대 수준까지 떨어진 적이 있었다. 그러던 것이 타타 산하로 넘어가면서 상승세를 탔다. 불과 5년 전인 2012년 재규어랜드로버의 판매대수는 35만 7,000대까지 치고 올라왔다. 2013년에는 42만 5,006대, 2017년에는 62만 1,109대로 급성장했다. 재규어 브랜드만해도 17만 8,601대로 늘었다. 지금은 2020년 재규어랜드로버의 글로벌 판매 75만대를 목표로 설정하고 있으며 100만대 규모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부침을 지켜 봐 온 입장에서는 반전이라고 할 수 있는 실적 상승이다.

 

그런 상승세의 가장 큰 배경은 재규어의 DNA 회복이 있다. XK에 이어 2008년 등장한 XF가 그 시작이었고 2009년 풀 체인지한 XJ를 통해 재규어의 헤리티지를 보여 주었다. 그리고 오늘 시승하는 F타입은 신세대 재규어의 네 번째 모델로 2013년 데뷔했다. 차명을 저 유명한 E-타입의 DNA를 살린 스포츠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F타입으로 했다.

 

재규어 E 타입은 1940년대 당시 스포츠카에 대한 새로운 기준의 제시로 각종 모터스포츠를 석권하면서 재규어의 명성을 일거에 높여준 XK120의 후속 모델이다. XK120은 1961년부터 GT적인 성격이 농후한 E타입으로 교체되었는데 이것은 스포츠 레이싱카, D 타입의 경험을 살려 만든 것이다. 당시에 이미 직렬 6기통 DOHC 3,781cc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이 269ps/5,500rpm에 달했었다. 여기에서 재규어가 차명을 F타입으로 한 이유를 읽을 수 있다.

 

재규어가 F 타입을 통해 노린 것은 브랜드의 성격을 강화 하는 것이다. 타협하지 않는 순수 스포츠카를 지향하는 F타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재구축하기 위해 중요한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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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는 F타입을 통해 스포츠카가 갖추어야 할 감성적인 요소인 ‘다이나믹’과 ‘어쿠스틱’이라는 두 축을 제시했다. 주행성에서의 다이나믹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체감할 수 있는 스포츠카다운 사운드를 살린 모델이라는 것이다. 스포츠카에 사운드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은 세상이 변해도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재규어의 전략은 시장에서 주목을 끌었고 브랜드 전체의 판매를 빠른 속도로 끌어 올렸다. 그런 판매 급증의 배경에는 라인업의 세분화도 있다.

 

재규어의 라인업은 플래그십 XJ를 비롯해 XK, XF, XE가 기본이고 여기에 고성능 스포츠카 F타입이 있다. F페이스, E페이스, I 페이스 라는 차명이 말해 주듯이 재규어의 최근 행보는 SUV라인업을 늘리는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브랜드 파워를 배경으로 라인업 확대가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각 모델의 세분화에도 힘을 들이고 있다. F타입에는 쿠페와 컨버터블을 베이스로 쿠페, R다이나믹, R쿠페, SVR쿠페가 있다. 여기에 2.0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차저, 3.0리터 V6 수퍼차저 5.0리터 V8 수퍼차저 엔진이 있고 수동변속기와 자동변속기, AWD까지 있다. 엔진만을 기준으로 해도 22개의 조합이 나온다. 여기에 변속기와 옵션을 다시 세분화하면 트림은 끝이 없다. 이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사용자들에게 희소성이라는 가치를 제공하는 중요한 요소다. 더 쉽게 표현하면 F타입에는 8,800만원대 모델부터 2억 2,460만원까지가 라인업되어 있다.

 

Exterior & Inter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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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은 선과 면의 조화다.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다른 그래픽이 나온다. 사람에 따라, 혹은 그 제품이 만들어진 나라, 지역, 환경에 따라 다르다. 스포츠카의 공식을 대입하고 있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은 각 브랜드마다 다르다. 이론적으로는 다른 모델들에서도 볼 수 있는 요소들이 조합되어 있지만 F타입만의 독창성이 강조되어 있다. 전장이 약 4.5미터로 길지 않지만 2미터에 가까운 전폭으로 넓고 낮은 자세를 만들어 낸다.

 

긴 후드와 짧은 오버행, 매끄러운 루프가 만들어 낸 자세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2018년형에는 LED 헤드램프와 앞 범퍼 디자인이 달라져 그런 자세가 더욱 강조되어 보인다. 라디에이터 그릴 좌우 에어 인테이크의 그래픽에 변화를 준 것도 보인다. 측면의 브레이크 캘리퍼도 성격을 표현하는 요소다. 배기 파이프를 뒤쪽 중앙에 위치한 것은 그레이드 구분을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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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의 주제는 1+1, 그러니까 운전석과 동승석을 뚜렷이 구분하고 있다는 것이다. 큰 변화는 없지만 공조 시스템을 위한 다이얼 아래 나열된 토글 스위치의 재질이 달라져 있다. 실렉터 레버를 스포츠 모드에 두고 시동을 끄면 자동으로 원위치로 가는 것도 재규어다운 발상이다. 스티어링 휠이 상위 모델과 달리 D컷 타입이 아니다.

 

커넥티비티도 새롭게 진화했다. 재규어 시리즈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인컨트롤 터치 프로가 전 그레이드에 표준으로 채용되어 있다. 시승차에서는 확인할 수 없지만 옵션으로 설정된 실시간 주행 장면 기록장치도 눈길을 끈다. 고프로사와 공동으로 개발한 것이다. 카메라를 윈드 실드 상단에 설치해 각도를 조정한다. 영상뿐만 아니라 속도, 가속 속도, 기어 위치, 제동력, 가속 G 등의 데이터도 기록할 수 있으며 스마트폰으로 다운로드해 즉각 SNS에 공유도 가능하다. XJ에서 가장 먼저 선 보였던 가상 패널에서도 그랬지만 재규어랜드로버의 디지털 감각은 다양한 아이디어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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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변화는 경량 마그네슘 프레임을 사용한 새로 개발한 고성능 시트다. 그로 인해 발 공간도 약간 넓어졌고 시트 차체의 무게도 8kg 덜어냈다. 크롬 피니시, 새로워진 콘솔 마무리 등으로 고급감을 강조한 것도 달라진 부분이다. 트렁크 플로어에는 임시용 스페어 타이어가 있어 적재용량이 적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Powertrain & Imp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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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타입은 데뷔 당시 3.0리터 V6와 5리터 V8 두 가지가 운용되었는데 이번에 새로 개발한 1,997cc 직렬 4기통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이 추가됐다. 재규어가 새로 개발한 모듈러 엔진 인제니움이다. 최고출력 최고출력 300ps/5,500rpm, 최대토크 40.8kgm(400Nm)/1,500-4,500rpm 을 발휘한다. P300이라는 차명은 가솔린 300마력이라는 의미이다. 앞으로 등장할 모델들에 이런 식의 서브 네임이 부여 된다. 디젤 180마력 사양이라면 D180이 된다.

 

변속기는 ZF제 퀵 시프트 8단 AT. 여전히 수동변속기와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은 없다. 주행 감각에 대한 생각의 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인텔리전트 아이들링 스톱 기구가 기본 설정되어 있다. 구동방식은 뒷바퀴 굴림 방식.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800rpm 부근. 레드존은 6,500rpm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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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6,400rpm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45km/h에서 2단, 75km/h에서 3단, 115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된다. 발진시의 감각은 무난하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5리터 V형 8기통에 대한 느낌 때문이다. 폭력적인 가속감에 대한 강한 기억으로 인한 것이다. 시내 주행에서는 이 시대 동급 엔진을 탑재한 모델들이 그렇듯이 부드럽다. 스포츠카이면서 순항시의 느낌은 정숙성을 중시하는 패밀리카 감각이다. 엔진 회전 상승감도 아주 매끄럽다. 터보 엔진임을 강조하지 않는 타입이다.

 

제원표상의 0-100km/h 가속성능은 5.7초. 준족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 시대의 엔진들이 워낙에 앞서 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V8에 대한 기억이 강한 만큼 조금은 아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무엇보다 대 배기량 엔진의 여유동력으로 치고 나가는 맛과 터보차저를 이용해 가능한 모든 힘을 끌어 내는 느낌은 분명 다르다. 엑셀러레이터의 조작에 대한 응답성도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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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생각이 조금씩 희석되어가는 것도 다른 브랜드들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가속시 바리톤 감각의 부밍음으로 인한 것도 있을 것이다. 5리터 엔진만큼 거친 사운드는 아니지만 속도감을 느낄 수 있는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 엔진 자체 중량을 52kg 덜어 낸 만큼 앞쪽이 가벼워 좀 더 다루기 쉬워진 것도 일조를 하는 것 같다. 좀 더 경쾌하게 치고 나간다는 얘기이다.

 

실렉터 레버 왼쪽의 체커기가 새겨진 버튼으로 다이나믹 모드로 전환하면 반응은 달라진다. 다이나믹 모드는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스티어링, 변속기, 엔진, 서스펜션을 각각 개별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타입이다. 스포츠카가 사용자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하나의 시위이다. 가속 페달에 대한 응답성이 좀 더 직설적으로 바뀌며 시프트 스케줄도 고회전을 유지해 준다. 그러면서 엔진이 가벼운 만큼 앞쪽이 가벼워진 특성도 다가온다. 이렇게 될 경우 좀 더 다루기 쉬운 스포츠카가 된다. 뒷바퀴 굴림방식에 익숙치 않은 사용자들도 쉽게 숙달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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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앞뒤 모드 더블 위시본. 댐핑 스트로크는 상위 모델에 비하면 길게 느껴진다. 코너링에서 플랫 라이드한다는 점에서는 다른 브랜드와 큰 차이가 없지만 체감상으로는 여유가 있다. 롤 각은 충분히 억제되어 있고 거동에 미치는 영향도 거의 없다.

 

록 투 록 2.4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약 오버. 데뷔 당시 3.6리터 R다이나믹을 시승했을 때는 뉴트럴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응답성은 예민하다. 코너링에서 앞바퀴 굴림방식차와의 차이가 있다. 거의 대부분을 전자제어로 컨트롤하는 이 시대의 스포츠카들이 그렇듯이 운전자가 끼어 들 여지가 많지 않다. F타입은 그런 점에서 손맛을 느낄 수 있는 특성을 조금은 남겨 두었다고 해도 좋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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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같은 F타입이라도 해도 3.0리터 V6와 5.0리터 V8에 비해 오늘 시승하는 2.0리터 직렬 4기통 버전의 거동은 분명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타이어가 20인치와 18인치로 차이가 나는 부분도 거동의 차이로 나타난다. 역으로 말하면 갈수록 연성화되어가는 시대적인 흐름이라면 오히려 터보래그도 거의 없고 다루기 쉬운, 그러면서도 상위 모델과 크게 차이 나는 가격이 매력일 수 있다.

 

ADAS장비는 많지 않은 편이다. 기본 사양으로 적용되는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과 더불어 사각지대 모니터링 시스템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다.

 

재규어 F타입은 강한 차체구조를 비롯해 이상적인 중량배분, 빠른 스티어링 기어비, 높은 제동성능, 낮은 시트 포지션, 예민한 응답성 등의 요소를 기본으로 한다. 여기에 S 모델에는 액티브 이그조스트 시스템과 액티브 다이나믹 시스템, LSD, 고성능 브레이크가 추가된다. V8S에는 다시 LSD 대신 일렉트로닉 디퍼렌셜과 초고성능 브레이크가 더해진다. 그러니까 적어도 이 시대의 트렌드인 안락성이나 사용편의성 등을 전면에 내 세우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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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시승하는 P300은 V8S 수준의 본격 하이퍼카 성능은 아니지만 F타입의 맛을 타협하는 수준에서 받아 들일 수 있는 그런 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본형은 굳이 비교하자면 BMW Z4나 911보다는 포르쉐 박스터 쪽에 가까운 거동과 주행성을 보여 준다. 하지만 S버전은 911 카레라와 붙어 보고 싶은 성격이다. 무엇보다 재규어의 독창성이 가장 강조된 모델을 갖고 싶지만 높은 가격에 망설였던 사용자들에게 P300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주요 제원 재규어 F-타입 P300 쿠페

 

크기
전장×전폭×전고 : 4,482×1,923×1,310mm
휠베이스 : 2,622mm
트레드 앞/뒤 : 1,597 / 1,649 mm
공차중량 : 1,650kg

 

엔진
형식 : 1,997cc 4기통 인제니움 터보차저
보어X스트로크 : 83 X 92.3mm
압축비 : 9.5 : 1
최고출력 (마력/rpm) : 300/5,500
최대토크 (kg·m/rpm) : 40.8/1,500-4,500
연료탱크 용량 : 63리터

 

트랜스미션
형식 : 8단 퀵시프트 AT
기어비 : 4.714/3.143/2.106/1.667/1.285/1.000/0.839/0.667/ R 3.295
최종감속비 : 3.55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더블 위시본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타이어 : 245/45/R18, 275/40/R18
구동방식 : 뒷바퀴 굴림방식

 

성능
0-100km/h : 5.7초
최고속도 : 250km/h
복합연비 : 9.8km/L(도심 8.4/고속 12.3)
CO2 배출량 : 172g/km

 

가격
쿠페 : 8,880만원(VAT 포함)

 

(작성 일자 2018년 4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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