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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선웅 | 마스터피스 - 기아 K9 3.3 T-GDI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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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8-04-18 01:4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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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의 플래그십 세단, K9은 국내 대형 세단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그간 다듬어진 현대기아차그룹의 주행감각 뿐만 아니라 세밀하게 조율된 편의장비와 주행보조시스템은 수입세단을 고집해야 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 특히, 국내 소비자들과 도로상황을 고려해 개발된 새로운 기능들은 배려받고 있다는 기분마저 느끼게 한다. 2012년 데뷔한 기아 K9이 공공연히 BMW 7시리즈와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를 경쟁자로 언급했을 때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오늘의 K9은 엔지니어링은 다소 미흡할 순 있어도 상품성에서 만큼은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K9은 전장이 5미터가 넘고 휠 베이스가 3미터를 초과하는 대형 세단이다. 1세대 K9이 출시했을 당시 기아차는 K9의 포지셔닝을 가격대로 잡았다. 차체 크기로는 대형 세단이고 내용이나 상품성, 주행성 등에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공공연하게 경쟁 모델로 내 세우면서 가격은 5,000~8000만원대라는 것을 강조했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BMW 7시리즈와 메르세데스 벤츠 S클래스와 경쟁할 수 있는 제품성을 갖추고 5시리즈와 E클래스급의 가격을 세일즈 포인트로 내 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2세대 K9도 변함은 없지만, 7시리즈와 S클래스와의 간극을 더 줄였다는 점은 달라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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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러스에 이어 지난 6년간 기아차의 플래그십 세단으로 자리매김해 온 기아 K9이었지만, 국내에서의 판매실적은 저조했다. 현대 제네시스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K9의 내수 판매량은 1607대로 현대차 그랜저(13만1950대), 제네시스 G80(3만9700대), EQ900(1만2271대)에 크게 못 미쳤다. 판매 부진의 요인으로 브랜드의 힘이 약했다는 점과 시간이 지나면서 노후해진 실내디자인 등 상품성이 경쟁모델에 비해 다소 부족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스팅어 출시 이후 기아차의 브랜드 전략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과거 제네시스와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의 출범도 검토되었지만, 현재까지는 보류된 상황. 하지만, 기아 스팅어가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기아차의 고급화 전략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 기아차는 새로운 K9을 제네시스 EQ900과 동등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상품성을 높여 과거 모호했던 포지션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K9은 이전 모델의 판매 부진을 소비자들의 감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하고 중점 개발방향을 ‘기술을 넘어 감성으로’ 로 정해 개발되었다. 플래그십 세단으로서의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주행성능 뿐만 아니라, 탑승자에게 편안함과 안락함을 전하는 실내공간 등을 통해 이전 모델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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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전면부 디자인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첫 인상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인 헤드램프 디자인의 변화이다. ‘듀플렉스(Duplex) LED 헤드램프’로 불리는 새로운 헤드램프는 기존과 달리 주간 주행등과 방향지시등이 2개 층을 이뤄 구성된 독특한 형상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상단의 길이를 확대해 기존보다 와이드한 형태로 변화된 라디에이터 그릴 디자인도 특징이다. 특히, 좌우로 퍼져나가는 형태의 그릴 디자인은 독창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측면부 라인은 기존 K9과 유사한 형태이다. 하지만, 휠베이스가 기존모델보다 60mm 늘어나 더 여유로운 실내공간을 확보했다. 후면부의 리어램프는 헤드램프의 디자인과 유사한 형태로  전후디자인의 일관성을 가져가고 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플래그십 세단다운 중후한 모습을 표현하는데 집중한 결과물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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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공간의 경우 신형 K9을 출시하며 강조한 ‘감성’이 더욱 강조된 부분이다. 기존의 수직적인 형태의 실내 레이아웃에서 벗어나 수평적인 형태로 안정감을 추구한 것이 가장 큰 변화이다. 센터페시아에서부터 도어트림까지 이어지는 일체감 있는 파노라믹 뷰 디자인을 통해 시각적 개방감을 강화했다. 실제로 A필러의 두께 뿐만 아니라 전면 글라스의 크기도 넓어져 기존 K9보다 시야각이 넓어졌다는 것이 기아차의 설명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하이패스 기능을 포함한 룸미러의 두툼한 크기가 좀 더 얇아지거나 심플한 디자인으로 변경된다면 전방 시야가 더욱 시원스러워 질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 구성뿐만 아니라 실제 기능적인 부분에서도 간소화가 더해졌다. 12.3인치 대화면 디스플레이창이 적용되면서 기존 91개의 스위치를 73개로 줄였다. 줄어든 버튼은 디스플레이 창을 통해 선택하고 작동할 수 있도록 개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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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기존에는 계기판의 창을 통해 확인해야 했던 각종 설정 기능들을 대화면 디스플레이 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변경되었다. 전체적으로 더 깔끔해졌다는 인상을 받았다. 최근 출시되는 다양한 차량들을 보면 디자인을 단순화하거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센터페시아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많은 기능들이 통합되지만, 기능을 실행하기 위한 과정이 복잡해져 오히려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K9에 적용된 UVO 3.0 시스템은 유저 인터페이스를 개선해 큰 불편함을 느낄 수 없었다.

 

독특한 기능들도 눈에 띈다. 센터페시아 부위에 위치한 버튼에 손을 가까이하면 버튼 조명이 밝아지는 ‘인터랙티브 무드 조명’, 내외기 및 공조 설정 온도를 기반으로 운전석 시트와 스티어링 휠 온도가 통합적으로 자동 조절되는 ‘운전석 자동 쾌적 제어 시스템’, 앞좌석 뿐만 아니라 뒷좌석에서 위치한 디스플레이창을 통해 전체 운행 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후석 전체 경고 모드’ 등 탑승자를 배려한 다양한 기능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소비자들의 감성을 고려한 결과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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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주행안전시스템들은 K9의 상품성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기능들이다. 특히 국내 도로환경과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해 새롭게 적용되거나 편의성을 높인 기능들이 눈에 띈다. 이 중 후측방 모니터링 시스템은 기존 일부 수입세단에서도 보았던 기능이지만, 대부분 센터테시아의 디스플레이 창에 후측방을 보여주었던 반면 K9의 경우 계기판에 영상을 보여주고 있다.

 

좌우 방향 지시등에 따라 보여지는 위치가 달라지며, 계기판의 테마에 따라 원형 또는 사각 형태로 다르게 보여진다. 과거의 후측방 모니터의 경우 1열 중앙에 위치한 모니터를 봐야 했기 때문에 오히려 시야가 산만해지는 경우도 있었지만, 계기판에 표시되어 시선의 이동이 줄어들었다. 사이드미러를 통해 보여지는 시야각이 20도인 반면 후측방모니터를 통해 보는 각또는 50도로 더 넓은 시야각을 제공한다. 후측방 모니터의 경우 맑은 날씨일때보다는 비로 인해 사이드미러의 시야가 안좋은 경우, 또는 습기가 찬 경우나 야간에 사각지대 시야 확보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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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비게이션 기반의 스마트 크루즈 컨드롤 기능은 일반적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에 속도제한과 같은 도로 정보가 반영되어 더욱 영리한 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기능이다. 서울과 춘천을 잇는 고속도로를 주행하며 절반 가까이를 스마트 크루즈 기능을 작동하고 운행했다. 계기판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속도 설정 부분에 ‘AUTO’라는 문자가 표시되면, 예를 들어 120km/h로 크루즈 컨트롤 속도를 설정해도 제한속도 90km/h 단속 카메라 지점에 들어서면 자동으로 속도가 낮아진다. 단속지점을 지나치면 부드러운 가속으로 다시 원래 설정된 속도로 올라가는 일련의 과정이 지극히 자연스럽다는 것이 장점이다.

 

향상된 LFA(차로유지보조)와 LKA(차선이탈보조)도 적용되었다. 이 두가지 기능에 대해 소비자들은 종종 혼동을 일으킨다. 2가지 기능을 서로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큰 차이가 있다. 쉽게 얘기하면 ‘편의’와 ‘안전’의 차이이다. LFA가 스마트크루즈 컨트롤시에 작동하며 0~150km/h의 속도 영역에서 작동되는 반면, LKA는 60km/h 이상의 속도에서 작동된다. LFA가 운전자가 차선을 유지하는 핸들링의 수고를 덜어주는 기능인 반면, LKA는 운전자의 부주의로 차선을 벗어나지 않게 하는 기능이다. 이런 차이로 인해 LKA는 더 강한 힘으로 차량을 조향해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하기 때문에 종종 운전자들은 불편함을 느끼곤 한다. 두 기능 사이의 장점과 단점을 조율해 편안한 주행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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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이 다가오면 자동으로 창문을 올리는 기능도 흥미롭다. 이 기능 역시 네비게이션 정보를 기반으로 터널이 다가오면 내려가 있는 창문을 올리고, 공기순환모드를 자동으로 내기순환으로 전환한다. 아쉽게도 썬루프까지 자동으로 닫히는 기능은 적용되지 않았지만, 터널에서 창문을 올리고 내리는 수고를 덜어준다.

 

네비게이션 기반의 스마트크루즈 컨트롤이나 터널에서 창문을 올려주는 기능, 후측방 모니터 등은 기능의 완성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경쟁모델들과의 차별성을 확실히 보여주는 요소이다. 특히 수입대형 세단들의 경우 뛰어난 ADAS 기능을 가지고 있지만, 국내 도로상황에서는 100% 제 기능을 보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 점에서는 확실히 K9의 주행보조시스템이 강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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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차는 람다 3.3리터 V6 T-GDI 엔진 사양으로 이 외에도 람다 3.8 V6 GDI 엔진과 타우 5.0리터 V8 GDI 엔진으로 구성되어 있다. 3.3리터 V6 T-GDI 엔진 사양은 최고출력 370마력최대 토크 52.0kg의 성능을 발휘한다.

 

기아 스팅어에 탑재된 3.3터보 엔진과 동일한 엔진을 탑재하고 있지만, 차량의 특성이 다른 만큼 성격은 전혀 다르다. 발진감은 스포츠모드에서도 매끄러운 편. 폭발력보다는 부드러움에 중점을 둔 설정이다. 그러면서도 가속 페달을 밟고 약간 뜸을 들이는 듯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회전 상승과 속도계 바늘의 상승이 매치된다. 일단 탄력을 받으면 거침없이 속도계의 바늘을 밀어 붙인다. 0-100km/h도 만만치 않은 실력이지만 고속역에서의 밀어붙이는 힘도 기대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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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인상적인 부분은 소음이다. 동승한 다른 기자와도 ‘숨막힐 정도로 조용하다’는 표현을 하기도 했다. 어색한 사람과 동승한다면 꼭 오디오를 켜길 바란다. 과거의 K9도 그랬지만, 신형 K9 역시 엔진 소음과 차음, 그리고 부밍음에 대한 대책이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루었다. 조용하기로 정평나 있는 렉서스와 직접 비교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다.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보다 정숙성 만큼은 더욱 우수하다.

 

서스팬션은 앞뒤 모두 멀티링크로 체감상으로는 대부분의 럭셔리카들이 그렇듯이 부드러운 승차감을 지향한다. 그것은 서스펜션 기술의 발전을 의미한다. 노면의 잔 충격과 다리 이음매 등을 소화하는 능력이 좋다. 노면과 대화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괄목할만한 발전이다. 기존 K9의 경우 초고속영역에서 자세가 불안한 점을 지적했었는데, 이 부분 또한 개선되어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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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K9은 앞서 말한 것처럼 놀라운 발전을 이루었다. 주행성 뿐만 아니라 상품성에 있어서도 국내외 경쟁차종들과 비교해 뒤처지는 부분을 찾기 힘들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저가 소형 모델을 만들어 양산 브랜드들의 시장을 침식하고 있는 반면 양산 브랜드들은 풀 사이즈 세단을 만들어 합리적 가격으로 새로운 시각의 럭셔리카를 선보이며 대응하고 있다. 기아 K9 역시 이러한 접근 방법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좋은 상품성이 바로 판매증가로 이어지진 않는다. 시간이 필요하다. 1세대 K9을 통해 기아차는 그 시간을 얻었다. 판매실적은 부진했지만, 기아차가 선보일 수 있는 플래그십 세단의 존재를 알렸다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다. 이 등급 시장의 소비자들은 보수적이다. 변화보다는 기존의 익숙한 것에 더 호감을 갖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성공한, 선택받은 사람들이 타는 차라는 이미지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딱히 단점을 찾기 어려운 차를 선보였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단지 `좋은 차`로서는 부족하다. 기아차에 남아있는 가장 큰 숙제가 바로 이것이다.

 


주요제원 기아 K9 3.3 T-GDI 

 

크기
전장×전폭×전고 : 5,120×1,915×1,490mm
휠 베이스 3,105mm
트레드 앞/뒤 : 1,620/1,627mm
공차중량 : 2015kg

 

엔진
배기량 : 3,342cc
형식 : 3.3 T-GDI
최고출력 : 370마력/6,000rpm
최대 토크 : 52.0kg,m

 

트랜스미션
형식 : 자동 8단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멀티링크/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앞/뒤 : 245/45R19, 275/40R19
구동방식 : 4WD

연비 : 8.1km/리터

 

시판가격
3.8 가솔린 모델 : 5,490~7,750만원
3.3 터보 가솔린 모델 : 6,650~8,230만원,
5.0 가솔린 모델 : 9,33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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