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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 캐딜락 XT5, 중간계의 서식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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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8-05-31 02:4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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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이라고 하면 ‘가장 미국적인 자동차’라고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지만, 2000년에 접어든 이후 끊임없이 변신을 해 온 브랜드이기도 하다. 그런 변신의 폭에 비해 국내에서는 크게 인정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를 보이기도 하는데, 아마도 그 이유는 과거 캐딜락을 접했던 이들의 편견이 가장 클 지도 모른다. 과거의 캐딜락은 대배기량 엔진과 크고 긴 차체 그리고 승차감을 중시한 형태의 서스펜션으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물론 당시에는 그것이 미국적인 것이었지만, 2000년 이후 캐딜락은 서서히 변화를 겪고 있다.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예리하면서도 역동적인 라인을 과감하게 도입하고 디자인과 만듦새에 집중하면서 80년대 말 이후 망가지기 시작했던 구형의 이미지가 아닌, 옹골찬 이미지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당시 GM의 부회장이었던 밥 루츠가 CEO에게 항의 편지를 쓰고 임원진들을 다그쳐가면서 주도했던 변화의 물결이 최근에 와서야 캐딜락에서 싹을 틔우고 있는 느낌이다.

 

그런 캐딜락은 어느새 ‘힙스터’의 문화에도 녹아들고 있다. 그것은 사실 독일 3사 등 유럽의 프리미엄 브랜드에 질려버린, 유행에서 한 발짝 벗어나 비주류를 즐기는 경제력 있는 사람들의 선택을 받는 경우도 많아졌다. 그런 비주류적 성향이 점차 영향력을 키우다 보니 주류 문화가 되기도 하지만, 그러면서 캐딜락의 파워도 다시 커져가고 있다. 이제 캐딜락이라는 브랜드를 ‘과거의 미국적인 브랜드’라고 보는 사람은 상당히 줄어들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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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딜락은 분명히 미국적인 브랜드이다. 그 미국적이라는 개념이 과거와는 상당히 달라졌을 뿐이다. 캐딜락의 인상은 이제 구글과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IT를 즐기는 디지털 세대와도 어울리는, 그런 느낌을 이제 과감하게 뿜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는 과거에는 제작하거나 집중하지 않았던 SUV 라인업이 하나둘씩 추가되어 가면서 더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이번에 탑승하는 XT5는 그러한 캐딜락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중형 SUV다. 디자인에서는 개성을 추구하면서 성능에서는 편안함을 추구하는, 현대적인 SUV의 절대명제라고 할 수 있는 ‘실용성과 편안함’에 초점을 맞춘 차라고 할 수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평온한 생활도 괜찮고, 보드같은 레저용품을 싣고 교외로 떠나기에도 괜찮다. 나긋하게 어디든 다닐 수 있는, 그러면서도 디자인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그런 SUV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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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부분과 굵은 부분의 표현이 명확하다. 세로로 긴 형태의 헤드램프는 가늘게 다듬어져 있고, 캐딜락의 엠블럼과 동일한 방패 모양을 갖고 있는 프론트 그릴은 크고 굵은 형태이다. 그래서인지 대형 그릴과 그 뒤에 탑재되어 있는 대배기량 엔진이 먼저 떠오르게 되고, 그로 인해 좀 더 강인한, 정확히 이야기하면 든든한 인상이 만들어진다. 그런 점은 상위 모델인 에스컬레이드하고도 닮은 것 같다.

 

20인치 휠을 덮고 있는 펜더는 분명히 부풀어 있지만 그 형태를 앞쪽에서는 크게 강조하지 않는다. 뒤쪽에서는 강조가 되는데, 그것은 펜더가 부풀어 있기 보다는 측면의 캐릭터라인이 돌출되어 테일램프까지 이어져 있는 점이 더 크다. 루프와 윈도우 라인간의 차이를 두어 뒤쪽에서 조금 더 우아하게 떨어지도록 하고 있는데, 디자인적인 착각으로 조금은 더 날렵하게 보이게 하면서 2열 헤드룸을 확보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1열 측면 윈도우에는 쪽창을 적용하고 플래그 타입의 사이드미러를 적용해 전측면 사각지대를 약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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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늘고 긴 형태의 테일램프를 적용하고 있는데, 워낙 테일게이트의 면적이 넓다 보니 상대적으로 허전한 느낌이 전해져 온다. 그것을 테일게이트의 주름과 크롬 라인으로 조금이나마 상쇄시키고 있는데, 뒤쪽에 조금 더 힘을 주어도 좋았을 것 같다. 이번 뉴욕모터쇼에 등장한 XT4의 뒷모습을 보고 난 뒤라서 아쉬움이 더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그 아래에는 투톤을 적용한 리어 범퍼와 사각형의 머플러가 위치한다.

 

미국에서는 컴팩트 SUV라고 분류되는데, 국내에서는 크기만 놓고 보면 중형 SUV와 비슷한 정도다. 가족이 사용하기에 알맞은 크기로 보는 이유가 그것이다. 물론 캐딜락이라는 브랜드가 주는 만족감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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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정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전해진다. 대시보드는 독특한 이중 구조로 되어 있는데, 날개를 길게 펼친 직선의 형태를 기반으로 그 위에 가는 형태의 센터 송풍구와 계기반을 얹은 형태이다. 계기반은 원형 아날로그 게이지 두 개를 품은 형태와 중앙에 반원형의 속도계를 적용한 형태가 있는데, 시승차는 전자의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4 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CT6와 동일한 형태이다.

 

센터페시아의 10.2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모니터와 에어컨 조작 버튼은 모두 터치로 작동된다. 특이한 것은 시트 히팅, 냉풍 버튼은 누르는 감각이 존재한다는 것인데, 터치 감각이 없어 눈으로 확인해야만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센터터널은 컵홀더 뚜껑을 닫았을 경우 기어노브 외에는 깔끔한 형태로 다듬어진다. 그 아래에는 작은 짐을 깔끔하게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별도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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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몸을 지지하고 고정시키는 것보다는 안락함을 위주로 하고 있다. 과거의 미국차처럼 푹신함에 치우쳐져 있지는 않지만, 앉아 있으면 달리고 싶은 기분보다는 여유를 즐기며 천천히 주행하고 싶은 기분이 먼저 든다. 2열 시트는 레그룸도, 헤드룸도 여유가 있으며 등받이 각도도 조절되기 때문에 여기서도 안락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시범적으로 전시된 차는 트렁크에 다양한 레저 장비를 적재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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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T5에 탑재되는 엔진은 3.6L V6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으로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7.5kg-m을 발휘한다. 저회전의 토크와 빠른 반응, 고회전 출력을 지향한다고 하는데, 이를 직관적으로 느끼기에는 힘들 것이다. 엔진이 아니라 차량의 성격 때문이다. 8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네 바퀴를 굴린다.

 

XT5가 지향하는 캐릭터는 확실하다. 주행 중 조용하다는 것이다. 엔진 회전을 3,000rpm 이하로 낮게 잡고 있으면 엔진음과 소음보다는 에어컨 작동음이 더 크게 들릴 정도다. 엔진을 회전시키는 감각도 나긋하고 부드럽다보니 가속 페달에 힘을 주어 출력을 즐기기보다는 힘을 풀고 여유를 즐기게 된다. 발진 역시 초반에 힘을 주어 뛰쳐나가기 보다는 살짝 발을 떼면서 사뿐하게 출발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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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 엔진 회전을 높이면, 운전자를 조금씩 자극하는 엔진음을 내며 가속한다. 그 와중에도 빠르게 가속한다는 것을 거의 전달하지 않아 속도계와 창 밖으로 흘러가는 풍경을 보며 짐작해야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최근에는 차체 제작 기술이 발전해 고속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차들이 많아졌지만, 캐딜락에서는 그 고속이 다르게 다가오는 것은 나긋함이 동시에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만큼 운전자들이 신경쓰는 것이 아무래도 연비일 것이다. 설명 상으로는 기통 휴지 기능이 있어 평소에는 6기통으로 운행하다가 필요 시 4기통으로 전환한다고 되어 있는데, 막상 운전해 보면 4기통으로의 전환 시간이 정말 얼마 안 된다. 일전에 에스컬레이드를 시승할 때는 8기통에서 4기통으로의 전환이 정말 쉬웠고 그 시간도 생각보다 길었는데, 아무래도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스타트/스톱 등 연비 절약을 위한 기술들이 적용되어 있어 생각보다는 연비를 아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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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 멀티링크 방식의 서스펜션은 상하로 상당히 많이 움직이는데, 독일 브랜드들처럼 단단한 느낌은 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예전의 미국차처럼 아주 물렁한 느낌도 아니다. 분명히 미국적인 느낌이지만 어느 정도는 조여주고 있어, 승차감과 단단함 사이에서 타협하고 있다. 굳이 분류하자면 승차감쪽으로 좀 더 치우쳐 있긴 하지만, 안락함과 안심감을 동시에 전하고 있다.

 

그렇게 보면 어느새 단단함에 너무 익숙해 진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기도 한다. 운전자의 취향은 각양각색이고 가족과 같이 탑승하고 승차감이 중시된다면 XT5가 선택한 방향이 맞을 것이다. 가족이 모두 단단한 승차감을 원한다면 모르겠지만 말이다. 힙스터들이 캐딜락을 선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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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쉽게도 시승차는 프리미엄 모델이라 ADAS 장비는 시험해 보지 못했고 HUD도 없다. 그래도 전방 추돌 경고, 차선 이탈 경고, 차선 유지 시스템은 갖추고 있다. 추돌 경고의 경우 빛과 함께  시트의 진동으로도 알려주는데, 운전자에게 확실한 경고를 전한다는 점에서 안전장비라고 할 수 있다. 차선 유지 기능은 일정 속력 이상에서만 작동하고, 인식이 잘 안될 때도 있기에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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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T5는 그 성격이 확실한 SUV다. 디자인상으로는 분명히 미래지향적이고 패션을 중시하는 형태이지만, 그 안은 가족을 위한 안락함과 편안함이 지배하고 있다. 그래서 개성을 챙기면서도 가족을 배려하고자 하는 사람들, 특히 아직은 젊음을 누리고 싶은 결혼한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을 것 같다. 그렇게 보면 국내에서 XT5에 소녀시대 수영이 등장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그림이다. 힙스터와 전통 그리고 안락함과 개성의 경계, 그런 경계에 몸을 담고 있는 차가 바로 XT5이다.

 

주요 제원 캐딜락 XT5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15×1,905×1,705mm
휠베이스 : 2,857mm
트레드 앞/뒤 : 1,646 / 1,638 mm
공차중량 : 2,030 kg

 

엔진
형식 : 3,649cc V6 DI VVT
최고출력 (마력/rpm) : 314/6,600
최대토크 (kg·m/rpm) : 37.5/5,000
연료탱크 용량 : 82리터

 

트랜스미션
형식 : 8단 전자제어 자동변속기
기어비 : --
최종감속비 : 3.20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타이어 : 225/55 R20
구동방식 : AWD

 

성능
0-100km/h : --초
최고속도 : --km/h
복합연비 : 8.9km/L(도심 7.7/고속 10.9)
CO2 배출량 : 198g/km
 
가격
프리미엄 : 6,680만원
플래티넘 : 7,480만원
 

(작성 일자 2018년 5월 3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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