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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 재규어 E-페이스, 야수의 본능은 그대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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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8-07-12 03: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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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태어난 어린 동물은 귀엽다. 그것은 초원을 무대로 하는 어린 맹수도 마찬가지다. 어미와는 달리 머리도, 눈도 크고 다리는 짧고 발과 꼬리는 앙증맞게 움직인다. 그래서인지 어린 맹수들도 자기들과 놀 때는 그렇게 귀여워 보일수가 없다. 만약 동물원에서 어린 재규어를 본 적이 있다면, 이 작은 생명체가 얼마 지나지 않아 중남미 지역을 지배하는 맹수로 성장한다는 데 놀랄지도 모른다.

 

그런데 사실 어리다고 해도 재규어는 재규어다. 귀여울 것 같은 커다란 눈은 한 번 포착한 먹이를 놓치지 않는 야수의 눈이고, 천진난만하게 벌린 입 역시 사냥감에게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송곳니를 제대로 갖고 있다. 아직 제대로 발달하지 못한 앞발이지만, 그 근육의 형태는 언제든 목표로 달려가서 한 번에 발톱을 꽂을 수 있는 형태임에 분명하다. 날 때부터 다른 동물들과는 다른 신체라는 것이 어린시절부터 그대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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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시승하게 되는 재규어 E-페이스가 바로 어린 재규어를 닮아있다. 그동안 디자인과 비율을 통해 날렵함과 역동성을 자랑하던 재규어가 E-페이스를 처음 세상에 내놓았을 때, 처음에는 재규어의 전통이 깨진 줄 알았다. 전면이 상당히 크고 전체적으로 동글동글한 형상을 갖춘 차체 그리고 조금 크게 다듬어진 헤드램프가 전통적인 재규어의 날카로운 형태 대신 귀여운 형태를 보여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E-페이스는 분명히 재규어의 이름을 잇는 야수이고, 작은 크기에도 날카로움과 근육을 품은 디자인을 그리고 야수에 맞는 성능을 갖고 있다. 세상에 등장하자마자 장거리 배럴롤을 성공시켜 기네스 기록을 갱신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이것만으로도 E-페이스의 디자인과 성능은 증명된 것이나 마찬가지이지만, 놓치고 있는 다른 매력이 있는지를 살피는 것도 중요한 일. 무엇보다 E-페이스는 SUV이므로 가족을 태울 수 있는지,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는지도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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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인상은 ‘재규어답지 않은 비율과 날카롭지 않은, 통통한 모습’이다. 역동적인 SUV를 지향하는 F-페이스와도 다른, E-페이스만의 독특한 마스크를 살리고 있는데, 디자이너인 이안 칼럼이 E-페이스를 ‘베이비 재규어’라고 칭할 만하다. 그런데 이 통통한 모습을 순식간에 ‘스포츠카’의 모습으로 만드는 방법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헤드램프 하단부터 그대로 수평으로 차체를 잘라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드러나는 것은 ‘재규어의 4도어 쿠페’인데, 이 시점에서 인상이 귀여움에서 역동성으로 달라진다.

 

XE의 SUV라는 뜻의 E-페이스라는 이름을 갖고 있지만, 헤드램프와 프론트 그릴 등 전체적인 디자인은 스포츠카인 F-타입에 가깝다. 헤드램프에 ‘J-블레이드’라고 불리는 LED DRL이 적용되어 있어 더욱 그런 인상을 부추킨다. 측면에서 눈에 띄는 것은 곡선을 그리며 날카로운 형태로 떨어지고 있는 상단 윈도우 라인으로, 이로 인해 루프 라인을 완만하게 그려도 역동적인 이미지를 챙기고 있다. 측면 하단을 강하게 파고들어 장식하는 캐릭터 라인은 통통한 차체로 인해 자칫 밋밋해질 수 있는 측면 디자인에 포인트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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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타입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을 것이라고 보이는 곳이 뒷모습이고 특히 테일램프 중에서 브레이크 점등으로 그려지는 라인을 보고 있으면 이와 같은 생각이 강해진다. 테일게이트를 장식하는 리어윙은 그 크기로 인해 역동성이 배가되며, 테일게이트의 각도가 생각보다 완만하게 그어져 있어 쿠페와도 같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리어 범퍼 하단을 장식하는 메쉬 장식과 좌우에 배열된 대구경 머플러는 E-페이스의 성능을 극단적으로 대변한다.

 

전체적인 인상은 ‘전고가 높은 4도어 쿠페’이다. SUV의 실용성을 살리기 위해 하단을 확보한 결과 통통한 인상이 되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규어만의 날카로움을 살리고 있다. 마치 새끼 재규어가 야수다움을 품고 있듯이 말이다. 윈드실드 왼쪽 하단에 새겨진 새끼 재규어의 일러스트가 그래서 인상적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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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과 마찬가지로 실내도 F-타입의 흔적이 강하게 배어있다. 스티어링 휠, 운전석과 조수석을 구분하는 형태의 센터페시아 디자인 그리고 재규어 특유의 다이얼식 노브가 아닌 스틱 형태의 기어노브를 사용한다는 점이 그렇다. 운전석이 독립된 형태로 다듬어졌다는 것은 E-페이스가 지향하는 바를 정확히 이야기한다. 가족을 태울 수 있지만 운전자의 즐거움에 조금 더 집중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디바이스를 적극적으로 적용하는 재규어답게 계기반도 LCD 패널로 되어 있다. 전통적인 계기반 형태 외에도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네비게이션 화면을 크게 띄우거나 필요한 게이지 하나만을 출력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것은 좋다고 할 수 있는데, 버그 없는 안정적인 프로그램 확립은 필요해 보인다. 주행 또는 안전과는 관련이 없는 사항이긴 하지만, 가끔씩 특정 기능을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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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카의 분위기를 내고 있지만 SUV답게 곳곳에 수납공간을 현명하게 마련해두고 있다. 컵홀더 사이에는 스마트폰을 끼울 수 있고, 센터콘솔의 수납함에는 스마트패드를 별도로 보관하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디지털 디바이스를 자주 사용하는 현대인들의 취향에 맞춘 것으로 보이는데, 컵홀더에 스마트폰을 던져놓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주행 중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줄 수 있겠다.

 

1열 시트는 자세를 낮춰도 일반 차량보다는 약간 높다. 착좌감이 부드러우면서도 지지력이 좋다는 것이 특징으로 과감한 주행도 소화해낼 수 있다. 2열 시트는 레그룸도 넓지만, 절묘한 루프 디자인으로 인해 헤드룸도 충분히 확보되어 있다. 이 정도면 가족을 태웠을 때 불만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트렁크 용량은 기본 484L로 크기를 고려하면 어느 정도는 확보되어 있고 2열 등받이를 접으면 1,141L로 증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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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페이스는 출력에 따라 디젤과 가솔린 엔진을 고루 준비하고 있는데, 국내에 수입되는 것은 최고출력 249마력을 발휘하는 2.0L 인제니움 가솔린 엔진 하나이다. 여기에 9단 자동변속기와 4륜구동을 조합한다. 이러한 조합은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스포츠에도 있는 것이지만, E-페이스에서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가속 페달에 발을 올리면 상당히 높은 토크가 먼저 다가온다. SUV인데다가 준중형 크기의 차체이지만 재규어가 자랑하는 알루미늄이 아니기 때문에 무거움에도 불구하고 발진 시 그러한 무게를 신경쓰지 못할 정도로 경쾌하게 뛰쳐나간다. 스포츠카 정도의 만족을 부여하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스포츠카를 운전하지 못하는 괴로움을 달래줄 수 있을 정도. 그런 점에서 ‘베이비 재규어’라는 말이 틀리지는 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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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가속도 그렇지만, 고속 영역을 지나 초고속 영역으로 진입하려고 해도 출력 부족을 느끼기는 힘들다. 게다가 불리한 점이라고 느껴졌던 차체 무게가 초고속 영역에 진입하면서 오히려 차체를 땅에 효과적으로 눌러주는 형태로 진화한다. 작은 차체임에도 불구하고 폭이 넓은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리어윙을 비롯해 차체 곳곳에 적용된 에어로파츠의 효과도 있을 것이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고 있으면 엔진 회전이 상승하면서 엔진음도 같이 상승해 운전자를 자극하지만, 통상적인 주행 상황에서는 정숙함이 더 강조되고 있다. 3,500rpm 이하로 회전을 사용한다면 패밀리 SUV로써는 충분할 정도.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과 풍절음도 대부분 차단되다 보니 주행 중 음악을 즐기기에도 충분하다. 물론 거칠게 밀어붙이고 싶다면 엔진 회전을 높이면 되고 주행 모드도 스포츠로 바꿔주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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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 멀티링크 방식의 서스펜션은 고속에서도 안정적이지만 코너링에도 큰 힘을 보탠다. 독일 자동차들보다는 약간 무르지만 다른 느낌으로 단단함과 코너링의 재미를 제공하는 재규어 특유의 감각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요철 등에서 서스펜션이 살짝 눌렸다가 살짝 튕겨주면서 운전자에게 전달되는 느낌은 불쾌함이 아닌, 노면을 파악하고 운전의 재미를 주는 형태로 다가온다.

 

국내 출시 당시 인제스피디움을 공략하던 영상이 머릿속에 떠올라 와인딩 로드로 자리를 옮겨봤다. 아무래도 높은 전고로 인해 F-타입처럼 매끈하게 달릴 수는 없지만, 의외로 거동이 좋다. 코너를 한계 속도로 공략하기보다는 80~90% 정도로 공략하며 재미를 느끼겠다고 생각한다면, 높은 차체와 높은 시트 포지션을 의식하지 않고 재미를 찾으며 주행할 수 있다. 이 때의 거동은 재규어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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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인데다가 랜드로버의 기술이 들어간 만큼 상당히 거친 임도도 여유롭게 주행할 수 있다. 단지 다른 것은 랜드로버의 모델들이 임도를 저속으로 천천히 주파해가는 데 비해 E-페이스는 모래 또는 자갈을 튕기며 경쾌하게 달리는 것이 좀 더 어울린다는 것이다. 물론 저속 주파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ASPC등 다양한 기능이 적용되어 있긴 하지만, E-페이스를 임도 공략에 사용할 운전자가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달릴 수는 있지만 그것을 굳이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을 높이 사야 할 것이다.

 

ACC를 중심으로 하는 ADAS 기능도 만재되어 있다. ACC는 서행이 반복되는 길에서는 물론, 고속도로에서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차선 유지 기능도 인식률이 상당히 좋다. 이제는 완만한 코너 대부분은 스티어링 자율조작에 맡겨도 될 정도다. 물론 아직까지는 운전자가 상황을 주시하고 보조 역할로만 사용해야 한다는 점은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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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페이스를 보면서 ‘디자인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불현 듯 들었다. 통통한 인상이지만 그 안에 날렵함을 숨기고 있고 주행 감각은 스포츠카에 가까우며 실용성은 그대로 챙기고 있는, 만능에 가까운 자동차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한 가지 흠이라면 연비가 좋지 않다는 것이지만, 성능을 생각하면 연비도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일 것이다.

 

통통하면서 그 안에 옹골참이 들어있는, 그것이 바로 E-페이스의 본질인 것 같다. 그리고 그 옹골참은 가족과 같이 즐기기에도, 혼자서 즐기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그래서 폭 넓은 선택을 받을 가능성은 충분히 갖고 있다. 작은 재규어의 울부짖음을 느끼고 싶지만 가족이 마음에 걸린다면, E-페이스가 이것을 채워줄 것이다. 

주요 제원 재규어 E-PACE P250
크기
전장×전폭×전고 : 4,395×1,900×1,638mm
휠베이스 : 2,681mm
트레드 앞/뒤 : 1,625 / 1,624 mm
트렁크 용량 : 484/1,141 리터
공차중량 : 2,220kg

엔진
형식 : 1,997cc 직렬 4기통 터보차저 가솔린
보어X스트로크 : 83 X 92.3mm
압축비 : 10.5 : 1
최고출력 (마력/rpm) : 249/5,500
최대토크 (kg·m/rpm) : 37.2/1,500~4,500
연료탱크 용량 : 68.5리터

트랜스미션
형식 : 9단 자동 
기어비 : 4.713/2.842/1.909/1.382/1.000/0.808/0.699/0.580/0.480/R 3.830 
최종감속비 : 4.544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디스크
타이어 : 235/55 R19 (기본형 235/60 R18)
구동방식 : AWD

성능
0-100km/h : 7.0 초
최고속도 : 230 km/h
복합연비 : 9.0km/L(도심 7.9/고속 10.8)
CO2 배출량 : 189g/km
 
시판 가격
P250 S : 5,530 만원
P250 SE : 6,070 만원
P250 R-다이나믹 SE : 6,470 만원
 
(작성 일자 2018년 7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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