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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 현대 벨로스터 N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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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desk(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18-08-15 18:3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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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아아아앙-‘ 머플러에서 날카로운 사운드를 방출하며 옆에 있던 미니 JCW가 갑자기 멀어진다. 유니언잭을 펄럭이며 앞서 나가는 미니의 모습을 보면서 잠시 웃음을 짓다가, 가벼운 곁눈질로 회전계를 확인하고 즉시 다운시프트에 돌입한다. 6단에서 5단으로, 다시 4단 그리고 3단. 기어를 내릴 때마다 조금씩 울부짖음을 높이며 포효하던 차는 가속 페달에 발을 올리자마자 JCW라는 사냥감을 향해 포효하며 맹렬히 뛰쳐나간다.

 

글 : 유일한(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사진 : 이병주

 

다른 차였다면 멀어지는 유니언잭의 모습을 바라보게만 했겠지만, 이 차만은 다르다. 저 앞에서 축배를 들고 있는 것 같았던 대영제국의 기수는 갑자기 다가오는 국산 야수에게 놀란 모양이다. 또 다시 앞에서 맹렬한 배기음이 들려오면서 멀어지려고 하지만, 이미 심장에 박동이 걸려버린 야수 앞에서 도망치기에는 늦었다. 이미 야수는 꽁지까지 따라붙었고, 어금니를 드러내며 영국의 깃발을 갈라버릴 기세다.

 

이제 조금만 더 맹렬히, 공세를 늦추지 않는다면 될 것 같다는 순간, 옆에 앉아있던 동료가 다급히 외친다. “그만 밟아주세요. 벌써 5,000 회전이 넘었어요! 저 이 차 아니면 탈 차가 없단 말이에요!” 먹이를 앞에 두고 기자나 이 야수나 포기하고 싶지는 않은 것 같지만, 어쩔 수 없이 가속 페달에서 발을 놓았다. 정말 오랜만에 만난 이상형에 가까운 핫해치이기에 조금 더 달리고 싶지만, 차주가 그만해달라고 하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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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로스터 N, 올해 1월 모습을 드러냈을 때부터 마음을 설레게 했던 핫해치와의 만남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다. 잠시나마 시승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친 뒤 일반 벨로스터 모델로 아쉬움을 달래보고자 했지만, 오히려 아쉬움은 더해져만 갔다. 그리고 등장은 했지만, 그 뒤로도 탑승해 볼 수 있는 기회는 항상 사라져만 갔다. 급기야는 ‘기자들은 벨로스터 N을 탑승해 볼 기회가 없다’라는 통보까지 들어야 했다.

 

사실 벨로스터 N은 기자가 차기 자동차 구매 리스트에 올려놓은 모델이기도 하다. 그래서 주행 감각이 상당히 궁금했지만 시승 기회는 좀처럼 오지 않았고, 급기야 구매 리스트에 있던 다른 후보들을 고려해야 할 상태에 돌입할 즈음이었다. 기자의 지인 중 한 명이 차량을 직접 구매했고 근시일 내에 길들이기를 마쳤으니 한 번 탑승할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것이었다. 흔치 않은 기회인만큼 시간을 내 시승을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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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벨로스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에 전체적인 디자인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프론트 그릴과 사이드 스커트, 범퍼 등 에어로파츠에 속하는 부품들은 모두 다른 디자인으로 교체되었다. 공력 특성과 냉각을 고려하여 다듬어진 것으로 보이는데, 이로 인해 일반 벨로스터와는 다른 좀 더 역동적이면서 디자인적으로 더 완성된 것 같은 느낌이 부여된다.

 

그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캐스케이딩 그릴의 하단 측면을 장식하는 붉은색의 스플리터다. 그릴의 형태는 동일하지만, 이로 인해 조형미가 더 강조되는 것은 물론 공력 성능과 다운포스를 높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범퍼 측면에 마련된 에어 인테이크도 그 크기가 훨씬 커졌으며, 양 끝에는 실제로 에어홀이 마련되어 있어 프론트 브레이크 냉각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기능과 디자인을 한 번에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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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에서 눈에 띄는 것은 에어홀이 마련된 사이드스커트와 별 모양의 19인치 휠이다. 그 안에는 N 엠블럼이 새겨진 붉은색의 브레이크 캘리퍼와 대구경 브레이크 디스크가 적용되어 있어 멋과 성능을 동시에 강조하고 있다. 테일게이트 상단에는 두 개의 날개를 겹친 형상의 리어윙이 적용되었고 그 중간에는 삼각형의 보조제동등이 적용되어 레이스카와 비슷한 이미지를 취하고 있다. 리어 범퍼 하단의 디퓨저와 대구경 머플러는 벨로스터 N의 성능을 극단적으로 대변하는 장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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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서 일반 벨로스터 모델과 큰 차이를 느낄 수 있는 곳이 바로 운전석일 것이다. 무엇보다 스티어링을 보는 순간 바로 알 수 있는데, 스티어링 양 측면으로 큰 버튼 두 개가 마련되고 하단에 ‘N’ 엠블럼이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왼쪽에는 드라이브 모드 조정 버튼이, 오른쪽에는 체커기 모양의 ‘N’ 버튼이 마련되어 있으며 N 버튼을 누르는 순간 엔진과 서스펜션의 반응 등 모든 것이 역동적인 서킷 주행에 맞춰진다.

 

N 전용의 1열 버킷시트는 일반 벨로스터 모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다. 형태는 비슷해 보이지만 허리는 물론 어깨를 시트에 잡아주는 능력이 조금 더 보강되어 있어 시트 포지션만 제대로 잡는다면 상체를 시트에서 흔들리지 않도록 할 수 있다. 옵션이지만 통풍 기능도 선택할 수 있으니 쾌적한 주행에 무엇보다 도움이 된다. 6단 수동변속기는 숏 스트로크 타입으로 위아래로 움직이는 폭이 적어 좀 더 박진감 넘치는 기어 변속을 수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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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벨로스터는 실내 곳곳을 붉은색으로 장식한 데 비해 벨로스터 N은 하늘색으로 장식했다. 대시보드와 변속기는 물론 시트에 적용된 스티치, 안전벨트 역시 하늘색이다. 붉은색에 비해 시각적인 충격은 덜하지만, N의 주행 능력을 겪어보면 가볍게 여길 색상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2열과 트렁크 공간은 일반 모델과 동일하기 때문에 일상용으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지만, 차주의 증언에 따르면 고성능 모델이기 때문에 2열에서는 배기구에서 전해지는 열기가 느껴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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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본격적으로 벨로스터 N의 성능에 대해 이야기할 차례다. 탑재된 엔진은 N 전용 세타 2.0L 터보 GDI 엔진으로 뉘르부르크링 24시 내구레이스에 출전해 그 능력을 검증받은 엔진이다. 시승차는 퍼포먼스 패키지를 적용해 최고출력 275마력, 최대토크 36kg-m을 발휘하면 6단 수동변속기를 통해 앞바퀴를 구동한다. 단, 이번 시승에서는 5,000rpm 이하의 회전만 사용하기 때문에 6,000rpm에서 발휘되는 최고출력은 경험할 수 없다.

 

브레이크와 클러치를 동시에 밟은 후 시동 버튼을 누르자 낮고 진중하게 깔리는 배기음이 들려온다. 시동이 걸리는 순간에 약간 시끄러운 것을 제외하면 내부에서의 소음은 조용한 편으로, 동승자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음악을 감상하기에 방해가 되는 부분은 없다. 단, 어디까지나 고성능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 조용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밖에서는 엔진음과 함께 배기음이 훨씬 더 크게 들린다. 적어도 보행자가 뒤에서 다가오는 차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할 일은 없겠다.

 

클러치의 답력은 일반 모델보다는 단단한 수준으로, 만약 이 감각에 익숙해지지 못한다면 시동을 유지 못할 수도 있다. 과거에 튜닝카에 많이 적용했던 동압판 클러치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아반떼 스포츠 등을 통해 수동에 익숙한 다른 기자도 출발 시 시동을 꺼트리곤 했다. 몇 번 조작해 보면 금방 익숙해지지만, 지체 또는 정체 시 잠시라도 왼발에서 긴장을 풀면 즉시 시동이 꺼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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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속 감각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경쾌하다’ 말고는 달리 표현할 단어가 없다. 좀 더 정확하게 이야기하자면, 수동변속기로 인해 야기되는 직결감과 고출력을 즉시 앞바퀴로 전달하는 감각 그리고 회전을 높일수록 더 높아지는 엔진음과 배기음이 운전자에게 자극이 된다. 저속에서부터 발휘되는 토크가 계기반 바늘 두 개를 순식간에 밀어붙인다. 5,000rpm까지 도달하는 시간도, 100km/h까지 도달하는 시간도 금방이다.

 

이 시점에서 빛을 발하는 것이 계기반 중앙 상단에 있는 5개의 회전 알림 계이지다. 5단계로 빛나는 게이지로 4,500rpm부터 점등되는데 첫 번째로 흰색이 점등된 후 두세 번째는 노란색이 점등된다. 그리고 네다섯 번째는 빨간색이 점등되며 즉시 변속이 필요함을 알린다. 이 게이지 만으로도 변속이 필요한 시점을 알 수 있으니 스포츠 주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변속은 숏 스트로크로 과도한 힘만 주지 않는다면 의도한 단수에 정확히 들어간다.

 

회전을 높이던 도중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머플러에서 ‘퍼벙~ 펑~’하면서 매력적인 후연소음을 만들어낸다. 과거 터보차저를 적용한 고출력의 경주용 자동차에서만 냈던 음색으로, 터보차저 제작 기술이 한층 발전한 현재에는 필요 없는 기술이 되었지만 사운드 제네레이터와 머플러의 구조 등을 통해 이런 음색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음색 덕분에 습관적으로 가속 페달을 밟았다 뗐다 하는 운전자들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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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에 진입하거나 재빠른 가속을 얻기 위해 다운시프트를 진행하면, 엔진 회전이 자동으로 높아진다. 벨로스터 N에 적용된 레브 매칭 기능으로, 주행 모드를 N으로 맞추면 자동으로 적용되며, 일반 주행시에 따로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과거처럼 코너 진입 전 회전을 맞추기 위해 힐앤토를 할 필요가 없어지니 발목을 억지로 꺾을 일도 없어 편해졌다. 대신 이 기능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각 단수마다 엔진 회전과 속도를 정확하게 알 필요도 있다. 만약 이를 모르는 채로 강제로 레브 메칭을 사용한다면 회전 한계를 넘은 엔진이 깨질수도 있다.

 

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 멀티링크 방식의 서스펜션은 일반 모델과 동일하지만, 스트로크가 조금 더 짧아진 느낌을 받으며 여기에 ECS가 적용되어 있어 더 재미있는 코너링이 만들어진다. 승차감은 일반 도로에서는 약간 단단하지만 허용할 수 있는 수준. 단, N 모드에서는 그 감각이 더 단단해지기 때문에 마치 카트를 탑승한 것 같은 통통 튀는 느낌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차가 스포츠 주행을 목적으로 다듬어졌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고출력 전륜구동 모델인 만큼 코너에서 언더가 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진입 시에도, 탈출 시에도 언더는 나지 않는다. e-LSD가 언더를 막아주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옵션으로 적용된 피렐리 P-제로 타이어의 효과가 좀 더 크다는 느낌이다. 타이어가 하체 그리고 서스펜션의 능력과 어우러져 시너지를 내고 있고, 이로 인해 머리속에서 그린 라인을 그대로 돌파해 나갈 수 있다. 수동변속기 덕분인지 코너링 중 가속 페달을 밟으면 출력이 억제되는 일이 없으며 그대로 힘을 받아 밀고 나가는 것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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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차를 서킷에서 사용하지 않는다면, 재미있는 와인딩 코스를 자주 찾게 될 것이다. 유연함은 약간 부족하지만, 단단하면서도 자세가 변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코너 공략 재미를 준다.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전륜구동 자동차는 200마력을 넘길 수 없다’는 것이 정설이었는데, 기술은 빠르게 발전했고 어느덧 고성능 전륜구동 핫해치가 275마력을 기록하는 시대가 됐다. 앞으로는 400마력 핫해치가 등장하는 것도 꿈이 아닌 것 같다.

 

브레이크의 성능은 상당히 우수하다. 물론 깊게 밟아서 급정거를 시도할 수는 없었지만, 제동력은 믿을 수 있는 수준. 폭염이 지속되고 아스팔트가 달구어지는 극한 상황 속에서 제법 강한 제동을 반복해도 페이드 현상은 전혀 오지 않았다. 조금 강하게 밟을 때마다 소리가 나기는 하지만, 브레이크의 성능을 생각하면 감안할 수 있는 수준이고 예상보다는 거슬리지도 않았다. 거듭 이야기하지만 이 차가 일반적인 용도의 패밀리카가 아니라 고성능 핫해치임을 항상 생각해야 한다.

 

벨로스터 N을 탑승하면서 들었던 감정은 기아 스팅어를 처음 탔을 때 느꼈던 감정과도 닮았다. 당시 스팅어를 운전하면서 과속방지턱 하나를 넘는 순간, 유연하게 반응하는 서스펜션을 느끼며 ‘기아차의 기술이 이렇게까지?’라고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 느낌을 오랜만에 또 느낄 수 있었고, 알버트 비어만을 선두로 한 개발자들이 벨로스터 N에 어떤 것을 담으려고 노력했는지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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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다시금 기자의 고민은 깊어져 갈 것 같다. 한 때 구매 후보에서 지우려 했던 벨로스터 N이 다시금 유력한 구매 후보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이 고민은 실제로 차를 구매하기 전까지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자신이 아끼는 자동차를 시승차로 제공해 준 동료에게는 정말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더불어 기자의 고민을 더 깊게 만들었으니 살짝 원망스럽기도 하다.

 

주요제원 현대 벨로스터 N(퍼포먼스 패키지 적용)
크기

전장×전폭×전고 : 4,265×1,810×1,395mm
휠 베이스 2,650mm
트레드 앞/뒤 : 1,555 / 1,564mm
공차중량 : 1,410kg
연료탱크 용량 : 50리터
트렁크 용량 : 473리터

 

엔진
형식 : 1,998cc 세타 2.0L 터보 GDI E-CVVT
보어 x 스트로크 : 86.0 x 86.0 mm
압축비 : 9.5 : 1
최고출력 : 275ps/6,000rpm,
최대토크 36kgm/1,450~4,700rpm
구동방식 : FF

 

트랜스미션
형식 : 6단 수동
기어비 : 3.083/1.931/1.696/1.276/1.027/0.854/R 3.588
최종감속비 : 3.250

 

섀시
서스펜션 :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  235/35 R19

 

성능
0-100km/h : ---
최고속도 : ---
연비: 10.5km/L(도심 9.5km/L, 고속 11.9km/L)

 

시판 가격
3,107만원 (퍼포먼스 패키지 적용) 

(작성 일자 2018년 8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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