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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메르세데스-벤츠 E400 카브리올레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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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8-08-30 20:3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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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 카브리올레를 시승했다. 10세대 E클래스를 베이스로 한 4인승 오픈 모델이다. 전체적으로 여유로움을 주제로 하고 있는 것이 포인트다. E클래스 카브리올레로서는 처음으로 리어 시트를 50 : 50 분할 접이식으로 한 것도 눈길을 끈다. 메르세데스 벤츠 E400 카브리올레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메르세데스 벤츠 브랜드의 세단 라인업에 카브리올레는 E클래스밖에 없었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S클래스와 C클래스에도 있다. E클래스에 카브리올레가 처음 설정된 것은 1992년으로 W124를 베이스로 한 오픈 톱 모델 300CE-24(A124)가 그 기원이다.

 

현행 E클래스는 2016년 세단이 데뷔하고 여름에 스테이션 왜건, 가을에 올터레인, 2017년 1월 쿠페로 베리에이션을 전개했다. 같은 해 3월 제네바오토쇼를 통해 4인승 컨버터블 카브리올레가 가세했다. 크게 구분해서 그렇고 좀 더 들어가면 E클래스 베이스의 모델 베리에이션은 모두 17개에 달한다. 그래서 E클래스를 메르세데스 벤츠의 중핵 모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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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을 기점으로 CC(Coupe Cabriolet), 혹은 하드톱 컨버터블이라고 불리는 모델들이 쏟아져 나왔다. 당시만해도 소프트 톱의 기밀성이나 정숙성, 내후성 등의 약점으로 인해 하드톱 컨버터블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했었다. 하지만 여전히 소프트 톱 컨버터블을 건재하다. 오히려 BMW Z4가 2세대 모델에서 하드톱으로 바꿨다가 3세대에서 소프트 톱으로 다시 바꾼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존재감은 강하다.

 

물론 시장에 따라 다르다. 무엇보다 한국시장에서 오픈 톱 모델, 그중에서도 소프트 톱에 대한 이미지는 유럽의 그것과 같지 않다. 자동차문화의 차이로 인한 것이다. 더불어 현대차그룹이 이 장르의 모델을 만들지 않는 것도 영향이 있을 것이다. 그래도 2017년 메르세데스 벤츠의 카브리올레는 한국시장에서 1,051대나 팔렸다. 올 상반기는 609대로 작년 같은 기간의 790대보다 약간 줄었다.

 

오픈 톱 모델은 시장이 작은 것도 문제이지만 그것을 만드는 기술력에서 메이커들의 차이가 뚜렷한 장르다. 글로벌 플레이어들 중에서 소프트 톱 모델을 라인업하고 있는 메이커는 손에 꼽을 정도다. 차체 강성을 확보하는 기술이 간단치 않다는 얘기이다. GM이 개발해 GM 대우 시절 한국에 들여왔던 G2X란 소프트 톱을 만들 때 강성 확보 문제로 출시를 1년 이상 연기했던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개발이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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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만들고 있는 입장에서도 볼륨이 크지 않기 때문에 수익성에서 불리하다. 플랫폼 공유가 비용절감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베리에이션 수가 적은 양산 브랜드에 통하는 말이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그만큼 차 값이 비싸진다. 비싼 시판 가격을 책정하는데도 수요를 창출해 내는 것은 브랜드 파워라고 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사용자들은 가격보다는 그들이 원하는 개성과 가치 측면에서 차별화된 제품이라면 높은 비용이라도 기꺼이 지불할 자세가 되어 있다는 얘기이다.

 

어떤 모델을 선택하든지 남들과는 다른 요소를 제공할 수 있는 세분화가 바탕에 있다. 일반인들에게는 세 꼭지 별 밖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으나 메르세데스 벤츠 사용자들에게는 모든 모델이 다르게 보인다. 카브리올레는 희소성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더 강한 차별화 포인트를 갖추고 있다. 그것도 소포트 톱으로.

 

메르세데스 벤츠에는 카브리올레가 C, E, S클래스와 더불어 SLC와 SL 등이 있고 쿠페도 6종이나 라인업되어 있다. 무엇보다 카브리올레는 다른 브랜드에 비해 가장 많다. 메르세데스 AMG의 GT도 카브리올레다.

 

 

Exterior & Interior

카브리올레는 그 자체가 로망이다. 선과 면은 E클래스를 관통하는, 좁게는 E클래스 쿠페를 베이스로 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오픈 톱이라는 장르 자체가 스타일링이다. 이론적으로는 적절한 앞뒤 중량 배분을 바탕으로 한 롱 노즈 숏 데크라든가, 로 노즈 하이 데크 등의 표현을 동원하지만 컨버터블에서는 그보다 우선한 것이 톱을 열었을 때의 자세만으로 다른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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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을 닫은 상태에나 열었을 때 각각의 프로포션을 만든다는 것도 카브리올레만의 장점이다. 톱을 열고 달리는 것만을 상상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닫은 상태에서도 쿠페라이크한 실루엣으로 존재감을 보여 준다.

 

카브리올레도 E클래스에서 파생된 모델인 만큼 전체적으로 같은 디자인 언어를 사용하고 있다. 앞 얼굴에서는 세단보다 낮은 그릴 정도가 다르다. 범퍼 디자인이 AMG룩이라고 하는데 언뜻 봐서는 알 수가 없다. 측면에서는 쿠페가 그렇듯이 캐릭터 라인으로 인해 C클래스에 비해 완고한 선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톱을 씌운 상태에서도 쿠페라이크한 선을 살리고 있는 것이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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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도 신세대 메르세데스 벤츠를 관통하는 두 개의 12.3인치 와이드 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가 중심을 잡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상급 모델인 S클래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에어컨 송풍구 디자인이 터빈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 두드러진 차이점이다. 그보다 더 큰 차이점은 D컷 스티어링 휠이다. 이 역시 AMG룩의 한 부분이다. 카브리올레라는 장르에서는 인테리어도 익스테리어의 역할을 해야 한다.

 

선대 모델보다 차체가 커져 실내 공간이 그만큼 넓어졌다. 특히 리어 시트는 무릎 공간이 44mm, 어깨 공간을 14mm 확대됐다. C클래스 카브리올레와 달리 리어 시트도 성인 두 명이 넉넉하게 승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있다. 더불어 리어 시트의 등받이를 50 : 50 분할 접이식으로 한 것도 눈길을 끄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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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식 루프는 차음성을 강화한 어쿠스틱 소프트 톱을 채용하고 있다. 3겹의 직물 각각에 차음성과 내후성이 좋은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20초만에 작동되며 50km/h 이하에서는 주행 중에도 조작이 가능하다. 정차 중에는 브레이크를 밟아야 작동된다. 톱은 다크 브라운과 다크 블루, 레드, 블랙 등 네 가지 컬러가 설정되어 있다. 오픈 주행시 실내로의 바람 들이침을 억제해 쾌적성을 높인 에어캡과 헤드레스트 아래 부분에서 온풍이 나와 머리 부분의 온도를 유지해 주는 에어 스커프 등 C클래스 카브리올레부터 적용된 장비도 기본이다. 이 때도 에어컨 효과를 느낄 수 있다. 공차 중량은 쿠페에 비해 90kg 무겁다. 트렁크 공간은 톱을 닫았을 때 385리터 오픈시 310리터.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3.0리터 V6가 기본이며 카브리올레 25주년 기념모델로 2리터 4기통 터보차저도 있다. 시승차는 2,996cc V형 6기통 DOHC 직분 터보차저로 최고출력 333ps/5,250~6,000rpm, 최대토크 48.9kgm/1,600~4,000rpm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9단 AT인 9G트로닉.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300rpm 부근. 레드존은 6,500rpm 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레드존 직전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50km/h에서 2단, 90km/h에서 3단, 130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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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진부터 가속까지 전체적으로 부드러움을 중시하는 타입이다. 0-100km/h 가속성능 5.5초라고 하는 수치에서 알 수 있듯이 준족이지만 굳이 풀 가속을 하고 싶어지지 않는다. 그보다는 중저속에서의 두터운 토크감을 즐기는 것이 더 재미있다. 1,600rpm부터 최대토크를 발휘하기 때문에 굳이 오른발에 힘을 주지 않아도 속도계의 바늘을 부드럽게 끌어 올릴 수 있다. 2,000rpm 이전의 회전으로 9단으로 시프트 업이 된다. 효율성도 높다는 얘기이다.

 

직경이 작은 D컷 스티어링 휠을 잡고 있어도 카브리올레라는 점 때문인지 운전하는 자세가 달라진다. 적극적으로 달려 들기보다는 여유로워진다. 톱을 닫은 상태로 고속도로에서 주변 차량의 흐름을 타며 달려도 동승자와 대화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 20세기 말 소프트 톱 모델 6대를 한 자리에 모아 시승을 했을 때를 상상하면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의 정숙성이다. 그때는 차음성 뿐 아니라 기밀성에 문제가 있는 모델도 많았다. 비가 오면 차 바닥에 물이 흥건히 고였던 기억이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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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른 발에 힘을 주면 같은 톤으로 속도계의 바늘을 밀어 붙이며 상승한다. 그렇다고 더 시끄러워지는 것은 아니다. 노면 소음이 크게 들이치지도 않는다. 오픈 톱으로 달려도 과거처럼 얼굴 쪽으로 바람이 직접 때리지는 않는다. 이럴 때는 더 여유로워진다. 이런 개방감, 아니 해방감을 느껴 본 것이 오랜만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멀티 링크. 에어 서스펜션인 에어보디 컨트롤이 채용되어 있다. 댐핑 스트로크는 길게 느껴진다. 하지만 롤 각은 충분히 억제되어 있다. 노면의 요철에 대한 정보 전달도 충실하다. 다리 이음매 등을 타고 넘는 거동도 메르세데스답다. 세련된 승차감이라는 표현을 이럴 때 사용한다. 고급스러운 거동이다. 스포츠카의 날카로운 거동과는 다르다.

 

록 투 록 2.2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미세한 오버 스티어. 응답성은 날카로운 편은 아니다. 이 역시 좀 더 여유로워지게 하는 대목이다. 원하는 만큼 반응하면서 매끄러운 느낌이 들게 한다. 그렇다고 코너링에서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토크 벡터링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롤과 피치가 충분히 억제되어 안정적인 거동으로 치고 나간다. 그런 거동이 연속되는 와인딩을 공략할 때 효과를 낸다. 차체 강성이 향상되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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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가지가 설정된 드라이브 모드를 굳이 바꾸지 않아도 카브리올레를 즐길 수 있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섀시가 단단하게 느껴진다. 컴포트 모드에 두고 맘 편하게 릴렉스하는 것이 카브리올레라는 장르에는 더 어울릴 듯 싶다. 장거리 주행에도 부담이 없는 GT카로서의 성격을 표방하고 있다.

 

ADAS장비는 디스트로닉을 비롯해 차선 이탈방지 장치 등 이 시대 등장하는 기능들이 만재되어 있다. 여전히 고속에서 차선 이탈방지장치는 완벽하게 작동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카메라로 차선을 읽은 감도는 민감하다. 물리적인 힘을 제어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차선이 흐릿하거나 표시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앞 차를 추종하는 것은 현행 E클래스 데뷔 때부터 적용되기 시작했지만 모든 장면에서 완전하게 작동되지는 않는다.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

 

E클래스 카브리올레는 메르세데스다운 고급감을 바탕으로 오픈 에어를 즐길 수 있는 성인 취향의 모델이다. 주말에 교외로 나가 오픈 주행을 즐기는 것은 물론이고 주중에 출퇴근용차로의 사용도 부족함이 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주요제원 메르세데스 벤츠 E400 카브리올레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40×1,860×1,440mm
휠 베이스 2,875mm
트레드 앞/뒤 : 1,600/1,595mm
공차중량 : 1,995kg
연료탱크 용량 : 66리터
트렁크 용량 : 385리터

 

엔진
형식 : 2,996cc V6 DOHC터보차저 가솔린
압축비 : 10.5 : 1
보어Ⅹ스트로크 : ---
최고출력 : 333hp/5,250-6,000rpm,
최대토크 48.9kgm/1,600-4,000rpm

 

트랜스미션
형식 : 9G-TRONIC
기어비 : 5.35/3.24/2.25/1.64/1.21/1.00/0.86/0.72/0.60/R1 4.80 R2 2.82
최종감속비 : 2.82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멀티링크
브레이크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앞/뒤 : 245/35 R20 / 275/30 R20
구동방식 : FR

 

 

성능
0-100km/h : 5.5 초
최고속도 : 250km/h
최소회전반경 : 5.6m
연비 : 9.9km/L(도심 8.8km/L, 고속 11.6km/L)
CO2 배출량 : 176g/km

 

시판 가격

9,660만원

 

(작성 일자 2018년 8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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