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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 쉐보레 스파크 페이스리프트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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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8-09-17 10: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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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가 갖고 있는 이미지는 어떤 것일까를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있다. 국내에 처음으로 경차인 티코가 등장했을 때, 이 차를 비하하는 여론도 있었고 어떤 이들은 ‘티코 시리즈’를 등장시키면서 개그의 소재로 희화화하기도 했다. 그 뒤 IMF가 찾아오면서 잠시 티코가 인기를 얻기도 했고, 이후 출시된 마티즈가 제법 판매량을 높였던 기억도 있다. 이 때 마티즈의 인기를 보고 있던 현대차가 출시했던 경차 ‘아토즈’도 빼놓을 수 없다.

 

글 / 유일한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그런데 사실 그 뒤로 마티즈는 인상적인 기록을 남기지 못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아토즈도 어느새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이제 국내에 남은 경차는 상용차를 제외하면 단 3대. 국내에서 판매되는 중형 또는 중대형 차량의 대수와 비교해 보면 초라하기까지 한, 어쩌면 구색 맞추기에 가까운 ‘계륵’의 위치까지 떨어진 경차의 위상이 개인적으로는 약간 서글프기도 하다. 지난 달의 판매량을 살펴보면 결코 적게 판매된다고는 할 수도 없는데 말이다. 그래도 아예 국내 판매 라인업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소형차와는 달리 경차는 유지될 수 있는 기반이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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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차를 타면서 절약하자’는 상투적인 이야기를 할 생각은 없다. 경차 또는 소형차를 좋아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기자의 취향이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작은 차체를 갖고 있어 폭이 좁은 도로를 안심하고 주행할 수 있고, 날렵한 몸짓으로 코너에서 남다른 회전 능력을 보여준다’는 것이 제일 크다. 물론 덩치가 큰 차들도 이제는 서스펜션의 잠재능력 강화와 전자장비 등으로 인해 코너를 날렵하게 돌아나갈 수 있다고 하지만, 아무래도 거동에서 소형차와는 차이가 있다.

 

이번에 시승하는 스파크는 마티즈 시절부터 계속 명맥을 잇고 있는 경차이다. 개인적으로는 마티즈라고 하면 쉐보레가 2007년에 공개했던 컨셉트 경차 3총사 중 2도어 해치백 모델이었던 ‘비트’가 생각난다. 당시의 3총사 중 ‘비트’와 ‘트랙스’는 영화 ‘트랜스포머 2’에도 등장했고, 신형 마티즈로 모습을 드러냈으며, 소형 SUV로 태어나며 이름을 물려받기도 했다. 2도어 모델에 최적화된 디자인을 4도어 버전으로 변경하면서 날렵함이 사라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만, 2열 손잡이를 필러 부분에 숨기면서 이 문제도 해결되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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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마티즈에서 스파크로 이름을 바꾼(외국에서는 계속 스파크였지만 국내 기준으로) 뒤 한 번풀체인지를 단행했고, 이번에 등장한 것은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하면서 앞모습을 위주로 하여 형상을 바꾸었는데, 한국지엠에 따르면 ‘감각적인 디자인과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안전성, 탁월한 주행성능’을 갖고 있다고 한다. 디자인에 대해서는 개인마다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안전성과 탁월한 주행성능을 갖고 있다고 하니 호기심이 발동했다. 그리고 햇빛이 강렬한 어느 여름날, 스파크와 함께 길을 나섰다.

 

 

익스테리어 & 인테리어


기존 스파크와 마찬가지로 ‘듀얼 포트 그릴’을 적용하고 있긴 하지만, 그 형상은 완전히 다르다. 하단 그릴 주변을 크롬 도금으로 감싸고 헤드램프와 상단의 그릴 사이로 두 개의 라인을 돌출시키고 있는데, 이로 인해 하단의 육각형 이미지가 좀 더 선명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 상위 모델인 말리부에도 이어질 예정인데, 스파크를 통해 먼저 공개하면서 디자인에 대한 충격을 줄여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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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헤드램프 안에 위치했던 LED 주간주행등이 방향지시등과 함께 범퍼 하단으로 자리를 옮겼고, 안개등이 헤드램프에 통합됐다. 제법 많은 변화가 구사된 전면에 비해 측면과 후면은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페이스리프트 모델이기에 전면의 변화만으로도 납득한다면 할 수 있겠지만, 휠 디자인조차 변화가 없다는 점이 아쉽기도 하다. 그만큼 본 모델의 디자인 완성도가 높아 변화가 힘들었다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일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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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디자인은 변하지 않았다. 지름이 작은 3 스포크 스티어링 휠도, 센터페시아 상단에 위치한 7인치 디스플레이도 그대로다. 내장된 네비게이션 프로그램은 없지만 스마트폰의 마이링크를 연동하면 별도로 네비게이션을 사용 가능하며, 안드로이드 오토도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카카오네비 사용도 가능할 것이다.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이 하나뿐이기에 안드로이드 오토를 시험해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쉽다.

 

시트는 5인승을 기준으로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4인승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이제는 경차도 제법 규격이 커졌고 실내도 넓어졌기에, 옛 소형차처럼 두 명의 남자가 1열에 나란히 앉았을 경우 기어 변속 시 팔꿈치 또는 어깨가 서로 부딪힐 일은 전혀 없다. 키 170을 약간 넘는 기자가 운전석 포지션을 맞추었을 경우, 2열 레그룸에 약간의 여유가 있다. 경차인 만큼 트렁크 공간에 여유를 두고 있지 않기에, 유모차를 적재하려면 2열 시트 등받이 중 하나를 접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파워트레인


탑재된 엔진은 페이스리프트 전과 동일한 1.0리터 SGE 에코텍(Ecotec) 엔진으로 출력과 토크의 변화는 없다. 바로 전 세대 모델에는 4기통 엔진을 탑재하다가 풀체인지를 거치면서 3기통으로 바뀐 것인데, 그 이유를 섣불리 짐작할 수는 없지만 ‘연료 절약’과 ‘토크 증가’가 있을 것이다. 모터사이클의 경우 토크를 살리기 위해 3기통 엔진을 탑재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엔진 구조의 변경으로 얻는 토크가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중량이 가벼운 경차라면 그런 토크의 변화도 주행 능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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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엔진이 넘치고 있는 이 시대에 최고출력 75마력은 적은 마력일 수도 있지만, 작은 차체를 경쾌하게 이끌고 나가기에는 충분하다. 에어컨을 가동시키면 그 감각이 조금 더 줄어들기는 하지만, 생각대로 발진하지 않아 답답하다는 느낌은 없다. CVT를 개량한 C-테크 변속기는 급가속을 진행할 때만 CVT 특유의 반응을 보이고, 그 뒤에는 기어 단수가 있는 것처럼 반응해 가속의 아쉬움을 달래준다. 그래도 경쾌한 반응을 좀 더 이끌어내기에는 수동변속기가 더 좋을 것으로 보인다.

 

경차이지만 의외로 엔진 소음은 적으며, 그보다는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이 더 크게 다가온다. 본디 신체가 민감한 편은 아니지만, 진동도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사실 고속도로 제한속도까지의 영역 내에서 주행한다면 소음 때문에 옆 사람과 목소리를 높여야 할 일도 음악 감상이 방해될 일도 없을 것이다. 언제나 그 이상을 추구하는 욕심으로 인해 더 큰 차, 더 조용한 차를 찾게 되는 것이 아닐지. 만약 고속도로 주행 중 불만을 품는다고 해도 목적지에 도착해 하이패스 톨게이트를 통과하는 순간 결제되는 금액을 듣는다면 그 불만이 순간적으로 누그러질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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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 컴파운드 크랭크 방식의 서스펜션은 승차감을 좀 더 중시하고 있지만 작은 차체를 기민하게 돌리기에는 충분하다. 아무래도 경차인 이상 장거리 또는 장시간 주행만큼은 어쩔 수 없다. 차체 또는 서스펜션의 제작 솜씨가 문제가 아니라 차체 크기에서 오는 물리적인 피로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차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은 좁은 폭의 산길을 기반으로 하는 와인딩 코스 또는 골목길 그리고 정체와 자주 마주쳐야 하는 복잡한 도심이다.

 

고출력을 즐기는 운전자라면 경차에서 운전 재미를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정밀한 컨트롤을 우선시한다면 큰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도심에서 맨 우측 도로를 차지하고 있는 택시 그리고 택배 트럭을 발견할 때마다 좌측 차선으로 이동하기보다는 차 폭을 정확히 가늠하고 도로의 폭을 충분히 활용해 사이드미러가 스쳐 지나 갈 듯이 움직일 때의 희열은 서킷을 공략하는 기분에 못지 않다. CVT도 충분히 좋지만, 이럴 때 수동변속기였으면 더 재미가 있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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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장점은 연비다. 상투적인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고회전까지는 아니어도 4,000rpm까지 반복해서 사용해도 트립 컴퓨터 상의 연비는 15km/L를 가리킨다. 출력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는 운전자라면, 스포츠 주행을 위한 입문용으로는 최고의 자동차가 아닐까 한다. 스포츠카가 아닌 경차라고, 후륜구동이 아니라고 아쉬워할 수도 있지만, 일본의 전설적인 레이서인 ‘츠치야 케이지’도 ‘빠르게 달리는 데 있어 구동방식은 관계없다’고 이야기하지 않았던가. 연료가 적게 드는 만큼 매일 연습해도 지갑에 부담이 없는 것이 더 크게 다가올 것이다.

 

스파크를 탑승하면서 예전에 티코를 선전할 때 문구인 ‘작은 차 큰 기쁨’이 생각났다. 그 말대로 경차로 누릴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하다. 누군가는 대중교통을 붙잡는 수고를 하지 않고 가족을 태우고 이동할 수 있고, 다른 이는 도심에서 서킷과도 같은 재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주변인들의 지적에 쉽게 휘둘리는 사람이라면 선택하기 힘들지 몰라도, 명확한 목적을 갖고 선택한다면 최고의 재미를 줄 수 있는 차가 경차라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문득 경차, 스파크를 선택한 운전자들에게서 ‘세상의 풍파에 휘둘리지 않는 뚝심’이 느껴진다.

 

 

주요 제원 쉐보레 스파크 C-TECH


크기
전장×전폭×전고 : 3,595×1,595×1,485mm
휠베이스 : 2,385mm
트레드 앞/뒤 : 1,410 / 1,418 mm
공차중량 : 910kg

 

엔진
형식 : 999cc 3기통 가솔린
최고출력 (마력/rpm) : 75/6,500
최대토크 (kg·m/rpm) : 9.7/4,500
연료탱크 용량 : 32리터

 

트랜스미션
형식 : 차세대 C-TECH(CVT)
최종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컴파운드 크랭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드럼
타이어 : 195/45R 16
구동방식 : FF

 

성능
0-100km/h : --
최고속도 : --
복합연비 : 15.0km/L(도심 14.3/고속 16.0)
CO2 배출량 : 109g/km
 
시판 가격

LS Basic : 979만원
LS : 1,057만원
LT : 1,175만원
프리미어 : 1,290만원


(수동변속기 기준. C-TECH 변속기 모델 180만원 추가)
 
(작성 일자 2018년 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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