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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선웅 | 절정의 우아함 - 메르세데스-벤츠 E400 카브리올레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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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8-10-25 20:2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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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터블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감미롭고 강렬한 엔진을 탑재하고 있는가라고 생각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붕을 내리면 엔진의 매력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엔진음과 배기 사운드를 느끼기에 컨버터블 만큼 좋은 차는 없다. 또한 탄소 섬유 섀시를 가진 같은 슈퍼카가 아니라면, 쿠페 스타일의 다른 차량보다 무게가 무거워 그에 걸맞은 힘도 갖추어야 한다. 메르세데스-벤츠 E400 카브리올레는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모델이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과거 하드탑 컨버터블이 유행하던 시기, 자동차 제조사들은 유행에 뒤쳐질세라 컨버터블 모델을 선보였다. 컨버터블하면 우아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상하지만, 모든 차량이 그랬던 것은 아니다. 지붕을 닫았을 때의 어색했던 모습이 떠오르지만, 이제는 과거의 일이다.

 

이제 컨버터블 모델을 생산하고 있는 제조사는 많지 않다.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만 하드탑이 아닌 소프트탑 컨버터블을 선보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E400 카브리올레는 오랜 시간 완성도를 높인 소프트탑 기술이 더해져 지붕을 닫은 상태에서도 아름답고 우아함이 느껴진다. 지붕을 닫고 있는 시간이 훨씬 많은 만큼 닫은 상태에서 디자인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E 클래스 카브리올레의 루프 라인은 마치 쿠페와 같은 깨끗한 흐름을 그리고 있다. 쿠페와 동일하진 않지만 우아한 분위기 만큼은 뒤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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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버터블의 지붕은 최대한 열고 주행하는 것이 매력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기자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잠시 시원한 바람을 맞고 싶은 잠깐 동안의 오픈 에어링이면 좋다고 생각한다. 도심에서의 공기도 탁하고,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시장에서 컨버터블은 사치스럽다는 의견도 들었다. 하지만, 단 몇 분이라도 내가 원할 때면 언제든 지붕을 열고 햇살과 바람을 느낄 수 있는 자유를 느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컨버터블을 소유한 오너의 특권이다.

 

지붕을 열었을 때 중요해지는 것은 바로 인테리어이다. 운전자나 동승자 뿐만 아니라, 지나는 누구나 볼 수 있기 때문에 아름다워야 한다. E400 카브리올레의 긴 도어를 열고 시트에 앉으면, 눈앞에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첨단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간결한 실내 디자인과 마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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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두 개의 12.3인치 와이드 스크린 콕핏 디스플레이는 상급 모델인 S클래스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좀 더 감성적인 모델인 만큼 에어컨 송풍구의 디자인이 비행기 엔진의 전면부와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다. 스티어링 휠 역시 D컷 형태로 경쾌하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전한다. 도어에는 장식과 같이 부드러운 조명이 더해져 특히 야간에는 화려한 실내 분위기를 연출한다. 도어 디자인의 경우 개폐 스위치의 위치만 제외하면 쿠페 모델과 동일하지만, 컨버터블 모델을 위해 특별히 디자인된 것으로 생각될 만큼 인상적이다. 만약 야간에 E400 컨버터블을 길에서 만난다면 지나치지 않으면서도 감각적인 실내 조명에 시선을 뺏길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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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탑 모델이지만, 소음이나 방수에 대한 걱정은 전혀 필요없다. 시승 중 잠시 소나기가 내려 지붕을 닫고 주행했었다. 비가 그치고 외부에서 소프트탑을 살펴보았지만, 패브릭 재질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손에 물방울이 묻어 나올 정도로 습해 있는 곳은 없었다. 뿐만 아니라, 빗소리 때문에 시끄럽다는 생각은 할 수 없었다. 오히려 독특한 음색이 분위기를 바꾸는 기분이다. 짧은 소나기 였지만 편안한 주행을 할 수 있었다.

 

전동식 루프는 차음성을 강화한 어쿠스틱 소프트톱이 장착되어 있다. 3겹의 직물이 겹겹이 층을 이뤄 차음성과 내구성을 높였다. 열리는데 걸리는 시간은 20초만. 시속 50km/h 이하의 속도에서는 주행 중에도 조작이 가능하다. 정차 중에는 브레이크를 밟아야 작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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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감 역시 겉모습 만큼이나 우아하다. 길이 끝나지 않는다면 계속 달리고 싶을 정도로 훌륭하다. 과거의 E클래스 카브리올레는 C클래스와 플랫폼을 공유했지만, 현재의 E클래스 카브리올레는 E클래스와 섀시를 공유하고 있다. 그만큼, 주행성에서는 세단이나 쿠페에 뒤지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E400 카브리올레는 에어 서스펜션인 에어보디 컨트롤이 적용되어 있다. 덕분에 저속 영역에서도 일일이 노면 요철의 충격을 전달하지 않고 유연하고 부드럽게 상쇄시켜 부드러운 승차감을 보여준다. 이번 시승기에 자주 사용하게 되는 단어지만 ‘우아한’ 승차감이다.

 

다소 굴곡이 있는 코너에서 나름 속도를 높여도 기분 좋게 달릴 수 있다. 핸들링이 날카롭다고 할 수는 없지만, 원하는 만큼 반응하면서 매끄러운 느낌이 들게 한다. 그 때의 반응에서 오는 운전자의 기대감과 자동차의 움직임에 서로 위화감은 들지 않는다. 오히려 빠르게 코너를 감고 돌아 상쾌한 기분이다. 부드러운 승차감이지만 코너링에서 좌우 움직임이 잘 억제된 것은 분명 에어보디 컨트롤이 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정적이고 빠르다. 그래서 상당히 짜릿하다. 물론 스파르탄한 스포츠카의 감성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컨버터블 모델로 이 정도의 주행감각을 느끼는 것도 쉽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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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400 카브리올레에 탑재된 엔진은 2,996cc V형 6기통 DOHC 직분 터보차저로 최고출력 333ps/5,250~6,000rpm, 최대토크 48.9kgm/1,600~4,000rpm을 발휘한다. 변속기는 9단 AT인 9G트로닉. 저속 영역에서 발생하는는 강력한 토크가 중속영역까지 거침없이 전해진다. 속도의 상승세가 드라마틱한 엔진은 아니지만, 0-100km/h 가속시간 5.5초로 준수한 가속성능이다.

 

나무랄데 없는 성능의 엔진을 탑재하고 있지만, E400 카브리올레를 타고 몰아붙이듯 운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1600rpm에서 발생하는 48.9kgm의 강력한 토크를 만드는 힘을 살려 부드럽게 속도를 올려가는 느낌이 가장 기분 좋다. 2000rpm을 넘지 않는 선에서, 부드럽게 변속이 이어지는 9단 AT의 도움을 받으면 E400 카브리올레의 편안한 주행을 오롯이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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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컨버터블은 스타일도 중요하다. 50km/h 이하의 속도라면 개폐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안전을 위해 갓길에 세워 지붕을 열고 주행을 시작했다. 제법 차가워진 저녁 기운이 실내로 밀려든다 생각했는데 속도를 높여도 바람의 유입이 크지 않다. 전면 창 상단에서 밀어오는 바람과 시트 뒤에서 밀려오는 바람의 양이 에어캡과 에어보드 덕분에 감소한다. 좌회전이나 우회전 시에는 실내로 바람이 밀려오지만, 달리고 있는 동안이라면 헤어스타일이 헝클어지는 일 없이 주행할 수 있다.

 

사실 컨버터블은 여러모로 신경써야 할 일이 많은 차량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실내가 보이는 일이 있는 만큼 이왕이면 깨끗하게 관리해야 한다. 내구성이 향상된 소프트탑이지만 일반적인 세단보다는 관리도 필요하다. 여기에 메르세데스-벤츠의 엠블럼을 달고 있는 만큼 진입 장벽도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시승차를 반납하기가 쉽지 않았다. 아쉬웠다. 더 달리고 싶은 욕구가 차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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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모델인 아우디 S5 카브리올레는 주행성에 있어서는 탁월하지만, A4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모델인 만큼 크기가 작다. 여기에 메르세데스-벤츠 E400 카브리올레와 나란히 서 있다면, 특별한 느낌을 받기 어렵다. 다른 경쟁모델인 BMW 6시리즈는 이미 너무 오래된 차량이 되어 버렸다.

 

해외 시장에서는 4기통 엔진을 탑재한 다소 저렴한 E300 카브리올레도 판매되고 있다. 하지만, E400 카브리올레가 보여준 정교함이나 우아한 주행성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이 강력하고 럭셔리한 메르세데스-벤츠의 컨버터블과 직접적인 경쟁을 펼칠 차량은 당분간 없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주요제원 메르세데스 벤츠 E400 카브리올레

 

크기
전장×전폭×전고 : 4,840×1,860×1,440mm
휠 베이스 2,875mm
트레드 앞/뒤 : 1,600/1,595mm
공차중량 : 1,995kg
연료탱크 용량 : 66리터
트렁크 용량 : 385리터

 

엔진
형식 : 2,996cc V6 DOHC터보차저 가솔린
압축비 : 10.5 : 1
보어Ⅹ스트로크 : ---
최고출력 : 333hp/5,250-6,000rpm,
최대토크 48.9kgm/1,600-4,000rpm

 

트랜스미션
형식 : 9G-TRONIC
기어비 : 5.35/3.24/2.25/1.64/1.21/1.00/0.86/0.72/0.60/R1 4.80 R2 2.82
최종감속비 : 2.82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멀티링크
브레이크 : V.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앞/뒤 : 245/35 R20 / 275/30 R20
구동방식 : FR

 

 

성능
0-100km/h : 5.5 초
최고속도 : 250km/h
최소회전반경 : 5.6m
연비 : 9.9km/L(도심 8.8km/L, 고속 11.6km/L)
CO2 배출량 : 176g/km

 

시판 가격

9,66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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