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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선웅 | 재규어의 미래 - 재규어 I-PACE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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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9-01-14 19: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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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능 프리미엄 전기차를 표방하고 있는 재규어 브랜드의 첫 번째 EV, I-PACE가 국내 출시되었다. 신차발표와 함께 영종도 일대에서 진행된 시승을 통해 앞으로 재규어가 보여줄 전동화 전략의 시작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이미 국내외 제조사들이 선보인 다양한 배터리 전기차를 경험해 왔지만, 재규어 I-PACE는 그들과는 조금 다른 재규어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글 / 원선웅 (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재규어, EV 브랜드로 거듭난다

재규어는 출발은 늦었지만 발빠르게 전동화를 위한 결과물을 선보이고 있는 제조사 가운데 하나이다. 재규어는 지난 2016년 LA모터쇼를 통해 ‘I-PACE 컨셉트(I-PACE Concept)’를 선보인 이후 빠르게 전동화에 대응하고 있다. 재규어는 디젤 및 가솔린 엔진 모델 뿐만 아니라 배터리 전기차(B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등 다양한 전동화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모든 차종을 전동화 모델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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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는 궁극적으로 배터리 전기차 브랜드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계획의 일환으로 먼저 XJ의 배터리 전기차 모델이 2년내 출시될 예정으로, 포르쉐 타이칸, 테슬라 모델 S 등과 경쟁하게 된다. 또한, 재규어는 전동화 플랜을 통해 높은 수익성 뿐만 아니라 배출가스를 발생하지 않는 브랜드로 변화한다는 계획이다. 2023년 모델체인지를 맞는 XE와 XF도 배터리 전기차로 대체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6년 에는 거의 모든 모델의 전동화를 추구한다고 전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전동화 전략을 통해 평균 CO2 배출을 대폭 감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체 모델 라인업에 전동화 차량을 추가하기로 결정한 것은 볼보에 이어 2번째이다.

 

전동화 전략의 일환으로 현재 참가하고 있는 ‘포뮬러 E’ 는 지금까지 연구 결과물을 테스트하고 개선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 윌리엄스 레이싱 팀의 기술 지원과 일본 파나소닉의 투자를 받는 재규어 레이싱팀은 포뮬러 E 참가를 통해 재규어의 전동화 전략을 알리는 기회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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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올해 말부터 재규어는 세계 최초로 양산 전기차 레이스 시리즈를 직접 개최했다. 재규어 I-PACE eTROPHY는 I-PACE eTROPHY 레이스 카들만 출전하는 원 메이크 전기차 레이스 시리즈로 최대 20대의 I-PACE 레이스 카들이 2018년 Formula E 가 열리는 홍콩, 파리, 상 파올로, 뉴욕 등 세계 주요 도시 서킷에서 레이스를 펼친다.

 

 

효율성에서 퍼포먼스로

수입차 뿐만 아니라 국내 제조사들의 배터리 전기차 출시가 2018년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프리미엄 전기차 부문의 모델 라인업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보다는 다양한 종류의 배터리 전기차를 구입할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전기차를 구입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다. 각종 매체들의 시승기 속에서는 주유소에 갈 필요도 없고, 효율성도 좋고, 가정에서도 충전하며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함을 소개하고 있지만, 실제 구입까지 이어지기에는 넘어야할 현실의 벽이 존재한다. 전기차 구입은 여전히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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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I-PACE를 영종도 일대에서 시승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느낀 것은 ‘전기차가 벌써 여기까지 왔구나’하는 감회이다. 이 정도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전기차라면 배터리 충전에 다소 신경이 쓰이더라도 가속페달에 힘을 싣지 않을 수 없다. 시승 내내 전기차라는 생각보다는 고성능 스포츠카라는 생각으로 차량을 밀어붙였다. 단순히 전기차에서 기대하는 가속 성능 뿐만 아니라 차체를 붙이고 도로 위를 날렵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효율성과 배출가스 제로라는 이미지가 강한 전기차의 모습을 잊게 한다. 

 

이런 퍼포먼스라면 재규어가 배터리 전기차 브랜드로 거듭난다 하더라도, 걱정할 것은 없어 보인다. 재규어가 전기차를? 이라는 의구심이 I-PACE를 통해 타당한 변화라는 것을 느끼게 한다. 재규어 최초의 양산 EV인 I-PACE가 어떤 차량인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본다.

 

 

전용 플랫폼으로 차별화

재규어는 I-PACE는 전용 플랫폼을 통해 새롭게 설계되었다. 차체 구조의 94%는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어 졌으며, 이 비율은 기존의 어떤 재규어보다 높은 비중이다. 이러한 종류의 EV와 유사하게 배터리는 차체 하부의 바닥에 평평한 형태로 배치되어 있다. 특히 배터리 팩 전체를 일체형으로 디자인 하고 차체와 완전히 고정시켜 차량의 비틀림 강성까지 높인 점이 인상적이다. 코너링 시 재규어의 다른 스포츠카들을 압도하는 주행성을 보인 점에는 이러한 구조적인 역할도 큰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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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배터리를 낮은 위치에 탑재해 무게 중심을 낮추고, 비슷한 크기의 F-PACE보다 전고를 130mm 낮췄다. 전후의 무게 균형은 50:50. 서스펜션은 전륜에는 F-PACE와 같은 더블 위시 본, 후륜은 F-PACE에 사용된 것을 발전시킨 일체형 링크타입이다. EV임에도 주행 성능에서 타협 하지 않겠다는 재규어의 자세가 나타나는 부분이다. 국내 출시된 차량의 경우 HSE 모델 이상에서는 차량의 전고를 올리고 내릴 수 있는 에어 서스펜션이 적용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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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200마력의 전기모터를 차량의 전후로 탑재해, 최고출력 400마력, 최대토크 71.0kg.m, 0-100km/h 가속시산 4.8초의 성능을 발휘한다. 전후의 토크 배분은 주행 상태에 따라 0 : 100에서 100 : 0까지 즉각적으로 변화한다. 또한 앞서 설명한 에어 서스펜션이 장착된 차량의 경우 오프로드 주행시 차체 높이를 올려 험로 주파성능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은 형제 브랜드인 랜드로버의 노하우가 살아 숨 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부드러운 주행에 놀라다

시승을 하며 인상적인 부분이라면 배터리 전기차인 만큼 소음이 적은 것은 당연했지만, 의외였던 점은 에어 서스팬션이 만드는 부드러운 승차감이었다. 기본적으로 하체의 설정은 부드럽게 느껴지지만, 과속방지턱 같은 요철을 넘는 과정에서 차량의 플랫한 자세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미세한 요철에서는 다소 스티어링휠과 시트로 자잘한 진동과 흔들림이 느껴지지만, 이것은 타이어의 영향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시승했던 I-PACE EV400 HSE 모델에는 콘티넨탈 크로스컨택트 245/50R20 윈터타이어가 장착되어 있었다. 작은 요철에서의 다소 거친 진동은 타이어의 크기와 종류를 달리하면 해소할 수 있는 부분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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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들링 반응은 온화하면서도 정확하고 스티어링휠을 통해 전해지는 도로의 정보도 풍부하다. 최신 재규어 모델 중에는 초기 응답성이 과민하게 느껴지는 모델도 있지만, 오히려 이런 성향이 안심하고 스티어링을 잡을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선호한다.

 

일반 도로에서 평온하게 느껴졌던 핸들링이었지만, 다소 거친 주행 환경에서는 놀라운 반응을 이끌어 낸다. 고속도로를 벗어나 램프를 지나며 다소 거칠게 차량을 밀어 붙였지만, 2.2톤의 무게를 의식할 수 없을 만큼 기민하게 차량의 방향을 바꾸었다. 한편 고속 코너에서는 도로를 움켜진 자세를 유지하면서 안정적인 자세로 통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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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부드러운 서스펜션으로 와인딩 로드에서의 주행까지 즐길 수 있었던 것은 차량의 중심이 낮게 설계되었을 뿐만 아니라 앞뒤 무게 균형이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제어를 통해 억지로 차량의 주행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차체의 견고함과 무게배분을 통해 뛰어난 핸들링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차량의 설정 변경을 통해 스티어링휠의 무게감, 서스펜션의 부드러움 등의 설정을 변경할 수 있다.

 

 

배터리 전기차만의 개성적인 기능

시승코스에 오프로드 코스는 준비되어 있지 않았지만, I-PACE는 경사각 40%의 가파른 도로를 트랙션 컨트롤의 도움을 받아 오를 수 있으며 휠의 절반 가량이 물에 잠기는 개울도 건널 수 잇는 도하능력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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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CE에는 배터리 전기차 특유의 기능들도 준비되어 있다. 예를 들어 회생 브레이크는 2단계로 강도를 조절해 사용할 수 있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이나 코나 EV 같은 배터리 전기차 대부분에 적용되어 있는 기능으로 배터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기능이지만 최근에는 브레이킹 없이 가속페달 만으로 주행이 가능하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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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생 브레이크의 강도를 ‘높음’으로 해 주행하는 경우 브레이크 페달을 밟는 횟수가 압도적으로 줄어든다. 하지만, 다른 전기차들과 마찬가지로 회생 브레이크의 영향이 클수록 차량의 울컥거림은 더 심해진다. 이런 경우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동작을 좀 더 부드럽게 하면 울컥거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브레이크를 밟는 횟수는 줄어들지만, 가속페달을 더 민감하게 조절해야 동승자들도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회생제동 강도를 국산 전기차들과 같이 좀 더 세분화하는 것도 차후 개선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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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특징은 배터리 전기차에는 없는 ‘엔진 사운드’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 기능은 주행모드에서 다이내믹 모드를 선택한 뒤, 엑티브 사운드 디자인을 다이나믹으로 설정하면 만들어진 엔진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 이 사운드는 내연기관 엔진의 으르렁 거리는 소리와는 다른 음색을 들려준다. 단순히 엔진음을 그대로 본뜬 것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요소가 더해져 색다른 기분을 느끼게 한다. 전통적인 엔진사운드와 전기모터가 빠르게 돌아가는 소리가 오버랩되는 그 사이 공간의 음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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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운드 제너레이터는 탑승자들만을 위한 기능은 아니다. 주행 시 소리가 크지 않은 배터리 전기차 특성 상 가상 엔진음을 통해 주변 보행자들에게 주행 중임을 알리는 중요한 안전기술이다. I-PACE의 가상 엔진 사운드 시스템의 개발 과정에 대한 흥미로운 얘기도 있다. 초기의 사운드는 SF 영화에 나올법한 독특한 사운드였지만 소리를 들은 주변 보행자들이 소리가 나는 차량이 아닌 하늘을 올려다보는 경우가 많아 다른 음색으로 변경되었다는 에피소드도 있다. 현재 일반적인 보행자 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과 안내견들도 소리에 반응할 수 있도록 음색을 변경되었으며, 주행속도에 따라 음량도 달라진다. 가상 엔진 사운드는 20km/h 이하로 주행할 때 작동되며, 프론트 라디에이터 그릴 뒤에 스피커가 위치해 있다. 이 기능은 끄거나 켤 수 없이 안전을 위해 항상 작동된다. 참고로 2019년 7월부터 유럽에서 판매되는 모든 배터리 전기차들은 저속 주행 시 무조건 56dB 이상의 소음을 발생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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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주행거리 400km의 배터리 전기차 시대가 시작되었다면, 올해는 소위 테슬라 킬러를 자칭하는 고성능 프리미엄 전기차 시대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재규어 I-PACE를 필두로 아우디 e-tron 스포츠백 등 실용성과 고성능 그리고 프리미엄이 공존하는 모델들이 본격적으로 출시된다. 프리미엄 전기차 분야의 강자인 테슬라 모델 S 역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다양한 선택지 속에서 I-PACE는 공간활용성에서 현재까지 출시된 배터리 전기차들보다 우위에 있다. 특히 넉넉한 2열 공간과 적재 공간은 큰 장점이다. 하지만, 경쟁모델들보다 짧은 333km (국내 인증 기준)의 주행 가능거리와 높은 판매 가격은 선택에 신중함을 더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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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통에 뿌리를 둔 자동차 메이커에서 I-PACE라는 주행성과 실용성을 동시에 갖춘 배터리 전기차를 선보인 것은, 배터리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배터리 전기차 구입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I-PACE라는 선택지가 늘어났다.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지만, 이젠 망설임없이 용기를 내어도 충 분히 만족할 수 있는  배터리 전기차의 시대가 시작되었음은 분명하다. 

 


주요 제원 재규어 I-PACE EV400 HSE

 

크기
전장×전폭×전고 : 4,700×1,895×1,560mm
휠베이스 : 2990mm
트레드 앞/뒤 : 1,640 / 1,660 mm
트렁크 용량 : 656 리터 (트렁크 보닛 적재 용량 : 27리터)
공차중량 : 2,285kg

전동 파워트레인
최고출력 (마력/KW) : 400/294
최대토크(kg.m) : 71.0
배터리 종류 : 리튬 이온
배터리 용량(kWh) : 90
축전지 정격전압 용량(V, Ah) : 388/232
충전 규격 : DC 콤보
완전 충전 시간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 / 인테그럴 링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타이어 : 245/50R20
구동방식 : AWD

성능
0-100km/h : 4.8 초
최고속도 : 200 km/h
1회 충전 주행 거리(km) : 333
에너지소비효율 : 복합 3.5kw/kwh (도심 3.5/고속 3.4)
 
시판 가격
EV400 SE : 1억 1040만원
EV400 HSE : 1억 2470만원
EV400 First Edition : 1억 2800만원
 
(작성 일자 2019년 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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