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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 1100 도로에서 만난 강인함, 푸조 5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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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승인 2019-02-17 23:4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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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하늘과 따사로이 내리쬐는 햇살, 눈을 잠시만 돌려도 보이는 푸른 바다와 구멍이 뚫려 있는 검은 암석들 그리고 도로를 따라 늘어서 있는 야자나무들. 한국에서 이런 풍경을 찾을 수 있는 곳이라고 하면 제주도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이지만 한국이 아닌 것 같은 이국적인 풍경은 잠시만이라도 한국에 있다는 생각을 잊어버리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 물론 제주도에 살지 않기에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겠지만.

 

글 : 유일한(글로벌오토뉴스 기자)

 

그런 제주도의 도로는 다른 곳의 도로들과 다른 느낌을 준다. 직선으로 곧게 뻗은 도로가 펼쳐지는가 하면 어느 새 좌우로 휘어있는 도로가 등장하고는 한다. 고저차가 있고 기복이 심한 도로가 많기 때문에 운전이 서툴다면 쉽게 정복하기 힘든 곳이기도 하다. 가히 ‘자연이 빚은 레이스 코스’라고 불러도 모자람이 없을 것이며, 과거 제주도를 무대로 하는 랠리가 개최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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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곳에서 이번에는 새로 태어난 508을 만날 수 있었다. 작년 제네바모터쇼에서 모습을 드러내며 푸조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를 좀 더 발전시킨 형태를 보여준 그리고 세단에서 패스트백으로 장르를 바꾼 모델이기도 하다. 만약 한 세대 전의 조금은 평범한 형태였던 508만을 기억한다면 새로이 바뀐 모습에 조금은 놀랄지도 모르겠다. 한 가지 더 특이한 점은 이제 숫자가 바뀌지 않는다는 것. 한 세대를 지날 때마다 숫자를 바꾸었던 것을 고려하면 이 역시 놀라운 변화다.

 

사실 푸조라 하면 국내에서도 상당히 익숙한 모델일 것이다. 과거 기아자동차가 뿌조(당시에는 이렇게 불렀다)의 플래그십 모델이었던 604를 라이선스 생산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그 수명을 길게 누리지 못하고 본토인 프랑스보다도 빨리 단종되었지만, 그것은 자동차 문제가 아니라 한국 내의 정치와 제도적인 문제 그리고 한국의 모빌리티 역사 상 가장 비극적인 사건인 ‘자동차공업 합리화조치’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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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익숙한 브랜드이지만, 그 동안은 푸조가 국내의 주류에서 조금 비껴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2005년부터는 407을 필두로 한 디젤 엔진들을 중심으로 하면서 ‘연비가 우수한 자동차’라는 인식을 심고 조금 더 인지도를 얻었으나, 그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기도 하다. 그렇다면 새로 태어난 508은 주류에 합류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 여전히 디젤 엔진이 중심이 되지만, 이제 다른 모습을 보여줄 준비가 되었다고 한다.

 

    사자의 형상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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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조를 상징하는 동물은 사자다. 창립 때부터 특유의 장식으로 자리잡은 사자는 앞발을 들고 일어서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당당하게 프론트 그릴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디자인적으로도 사자를 형상화한 라인이 차체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이전 모델부터 그런 모습을 조금씩 비치기는 했지만, 이제는 본격적으로 강인한 사자의 모습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전면에서부터 드러난다. 그릴과 헤드램프의 형상도 평범하지는 않지만 그보다 더 눈에 띄는 것이 양 끝에 자리잡은 ‘사자의 송곳니’이다.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을 겸하고 있는데, 날카롭게 다듬어져 서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방 앞으로 뛰쳐나갈 것 같은 인상을 준다. 보닛 앞에는 숫자 508을 별도로 새기고 있는데, 과거 504에서 시도했던 것을 그대로 현대에 와서 살렸다. 긴 역사가 있기에 가능한 것인데, 여기에 또 현대적인 멋을 넣어 살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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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에서는 유려하게 다듬어진 루프의 형상이 눈길을 끈다. 과거 세단이었던 508이 풀체인지를 단행하면서 패스트백으로 변신했고 그에 따라 루프 역시 트렁크 리드까지 부드럽게 떨어지는 형상으로 다듬어졌다. 루프를 낮추기 위해 프레임리스 도어를 적용했는데, 그것이 문을 열었을 때 또 다른 멋으로 다가온다. 자칫 마무리가 허술할 수 있는 2열 도어 끝 부분도 그냥 넘어가지 않고 카본 패턴을 적용했는데, 윈도우 너머로 보이는 카본이 멋스럽다.

 

후면에서는 하나로 이어진 것 같은 테일램프가 날렵함을 만든다. 테일램프는 거대한 3개의 제동 영역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사자의 두툼한 발을 형상화한 것이다. 차체를 타고 흐르는 공기가 쉽게 떠날 수 있도록 심플하게 만들었다고 하는데, 그 안에서도 푸조만의 정체성은 확실히 강조하고 있다. 테일램프는 키를 지닌 운전자가 가까이 다가가면 좌우로 흐르는 듯 빛나면서 환영 인사를 한다.

 

    아이콕핏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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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역시 변화가 크다. 특히 지름이 작은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하는 푸조 특유의 운전석인 아이콕핏은 디지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선명한 해상도로 운전을 편안하게 만든다. 계기반이 스티어링보다 위에 위치하는 HUC는 속도 등의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고개를 크게 숙일 필요가 없어 HUD를 굳이 필요 없도록 만든다. 아름다우면서도 실용성을 중시하는 프랑스 자동차다운 개념이다.

 

스티어링은 D컷보다 좀 더 과감한 형태로 상단도 평평하게 다듬어져 있다. 3008에서도 눈에 익은 형상인데, 일반도로 주행 중에는 반 바퀴 이상 돌릴 일이 거의 없는데다가 만약 그렇다 해도 지름이 작아 빠르게 잡을 수 있다. 그 뒤에는 패들시프트가 있고, 조금 더 뒤로 왼쪽 하단에 별도로 크루즈컨트롤 스위치들이 있다. 크루즈컨트롤은 조작이 익숙해지면 오히려 스티어링에 버튼이 위치한 것보다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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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페시아의 터치스크린은 3008에 적용된 것과 비슷하다. 그보다는 센터터널이 상당히 높이 솟아있다는 점이 더 마음에 든다. 절묘한 높이로 인해 자세를 한껏 낮춘 상태에서도 기어노브를 편안하게 잡을 수 있으며 마치 스포츠카에 탄 느낌을 준다. 수납공간과 컵홀더도 마련되었는데, 최소한 508에서는 컵홀더가 작다는 불만은 나오지 않겠다. 센터터널 하단에 별도의 수납공간이 있고 상위 모델의 경우 휴대폰 무선충전이 가능하다.

 

시트는 특유의 패턴으로 고급차임을 강조하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앉았을 때 신체가 편안하다는 것이 크게 다가온다. 푹신한 개념은 아니지만 몸에 배긴다는 느낌은 없으며, 과격한 주행에서도 안정적으로 신체를 잡아준다. 2열 시트의 경우 패스트백 특유의 루프 형상으로 인해 헤드룸이 거의 남지 않는데, 앉은키가 큰 성인이라면 편안하게 탑숭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트렁크는 용량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패스트백의 특성 상 해치가 크게 열리므로 화물을 적재하기 용이하다.

 

    1100도로에서 진가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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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508은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이 있고 최근에는 가솔린을 기반으로 하는 PHEV도 등장했지만 국내에서는 디젤 엔진만 만날 수 있다. 그렇다고 해도 과거와 동일한 디젤은 아니며 최근에 유로 6d는 물론 WLTP 기준을 통과했다. 앞으로 시행될 RDE 방식의 배출가스 시험도 대응하고 있으므로 적어도 이 엔진에서는 ‘환경오염’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다. 변속기는 아이신에서 제작한 8단 자동변속기이다.

 

디젤 엔진이지만 상당히 조용하다. 낮게 그르렁대는 소리가 들리기는 하지만, 일반적인 가솔린 엔진 정도의 음색을 낼 뿐이다. 그럼에도 엔진 회전을 높이면, 특유의 그르렁대는 소리가 일품이다. 엔진을 회전시키는 맛이 살아있는데, 만약 역동적인 주행을 즐기는 운전자라면 반가운 이야기가 될 것이다. 물론 저회전을 주로 사용하며 얌전하게 주행하는 운전자들에게도 만족을 준다. 고속 주행 시 노면에서 올라오는 소음도 대부분 차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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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거동이 안정적이다. 일전에 308과 3008을 탑승하면서도 느꼈던 것이지만, 푸조가 새로 제작한 EMP2 플랫폼은 범용성은 물론 안정성에서도 상당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 제주도의 도로에서는 고속 영역에만 근접할 수 있고 초고속 영역은 갈 수 없지만, 고속 영역에서 보여주는 안정감을 고려하면 초고속 영역에서도 스티어링에 힘을 주는 일은 없을 것 같다. 물론 동승자들이 불안할 일도 없을 것이다.

 

도로 곳곳마다 임시 수리를 진행한 흔적이 있지만, 의연하게 대처한다. 프랑스 자동차로써는 이례적으로 상하로 움직이는 영역이 그리 긴 편이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의연하게 걸러낸다. 요철을 지나간다는 느낌은 전달하지만 그 이상의 충격은 없으니 그만큼 운전자의 마음에도 여유가 생긴다. 돌이 많은 프랑스의 도로에서 다듬어진 푸조 답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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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에서의 가속 능력과 안정성은 확인했으니, 이제 진정한 푸조의 장기를 확인할 차례다. 이번에 진입하는 곳은 1100도로인데 일전에도 그 위력을 확인한 적이 있지만 주행 난이도가 결코 서킷에 뒤지지 않는다. 좌우로 연속되는 코너가 많고 180도에 가까운 헤어핀 코너들도 있지만 사실 이곳에서 운전자를 제일 괴롭히는 것은 도로의 범프다. 직선 코스를 마주쳤다고 해서 가속 페달을 밟는다면 차체가 위아래로 심하게 요동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가속하기 힘든 곳이지만, 508에게는 예외가 되는 곳이기도 하다. 도로의 범프가 심하고 심지어는 차체를 살짝 띄우기도 하지만, 쉽게 그립을 잃지 않고 가속한다. 범프는 직선이 아닌 코너에도 있어 속력을 잘못 맞추면 차체가 살짝 뜨기도 하는데, 아마도 다른 자동차라면 착지하는 순간 강한 충격이 탑승객을 강타했겠지만 적어도 508은 그런 모습은 전혀 없다. 점프했다는 사실만 알릴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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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코너링이 상당히 즐겁다. 오랜만에 즐거운 주행을 할 수 있다는 느낌을 받아, 주행 모드를 매뉴얼로 맞추고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엔진 회전을 높였다. 서스펜션과 타이어가 살짝 눌렸다가 조금씩 그 강도를 높이며 완벽한 눌림을 막고 다시 반발하며 제자리로 돌아오는 과정이 코너에 진입했다가 벗어나는 타이밍과 일치해 즐거움이 살아난다. 여기에 미쉐린의 파일럿 스포츠 타이어도 그 즐거움을 보탠다.

 

이쯤 되면 508의 트랙 주행 능력이 궁금해지는데, 의외로 트랙보다는 일반도로에서 강한 면모를 보일지도 모르겠다. 물론 푸조가 샤르트 르망 서킷을 비롯한 트랙에서도 강자이기는 하지만, WRC를 필두로 한 일반도로에서 더 활약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샤르트 르망 서킷도 평소에 일반차량들이 다니는 도로를 그 때만 서킷으로 만드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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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8에서 본격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ADAS는 상당히 발전된 형태이다. 기본적으로는 ACC는 물론, 차선 이탈을 방지하기도 하고 차체를 차선 정중앙에 유지시키기도 한다. 곡률이 심한 경우에는 정중앙을 유지하지 못하기도 하지만, 이런 현상은 다른 모델에서도 보이곤 한다. 푸조 역시 자율주행 기술을 적극적으로 연구, 개발하고 있기에 아마도 이 기술은 더 발전하게 될 것이다.

 

아마도 신형 508이 갖고 있는 진가는 다른 곳에서는 느끼기 힘들었을 것이다. 도로가 불규칙하고 코너가 많기에 그리고 임시 수리가 많은 제주도의 도로이기에 그 진가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한 때 제주도 랠리가 개최되었던 무대인 1100 도로는 WRC에서 다듬어진 푸조의 운동능력을 확인하기에 이상적인 장소가 되었다. 그런 제주도를 주행하면서 푸조만의 안정성 그리고 역동성을 제대로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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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많은 운전자들은 이런 곳을 달리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능력이 있다는 것을 칭찬할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준비된 자동차이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과거와 달리 개성을 한껏 드러내면서도 조화로운 디자인과 품질이 한껏 높아진 실내 재질로 그 품격 역시 높아졌다. SUV가 점령하는 시대 앞에서도 508은 그 나름대로의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 같다.

 

 

주요 제원 푸조 508 GT 2.0 블루 HDi

 

크기
전장Ⅹ전폭Ⅹ전고 : 4,750Ⅹ1,860Ⅹ1,420mm
휠 베이스 : 2,800mm 
공차 중량 : 1,680kg 
연료탱크 용량 : 55리터
트렁크 용량 : 487리터 
 
엔진

형식 :  1,997cc 직렬 4기통 DOHC 터보 디젤
보어 X 스트로크 : ---mm
압축비 : ---
최고출력 : 177PS/3,750rpm
최대토크 : 40.8kg·m/2,000rpm
구동방식 : 앞바퀴 굴림방식
 
변속기
형식 : 자동 8단
기어비 : ---
최종 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 / 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 / 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 235/40R 19
 
성능
0->100km/h 가속시간 : 8.3초
최고속도 : ---km/h 
복합연비 : 13.3 km/리터 (도심 12, 고속도로 15.5)
이산화탄소 배출량 : 143 g/km
 
가격
1.5 알뤼르 : 3,990 만원
2.0 알뤼르 : 4,398 만원
2.0 GT 라인 : 4,791 만원
2.0 GT : 5,129 만원

 

(작성 일자 : 2019년 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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