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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 배기량 고정관념에 대한 도전, 쉐보레 말리부 E-터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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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유일한(chepa@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19-03-04 02: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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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에서 그 위세를 떨치고 있던 동장군의 기운도 조금씩 사라져가고 있는 2월 끝자락의 어느 날, 다시 한 번 쉐보레 말리부를 만났다. 페이스리프트 이후 시승을 진행한 적은 있는데, 그 때는 2L 버전이었고 이번에 탑승하는 것은 온전하게 새로 개발한 엔진인 1.35L 3기통 E-터보 버전이다. 그 동안 중형 세단이라고 하면 2L 가솔린 엔진이 기본이었고 대부분의 모델들이 여기에 맞추고 있는 현실에서 과감하게 소형차에 적용할 법한 다운사이징 엔진을 탑재한 것이다.

 

글 : 유일한(글로벌오토뉴스 기자)

 

생각해보면 참 긴 세월이다. 지금은 국내 중형세단의 대명사가 되어 있는 현대 쏘나타가 등장한 이후 근 30년에 달하는 기간 동안 국내에서 중형세단 출시 시 2L 엔진은 필수가 되다시피 했다. 그 이후 세월이 흘러 2010년도에 들어서면서 다운사이징이라는 개념이 소비자들에게도 인식되며 배기량을 낮추고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버전들이 등장하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기존의 2L 엔진을 보조한다는 개념이었다.

 

사실 말리부도 그랬다. 이번 10세대 모델이 등장했을 때, 1.5L 다운사이징 엔진을 전면에 내세우며 ‘기존 2L 엔진을 대신한다’라고 말했던 기억이 아직까지 남아있다. 그 와중에 넉넉한 출력으로 역동적인 운전을 즐기고자 하는 젊은 가장을 위해 2L 터보차저 가솔린 엔진을 준비했는데, 오히려 시장에서는 이 모델이 더 인기가 있었다. 아마도 다운사이징을 통한 경제적인 주행보다는 배기량과 출력이 좀 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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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번 페이스리프트 모델에 1.35L 엔진이 등장한다고 했을 때 상당히 놀랐다. 본고장인 미국에서조차 탑재되지 않은 엔진이 한국에서 처음 등장한 것도 그렇지만 기존 4기통 엔진에 반기라도 드는 것 같은 3기통을 당당하게 내세우고 있다. 그 동안 중형 세단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CVT도 등장했다. 변속 충격을 줄이고 연비를 향상시키는 데 있어서는 유리하지만 과거 특유의 반응으로 인해 선택하는 사람들이 적었던 그 변속기가 말이다.

 

쉐보레는 이 차를 ‘도전’이라고 이야기한다. 기존의 중형차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다운사이징, 아니 라이트사이징(Rightsizing)을 통해 이야기하겠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사실 소비자들이 그런 것까지 고려할 일은 없을 것이다. 말해야 할 것은 오직 상품성 그러니까 이 엔진과 변속기가 과연 이 크기의 차체를 효율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가 그것뿐이다. 엔진에 대한 자료는 잠시 접어두고 순수하게 주행 능력 그리고 중형 세단의 미덕에 집중해 볼 것이다.

 

    Exterior & Inter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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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시승하면서도 느꼈던 것이지만 새로 변경된 듀얼 포트 그릴은 특유의 크롬 라인이 헤드램프까지 이어지면서 독특한 라인을 그리고 있다. 처음에는 적응이 힘들 것으로 생각했는데 두 번째 보면서 벌써 익숙해지는 것을 보면 많이 도드라지지 않으면서도 개성을 살리는 전면인 것 같다. 쿠페를 닮은 루프 라인은 트렁크 리드까지 이어져 노치백의 느낌조차 내지 않고 있으며, 옵션이기는 하지만 휠하우스를 가득 채우는 19인치 휠의 존재감이 상당하다.

 

테일램프는 Y자가 누워있는 형태인데, 자세히 보니 스포츠카인 카마로와도 닮아 있다. 생각해 보면 이전 세대부터 카마로의 테일램프 디자인을 적극적으로 적용해 온 말리부다. 그만큼 역동성을 살리고 있다고 봐도 될 것인데, 2L 모델과는 달리 범퍼 하단에 머플러가 드러나 있지 않다 보니 그 느낌이 약간 반감된다는 아쉬움이 있다. 이럴 때는 역시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RS 모델의 국내 부재가 더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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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에 대한 감상은 이전과 대동소이하다. 크림베이지 색의 시트는 한국 시장에서는 받아들여지기 힘든 색으로 여겨졌지만, 현장에서는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이 급의 자동차를 선택하는 데 있어 여성의 결정권이 크다 보니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8인치 수퍼비전 계기반은 이번에 추가로 조작을 해 보니 정보를 좀 더 크게 얻고 싶은 운전자를 위해 속도는 숫자만으로 간단히 표시하는 모드도 있다. 네비게이션 연동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Powertrain & Imp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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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터보 엔진에 대해 간단히 이야기하면, 3기통의 다운사이징 엔진이지만 이전 1.5L 가솔린 모델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최고출력 156마력, 최대토크 24.1kg-m을 발휘한다. 이 정도의 정보만을 머릿속에 넣어두고 가속 페달에 발을 올린다. 과감하게 가속해 보고 싶지만 처음에는 시내 주행이 위주가 되기에 일반적인 주행 패턴이 된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갖고 있을만한 편견이 3기통 엔진에 대한 소음과 진동이 아닐까 한다. 결론만 이야기하면, 진동에 대해서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으며 소음 역시 약간 가릉대는 수준으로 거슬릴 정도가 아니라고 해 두겠다. 최근의 엔진이라는 것은 진동을 잡아내기 위해 역 위상을 인위적으로 만들어내거나 크랭크에 카운터밸런서를 적용하는 등 다양한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굳이 그런 기술들을 모르더라도, 사전 정보 없이 이 차에 탑승한다 해도 발생하는 진동을 4기통 엔진과 구분하기는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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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에 대해서는 시내 주행 중에는 어쩔 수 없이 일어난다. 가속 페달을 밟는 깊이에 따라 달라지지만 저속과 중속 사이, 정확히는 0~40km/h 구간까지는 3기통 엔진이 내는 특유의 소리가 있다. 마치 맹수가 낮게 가릉대는 것 같은 소리가 나는데, 사실 이것도 신경을 쓰고 있으니 느낄 수 있는 것이지 일반적인 운전자가 이와 같은 미묘한 차이까지 구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CVT를 적용했다고 해도 과거처럼 엔진 회전이 무조건 높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

 

이즘에서 한 번 이 CVT에 대해 언급을 해야 할 것 같다. 최근의 CVT들이 이런 방식으로 진화를 하고 있는데 말리부의 CVT 역시 고 부하 영역에서의 변속감각 개선을 위해 자동변속기의 패턴을 모방한 특유의 ‘톱니 변속’을 적용하고 있다. 그래서 CVT 특유의 변속 충격이 없는 장점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엔진 회전 역시 오르락내리락 하며 운전의 재미도 추구하고 있다. 여기에 CVT 특유의 높은 연비까지 가져가고 있으니, 앞으로 CVT가 널리 적용될 것이라는 예측도 사실이 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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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정말 예민한 운전자라서 시내 주행 시 엔진 소음이 신경 쓰인다면, 고속도로나 간선도로를 주행할 때는 이것을 전혀 느낄 수 없을 것이다. 고속 영역의 가속까지도 수월하게 진입하고, 그 이후로도 조금은 더 힘이 남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물론 배기량과 출력 그리고 차체 무게가 있기 때문에 초고속 영역에서는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여주지만, 이 차는 중형 세단이다. 만약 그렇게 운전한다면 출력 부족을 느끼기 이전에 가정의 경제권을 쥔 동승객의 큰소리부터 날아와 귀에 따갑게 박힐 것이다.

 

연비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라이트사이징 엔진과 CVT의 장점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해야겠다. 공인 복합연비는 13.3km/l 이지만 잠시간의 정속 주행만으로 얻은 연비는 17km/l가 넘었고, 최대는 20km/l였다. 상대적으로 연비에 불리한 19인치 휠과 콘티넨탈의 타이어를 적용하고도 이렇게 기록하고 있으니 유지비를 줄이는 데 있어서는 큰 공헌을 한다고 말해야겠다. 추후 하이브리드 모델이 라인업에 추가되면 직접 연비를 비교하고 싶어진다.

 

프론트 맥퍼슨 스트럿, 리어 멀티링크 방식의 서스펜션은 일전에 2L 모델을 탑승했을 때와 대동소이한 느낌을 준다. 아무래도 승차감을 고려하고 있어 날카로운 맛은 약간 덜하지만, 와인딩에서 코너를 공략하는 재미는 있다. 중요한 것은 2L 모델보다 프론트가 가볍기 때문에 그만큼 언더스티어가 덜하다는 것이며 직관적인 화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럴 때는 말리부에 패들시프트가 없다는 점이 또 다시 아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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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리부 E-터보는 그 성능으로 모든 아쉬움을 지워버린다. 3기통 다운사이징 엔진에 대한 불식도, CVT에 대한 편견도 직접 주행해 보면 모두 날아갈 것이다. 탑승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중형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라이트사이징 엔진을 탑재했기에 발생하는 낮은 자동차세 그리고 배출가스가 적기에 얻을 수 있는 주차장 할인과 통행료 할인이 있다. 한 푼이라도 낭비를 줄여야 하는 가장의 무게를 견뎌내기에 이만큼 좋은 이야기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지갑만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라고도 하지 않는다. 넉넉한 공간과 뜻밖의 즐거움을 주는 변속기 그리고 서스펜션도 그렇지만, 가끔씩 기분 전환을 위해 혼자서 엔진 회전을 높여볼 때 나오는 음색은 스트레스를 풀기에 충분할 것이다. 그렇게 말리부는 단순히 엔진 뿐만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에 활력을 줄 수 있는 도전까지도 잇고 있다.

 

 

주요제원 쉐보레 더 뉴 말리부 1.35 터보 가솔린

 

크기
전장×전폭×전고 : 4,935×1,855×1,465mm
휠 베이스 : 2,830mm
트레드 앞/뒤 : 1,594/1,597mm
공차중량 : 1,415kg
연료탱크 용량 : 61.7리터
 
엔진
형식 : 1,341cc E-TURBO
최고출력 : 156ps/5,600rpm,
최대토크 : 24.1kgm/1,500~4,000rpm
 
트랜스미션
형식 : CVT (VT40)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 / 멀티 링크
브레이크 : 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타이어 앞/뒤 : 245/40R 19
구동방식 : 앞바퀴 구동방식
 
성능
연비 : 13.3km/l(도심 12.2km/l, 고속도로 14.9km/l)
CO2 배출량 : 126g/km
 
시판 가격
LS : 2,345만원
LT : 2,566만원
프리미어 : 2,845 만원
프리미어 퍼펙트 블랙 : 2,930 만원
프라임 세이프티 퍼펙트블랙 : 3,210 만원

 

(작성 일자 2019년 03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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