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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제네시스 GV80 3.0 디젤 AWD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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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20-03-20 02: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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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의 첫 번째 SUV GV80을 시승했다. 2015년 브랜드 런칭 당시 2021년 라인업을 완성하겠다고 했으니 올 해와 내년 사이 또 다른 SUV가 추가된다. 여기에 G80의 풀 체인지도 앞두고 있다. 제네시스의 라인업이 이루어져 가는 시기이다. 스타일링 디자인 측면에서는 G90부터 시작된 제네시스만의 시각적 독창성이 GV80과 G80의 모델체인지 등을 통해 분명해져 가고 있다. 여기에 디지털화를 중심으로 한 커넥티비티 기능 등에서 앞선 평가를 어떻게 접목하느냐도 중요하다. 제네시스 GV80 3.0 직렬 6기통 터보 디젤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제네시스 브랜드의 런칭 당시부터 눈여겨봐 온 것은 판매 대수의 증가가 아니었다. 풀 라인업을 갖출 때까지 브랜드의 정체성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에 관한 것이었다. 브랜드의 정체성은 헤리티지와 성능, 품질, 혁신성, 독창성 등 복잡하게 말하지만, 그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스타일링 디자인이다. 품질과 성능은 상향 평준화되어가고 있다. 그런 가운데 차별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스타일링 디자인이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런칭 당시에는 기존 모델의 이름을 바꾸는 수준에서 시작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변화를 알린 것은 성능 면에서는 G70이, 스타일링 디자인 면에서는 G90이 브랜드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런칭 당시 현대자동차는 2021년까지 세단과 SUV의 라인업을 완성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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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가 대세인 시대에 등장한 GV80의 임무는 기존 전통적인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다른 점’을 제시해야 한다. 오랜 역사를 가진 캐딜락과 링컨도 프리미엄 반열에 오르지 못하고 있고 렉서스를 제외하면 인피니티와 아큐라 등 1980년대 말 등장한 일본 럭셔리 브랜드들도 아직은 본격적으로 경쟁 상대로 부상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뛰어든 제네시스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조건인 헤리티지를 내 세울 입장이 못 된다. 그것이 약점인 것은 분명하지만 100년 만의 대 전환이라고 하는 시대에 전혀 새로운 컨셉으로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는 얘기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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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에서 GV80이 보여 준 ‘두 줄’은 신선하다. G90에도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 부분에 두 줄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아이콘으로 삼을 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런데 GV80에서 앞뒤 램프 부분에 삽입한 두 줄은 제네시스의 브랜드 아이콘으로써 충분히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

GV80에 대해 제네시스 디자인팀을 이끄는 이상엽 전무는 ‘디자인이 브랜드다’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모든 브랜드들에 공통된 내용이지만 제네시스만의 차별화 포인트가 있다는 얘기이다. 유행을 따르기보다는 제네시스만의 언어를 바탕으로 아이콘을 만들며 독창성을 완성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Exterior

디자인은 선과 면의 조합이다. 직선을 강조하거나 억양을 도드라지게 사용하기도 하고 날카로운 선으로 공격성을 표현하기도 한다. 전체적인 형상(Form)으로 스포티함이나 우아함을 표현하기도 한다. 모두가 차별화를 위한 것이다. 수없이 많은 선과 면이 등장해 왔지만, 여전히 새로운 조합이 가능한 것이 디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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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가 GV80을 통해 보여 준 두 줄은 복잡하거나 날카롭지 않으면서도 전체적인 이미지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처음 보는 순간 제네시스만의 디자인 아이콘을 이렇게 간결한 선 두 개로 완성할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독일 프리미엄 3사의 엠블럼만큼은 아니지만 두 개의 수평선만으로 아이덴티티를 만들어 냈다. 물론 그것은 차체의 이상적인 비율을 전제로 하고 있다. 패널의 처리와 실루엣의 밸런스 등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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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브랜드는 세단 모델들의 경우 전체적인 형상은 밸런스를 중시하는 완고함이 주제다. 전체 인상을 결정짓는 앞 얼굴의 경우 세 개 모델이 라디에이터 그릴 안쪽의 패턴을 제외하면 프레임이 조금씩 다르다. 가장 늦게 등장한 G90의 경우 새로운 형태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 지메트릭스를 기반으로 5각에 가까운 싱글 프레임에 가까운 그래픽을 선보였다. 포로포션을 중시하는 균형 잡힌 몸매에 헤드램프와 측면의 방향지시등을 하나의 선으로 연결하는 것으로 중심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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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GV80에서는 리어 컴비내이션 램프까지 이어지는 두 개의 라인으로 바뀌었다. 과도한 선이나 면의 사용보다는 간결한 선으로 전체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그릴의 형태가 5각인 것은 G90과 같지만 좀 더 작고 뚜렷한 각을 주었으며 범퍼와 에어 인테이크의 구분을 확실히 한 것도 차이점이다. 그러니까 세단과 SUV의 얼굴이 같은 디자인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디테일로 차별화 포인트를 주고 있다. 그 두 개의 선은 LED 헤드램프와 함께 빛을 디자인 소구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최근 등장하는 현대 기아의 신차들과 같지만 심플함을 극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엠블럼의 존재감이 도드라지지 않는다는 것은 선입견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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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에서도 두 개의 라인이 또렷이 부각되어 있다. 도어 패널을 중심으로는 위아래 캐릭터 라인으로 엑센트를 주고 있다. 어깨 부분의 라인이 도어 핸들 위쪽에 위치하는데 뒤쪽으로 갈수록 완만하게 하강한다. 그런데도 전체적으로는 수평 기조가 강조되어 보인다. 그러나 윈도우 프레임의 처리로 쿠페 라이크한 루프 라인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린 하우스의 비중이 적은 것은 역동성을 강조하기 위한 기법이다. D필러가 경사지게 설계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만큼 적재공간은 약간 손해를 보게 된다. 전체적으로는 그보다는 헤드램프와 펜더 위 추가적인 방향지시등과 리어 컴비내이션까지 이어지는 두 개의 라인이 전체 분위기를 지배하고 있다. 22인치 휠까지 소화할 수 있는 휠 하우스도 자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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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에서는 해치 게이트 중간 부분에 크롬도금 바를 사용하거나 좌우 램프를 연결하는 유행과는 달리 도어 자체에 각을 주고 있다. 이 새로운 시도는 두 개의 라인과 함께 제네시스 브랜드 SUV의 아이콘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범퍼 아래쪽에서도 머플러 형태의 프레임을 사용하는 유행을 따르지 않고 아예 보이지 않게 처리하고 있다.

 

 

Interior

인테리어의 주제는 웰빙 공간이다. 디자인 측면에서 두 개의 라인을 중심으로 하는 것은 익스테리어와 같다. 다만 전체적인 컨셉은 ‘여백의 미’를 강조한 간결한 구성이다. 대시보드를 가로지르는 두 개의 라인은 시동을 걸면 가운데 부분의 패널이 열리며 에어벤트가 나타나는 것 등에서 그런 의도가 반영되어 있다. 리얼 우드 트림 등으로 고급성을 살리고 있지만, 그 역시 화려함보다는 간결함으로 고급성을 표현하고 있다. 렉시콘 18스피커 시스템도 고급성을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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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어 보이기 위해 과도한 라인을 사용하거나 스위치나 버튼으로 화려하게 처리하기보다는 대부분의 기능을 디지털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센터 페시아 위 14.5인치나 되는 거대한 디스플레이창이 압권이다. 대부분 12.3인치인 것과 비교하면 거대하다고 할 정도다. 그러나 실제 운전석에 앉아 보면 그로 인해 시야가 답답하다거나 과장되어 보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그 디스플레이 창을 통해 확인하고 작동할 수 있는 내용도 지금까지보다 한 단계 더 진보했다. 굳이 스마트폰을 열지 않아도 어지간한 정보는 다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운전석에서 오른손을 뻗어 작동하기에는 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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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콘티넨탈과 공동 개발한 12.3인치 3D 계기판과 함께 디지털화의 극을 보여 준다. 디스플레이 창을 통해 대부분의 기능을 작동할 수 있다. 음성인식 제어는 물론이고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AR(증강현실) 내비게이션 등 이 시대에 가능한 모든 것이 동원됐다. 지도 위에 진행 방향을 선만으로 표시되는 것과 달리 앞쪽의 카메라로 도로를 촬영하고 그 위에 노면의 차로 전체를 파란색으로 표시해 주는 것으로 하만과 공동으로 개발했다.


무엇보다 음성 인식기능의 진화가 돋보인다. 자연어 인식 기능은 커넥티비티가 연결되어야 가능하지만, 우선은 인식률이 놀라울 정도로 좋아졌다. 말을 하면 디스플레이 창에 문자로 나타나며 정확히 인식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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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조 시스템을 위한 패널도 터치 타입이다. 그 아래 있는 통합 컨트롤러는 글씨를 입력할 수 있는 기능까지 포함되어 있다. 이 기능이 처음은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제네시스의 디지털화는 커넥티비티 기능과 함께 장점으로 꼽힐 것 같다. 미세먼지 99%를 포집하는 공기 정화 시스템과 디지털 키, 제네시스 카 페이 기능도 마찬가지이다.

 

2스포크 스티어링 휠도 새로운 것이다. 기능성보다는 예술성을 위한 것으로 보이는데 마찬가지로 두 개의 라인이라는 컨셉을 따른 결과로 읽힌다. 변속기 작동은 다이얼 방식으로 한다. 그 앞에 또 하나의 컨트롤러로 스크린을 터치하지 않고 작동할 수 있게 했다. 디지털 이미지를 강조하면서 기능성도 배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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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2열 시트의 5인승을 기본으로 3열 시트의 7인승까지 있다. 현대 브랜드의 제네시스 때부터 달라지기 시작한 시트는 GV80에서는 또 한 단계 진화했다. 7개의 공기주머니를 활용해 운전자의 자세 변화에 대응하는 에르고 모션 시트는 독일 허리 건강협회의 인증을 받았다는 것만으로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다.

 

독일 자동차 업체들은 시트를 설계할 때 혈액순환에 대한 것을 중시한다. 푹신하거나 딱딱하지 않으면서 운전 자세를 안락하게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마사지 기능도 있지만, 거실에 있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지만, 혈액순환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장비로 여기는 추세다. 스포츠 모드에서 좌우 지지대가 자동으로 상체를 잡아 주는 듯한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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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열 시트도 전동으로 리클라이닝과 슬라이딩, 틸팅이 가능한 것을 포함해 모든 기능을 전동으로 조작할 수 있다. 2열 시트는 시트백 어깨 부분의 버튼으로 전동으로 앞으로 이동해 재껴진다. 다시 원위치시킬 때는 그냥 뒤쪽으로 밀거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나 트렁크 왼쪽에 있는 버튼을 통해 전동으로 조절할 수 있다. 풀 플랫이 되는 것이 장점이다. 다만 3열 시트는 성인이 앉기에는 머리공간이 부족하다. 보조석으로 생각하면 좋을듯하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3.0ℓ 디젤과 2.5ℓ, 3.5ℓ 터보 가솔린 등 모두 세 가지. 시승차는 2,997cc 직렬 6기통 DOHC 터보 디젤로 최고출력 278마력, 최대토크 60.0kgm를 발휘한다. 현대자동차 그룹의 첫 번째 직렬 6기통 엔진이다. 나중에 추가된 2.5ℓ 가솔린은 304마력, 43.0kgm. 3.5리터는 380마력, 54.0kgm다.


오늘날 내연기관 엔진은 2리터와 3리터를 중심으로 수렴되고 있다. 스포츠카의 성능을 발휘하기에는 이론적으로는 2리터가 가장 좋다는 의견이 있지만, 여전히 대형차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3리터 엔진은 필요하다. 특히 메르세데스 벤츠가 디젤 스캔들 이후인 2016년 20년 만에 직렬 6기통 가솔린과 디젤 엔진을 새로 내놓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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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6는 컴팩트하면서 앞바퀴와 뒷바퀴 굴림방식 모두에 채용할 수 있고 충돌시 엔진 룸에서 충돌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직렬 6기통은 크랭크샤프트의 2차 진동이 없고 완전 밸런스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파워 추출도 더 좋다. 20세기 들어 배기량을 낮추고 그로 인한 출력 저하를 터보차저로 보완한다고 하는 다운사이징은 실험실 내에서 일정 모드 연비 실험이 중시하는 저부하역의 마찰 손실을 줄여 준다. 반면 자주 사용하는 고부하역의 열효율이 낮다. 그래서 라이트 사이징이라는 용어가 등장했고 V6보다 파워 추출에 유리한 직렬 6기통이 대형차에 적합하다는 쪽의 의견이 많아지고 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저감이다. 제네시스는 그를 위해 연소 과정에서의 진화는 물론이고 후처리장치도 새로 개발했다. SCR과 DPF, 그리고 EGR 등에서 많은 진화를 했다. 다만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이나 미국 시장에서는 디젤차의 존재감이 없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유럽 시장도 디젤차의 점유율이 줄어들고 있다. 피할 수 없다. 기술은 시장을 이기지 못한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어젠다의 선점이라는 면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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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는 토크 컨버터 방식의 8단 AT이며 구동방식은 뒷바퀴 굴림방식을 기본으로 전자제어 네바퀴 굴림방식이 설정되어 있다. 시승차는 AWD 사양으로 E-LSD를 기반으로 하는 터레인 모드도 채용하고 있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350rpm 부근. 레드존은 4,5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4,200rpm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30km/h에서 2단, 55km/h에서 3단, 85km/h에서 4단, 125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발진감이 다르다. 처음부터 부자연스러운 느낌이 없다. 오늘날 등장하는 엔진들이 그렇듯이 폭발적인 파워보다는 전체적인 밸런스를 중시하는 트렌드인데 이 엔진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도 V6엔진보다는 파워 추출감이 좋다. 더불어 그동안 현대자동차의 디젤 엔진과는 그 느낌이 전혀 다르다. 나중에 제원표를 봤더니 공차 중량이 2.275kg이나 된다. 무엇보다 저회전부터 두터운 토크감을 살리며 속도계의 바늘을 부담 없이 끌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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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이나 차음 대책도 다른 차원으로 진화했다. 특히 R 엔진에서 가속 시 부밍음에 대한 지적이 있었는데 전혀 거슬림이 없다. 능동형 노면 소음 저감 기술의 효과는 분명하다. 유럽의 디젤 엔진들이 그렇듯이 크루징 상황에서는 가솔린과 구분이 어려울 정도의 정숙성을 보여 준다, 진동에 대한 대책도 부족함이 없다.

 

다시 오른발에 힘을 주면 속도계의 바늘이 첫 번째 벽을 가볍게 돌파한다. 이때는 대 배기량 엔진-오늘날 3ℓ는 대 배기량이다-의 여유 동력이 느껴진다. 저속에서부터 초고속 역까지 빠르지는 않지만 거의 같은 톤으로 속도계의 바늘이 상승한다. 무엇보다 터보차저로 쥐어짜는 듯한 느낌이 없다.

 

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길다. 조금은 의외다. 오늘날 현대기아차의 섀시는 전체적으로 하드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그렇다. 노면의 요철에 대한 반응이 허풍스럽지는 않지만 고속 역에서는 미세한 피칭 현상이 나타날 때도 있다. 댐핑 스트로크가 긴 것에 비하면 고속역에서 다운포스가 강하지는 않다. ESC의 개입 포인트는 중간역이다. 그래도 승차감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부드러운 타입이다.

 

록 투 록 2.5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헤어핀 등에서는 오버 스티어다. 제네시스 세단들의 네바퀴 굴림방식 모델은 모두 약 언더다. 그에 비하면 GV80의 거동은 의외다. 그런데 회전 반경이 큰 고속도로나 국도의 코너링에서는 원심력이 느껴진다. 두 가지의 상반된 특성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물론 시승을 위한 주행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하지만 H-Trac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네바퀴 굴림방식의 거동과 다르다는 것은 분명하다. 스포츠 모드로 하면 거동이 타이트해지며 뚜렷이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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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장비로는 센터 사이드 에어백을 포함해 10개의 에어백이 장착되는 등 이 시대 등장한 모든 것들이 채용되어 있다. ADAS도 진일보했다. 깜빡이를 켜면 옆 차로의 상황을 인식해 차로를 자동으로 변경해 주는 기능이 채용됐다. ACC 기능인 스마트크루즈 컨트롤도 머신 러닝으로 운전자의 운전 스타일을 학습해 운전자와 비슷하게 주행하도록 하는 기능이 추가됐다. 물론 내비게이션과 연동해 안전구간이나 곡선구간, 진출입로 등에서 속도를 조절해 준다. 지금까지 레벨 1.5 수준의 자율주행 기능이 법규에 따라서 한 단계 진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ACC를 작동시키면 계기판에 차로상의 내 차의 위치를 정확히 보여 주며 좌우에 있는 차들을 그림으로 보여주는 것도 달라진 부분이다. 차로 중앙 유지 수준도 더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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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80은 주문형 생산방식으로 10만 4,000가지 이상의 트림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 등 럭셔리카가 갖추어야 할 요소들이 많다. G70가 처음 나왔을 때도 얘기했지만 절대 꿀리지 않는 상품성을 갖추고 있다. 상대적으로 비교하면 우열이 항목에 따라 드러나기는 하겠지만 프리미엄 브랜드가 갖추어야 할 제품으로서의 내용은 부족함이 없다. 다만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받으려면 제품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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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는 미국 시장에서 인정을 받아야 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중국시장에서 볼륨을 늘려야 한다. 코로나19로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은 또 한 번 크게 달라질 것이다. 적어도 지금 돌아가는 상황만으로 본다면 자체적으로 생산과 소비가 가능한 중국을 무대로 삼는 것이 더 유리해 보인다. 주가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애널리스트들은 달러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중국시장은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도 고가의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오히려 힘을 내고 있다. 영미식 사고에 익숙한 경제학자들은 2010년 이전부터 중국 경제 위기론을 부르짖었었다. 하지만 중국은 스스로 변신하며 공장과 시장의 임무를 수행하며 중산층을 늘려왔다. 그것이 시장의 힘이다. 제네시스의 미래는 중국에 있다고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된다.

 

주요제원 제네시스 GV80 3.0 직렬 6기통 디젤 AWD
 

크기

전장×전폭×전고 : 4,945×1,975×1,715mm

휠베이스 : 2,955mm

트레드 앞/뒤 : 1,674/1,689mm(19인치)

공차중량 : 2,275kg

승차 정원 : 7명

연료탱크 용량 : 80리터

트렁크용량 : ----
 
엔진형식 : 2,996cc 직렬 6기통 직분사 터보 디젤

최고출력 : 278마력/3,800rpm

최대토크 : 60.0kgm/1,500~3,000rpm

구동방식 : AWD
 
트랜스미션

형식 : 8단 자동

기어비 : ---

최종 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55/55R19
 
성능

연비 : 10.9km/리터(도심 9.8km/리터 고속도로 12.6km/리터)

이산화탄소 배출량 : 179g/km
 
시판 가격
3.0 디젤 AWD(7인승) : 6,887만원

 

(작성일자 2019년 1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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