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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소리없이 많이 팔리는 차, 폭스바겐 7세대 제타 1.4 TSI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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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20-12-18 08: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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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7세대 제타를 시승했다. 그룹 내 MQB 플랫폼을 베이스로 하는 것은 해치백 골프와 같지만, 세단을 선호하는 시장에서 폭스바겐 볼륨 모델로서의 존재감이 강한 모델이다. 만인을 위한 차를 표방해 온 폭스바겐의 차만들기를 잘 반영하고 있는 지극히 교과서적인 패밀리 세단이라는 것이 포인트다. 폭스바겐 7세대 제타 1.4TSI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폭스바겐 제타는 2006년 5세대 모델부터 한국 시장에 상륙했다. 1979년 1세대 모델이 데뷔했으며 3대와 4대째에는 벤토(Vento)와 보라(Bora) 등의 이름으로 판매되기도 했었지만 5세대 모델을 계기로 전 세계시장에서의 차명을 제타로 통일했었다.

소리 없이 많이 팔리는 차 제타는 6세대 모델까지 누계 판매대수 1,750만대로 골프에 이은 폭스바겐의 볼륨 모델이다. 그런데 시장에 따라 선호도가 다르다. 누계 320만대가 팔린 미국시장에서는 세단형 제타가 브랜드 판매의 30%를 점하고 있는데, 반해 일본시장에서는 해치백 골프가 50%를 차지할 정도로 큰 차이가 난다. 그 때문에 제타는 세단형이 더 선호되는 시장에만 투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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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보다 더 시선을 끄는 시장은 중국이다. 제타 6세대 모델은 중국 시장 베스트셀링카에 올랐고 중국 내 폭스바겐 브랜드의 볼륨 모델로서의 포지셔닝을 확고히 해왔다. 그것을 배경으로 폭스바겐은 2019년 2월 제타를 아예 별도의 중국 전용 브랜드로 독립시켰다. 중국 내 제타 브랜드에는 세단 하나, SUV 두 개가 라인업되어 있는데 SUV의 점유율이 80%에 달한다.

중국은 폭스바겐 브랜드의 전 세계 판매량 중 거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연간 300만대 이상이 팔리는 최대 단일 시장이기도 하다. 역으로 말하면 GM과 함께 폭스바겐은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다. 하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의견이 지배적인 중국 시장에 대한 글로벌 플레이어들의 전략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중국산 제타는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글로벌 제타와는 다르다. 한국 시장에는 멕시코산이 들어온다.

5세대 모델이 상륙했을 때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폭스바겐 브랜드는 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들과 달리 차명을 모델마다 달리한다. 대부분 바람의 이름을 사용하는데 골프는 멕시코 만류에 부는 강한 북남풍, 파사트는 지구 전체를 에워싸고 부는 무역풍, 산타나는 멕시코 캘리포니아만(灣)에 놓인 코르테즈해를 횡단하는 사막의 돌풍을 뜻한다. 시로코는 북아프리카의 더운 사막에서 이탈리아로 불어오는 바람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물론 투아렉처럼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의 유목민 부족의 이름을 딴 예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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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초고속 제트기류를 의미하는 제타는 4대째는 시장에 따라 보라(Bora)라는 이름이 부여되기도 했는데 이는 지중해 북쪽 이탈리아지역의 아드리아 연안에서 부는 상쾌한 바람에서 따 온 것이다.

폭스바겐은 제타라는 이름을 5대째 모델에 다시 전 세계 시장에 공통으로 사용하면서 세단 수난의 시대에도 폭스바겐의 브랜드 파워를 배경으로 시장 확대를 지속해서 추구해 왔다. 이름을 제타로 통일한 것은 본래 독일차가 가진 단단한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한 기본기에 충실한 이미지를 살리고자 하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기본기에 충실함으로써 오랫동안 타도 싫증 나지 않고 단단한 차체와 서스펜션, 그리고 대량생산이지만 독일의 장인정신, 즉 마이스터의 기술이 축적된 자동차를 만든다는 기본자세를 견지한다는 폭스바겐다운 캐릭터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5세대부터 제타의 포지셔닝을 엔트리 럭셔리 클래스로 표방하며 차별화를 추구해 왔다.

그리고 2018 디트로이트오토쇼를 통해 오늘 시승하는 7세대 제타가 데뷔했다. 폭스바겐의 모듈형 플랫폼인 'MQB'를 기반으로 하는 제타는 이전 모델보다 역동적인 비율, 넓은 실내 공간, 첨단 운전 지원 시스템 등을 갖춰 진일보한 모습을 통해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Exterior
언제나 그렇지만 폭스바겐은 세단이나 SUV 모두 전체적으로 정리된 선과 면이 특징이다. 강한 캐릭터 라인이나 억양을 사용하지 않고 밸런스를 중시하는 스타일링이다. 라디에이터 그릴도 키우지 않고 있다. 역으로 말하면 무난한 디자인이지만 오늘날은 오히려 그것이 독창성으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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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얼굴에서는 상급 모델인 파사트와 같은 그래픽이 중심이다. LED 헤드램프가 그릴과 맞물려 있는 부분에 각을 준 것이 눈길을 끈다. 헤드램프 유닛을 ㄷ 자형으로 감싸고 있는 주간주행등이 엑센트다. 폭스바겐 브랜드의 디자인 책임자 클라우스 지시오라(Klaus Zyciora)는 빛은 새로운 크롬이라고 말한다. 그는 빛은 특히 전기 자동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에너지와 전기뿐만 아니라 따뜻함과 안전을 나타내고 미래의 이동성을 위한 상징이라고 강조한다. 그래도 파격적인 선이나 면을 만들지는 않는다. 배터리 전기차인 ID.4에서 새로운 그래픽을 채용하고 있지만, 그 역시 이질적인 느낌을 주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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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에서는 선대 모델보다 커진 느낌이 브랜드 라인업 중 가장 강한 캐릭터 라인으로 강조되어 있다. 전장이 43mm 길어졌고 전폭은 21mm, 전고는 6mm 확대됐다. 모델체인지 때마다 차체가 커지는 것은 중소형 세단의 숙명인 것 같다. 실루엣은 루프라인으로 인해 파사트와 아테온보다는 3박스카의 느낌이 약간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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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에서는 트렁크 리드의 차체 일체형 스포일러가 단단한 이미지를 만들고 있고 마찬가지로 테일램프가 새로운 크롬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헤드램프와 테일램프는 디자인 요소로서는 물론이고 도로 위 다른 사용자와의 소통 도구로 더욱 그 활용도가 넓어지고 있다. 범퍼 아래 좌우의 머플러는 디자인 소구로 실제로는 차체 아래쪽에 있다.


Interior
인테리어에서도 간결하면서도 정리된 느낌의 레이아웃이 중심이다. 여전히 전통적인 개념의 인터페이스다. 다만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 부분에 엠비언트 라이트가 적용된 것이 시대의 흐름을 보여 준다. 큰 카울의 계기판과 센터패시아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는 크기는 8인치이지만 시각적으로는 더 커 보인다. 티구안에서 언급했듯이 윈도우보다는 도스(DOS)느낌으로 그래픽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이 시대 사용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대부분 채용되어 있다. 그래도 출력과 토크, G포스 등의 상황을 보여 주는 출력 모니터 창과 경제운전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Think Blue. Trainer 창 등은 디지털 그래픽으로 화려하다. '디스커버 미디어’라고 칭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앱 커넥트를 통해 미러링크와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에 연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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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아래쪽의 에어컨 컨트롤 패널도 익숙한 그래픽이다. 5인치 터치스크린을 배치한 상급 모델들과는 다르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패드는 있다. 부츠 타입의 실렉터 레버도 등장하는 바이 와이어 타입의 레버와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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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좌우 스포크에 리모콘 버튼을 배치하고 있는데 이 부분에서는 브랜드에 따라 그 방법이 다를 뿐 ACC와 음성, 볼륨, 디스플레이창 컨트롤 버튼 등이 배치되어 있다. 조작하는 방법에서 운전 중 스트레스를 덜 받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햅틱 스위치를 제외하면 특별한 차별화 요소는 없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전형적인 아날로그 시대의 그것이다. 가운데 디스플레이창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디지털 계기판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수수하다는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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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5인승. 시트에 앉으면 이 차의 의외로 넓다는 느낌이다. 20세기 유럽차들과 달리 오늘날 출시되는 모델들은 공간에 많은 비중을 준다. 착좌감은 독일차답다. 탄탄하다는 얘기이다. 물론 오늘날은 평준화되어가는 추세이지만 오랫동안 숙성되어온 폭스바겐만의 맛이 있다. 리어 시트는 40 : 60 분할 접이식. 앞뒤 모두 히팅 시트다. 좌우 공간이나 무릎 공간이 이 세그먼트의 평균 수준이다. 머리공간은 170cm인 기자가 앉으면 주먹 하나 정도의 공간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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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렁크 용량은 510리터로 외부에서 상상했던 것보다 넓고 깊다. 플로어 커버를 들어 올리면 임시 타이어가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폭스바겐 브랜드의 소형 엔진은 1.0리터와 1.5리터로 통합됐다. 이는 다운사이징에서 라이트사이징으로 바뀐 결과다. 1.2리터와 1.4리터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승차의 엔진은 1.4리터다. 여기에 미국시장용으로는 2.0리터 사양도 있다. 이는 인터내셔널 모델로 분류되는 제타의 특성으로 인한 것이다. 1,395cc 직렬 4기통 DOHC 터보차저 TSI 가솔린으로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 토크 25.5kgm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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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는 6단 MT와 토크 컨버터 방식의 8단 AT가 조합되는데 국내 사양은 8단 AT. 구동 방식은 앞바퀴 굴림방식. 드라이브 모드는 에코, 노멀, 스포츠, 커스텀 등 네 가지가 설정되어 있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550rpm부근. 배기량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폭스바겐 그룹의 TFSI엔진은 여전히 발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대목이다. 레드존은 6,5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5,800rpm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40km/h에서 2단, 70km/h에서 3단, 115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배기량이 의심스러울 정도의 가속감이다. 공차중량이 1,404kg이므로 출력 대 중량이 9.36kg/ps로 뛰어난 수준은 아니지만, 체감상으로 느끼는 가속감은 의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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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에 묻혀 이슈가 되지 못하고 있지만, 이 시대 내연기관 엔진의 발전 속도도 만만치 않다. 물론 오늘날 등장하는 내연기관 엔진은 대부분 전동화를 염두에 두고 개발되고 있지만 내연기관만으로써의 성능도 한 단계 진화했다. 특히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저가로 연비성능을 높이고 배기가스를 저감하는 데 기여하면서 많은 기여를 하고 있기도 하다.

발진감은 무난한 수준이다. 중저속에서의 토크감도 과거 2리터 엔진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물론 오늘날 등장하는 모듈러 엔진들이 그렇듯이 폭발적인 가속감은 아니지만 필요충분한 조건이라고 할 수 있다. 가끔식 와인딩에서 변속기를 수동모드로 조작하면 굳이 드라이브 모드를 바꾸고 싶은 생각을 하지 않게 되는 것도 시대적인 트렌드다. 물론 그런데도 사용자의 취향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업체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장비로 여기고 있다.

가속시의 부밍음도 저 배기량 엔진답지 않게 안정적이다. 전체적인 소음이나 진동은 폭스바겐답다. 골프에서부터 패밀리카의 대명사로 언제나 벤치마킹의 대상으로의 입지가 탄탄한 브랜드의 특성이 그대로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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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맥퍼슨 스트럿, 뒤 토션 빔. 2리터 사양은 뒤쪽에 멀티링크가 채용된다. 댐핑 스트로크는 짧다. 오늘날 연성화된 운전자들을 감안하면 그렇다. 롤 각도 충분히 억제되어 있다. 노면의 요철에 대응하는 거동도 폭스바겐답다.

록 투 록 2.7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뉴트럴에 가깝다. 앞바퀴 굴림방식인 것에 비하면 의외의 거동이다. 어쩌면 해치백에서 시작한 모델의 특성으로 인한 것일 수도 있다. 코너링이나 와인딩에서의 거동은 골프와는 미세한 차이가 있지만 타이트하게 노면을 잡고 돌아준다. ESC개입 포인트는 늦다. 굳이 개입하지 않아도 안정된 자세로 회전한다. 그래서 하체는 전체적으로 타이트하면서도 안정적인 거동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엔진보다 하체 성능이 더 우위에 있다. 그래서 2리터 엔진 사양도 있다.

ADAS 장비는 ACC와 전방 추돌경고 보조, 긴급제동시스템, 후방 트래픽 경구 시스템 등이 있다. 차선 이탈방지 및 차로 유지 기능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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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제타는 세단의 수난 시대에 교과서적인 차만들기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세상이 아무리 바쁘게 돌아가도 사용자들의 선택지는 여전히 전통적인 자동차에 더 몰려 있다. 이슈를 선점하거나 특별한 것을 내 세우지 않아도 실제 판매 대수에서는 만만치 않은 성적을 올리고 있는 것이 말해준다. 물론 그 배경에는 가격도 있다.


주요 제원 폭스바겐 제타 1.4 TSI 프레스티지

크기
전장×전폭×전고 : 4,700×1,800×1,460mm
휠베이스 : 2,686mm
공차중량 : 1,404kg

엔진
형식 : 1,395 cc 직렬 4기통 가솔린 직분사 터보차저
최고출력 (마력/rpm) : 150/5,000~6,000
최대토크 (kg·m/rpm) : 25.5/1,400 - 3,500
연료탱크 용량 : 50리터

트랜스미션
형식 : 8단 자동 변속기
기어비 :-
최종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토션빔
스티어링 : -
브레이크 앞/뒤 : 디스크/디스크
타이어 : 205/55 R17
구동방식 : 앞바퀴 굴림방식

성능
0-100km/h : 8.9초
최고속도 : 210 km/h
복합연비 : 13.4km/L(도심 11.9/고속 15.8)
CO2 배출량 : 126g/km
트렁크 용량 : 510/986 리터

시판 가격
1.4 TSI 프레스티지 : 2,951만 6,000원 (VAT 포함, 개소세 인하분 반영)

(작성 일자 : 2020년 1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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