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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달리는 즐거움. 2021 제네시스 G70 3.3T AWD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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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20-12-29 22:2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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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70의 부분 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앞 얼굴의 패밀리룩을 포함해 디테일에 변화를 주고 실내에서는 디지털 기능을 강화했으며 주행 특성에 변화를 준 것이 포인트다. 인포테인먼트와 커넥티비티 기능은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그래도 포인트는 ‘달리는 즐거움’이라는 이 시대의 감성이 가장 두드러지는 바이어스 포인트다. 제네시스 G70 3.3T AWD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제네시스가 브랜드 런칭 6년째를 맞았다. 런칭 당시 G80과 G90(EQ900)으로 출발했으며 5년 이내에 중형 럭셔리 세단과 쿠페, SUV 2종 라인업을 추가하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쿠페를 제외하고 5개 차종을 라인업하는 등 예상대로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 제네시스가 런칭한 해 폭스바겐이 촉발한 디젤 스캔들로 자동차 세상은 급격하게 전동화로 전이되고 있다는 점이 예상과는 다른 대목이다. 그래서 제네시스 브랜드도 배터리 전기차를 추가하기로 했다. 그동안 브랜드의 얼굴인 라디에이터 그릴을 바꾸고 파워트레인을 정립하는 등 본격적인 행보를 위한 준비를 진행했다.

제네시스 브랜드 런칭 당시 미국 시장에서 인정받아 중국 시장에서 판매 대수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20세기에 현대가 만든 차를 ‘It’s not a car, but a transportation tool’이라고 비아냥댔던 미국의 자동차 전문지카엔드라이버가 2019년 베스트 톱10에 G70을 올렸고 모터트렌드는 2019 올해의 차에 선정하며 상품성을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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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장에 대한 많은 논란이 있지만, 자동차 왕국답게 시장 논리에 의해 제품을 받아들이고 경쟁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그것은 자국 브랜드들의 부진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지만 부의 증가와 함께 비싼 차가 잘 팔리는 시장으로 성장한 것이 배경이다. 더불어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트럼프 시대를 제외하면 세계를 리드한다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모든 것을 포용하겠다는 자세도 기여했다. 다른 점이라는 그 부가 빠른 속도로 중국으로 이동하고 있고 그만큼 독일 프리미엄 3사는 중국 시장에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제네시스가 상품성에서 인정을 받게 된 것은 비용 절감이라는 숙명으로 인해 갈수록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개발 과정을 대체해 가는 흐름임에도 실차 테스트에 더 많은 비중을 두며 도약을 시도한 결과다. 자동차회사들은 주행 테스트를 실차 테스트와 컴퓨터 시뮬레이션 테스트를 통해 진행한다. 양산 브랜드들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의 비율이 70%를 넘지만, 포르쉐 같은 경우는 실차 테스트가 80%를 넘는다. 실차 테스트는 그만큼 비용 부담이 크다. 알버트 비어만은 제네시스 브랜드의 모델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남양연구소에서 3만km, 독일 뉘르부르크링에서 1만km의 실차 테스트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이는 페라리나 포르쉐와 같은 비율이라고 했다.

커넥티비티와 자율주행차가 화두인 시대이지만 여전히 제품력의 기본인 ‘달리고 돌고 멈춘다.’는 상품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100년 넘게 사람들 생활의 일부분으로 자리 잡아 온 자동차가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에 대한 개발자의 사고방식이다. 물론 지금은 테슬라가 그런 인식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갈지는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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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야기는 제네시스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방향성도 제품의 브랜드 이미지에 새롭게 녹여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G80과 GV80을 통해서 보여준 커넥티비티 기능과 ADAS 기능의 진보는 평가할만하다.

그리고 G90을 통해 선보인 새로운 얼굴도 브랜드 정체성 확립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G90과 G80, GV80, GV70, 그리고 오늘 시승하는 G70까지 그릴 안의 패턴은 같지만 프레임은 모두 다르다. 보기에 따라서는 시험처럼 여겨질 수도 있는 차이이다. 그리고 디자인의 아이콘으로 내 세우고 있는 두 줄의 그래픽도 모델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다. 이는 완성됐다기보다는 완성을 위한 과정이라고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소비자이지만 그들을 끌어들이는 것은 공급자다.

그런 점에서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에 이어 엔지니어인 알버트 비어만의 영입은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확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게 한 좋은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배터리 전기차로의 전이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자율주행차를 위한 소프트웨어 플랫폼 전쟁에서는 ‘외부의 파괴적 경쟁자’ 들이 주도하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어 전통적인 양산차회사들이 어떤 대응을 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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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는 모델이 두 개였던 2016년 5만 7,451대에서 올해에는 11월까지 누계 11만 7,689대가 팔렸다. 이 중 지금까지의 볼륨 모델은 5만 550대가 팔린 G80이다. 하지만 수출시장에서는 G70이 가장 많이 팔렸다. SUV가 대세인 시대에 GV80도 순조로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GV70까지 가세했으니 2021년은 이 가격대의 일본과 미국 럭셔리 브랜드들과 본격적인 경쟁을 할 수 있게 됐다. 유럽 시장도 시판을 앞두고 있고 중국 시장까지 진출하면 상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세단 수난 시대를 극복할 수 있느냐가 과제이기는 하지만.


Exterior
제네시스는 G90과 GV80, 그리고 G80 풀 모델체인지를 통해 브랜드 고유의 선과 면을 완성해 왔다. 스타일링 익스테리어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얼굴이고 두 번째는 전체적인 프로포션을 중심으로 한 실루엣이다. 제네시스의 얼굴은 G90의 5각형 크레스트 그릴을 중심으로 세단과 SUV에 약간의 차이를 주고 있다. G90의 라디에이터 그릴과 GV80의 두 개의 라인이 통합되어 제네시스 브랜드의 얼굴로 완성됐다면 G70은 디테일의 차이로 성격을 구분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간결하면서 과장되어 보이지 않는 두 개의 라인이 의외로 강한 독창성을 만들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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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70의 얼굴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 아래쪽의 에어 인테이크가 거의 같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냉각을 위한 공기 흡입구의 비중이 큰 차라는 것을 디자인으로 표현하고 있다.

GV80부터 적용하기 시작한 두 개의 라인도 상급 모델과는 미세하게 다르다. 앞쪽은 큰 차이가 없지만, 뒤쪽은 바깥쪽으로 갈수록 약간 넓어진다. 그로 인해 수평을 유지하고 있는 상급 모델과는 달리 약간의 사선으로 보이며 이는 역동성이 더 부각되어 보인다. 같은 디자인 언어를 가지고도 디테일의 차이로 이런 표현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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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펜더 뒤쪽의 에어 아웃렛 그래픽에도 변화를 주었고 리어 범퍼 아래 두 개의 좌우로 기다란 타원형 배기 파이프 오너먼트도 새롭다. 그 안쪽으로 두 개의 배기 파이프가 보인다. 디퓨저는 기능적인 면은 물론이고 디자인으로서도 역할을 수행하는데 G70에서는 각종 센서를 삽입해 정돈된 느낌을 주고 있다. 휠 디자인도 달라졌다.

제네시스는 차체 컬러에도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G70은 기존 9가지 색상에 5가지를 더했다. 제네시스가 처음 선보이는 본드 실버를 포함해 베르비에 화이트, 멜버른 그레이 등 무광 색상 3가지와 세도나 브라운, 태즈먼 블루 등 유광 색상 2가지가 그것이다.


Interior
인테리어의 레이아웃은 그대로다. 디지털 기능을 강화하면서도 아날로그 감각의 고급성이 우선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센터패시아 상단의 10.25인치 디스플레이창의 패널이 G80에서와 마찬가지로 좌우로 긴 형상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2019년형에서 선보였던 세계 최초로 개발한 3D클러스터의 그래픽이 달라졌다. 이후 데뷔한 쌍용 코란도와 비슷한 그래픽은 사라지고 좌우 클러스터와 가운데 디스플레이창의 표시가 입체적으로 보이는 정도로 상대적으로 간소화됐다. 공급업체가 바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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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인치 풀 디지털 계기판은 HMI의 디지털화가 얼마나 극적으로 진행되고 있는지를 보여 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자기기의 특성이 그렇듯이 금세 익숙해져 신선한 맛이 오래가지는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존의 화려한 그래픽이 옵션으로라도 남아있었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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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디스플레이의 표시 방법은 실렉터 레버 뒤쪽의 다이얼로 드라이브 모드로 바꾼다. 디지털화가 대세인 시대에 이 계기판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수 있다고 했었는데 G70은 그것을 단순화했다. 음성 인식 시스템의 인식률도 좋아졌지만 아직은 뚜렷이 장점으로 내 세울 수준은 아니다. 물론 동작 인식 기능이 그렇듯이 완전한 단계는 아니지만 처음 등장했을 때를 생각하면 많은 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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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스포티함을 강조하는 수법들이 사용되고 있다. 나파 가죽을 사용한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 시트 부분에 붉은색 스티치를 사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메탈 트림의 재질을 대부분 알루미늄을 적용한 것도 눈길을 끈다. 그것만으로 전체적인 분위기가 달라진다. 극단적으로 사치스러운 마무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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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의 구성도 돋보인다. 질감은 물론이고 착좌감이 경쟁 모델들보다 우위에 있다. 신장과 몸무게를 입력하면 체형에 맞는 시트 포지션을 제안하는 것도 좋다. 물론 취향에 따라 약간씩 다를 수 있겠지만 표준적인 가이드라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Powertain & Impression
엔진은 2.5리터 터보의 추가를 기대했는데 2.0 터보와 3.3터보 가솔린, 2.2 디젤 그대로다. 시승차는 제네시스 모든 라인업에 탑재되는 3,342cc V형 6기통 DOHC 터보차저. 하니웰제 터보차저는 병렬식으로 동시에 작동되는 타입이다. 최고출력 370ps, 최대토크 52.0kgm을 발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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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는 현대 트랜시스제 8단 AT. 2019년형에서 3.3 스포츠에만 있던 에코 코스팅 기능을 전 모델에 기본으로 적용했다. 드라이브 모드에 스포츠+(플러스)가 추가된 것이 눈길을 끈다. ESC등 전자제어 장치를 끄는 것으로 이는 기계적인 거동만으로도 자신이 있다는 것을 주장하는 것이다.

구동 방식은 마그나제 전자식 4WD. HTRAC이라는 표현이 AWD로 바뀌었다. 2019년형에서 기계식 차동기어 제한장치인 M-LSD가 기본으로 적용됐다. 앞뒤 구동력 배분과 좌우 구동력 배분을 통합해서 제어한다는 것이다. 이론적으로는 앞뒤 구동력 배분이 100: 0까지 가능하고 평상시에는 50 : 50을 유지한다. 마그나의 방식은 할덱스와 달리 모터 기어 방식으로 토크를 정확히 전달한다는 점에서 오늘날 더 높은 사용률을 보인다. 상황에 따라 평지와 노멀 모드에서는 40 : 60, 오르막에서는 30 : 70으로 뒷바퀴에 더 많이 동력이 분배된다. 가속 페달 제어로 드리프트가 가능한 다이나믹 AWD 시스템을 강조한 것도 가변 배기 머플러와 함께 아날로그 감성에서의 자신감을 표현하고 있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400rpm. 레드존은 6,300rpm부터. 1년 전 시승시에는 각각 1,500rpm, 6,500rpm부터였다. 그런데 복합연비는 9.0km/리터에서 8.9km/리터, CO2 배출량은 188g/km에서 193g/km로 미세하지만, 오히려 나빠졌다. 공차중량이 85kg 무거워진 탓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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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6,3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50km/h에서 2단, 85km/h에서 3단, 125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기어비가 1년 전과 미세하게 다르다. 주행 조건의 차이로 인한 것일 수 있다. 이 엔진은 G90에도 탑재되는데 1,705kg의 G70에는 넘치는 사양이다. 전문가들은 D세그먼트에서 스포츠 세단의 성격을 살리는 것은 2.0리터면 충분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도 3.3리터 사양을 라인업하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발진시의 반응은 매끄럽다. 걸림이 없다. 이 엔진은 2년 전과 1년 전에도 그랬지만 이번에도 숙성도가 높아졌다는 느낌이다. 저회전에서부터 고회전까지 빠르고 매끄럽게 돌아준다. 그러면서 속도계의 바늘을 순식간에 끌어 올린다. 변속 포인트를 찾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매칭도 좋다. 가속 페달의 응답성이 즉답식인 것은 분명한데 폭력적이거나 하지 않다. 이 시대에 등장하는 파워트레인들이 공통으로 보여 주는 특성이다. 2019년형과 2020년형을 시승했을 때 터보차저의 타임 래그가 줄었었는데 지금은 의식적으로 확인하기 전에는 알 수 없을 정도다.

소음도 충분히 억제되어 있다. 엔진 자체의 소음은 물론이고 외부로부터의 차음 대책도 부족함이 없다. 다만 사운드에서 아쉽다고 했었는데 이제는 오늘날의 트렌드를 받아들여야 한다. 가속 시 컴포트 모드와 스포츠 모드의 사운드가 다르기는 하지만 강렬하지는 않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배기음의 음색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뚜렷이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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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른발에 힘을 주면 거의 같은 톤으로 첫 번째 벽을 돌파한다. 프루빙 그라운드에서 이 엔진의 위력을 실감한 바 있다. 특히 상급 모델보다 G70에서는 가공할만한 가속감을 실감했다. 0-100km/h 가속성능이 기존 4.7초였는데 이번에는 데이터가 없다. 스팅어의 4.9초와 함께 한국산 세단도 5초 이하의 실력을 보이는 것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것을 체감할 수 없다는 것이 이 시대 고성능 세단들의 특징이다. 가속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얘기이다. 프루빙 그라운드에서는 더더욱 속도감을 느낄 수 없었다.

그 속도를 일반 도로에서 실험할 수는 없다. 대신 주변 자동차들과의 흐름 속에서 가속감을 바탕으로 스포츠 주행을 할 수 있다. 어느 상황에서나 머리를 들이밀면 주변의 차에 위화감을 주지 않고 빈 곳을 찾아 나간다. 그러면서도 엔진 회전을 특별히 높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장점이다. 중속역에서의 가속감에 다시 한번 놀란다.

서스펜션은 앞 듀얼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짧다. 한국차로서 이렇게 짧다고 단적으로 표현했던 것은 기아 스팅어와 제네시스 G70 정도다. 노면의 요철에 대해서는 충실히 읽어 스티어링 휠과 엉덩이로 전달한다. 차체를 튕겨 내지 않으면서 적절한 감쇄력으로 자세를 제어하는 거동이 일품이다. 롤 각의 제어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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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투 록은 2.1회전. 스팅어는 2.4회전이다. 핸들링 특성은 약 오버. 1년 전에는 약 언더였다. 네바퀴 굴림방식의 전형이었다는 얘기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뒷바퀴 굴림방식의 전형이 또렷이 살아난다. 그래서 뒤에서 밀어붙이는 힘이 더 느껴진다. 이 부분은 BMW가 왜 뒷바퀴 굴림방식을 고집했는지를 이해하면 G70의 거동을 받아들일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은 즉답식에 가깝다. 조타각과 거의 같은 감각으로 차체의 거동을 제어할 수 있다. 이제는 반 템포 늦게 반응한다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수준이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우선 시트백 좌우의 지지대가 부풀어 오르며 반응한다. 코너링과 와인딩 로드에서 거동이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이다. 플랫 라이드라는 표현을 이럴 때 사용한다. 어지간히 과격하게 다루지 않으면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지 않는 것도 안심감을 주는데 기여한다. 앞뒤 타이어의 사이즈가 다른 것도 한몫을 한다. 승차감이 좋다는 표현을 이제는 사용해도 된다. 의도적으로 헤어핀과 코너링에 도전해도 CP포인트를 지나면서도 원하는 만큼의 선을 유지하는 추종성을 보여 준다.

그러면서 운전이 즐겁다. 경쟁 상대로 표방하고 있는 BMW 3시리즈와의 차이가 더 관심이 간다. 미국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되기 전부터 주장한 내용이지만 독일의 자동차 전문지 AMS(Auto Motor und Sport)가 계측 장비를 동원해 비교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하는 궁금증은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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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S도 진화했다. 2020년형에서는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차로 이탈방지 보조(LKA), 운전자 주의 경고(DAW), 하이빔 보조(HBA),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안전구간),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등 첨단 지능형 주행 안전 기술을 전 트림 기본 적용됐다.

차로 유지 보조장치는 G90와 마찬가지로 차체가 균형을 이루고 도로가 편평해 쏠리지 않는다면 경고하지 않고 진행한다. 차로 중앙을 유지하는 정도는 아주 좋다. ACC의 작동 방식에 변화가 있다. ON한 상태에서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떼면 10초 후에 경고 메시지가 뜨고 다시 10초 후에 경고음이 추가된다. 그리고 다시 약 20여초 후에 경고음이 빨라지며 기능이 해제된다. 기존에는 스티어링 휠을 잡으면 다시 활성화됐으나 이번에는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이 부분은 자동차회사들이 여전히 다양한 시도를 하는 단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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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제네시스의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됐다. 실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때가 온 것이다. 상품성이 아무리 좋아도 그것을 제품력으로 승화시킬 수 있어야 하고 그것이 브랜드의 힘이다. 아무리 디자인이 좋고 성능이 뛰어나 브랜드 파워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 100년 만의 대전환이라고 하는 불확실성의 시대는 오히려 제네시스에게는 기회일 수도 있다.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룹 전체의 포트폴리오가 자동차 50%, UAM 30%, 로봇 20%라고 하는 방향성으로 제시되어 있지만 적어도 10년 이상은 본업인 자동차가 이끌어야 하고 그 선봉에 선 것이 제네시스다. 그동안 서두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느긋하지도 않은 자세로 처음 계획대로 진행해 온 것은 평가할만하다. 하지만 본격적인 도전이 시작됐다. 여전히 제품이 곧 마케팅이라고 하는 명제가 통하는 세상이라면 자동차의 본질이 바뀌는 시대에 제네시스가 소비자들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G70은 그렇게 하기 위한 전제조건인 상품성을 갖추고 있다.



주요제원 제네시스 G70 3.3 T-GDi AWD

크기
전장×전폭×전고 : 4,6855×1,850×1,400mm
휠베이스 : 2,835mm
트레드 앞/뒤 : 1,596/1,604mm (19인치 타이어)
공차중량 : 1,790kg

엔진
배기량 : 3,342cc
최고출력 : 370ps/6,000rpm
최대토크 : 52.0kgm/1,300rpm

변속기
형식 : 8단 AT
기어비 : ---
최종 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듀얼 맥퍼슨 스트럿 / 멀티링크 (5-Link)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솔리드 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앞/뒤 : 225/40ZR19/ 255/35ZR19
구동방식 : AWD

성능
0→100km/h 가속 : 4.7초
연비 : 8.9 km/ℓ(도심 7.7//고속도로 10.8)
이산화탄소 배출량 : 193g/km

시판가격
2.0 터보 4,035만원,
2.2 디젤 4,359만원,
3.3 터보 4,585만원

(작성 일자 2020년 12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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