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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영석 | 독일차 특유의 맛, 폭스바겐 T록 (T-Roc)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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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charleychae@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원선웅(mono@global-autonews.com)  
승인 2021-05-16 13:3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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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의 크로스오버 T록을 시승했다. 티구안과 티 크로스의 중간에 위치하는 모델로 패밀리카로서의 성격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 포인트다. 세단보다는 SUV를 원하지만 큰 것을 싫어하는 사용자를 타겟 마켓으로 하고 있다. 무선으로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와 연결할 수 있고 C타입 USB를 설정하는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의 진보도 보여 주고 있다. 폭스바겐 티록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 국장)

폭스바겐의 이슈 중 전동화와 자율주행차 외에 실제 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델에 관련된 것으로는 SUV의 포트폴리오와 그 성격에 관한 것이다.

폭스바겐 브랜드에 SUV가 등장한 것은 2003년으로 투아렉이 그 시작이었다. 그리고 2007년에 티구안이 등장했으며 2017년 C세그먼트 T록이, 2019년에 B세그먼트 T크로스가 추가됐다. 경쟁 업체들에 비해 늦은 행보였다. 같은 독일 브랜드인데 아우디나 BMW, 메르세데스 벤츠와 달리 라인업이 다양하지 않다. 프리미엄 브랜드와 양산 브랜드의 차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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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렉이라는 차명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유목민 부족의 이름을 따왔다. 사하라 사막과 같은 악조건에서의 주행과 어려운 상황에서도 헤쳐 나갈 수 있는 기능을 갖추었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주로 바람의 이름을 사용해 왔던 것과는 다른 행보였다.

2007년 데뷔한 티구안은 유럽시장에서의 높은 수요로 인해 미국시장 진출이 늦어지는 현상까지 있었다. 연비성능이 좋은 차에 대한 관심이 높을 때에 폭스바겐은 티구안 디젤 버전을 미국시장에 2009년형으로 출시할 계획이었으나 유럽시장에의 공급 물량도 부족한 상황에 부닥쳐 공급이 지연됐었다. 티구안은 2007년 가을 독일을 필두로 판매가 시작된 이래 약 2만대의 주문이 밀리는 등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11개월을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그러니까 양산 브랜드인 폭스바겐도 SUV의 바람을 타고 볼륨을 확대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시장에 따라 극명하게 다른 점도 있다. 미국 브랜드인 쉐보레와 포드, 지프 등은 SUV를 만들어도 대형화한 데 비해 폭스바겐 등 유럽의 양산 브랜드들은 소형 모델을 늘리고 있다. T록은 C세그먼트로 골프와 같은 세그먼트에 속하고, T크로스는 B세그먼트로 폴로와 동급이다. 그러니까 SUV로 크게 분류하지만 좁게는 크로스오버를 더 강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과 유럽의 시장 특성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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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시장에서는 폭스바겐이라는 프리미엄이 있어 여전히 세그먼트를 가리지 않고 강세를 보인다. 다만 같은 아시아권인데 일본 시장에서는 폭스바겐 브랜드의 SUV 중 가장 큰 투아렉이 실적 부진으로 판매가 되지 않고 있다. 한국 시장에는 가장 작은 T크로스가 없다. 각 시장마다 문화적인 특성 차이를 고려해야 하는 자동차회사, 특히 비용 절감이 생명인 양산 브랜드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그래서 독일 프리미엄 3사는 가장 작은 크로스오버부터 가장 큰 SUV까지 모두 라인업하고 있지만, 폭스바겐과 토요타, 쉐보레, 포드 등은 그렇지 못하고 있다.

그런 복잡한 상황에서 확실한 베스트 셀링카 티구안으로 존재감을 회복한 폭스바겐 코리아의 입장에서 T 록은 독일차라는 프리미엄을 배경으로 소형차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들과 경쟁해야 하는 입장이다. 단지 독일차라는 이미지 외에도 티구안을 통해 보여준 크로스오버의 장점을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은 티구안보다 700만원 가량 낮은 가격도 한몫을 할 수 있다. 물론 스타일링 익스테리어와 SUV가 갖추어야 할 다목적성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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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상황을 인식하듯이 차명에 바위(rock)연상케 하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험로 주파성을 강조하는 것은 물론이고 바위처럼 강한 이미지로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세대교체가 빠른 한국의 소형 크로스오버 시장에서 T 록을 통해 폭스바겐 브랜드가 어떤 결과를 도출해 낼지 시금석일 수도 있다.


Exterior
T록은 티구안과 T크로스의 중간 크기이다. 전장을 기준으로 하면 현대 코나보다 60mm가량 길고 기아 셀토스보다 135mm가량 짧다. 티구안보다는 460mm 짧다. 다만 휠 베이스는 티구안보다 200mm 짧아 패키징의 차이를 짐작할 수 있다. 그래도 경쟁 모델들의 휠 베이스가 2,600mm 정도인 것에 비하면 2,560mm는 짧다. 그만큼 실내 공간에 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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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내 MQB플랫폼을 베이스로 하고 있으며 폭스바겐의 다른 모델들이 그렇듯이 디자인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정교함과 논리성, 명확한 캐릭터의 구현이다. 티구안은 화려하거나 날카로운 선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억제된 선과 면을 사용하면서도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폭스바겐에 관심이 많지 않은 이들의 시각으로는 티구안이나 T록, T크로스의 차이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을지 모르지만 들여다보면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의 조합, 범퍼와 에어 인테이크의 처리 등에서 각각의 독창성을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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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얼굴에서는 크롬으로 받쳐 주고 있는 라디에이터 그릴과 범퍼에 내장된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이 그 레이아웃은 T크로스와 같지만, 그래픽은 다르다. 직선적으로 표현된 라인으로 인해 와이드감이 강조되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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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면에서는 C필러의 경사가 도드라진 쿠페라이크한 형상이다. 직선형 캐릭터 라인이 전체적으로 정돈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다른 폭스바겐 모델들과 같다. 휠 하우스의 검정색 가니시로 SUV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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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에서는 예의 정돈된 폭스바겐다움이 주제다. 테일램프가 티구안처럼 좌우가 연결되지 않아 비슷한 인상이다. 범퍼 좌우에 그래픽으로 설정된 사각형 배기구로 엑센트를 주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전체적으로는 폭스바겐 크로스오버 중 가장 스타일리쉬하다.


Interior
인테리어의 주제도 기능성을 우선시하는 폭스바겐다움이 포인트다. 레이아웃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센터패시아의 액티브 인포 디스플레이 모니터를 중심으로 좌우에 에어벤트를 배치한 것이다. 티구안은 위쪽에, T크로스는 아래쪽에 배치되어 있다. 그로 인해 디스플레이창과 조작 패널 등이 약간 위로 올라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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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를 강조하는 폭스바겐이지만 그 표현 방법은 티구안이 그렇듯이 10.25인치 계기반과 8인치 터치스크린으로 디지털 콕핏을 추구하고 있으나 전체적인 느낌은 익숙한 아날로그 정서를 살려내고 있다. 디스플레이창에 대부분의 버튼을 통합하고 아래쪽에 에어컨 패널을 배치하고 있다. 디스플레이창의 그래픽이 상위 그레이드와는 달리 윈도우가 아닌 도스(DOS)느낌의 그래픽인 것도 티구안과 같다. 사용편의성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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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커버 미디어라고 칭하는 MIB3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앱 커넥트를 통해 미러링크와 무선으로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트 오토에 연결할 수 있다. 외부의 네 개의 카메라를 통해 얻은 정보를 디스플레이창에 보여주는 에어리어 뷰는 프레스티지 모델에만 탑재된다. 음성 인식 시스템과 근접 센서 및 제스처 컨트롤 시스템이 적용된 것은 의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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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 틸팅&텔레스코픽 기능의 3스포크 D컷 스티어링 휠은 신세대 폭스바겐의 그것이다. 스포크상의 버튼류가 일목요연하게 배치되어 있고 조작성도 좋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TFT액정 디스플레이는 스티어링 휠 오른쪽 스포크상의 VIEW버튼으로 세 가지 화면을 표시할 수 있다. 가운데 부분에 내비게이션 지도를 표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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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구안에서도 그랬지만 부츠 타입의 실렉터 레버가 도드라져 보인다. 포르쉐 911터보S도 물리적 토글 스위치 등으로 변화하는 등 디지털 감각을 살리고 있는 것과는 결이 다르다. 사용자 편의성을 우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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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는 5인승. 프론트 시트는 차체의 크기에 비해 포지션이 높고 상하 조절이 가능하다. 앞 시트는 572mm, 뒤 시트는 618mm로 차이가 나는 것도 눈길을 끈다. 전형적인 폭스바겐의 탄탄한 착좌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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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공간은 분명 T크로스보다는 수치상으로 넓다. 리어 시트는 60 : 40 분할 접이식. 가운데 스키스루가 있다. C필러의 경사를 고려하면 의외의 공간이다. 트렁크 적재용량은 10리터 작은 445리터다. 골프는 380리터다. 2열 시트를 접으면 1,290리터로 넓다고는 할 수 없는 공간이지만 캐리어를 다섯 개를 실을 수 있다고 한다. 트렁크 플로어 아래에는 스페어타이어가 탑재되어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1,968cc 직렬 4기통 직분사 터보차저 디젤로 최대출력 150PS/3,500~4,000rpm, 최대토크 34.7kgm(340Nm)/1,750~3,000rpm을 발휘한다. 티구안에 탑재된 것과 같다. 다만 같은 엔진인데 공차 중량의 차이로 인해 티구안보다 연비 성능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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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속기는 7단 DSG. 구동방식은 앞바퀴 굴림방식을 기본으로 4모션이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시승차는 앞바퀴 굴림방식이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400rpm부근. 티구안에서는 처음에는 1,700rpm이었다가 1,500rpm으로 낮아졌는데 T록은 더 낮다. 레드존은 4,5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4,2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35km/h에서 2단, 60km/h에서 3단, 90km/h에서 4단, 130km/h에서 5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풀 스로틀시 휠 스핀이 약하게 발생하는 것도 티구안과 같다. 발진시 주춤거리는 현상이 아직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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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적인 감각으로는 부드럽게 전진한다. 다른 점이라면 두터운 토크감에 감탄했던 것이 얼마 전인 것 같은데 지금은 모듈러 엔진의 특성과 어울려 가솔린 엔진의 진화로 인해 강력한 가속감은 아니다. 예민한 탓인지 과거에는 부밍음을 의식하지 못했었는데 이제는 가속하는 맛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엔진음이 커졌다기보다는 대부분의 모델들이 디젤엔진을 탑재하고 나왔을 때와 달리 또 한 단계 진보한 가솔린 엔진 위주의 모델들이 주를 이루는 시대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또한 배기가스 규제 강화로 인한 시대적인 조류를 반영한 세팅이기도 하다.

엔진의 회전 상승감이나 질감 등은 좋다. 통상적인 발진에서도 토크감이 강하지 않는 것은 오늘날 등장하는 모듈러 엔진의 전형적인 특성이다. 진동과 소음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정도로 억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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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오른발에 힘을 주면 속도계의 바늘은 꾸준히 상승한다. 고속도로 최고속도 영역까지 부족함이 없이 사용하기 쉬운 패밀리카로서의 특성을 보여 준다. 다만 초 고속역에서는 동급 가솔린 엔진보다 오히려 펀치력이 약한 느낌이다. 오른발의 조작에 대한 응답성도 날카로운 편은 아니다.

공차 중량이 1,4731kg으로 출력 대비 중량이 9.82kg/ps이다. 티구안의 12kg/ps과 작지 않은 차이이다. 그렇다고 뚜렷하게 파워를 중시하는 타입은 아니다. 전체적인 밸런스를 중시하는 시대적인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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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토션 빔. 댐핑 스트로크는 평범한 수준이다.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는 골프와 비슷한 특성을 보인다. 코너링과 헤어핀에서의 ESP개입 포인트는 CP지점을 지나서다. 롤 각은 해치백인 골프와 큰 차이가 없다. 전체적으로 섀시의 반응은 직설적이지는 않지만 흐트러지지 않는 거동이다.

록 투 록 2.6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약 언더. 응답성은 패밀리카 사용자를 위한 무난한 수준이다. 코너링에서 원심력이 약간 느껴지지는 않지만, 해치백과 큰 차이가 없는 거동을 보여 준다. 패밀리카로서 다루기 쉬운 차의 특성이라는 폭스바겐 브랜드의 정석은 T록이라고 다르지 않다. 물론 차체 강성과 비틀림 강성의 향상으로 인한 안정적인 거동이 그 배경에 있다. 독일차다움이라는 표현에 걸맞는다.

ADAS 기능은 ACC를 비롯해 전방추돌경고 및 긴급제동시스템, 다중 충돌 방지 브레이크, 프로액티브 탑승자 보호, 보행자 모니터링, 블라인드 스팟 모니터링 및 후방 트래픽 경고, 파크 파일럿 전후방 센서, 피로 경고 시스템 등 다양한 첨단 안전 편의 시스템이 탑재됐다. 차선 이탈방지와 차로 중앙유지 기능 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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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록은 골프에서 느꼈던 것과 같은 독일차 특유의 맛, 그리고 폭스바겐이라는 신뢰감이 느껴지는 차다. 스타일리쉬한 익스테리어에 비해 단정하면서도 수수한 인테리어는 다재다능 SUV라는 캐치프레이즈를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다. 폭스바겐다운 엔트리 크로스오버다.



주요 제원 티록 2.0 TDI

크기
전장×전폭×전고 : 4,235×1,820×1,575mm
트레드 : ---
휠베이스 : 2,605mm
공차중량 : 1,473kg

엔진
형식 : 1,968cc 직렬 4기통 TDI 디젤
최고출력 (마력/rpm) : 150/3,500~4,000
최대토크 (kg·m/rpm) : 34.7/1,750 - 3,000

연료탱크 용량 : 50리터

트랜스미션
형식 : 7단 DSG
기어비 : ---
최종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맥퍼슨 스트럿/토션 빔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디스크/디스크
타이어 : 215/50 R18 (기본형 215/55 R17)
구동방식 : 앞바퀴 굴림방식

성능
0-100km/h : 8.8 초
최고속도 : 205 km/h
복합연비 : 15.1km/리터(도심 13.8/고속 17.0)
CO2 배출량 : 124g/km
트렁크 용량 : 445/1,290 리터
최소 회전반경 : ---

시판 가격
스타일 : 3,599만 2,000원
프리미엄 : 3,934만 3,000원
프레스티지 : 4,032만 8,000만원

(작성일자 : 2021년 5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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