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데스크 | 한여름의 자동차시장 읽기 |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0-08-16 10:22:01

본문

경기 침체에 접어들 것이라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수요는 의외로 견고한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올 상반기 판매(수출 포함)실적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신장세는 특정 차급에 국한되지 않고 중형차를 필두로 경차, 미니밴에 이르기까지 고르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시장 확보를 위한 메이커들의 치열한 마케팅 전쟁이 불꽃을 튀고 있다.

올 상반기 판매 순위를 보면 중형차인 현대 EF쏘나타가 수위를 차지했고 그 뒤를 이어 경차인 대우 마티즈, 그리고 라노스, 누비라, 카렌스 등이 뒤를 이었다. 여기에 최근에는 대우의 미니밴 레조의 판매가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체별로는 현대자동차가 상반기 중 73만1천대를 팔아 작년동기대비 22.2%의 신장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EF쏘나타가 6개월째 1만대 이상 판매된데다 새 모델 아반떼XD, 트라제XG, 포터 등의 판매가 꾸준한 호조를 띤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는 6월 중 15만3백대를 판매해 월별 기준 최대 판매실적을 달성했다. 이중 내수 실적은 32만5천대로 작년 상반기보다 26.8%, 수출은 40만5천대로 18.7% 각각 늘어났다.
현대와 공동 마케팅을 통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기아자동차는 카렌스, 카니발, 카스타 등 소위 ‘카’ 시리즈의 호조와 리오, 프런티어 등이 기복 없는 추세를 유지하면서 작년 상반기(34만4천대)보다 34% 증가한 46만4천대를 판매했다.

이에 비해 대우자동차의 상반기 판매는 45만8천대로 작년 동기(41만9천대)대비 9%대의 신장률을 보여 상대적으로 증가폭이 낮았다. 대우는 그러나 ‘새로운 할부 2000’시행과 함께 포드 자동차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시점을 전후로 판매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대우자동차의 6월 판매량을 보면 승용차 1만8천7백대, RV 1만5천대, 상용차 1천6백대등 총 3만5천3백대를 판매해 전월보다 31%나 증가했다. 특히 월 평균 5∼6천대에 머물던 미니밴 레조는 6월 들어 10,175여대가 판매되면서 경쟁차종인 현대 트라제XG와 기아 카렌스를 제치는 기염을 토했다.

이처럼 차종을 가리지 않고 신장세를 타자 각 메이커들은 올 목표를 당초보다 상향조정해 더욱 적극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동시에 연초 설정한 판매목표대수(작년 대비 14.1% 증가한 145만대)보다 5% 이상을 늘려 잡고 있다.

다만 최근 등장한 LPG가격 인상으로 인해 판매량 50% 가까이 떨어진 점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수는 있을 것 같다. 대우 레조의 경우 6월 판매 6천대에 이르며 선두로 부상했었지만 LPG가격 인상방침 발표이후 계약이 50% 아래로 떨어졌다. 기아자동차의 카렌스와 카스타도 계약고가 20% 가량 줄어들고 있다. 카렌스는 매일 4백대 선에서 3백50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 디젤과 LPG 엔진차가 동시에 나오고 있는 카니발은 디젤차의 점유비율이 60%에서 65%로 높아져 디젤로의 수요이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현대는 트라제XG 계약이 25% 정도 감소했다. 다만 싼타페만이 신차효과로 지난달 21일 이후 총 계약이 약 8천대에 이르고 있다. 이때문에 현대자동차는 싼타페의 가솔린 엔진과 디젤엔진 장착모델 출시시기를 당초 12월에서 한달 정도 앞당길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기아자동차는 가솔린과 LPG겸용 엔진개발을 완료하고 가격이 대폭 인상될 경우 시판할 수 있도록 막바지 박차를 하고 있다. 더불어 내년부터 10인승 차량까지 승용차로 분류되는 것에 대비해 세금혜택을 그대로 받을 수 있는 11인승 카니발 개발을 완료해놓고 출시 시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판매 신장세는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상반기에 출시된 신 모델에 대한 효과와 함께 각 자동차업체의 치열한 판촉과 삼성차, 대우차의 정상화로 2001년 내수판매는 올해보다 8.8% 증가한 160만대로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런 신장세를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한국에서 가장 큰 시장으로 자리잡고 있는 중형차 부문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LPG 가격인상으로 미니밴 등의 수요가 줄어든만큼 중형차로 이전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각 메이커들이 쏟는 정성도 크다.

중형차의 선두 주자는 당연히 EF쏘나타. 여기에 최근 등장한 기아자동차의 옵티마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발매개시 11일만에 7천1백52대의 계약고 올려 하루 평균 계약고가 7백94대에 이르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옵티마의 배기량별 계약내용을 보면 과거 중형차 판매량의 50% 수준에 달하던 1800cc 모델은 17%대로 줄어든데 반해 2000cc 모델이 80%까지 늘어났다는 것이다. 점차 성능 위주의 소비 패턴으로의 전환을 알리는 신호라고 분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때문에 기아는 당초 판매목표를 연 7만대에서 10만대 수준으로 상향조정했다.

여기에 대우자동차의 매그너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대우는 하반기 중 매그너스 스포츠 모델을 개발, 시판에 들어갈 계획. 매그너스는 그동안 월 평균 2,400대 수준의 판매되던 것이 6월에는 4,531대가 팔려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삼성의 SM5도 800대 수준에서 6월에는 1,860대로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신장세를 바탕으로 삼성자동차는 올해 판매 목표를 3만대 정도로 상향 조정했고 내년에는 5만대 정도로 판매고를 높여 완전 정상화할 방침이다.

이런 추격의 낌세를 감지한 현대는 최근 ‘EF쏘나타 월드컵’과 ‘그랜저XG L20’등 특화된 모델들을 내 놓으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현대는 아마 지난 IMF로 나라 전체가 찬바람이 불던 1998년 8월 삼성 SM5가 한달에 8천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며 현대차를 압도했었던 기억이 새로울 것이다. 게다가 르노의 모델 전략까지 가세한다면 현대에 타격이 없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하반기에는 다른 차원의 판촉 전략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준중형 시장에서도 기아 스펙트라와 현대 아반떼 XD, 대우 누비라 II 등에서도 불꽃 튀는 접전이 벌어지고 있다. 기아 스펙트라는 아반떼 XD와 플랫폼을 공유하면서도 중형차에 적용되는 브레이크 시스템을 사용했으며 미국의 안전도 테스트인 NCAP테스트에서 별 다섯개를 확보하는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차별화를 꾀하고도 가격은 아반떼 XD보다 30만원 정도 싸다. 여기에 대우 누비라 II는 소위 ‘새로운 할부 2000’을 통해 스펙트라와 아반떼 XD의 신차효과를 차단한다는 전략이다.

지금 자동차메이커들이 판매 상승곡선을 유지하게 위해 실시하고 있는 특판 전략은 현대자동차의 ‘벤처할부’, 기아자동차의 ‘내맘대로 할부’, 대우자동차의 ‘테크노할부’, ‘중고차 보상할부’, 쌍용자동차의 ‘자유납입식 할부’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그런데 바로 이 다양한 ‘새로운 할부’가 판매대수는 증가시킬 지 몰라도 엄청난 금융비용 부담으로 메이커의 뒷다리를 잡는 제살깎기 전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질 수 없다는 명목 아래 시행이 되고 있는 것을 보면 한국의 자동차 시장이 정상궤도에 오르기에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역으로 말하면 이런 문제점 때문에 차량 가격이 높게 책정되었다는 소비자들의 비난을 면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Gallery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