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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EF SONATA vs OPTIM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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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0-08-22 14: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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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옵티마는 현대 쏘나타와 플랫폼 공유에 의한 모델인데도 그레이드를 약간 달리하고 있는 차입니다. 그래서 두 차는 직접 비교를 하기를 원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요구는 보다 자세한 비교를 원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저희 월간 모터매거진 <김태천 차장>이 쓴 쏘나타와 옵티마의 비교 기사를 그대로 전재합니다. 김태천 차장은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몇 안되는 자동차 전문기자로 아주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습니다. 전문기자 시각에서는 이런 관점에서 비교를 하는구나 하는 것도 알 수 있는 기회라 생각되어 그대로 옮겨 봅니다.


옵티마는 현대·기아의 연구부문 통합, 플랫폼 통합에 의한 첫 작품이다. 먼저 플랫폼에 대해 잠깐 알아보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플랫폼에 대한 의견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통상적으로 차의 프레임에서 대시패널과 바닥, 즉 언더보디 일체를 일컫는 말이다. 여기에는 엔진, 트랜스미션, 섀시 등이 포함된다.

플랫폼을 하나를 개발하면 보통 15년에서 길게는 20년까지 사용하기도 한다. 엔진과 T/M의 수명보다 훨씬 긴 것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자동차 개발에서 플랫폼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플랫폼 공유화는 전 세계 메이커들의 과제이기도하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플랫폼당 30만대 이상을 팔아야 이익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플랫폼을 같이 쓰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가지치기 모델을 만든다고 해도 우선 개발비용과 개발기간을 절반 가량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플랫폼으로 여러 차종을 만들 경우 장기적으로 볼 때는 이익이 아닐 수 없다.

GM 산하에 캐딜락, 뷰익, 올즈모빌, 폰티액, 시보레 등 여러 디비전에서 서로 다른 모델을 만들지만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는 차들이 많다. 이 분야에서 가장 효과를 본 메이커는 다임러크라이슬러로 차 한 대당 마진율은 아직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국내에서 플랫폼 공용화가 이루어진 것은 불과 몇 년 전부터다. 현대의 EF와 그랜저XG가 같은 플랫폼이고, 기아차에서는 세피아와 슈마, 카렌스, 스펙트라의 경우도 그렇다. 현대가 기아를 인수하면서 가장 먼저 발표한 것도 플랫폼 통합, 그 수도 7개까지 줄인다는 것이었다.

앞으로는 이렇게 같은 플랫폼이지만 모양과 성격이 다른 차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의미에서 서로 다른 디비전간에 플랫폼 공용화를 처음 시도한 EF와 옵티마를 이모저모를 비교해 본다.

EF가 여성적인 미라면, 옵티마는 남성미 강조
그립타입 도어핸들 같은 사소한 부분도 변경


먼저 스타일링의 변화를 보자. 아무래도 나중에 출시된 모델이 최근 경향이나 유행을 따르는 것은 당연한 일.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옵티마는 ‘최적화’되었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EF와 비교해 디자인이나 볼륨, 트림 레벨 등을 한 단계씩 업그레이드시켜 전혀 다른 캐릭터를 지니고 있다.

EF가 부드러운 곡선을 사용해 여성적인 멋을 낸다면, 옵티마는 직선 위주의 에지 디자인이 중심이 되어 보다 남성적인 분위기를 낸다. 무엇보다 차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프론트에서의 변화가 크다. EF의 경우 크고 둥그런 헤드램프와 범퍼에서 이어진 굵은 라인이 화려한 날개짓을 하는 것처럼 후드의 캐릭터 라인으로 이어진 반면, 옵티마는 보다 수평적인 이미지로 표현되어 있다.

예를 들어 프론트 범퍼의 하단에서 시작된 라인이 사이드 실 몰딩과 리어 범퍼의 하단까지 이어지고, 그 위로 차곡차곡 그릴과 램프를 올려놓은 것이나, 테일램프를 스텝타입으로 꾸민 것도 그렇다.

같은 플랫폼이지만 이처럼 표현방식에서 그 차이가 얼마나 다른 이미지를 내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들리는 얘기에 의하면 EF의 페이스 리프트모델과 옵티마를 병행해 개발했다고 하는데, 옵티마의 전장×전폭×전고의 변화는 디자인 개발과정에서 결정되었다고 한다.

차의 크기를 보면 EF가 4,710×1,815×1,410mm이고, 옵티마는 4,745×1,815×1,420mm로 길이와 높이가 조금씩 커졌다. 덩치만 봐도 현대·기아의 포지셔닝 전략이 확연히 드러난다. 중형 세단에서 EF를 가장 아래급, 그랜저XG의 바로 밑에 옵티마를 포진시키려는 의도를 읽을 수 있다. EF의 페이스 리프트 시기가 다가왔음에도 미뤄지는 원인도 바로 여기에 있다.

결국 옵티마의 출시로 인해 EF의 새 모델은 내년 초에나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표현방법이 달라지는 또 다른 이유는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일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같은 차를 겉모양만 바꾼 차라는 오명을 피하기 위함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모델간의 간섭을 피하고, 신선한 느낌을 주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

물론 이런 식의 변화에서 소비자들에게 어필하려면 당연히 디자인, 성능, 편의장비, 품질 등에서 EF보다 우수해야 한다. 같은 부품을 써도 문제가 없겠지만 익스테리어에 사용되는 소품은 변형의 여지가 많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의 변화가 두드러진 듯하다. 사소한 부분이지만 그립타입의 도어핸들 디자인을 바꾸고, 크롬으로 씌운 것이나 사이드실 몰딩을 덧댄 것, 또한 체구에 걸맞게(?) 사이드미러를 키운 것도 그런 이유라고 본다. 현대와 연구부문이 합쳐진 후 윈드터널에서의 테스트는 남양연구소에서 치러졌는데, 시험 결과 옵티마의 공기저항계수는 EF보다 우수한 0.33∼0.34로 계측되었다고 한다.

가벼운 액센트와 고급 편의장비로 차별화
중속 토크영역 좋지만, 낮은 지상고는 불만


인테리어의 경우 큰 틀은 그대로 유지시키고 있으나 대시보드와 편의장비, 뒷좌석 시트의 높낮이 등이 달라졌다. 실내 크기는 EF가 1,970×1,480×1,165mm, 옵티마는 1,980×1,485×1,170mm로 용적이 조금씩 커졌는데 인테리어에서 불필요한 부분들을 줄여 공간을 확보했다고 한다.

특히 옵티마의 센터페시아는 슬랜트 앵글을 21도로 만들었다. 시인성에서도 유리한 것이지만 대부분 고급차의 센터페시아를 보면 전방을 향해 누워있는 것을 흉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공조기 스위치와 오디오 헤드유닛의 위치를 서로 바꾸어 변화를 주었다. 한번 조작하면 주행이 끝날 때까지, 혹은 운전자에 따라 계절이 바뀔 때까지 조작빈도가 적은 에어컨 스위치를 아래로 내렸다. 대신 이 음악 저 음악, 아니 TV는 물론 비디오까지 시청하는 요즘의 추세에 비춰보면 더 어울리는 시도로 보인다. AV시스템은 현대전자의 제품을 같이 쓰지만 달라진 점도 있다. 대개 사이드 브레이크까지 당겨야 화면이 켜졌지만 이제는 정지상태에서 브레이크만 밟고 있어도 화면이 들어오게 했다.

센터페시아와 센터플로어의 연결 부위에서도 차이가 있다. EF는 양쪽에 패널을 덧대 두 부분이 연결되어 있지만, 옵티마는 위아래를 분리시키는 대신 아래쪽을 더 훌륭한 트레이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아마 인테리어의 조립공정에서도 부품 숫자가 적은 옵티마가 시간이나 경제적으로 더 유리할 것으로 생각된다.

도어트림에 가죽 접은 모양이나 선 글래스 보관함, 이중 센터 콘솔 등은 EF와 일치하는 부분이다. 그러나 심플한 계기판 디자인과 그 테두리에 메탈 터치로 액센트를 준 것, 사이드 브레이크 노브에 우드와 크롬 도금으로 멋을 내며 차별화하려는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옵션이지만 레인센서가 달린 와이퍼 시스템, 미등이 켜 있어도 키를 빼고 나가면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시키는 배터리 세이버, 용적을 넓히고 지지방식을 바꾼 가스식 트렁크 리프트, 트렁크 내부 손잡이와 비상탈출장치, 트립컴퓨터와 LCD타입의 트립·오도미터, 우드와 가죽이 콤비를 이룬 스티어링 휠, 앞좌석 헤드레스트의 4방향 틸트 등의 기능성 편의장비는 EF 2.0에서는 찾을 수 없었던 것들이다. 또 뒷좌석 시트의 경우 무릎 아래 부분을 높여 안락함을 한 차원 높인 것도 보이지 않는 변화의 한 부분이다.

한국차의 단점 중 하나가 실내에 습기가 많이 차기로 유명하다는 것이다. 습도센서가 부착된 풀 오토 에어컨 시스템을 적용한 것은 그런 면에서 칭찬할 부분이다. 또 자동변속기에 그랜저XG와 같은 스텝트로닉 AT를 사용한 것에서 차의 격을 높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파워트레인의 경우 엔진, 트랜스미션이 확 바뀌지 않는 이상 주행성능에서는 큰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옵티마는 동력계 및 섀시계에서 그동안 EF의 단점 혹은 개선사항으로 지적되었던 것을 바꾼 차라고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실제 주행에 자주 쓰이는 중저속 영역의 토크밴드를 조절한 것과 흡배기 튜닝으로 출력을 높여 등판능력과 연비를 향상시키고, 엔진 수명의 연장을 위한 연구성과들이 포함되었다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반겨할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플랫폼 통합으로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같이 사용하다보면 부품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엔진 경량화를 위해 알루미늄 실린더 헤드나 소결공법으로 만들어진 커넥팅로드로 바꾸어 쓸 수도 있을뿐더러, 튜닝 시장에서 기아차도 함께 뜰 가능성도 점쳐진다.

그러나 현대 엔진이 기존의 기아 엔진보다 오일을 더 먹는다는 주위의 의견이 얼마나 반영되었는지는 두고 볼 일이다. 지상고가 낮다는 것이 단점으로 지적되기도 했던 EF에 비해 뒤쪽 쇽 업소버의 파일을 키웠다지만 최저지상고가 같아졌다는 것은 조금 불만이다.

어쨌든 같은 플랫폼으로 만든 두 차를 구석구석 비교해 보았다. 껍데기만 다른 차라고 혹평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분명 여러 면에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두 차의 비교를 통해 이제는 같은 차라도 이처럼 다른 모습에서 그 차의 가치를 달리 평가하는 시대가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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