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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포드, 올해 실적전망 상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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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0-09-16 09:5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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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가 대우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지난 6월 29일 포드자동차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세 달이 채 안된 시점에서 대우자동차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대우차 매각작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이에 대해 대우 구조조정협의회는 ‘포드가 최종 인수제안서를 제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통보해 왔다’면서 ‘대우차에 대한 투자유치 등 향후 전략에 대해서는 채권금융기관과 구조협이 협의해 빠른 시일 내에 결론을 내릴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우자동차 매각작업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되게 돼 사실상 연내 매각 가능성도 불투명하게 됐다. 포드가 대우자동차 인수를 포기하게 된 것은 9월 14일 미국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 결의에 따른 것으로, 일부에서는 최근 파이어스톤 타이어 리콜 등에 따른 회사 경영사정 악화 등이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우 구조조정협의회는 대우차와 채권금융기관 사이에 체결한 기업개선작업이 신속하고도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구조협 관계자는 포드가 인수를 포기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한마디로 한방 먹은 것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업체들 중 포드는 가장 높은 금액인 70억불을 제시했다. 반면에 꽤 오랜 시간을 투자하며 철저한 준비를 해 온 GM은 40억불을 제시해 탈락했었다.

한국의 언론과 많은 전문가들은 포드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을 내심 반가워했다. GM에 비해 고용안정 등 여러면에서 조건이 좋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런데 당시 해외 자동차 메이커들의 수뇌들은 어떤 회사든지 대우자동차를 50억 달러 이상에 인수한다면 그 회사의 주식은 하락할 것이라고 했다. 그들은 나름대로 이미 대우자동차의 가치를 계산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드는 70억불이라는 예상을 뛰어넘는 금액을 제시했다. 그런 포드의 행동에 대해 일부에서는 과거 현대와 기아를 두고 경합을 벌이면서 한국식 입찰방식을 배운 결과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일단 어떻게 해서든지 입찰에 이기고 나서 다음 행동을 해도 된다는 것을 배웠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포드가 대우 인수를 위해 제시한 입찰가는 소위 말하는 논 바인딩으로 구속력이 없는 것이었다. 실사를 통해 그 가치를 확인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채권단과 다시 협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따지고 보면 입찰 금액은 아무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된다. 국내 일부에서는 그것도 모자라 대우의 자산가치가 100억불이 넘는데 좀 더 신중을 기해 헐값에 넘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는 포드의 인수포기로 나타나고 말았다. 여기서 또 한번 많은 한국의 전문가들은 뒤통수를 맞고 말았다. 역으로 표현하면 포드가 뒤통수를 친 것이 된다. 포드가 금액을 많이 낮추더라도 인수하는 것은 기정사실로 여겼던 것이다.

그 이유를 GM과 세계 1위 다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필자는 여러번 말했지만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미국의 회사들은 규모를 중시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규모는 한국식과는 너무 다르다. 수익성이 가장 확실한 상태에서의 규모를 추구한다는 것이다. 밑지고 팔더라도 경쟁회사를 이기고 보자는 한국식 자본주의와는 많은 차이가 난다.

포드와 GM, DCX 등 세계적 규모의 자동차회사들의 CEO들은 기자회견을 할 때나 신차발표회장에서 빠트리지 않는 말이 ‘주주들의 이익’이다. 그들은 결코 수익성을 무시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지는 않는다.

결국 포드는 실사를 통해 대우의 실태를 정확히 알고 물러 났다고 하는 것이 옳은 분석일 것이다.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최근 파이어스톤 타이어 리콜 등에 따른 회사 경영사정 악화 등도 한 요인이기는 하겠지만 그런 쪽의 핑계를 찾기에는 너무 궁색한 것 같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이제는 서로 가져가겠다고 싸우는 상황이 아니라 이쪽에서 더 급하게 됐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현실을 어떤가.

대우자동차는 공중에 뜬 상태이면서도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쓰면서 매출 부채를 눈덩이처럼 키우고 있다. 그런 일을 인수자들이 모를 리가 없다. 부산에서는 르노가 삼성을 인수한데 대한 환영식을 하는가 하면 부천에서는 전국자동차노조가 나서서 매각반대 시위를 하고 있다. 그런 한국적 정서를 그들은 잘 알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기아자동차와의 합병을 추스르는 데 전력을 하기보다는 아직까지 경영권 분쟁에서 확실하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현대의 지분 9% 가 다임러크라이슬러의 소유로 넘어갔다.

혹자는 포드가 인수를 포기함에 따라 다임러크라이슬러와 현대 컨소시엄이나 GM-피아트 컨소시엄이 대우를 인수할 수 있는 가능한 대상으로 떠 오른다고 말하고 있다. GM은 그동안에도 대우를 포기하지 않고 포드의 행동을 주시하겠다고 말해왔기 때문에 이런 추측을 할 수는 있을 것이다. 포드의 대우 인수 포기로 그런데로 정리될 것 같은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다시 미궁에 빠져 버렸다.

과연 대우의 앞날은, 아니 한국자동차산업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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