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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자동차 튜닝, 해법은 없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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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0-04-09 17: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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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자동차 튜닝은 과연 불가능한 일일까. 지난해 8월 6일부터 8일까지 COEX에서는 국내 최초의 튜닝카 전시회가 개최될 예정이었다. 디지틀 조선일보와 조선일보, COEX, 모터매거진의 공동 주최로 치러질 예정이었던 `99 서울 오토살롱`이라는 타이틀의 이 행사는 그러나 무산되고 말았다.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98년 11월부터 시장조사를 시작해 99년 3월 초 개최를 결정하기까지 우리는 그야말로 광범위한 분야의 관계자들을 만나 가능성을 타진했고 정작 당사자들이라고 할 수 있는 튜닝업자들과는 수차례 만남을 가지며 참여 가능성을 조사했다. 처음 우리가 이 행사 취지에 대해 이야기 했을 때 튜닝업자들은 작년의 뼈아픈 경험 탓인지 잘 뭉쳤고 가칭이긴 하지만 튜닝협회라는 단체까지 구성해 가며 이 행사의 성공을 위해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 주었다. 당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아무리 적어도 80여개의 업체는 참여가 가능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적어도 200여 부스는 물론이고 어쩌면 규모를 더 키워야 할지도 모른다는 희망에 젖기까지 했다.

주최측은 여기에 카 오디오 분야까지 더해 행사를 좀 더 화려하게 치르기 위한 막후작업에 들어갔다. 뿐만 아니라 요즈음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무선조종 자동차 분야와 컴퓨터를 이용한 자동차 게임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추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작 행사가 가까워지고 이벤트를 치르기 위한 구체적인 단계에 들어가자 업체들은 하나 둘 발을 빼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행사 개최 한달 전인 7월 초까지 10여개 업체만이 계약을 해 행사가 이루어질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어쩔 수 없이 주최측은 그동안의 손해를 감수하고 첫 번째로 치르려던 쇼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정작 아쉬운 것은 물질적인 손해보다는 여전히 요원하기만 한 한국에서의 튜닝에 대한 인식이었다. 이미 몇차례 특집을 통해 국내 튜닝의 문제점과 법적인 한계 등을 다룬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것을 근거로 다방면에 걸친 홍보를 했으나 현실의 벽은 너무 높았다. 일 예로 분명 자동차 관리법상 성능 향상을 위한 개조를 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었는데 해당 당국(구청)에서는 자신들의 소관사항이 아니라며 책임회피를 했고 상부기관은 이미 구청 등에 위임된 사항이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었다. 더 한심한 것은 신청 서류를 접수하고 처리해야 할 담당자가 그런 튜닝은 해서는 안 된다는 사견을 내 세워 개조신청 절차를 받아 들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어떻게 개인적인 의견을 근거로 법 절차를 뛰어 넘을 수 있는지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여기에 일반인들의 튜닝에 관한 인식도 까마득한 것이었다. `튜닝은 무조건 불법`이라는 의식이 팽배해 있었다. 하지만 왜, 어떤 근거로 불법인지를 물으면 대답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보다도 더 심각한 것은 튜너들의 자세였다. 국내에는 자칭 타칭 튜너들이 상당수 있다. 하지만 그들 모두가 우리가 인정할 수 있는 튜너라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이 이번에 드러났다.

자신의 기술력도 없이 단지 상업적인 차원에서만 접근하고 있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는 얘기다. 그래서 굳이 튜닝업계의 미래라든가 튜닝산업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이 없이 상품을 만들거나 남의 상품을 복제해 판매만 하면 된다는 식의 사고를 가진 자들이 없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들이 이 분야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는 예가 하나 둘 드러날 때면 정말 가슴이 아프다.

결국 관계 당국과 일반인, 튜너들의 튜닝에 관한 재대로 된 인식을 정립하고 첨단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서 발전할 수 있는 발판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고 말았다는 것이 뜻 있는 이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외국의 튜닝업체들이 한국 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그들과 경쟁을 할 수 있으려면 스스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시장 장악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도 최근의 우리 튜닝업계가 처한 현실은 안타깝기만 하다. 이웃 일본도 우리와 비슷한 과정을 거쳤지만 통상압력에 의해 이제는 몇 가지의 제한을 제외하고는 완전히 자유화된 상태다.

이제는 더 이상 우물 안의 개구리가 아니어서 세계 각국의 현실을 각 분야마다 훤히 꿰뚫고 있을 것 같은데 정작 깊이 들어가다 보면 바깥 세상을 너무나 모르고 있는 우리네 현실은 그야말로 거대한 벽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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