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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2004 크라이슬러 세브링 컨버터블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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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4-07-07 10:19:12

본문

크라이슬러의 중형 모델인 세브링 시리즈가 페이스 리프트를 해 상륙했다. 세브링은 세단과 컨버터블, 쿠페가 있는데 각각 그 뿌리가 다르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중 오늘 시승하는 세브링 컨버터블은 미국시장 컨버터블 베스트 셀러로 여유있는 실내공간과 미국식 안락함을 무기로 하고 있다. 세브링 컨버터블 리미티드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사진 실장)

요즈음에는 흔히들 일컫는 ‘오픈카`도 그 장르가 세분화되고 있다. 불과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오늘 시승하는 세브링 컨버터블류의 모델이 주류를 이루었으나 이제는 메르세데스 벤츠 SLK와 BMW Z4, 포르쉐 복스터 등 2인승 경량 스포츠 로드스터가 전면에 포진하고 있고 여기에 BMW645Ci와 메르세데스 SL과 같은 그랜드 투어러에, 푸조 206CC와 같은 쿠페 컨버터블이라는 장르까지 등장했다. 그뿐인가. 폭스바겐 뉴 비틀과 크라이슬러의 PT 크루저에도 컨버터블 버전이 추가되어 세분화의 길을 걷고 있다.
이들 중 경량 스포츠 로드스터는 더욱 스포티한 주행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데 반해 4인승 컨버터블들은 여전히 전통적인 이미지를 살리며 여유로움을 무기로 내 세우고 있다.


그중에서 오늘 시승하는 세브링은 국내에 시판되고 있는 BMW 325Ci를 비롯해 메르세데스 벤츠 CLK, 아우디 A4, 사브 9-3, 볼보 C70 등과 같이 분류되는 소위 정통 컨버터블, 혹은 카브리올레에 속하는 4인승 모델이다.

크라이슬러 라인업에 세브링이라는 모델이 등장한 것은 1995년이다. 처음 데뷔 당시에는 미쓰비시 이클립스의 파생 모델을 베이스로 한 쿠페만이 존재했었다. 그리고 이듬해인 1996년에 컨버터블이 추가되었고 다시 2001년에 크라이슬러 시러스(Cirrus)의 후속 모델로 세단이 추가되면서 세브링 시리즈가 완성되었고 동시에 컨버터블과 쿠페도 풀 체인지를 감행했다. 오늘 시승하는 모델은 2004년형 페이스리프트 버전이다. 그리고 국내에는 크라이슬러코리아가 스트라투스 대신 세브링 세단과 컨버터블을 들여오면서부터 소개되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것은 이 세 가지 보디 스타일이 하나의 플랫폼에서 파생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동안 접해왔던 통상적인 개념과는 많이 다르다. 앞서 언급했듯이 세브링의 시작은 미쓰비시 갈랑의 플랫폼을 유용한 쿠페다. 하지만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 디자인은 크라이슬러가 자체 개발한 것이다. 당시 크라이슬러 그룹의 이글 탈론과 미쓰비시 이클립스도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글 탈론은 1990년 처음 도입되어 판매 부진으로 1998년 단종된 모델이다. 이 때문에 세브링 쿠페와 미쓰비시 이클립스와 닷지 스트라투스 쿠페는 일리노이 공장에서 같이 생산된다.

이에 반해 세브링 세단은 크라이슬러가 개발한 독자적인 모델이며 오늘 시승하는 컨버터블은 미쓰비시 이클립스 스파이더의 플랫폼을 유용하고 있다. 다만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는 크라이슬러가 전적으로 개발한 것이다.

물론 크기도 다르다. 컨버터블은 휠 베이스가 2,695mm, 전장 4,920mm 이지만 세단은 휠 베이스가 2,745mm에 전장은 4,845mm로 오히려 짧다. 또한 쿠페는 2,635mm 휠 베이스에 전장이 4,875mm다.

세 가지 보디 타입이 이처럼 다른 뿌리를 갖고 있으면서도 하나의 패밀리를 이루는 예는 보기 힘든 것이다. 그러면서도 타원형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한 프론트 페시아에서는 패밀리 룩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일반적인 것은 아니다.

어쨌든 이런 뿌리를 갖고 있는 세브링 컨버터블은 미국시장 컨버터블 판매 베스트 셀러 입지를 탄탄히 구축하고 있는 모델이다. 예를 들어 2002년 43,809대를 판매해 미국 컨버터블 시장 점유율 12%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여유있는 동력성능과 넉넉한 실내공간을 가장 큰 무기로 삼고 있으며 전형적인 미국형 세단의 성격을 표방하고 있는 모델이다.

Exterior

세브링 컨버터블의 외형에서 우선 느껴지는 것은 크기이다. 그도 그럴 것이 차체 크기가 전장×전폭×전고가 4,920×1,790×1,395mm나 된다. 이는 최근 선보인 사브 9-3의 4,635×1,760×1,435mm보다 전장이 약 300mm가 더 길다. BMW 325Ci는 4,448×1,757×1,372mm에 비하면 500mm 가까이 길다. 하지만 휠 베이스는 2,692mm로 BMW 325Ci의 2,725mm보다 오히려 짧다.

이 크기에서 느껴지는 것이 일단은 민첩한 동작보다는 넉넉함과 여유를 무기로 하는 모델임을 알 수 있다. 2004년형에서 가장 큰 변화는 라디에이터 그릴을 중심으로 한 프론트 페시아(차의 전면부)의 디자인 변경이다. 최근 크라이슬러 모델들에 공통적으로 채용되고 있는 타원형 라디에이터 그릴은 크라이슬러 디비전의 다른 모델들과 그 흐름을 같이하고 있다. 그리고 그릴과 일체형으로 된 날개 모양의 크라이슬러 엠블럼이 적용된 것도 2004년형부터 달라진 것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미국 승용차들이 그렇듯이 와이드하면서도 낮게 깔린 자세가 앞에서부터 강조되어 있다. 사이드에서도 보디 패널이 바뀌었다고 하는데 시각적으로 구별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뒤쪽으로 돌아가면 테일 램프의 디자인이 달라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역시 볼륨감을 강조하고자 하는 의도가 역력히 드러나 보인다.

직물로 된 컨버터블 톱의 커버는 트렁크 안에 수납되는 형태가 아닌 리어 시트 뒤쪽에 접혀지는 타입이다. 그만큼 작동시간이 짧아져 7초 안에 완전히 내려진다. 물론 윈드실드 맨 윗부분 선 바이저 위의 레버를 당겨 잠금장치를 풀어주는 일과 또 마지막으로 톱이 내려졌을 때 다시 커버를 씌우는 것까지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약간 번거로울 수도 있겠지만 톱 자체의 작동 시간은 7초 이내.

레버를 당겨 잠금장치를 풀 때의 감각은 부드럽다. 또한 리어 윈도우가 글래스 타입으로 되어 있으며 습기제거 시스템이 채용되어 있는 것도 포인트다. 더불어 톱을 트렁크에 수납하지 않는 만큼 트렁크 공간에서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크라이슬러측은 골프백 두 개를 넉넉히 실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렁크 용량은 320리터.

Interior

인테리어의 주제는 물론 여유로움이다. 탑승할 때 도어가 너무 크다는 느낌이 들어 약간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뒷좌석에 탑승하기에 쉽다는 점으로 상쇄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대시보드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역시 미국차다운 디자인이라는 느낌이 다가온다. 넉넉하고 여유있다는 얘기이다. 2004년형에서 사이드 미러에 전동조절장치가 추가되었고 스티어링 휠 컨트롤 버튼이 새로 설계되어 있다.

센터 페시아에서는 우선 맨 윗부분에 조그마한 디스플레이 창이 있는데 트립 컴퓨터다. 방향계와 외부 온도, 트립 마일리지, 연료량, 주행가능 거리 등을 표시해준다.
그 아래에 다이얼식으로 된 공조시스템 버튼이 위쪽에 배열되어 있는 것이 눈에 띤다. 그 아래에 CD 삽입구가 있는 오디오 시스템이 있고 다시 약간 아래로 처진 곳에 6 CD체인저가 인대시 타입으로 설계되어 있다. 예전에 탔던 모델은 4CD체인저였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 부분의 버튼류의 크기가 미국차로서는 약간 작다는 느낌이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이 부분을 비스듬하게 경사지게 해 센터 콘솔 부분과 유기적인 형태로 디자인하는 유럽차들과는 달리 아예 분리된 형태를 취하고 있는 것도 미국차에 흔한 것이다. 그 부분에 큼지막한 컵 홀더를 두 개 설계하고 있는 것도 이 차가 미국차임을 한 눈에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시트는 4인승. 하지만 크라이슬러측은 리어 시트에도 세명까지 앉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만큼 넓이에서 자신이 있다는 얘기일 것이다. 실제로는 그렇게까지는 할 수 없을 것 같아 보이지만 국내 시판되고 있는 4인승 컨버터블 중에서는 가장 넓다. 앞좌석과 뒷좌석 번갈아 앉아 보면 그것을 실감할 수 있다. 운전석과 조수석에 시트 히팅 기능이 기본으로 설정되어 있다.

레그룸과 헤드룸 등에서 거의 걸림이 없다. 차체가 큰 만큼 윈드실드가 머리에 닿는다거나 하는 것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Powertrain & Impression

세브링 세단과 컨버터블에 탑재되는 엔진은 2.4리터 직렬 4기통이 기본이다. 여기에 2.7리터 엔진도 선택할 수 있다. 그리고 쿠페에는 200마력 3.0리터 V6 엔진도 탑재된다.

오늘 시승하는 차는 2,736cc V6 DOHC 4밸브 사양으로 최고출력 203hp/5,900rpm, 최대토크 26.7kgm/4,950rpm을 발휘한다. 트랜스미션은 4단 AT가 기본인데 V6 사양에는 5단 MT도 설정되어 있다. 시승차는 수동모드가 있는 오토스틱 4단 AT를 조합하고 있다. 오토스틱(AutoStick)은 말 그대로 스틱, 즉 수동변속기이면서 자동 기능이 있다는 표현인데 SMG나 DSG는 아니고 수동모드가 있는 자동변속기이다.

이 수동모드가 있는 자동변속기는 크라이슬러가 가장 먼저 채용한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이 오토스틱은 조작에 약간 주의가 필요할 것 같다. 일반적인 세미 오토매틱 변속기들은 D레인지에서 레버를 옆으로 밀도록 되어 있는데 세브링의 오토스틱은 D레인지에서 한번 더 아래로 밀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무심코 D레인지로 실렉트 레버를 위치시키기 위해 맨 아래로 당기면 수동모드로 들어가고 만다. 그리고 생각없이 가속을 하면 1단에서 시프트 업이 되지 않는다.

일단은 기어비를 점검해 보았다. 100km/h 에서의 엔진회전은 2,500rpm으로 미국차로서는 비교적 높은 편이다. 그리고 초반에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으면 ‘위~잉󰡑 하는 미세한 쇳소리가 들린다.

정지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자 62km/h에서 2단, 120km/h에서 3단으로 시프트 업이 진행된다. 각 기어간의 폭이 엄청나게 넓게 설정되어 있다. 민첩하게 가속이 된다기보다는 호흡이 길고 지긋이 전진하는 타입이다. 미세하지만 엔진 회전저항도 느껴진다. 다시 한번 과감하게 밀어 붙이자 약간 뜸을 들이며 182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된다. 200km/h를 넘길 수는 있을 것 같지만 좀 더 긴 거리가 필요할 듯 싶다.

그런데 이처럼 각 기어간의 폭이 넓으면 엔진 회전을 효율적으로 이용해 가속감을 빨리하는데는 지장이 있다. 민첩하지 못하다는 얘기이다. 일반적으로 낮은 회전에서 토크가 풍부한 엔진의 경우는 기어의 조합수가 적은 쪽을 택하는 경향이 있고 고회전에서 큰 파워를 내는 엔진에서는 낮은 회전수일 때 변속을 해 줄 필요가 있어 다단 기어를 채용한다. 특히 고속 주행을 많이 하는 레이싱카의 경우는 가능한 다단 기어를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오늘날은 이 원칙이 그다지 통용되고 있지 않지만 속도 제한이 심한 미국의 도로에서 세브링과 같은 기어비의 조합은 이해가 가는 내용이다. 크라이슬러의 수퍼카 닷지 바이퍼의 경우도 최고출력은 낮지만 최대토크는 엄청난 세팅을 하고 있다. 기어비도 그에 걸맞는 비율로 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오픈 주행 시 바람 들이침은 위쪽은 별로 느낄 수 없는데 반해 왼팔 부분에 바람이 닿는다. 물론 동승자와 대화하는데는 문제가 없다. 엑셀러레이터는 물론 즉답식이 아니다. 힘차게 밟아도 즉각적으로 그에 걸맞게 반응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오히려 여유를 가지고 지긋이 누르면 쭈욱 뻗어 나가는 타입이다. 그럴 경우는 호쾌하게 전진하는 양상을 보여준다.

서스펜션은 프론트가 더블 위시본, 리어는 멀티링크 타입이다. 기본적으로 댐핑 스트로크는 길게 설정되어 있다. 그런 만큼 중저속에서 노면의 요철은 거의 흡수하며 부드러운 승차감을 추구하고 있다. 푸트워크도 훅 쪽에 가까운 설정이다. 가볍게 치고 나가는 타입이 아닌 밀어 붙이는 타입이다.

스티어 특성은 약 언더. 그런데 2년 전 시승했을 때보다는 그 정도가 상당히 억제되어 있다. 당시에는 차체의 무게가 느껴질 정도로 앞머리가 밀린다는 느낌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동시에 롤각도 기대 이상으로 억제되어 있다. 운전자의 상체까지 같이 쏠리게 했던 것에 비하면 이제는 상당히 세련된 동작을 보여 준다. 유럽차처럼 날카롭고 정확하게 반응한다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여유있는 주행성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호감을 줄만한 내용이다.

브레이크는 앞 V디스크, 뒤 디스크. 여기에 ABS 플러스라는 크라이슬러의 테크놀러지가 적용되어 있다. 이는 제동과 코너링을 동시에 할 때 더욱 민첩한 자세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시스템이다. 다시 말해 자세 안정을 위해 요(Yaw)를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이라는 것이다.

안전장비로는 EBD ABS를 비롯해 충돌 정도에 따라 3단계로 폭발력이 제어되는 프론트 듀얼 에어백, 사이드 커튼타입 에어백, 속도감응형 스티어링 휠 등이 있다.
세브링 컨버터블은 여유있는 공간을 무기로 한다는 점에서는 미국차다운 구성을 하고 있지만 하체의 특성에서는 상당부분 메르세데스 벤츠의 영향이 느껴지는 모델이다. 거기에 4천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은 세일즈 포인트로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주요제원

크기 : 전장×전폭×전고 4,920×1,790×1,395mm 휠 베이스 2,692mm
트레드 앞/뒤 : 1,529/1,529mm 차량중량 1,565kg
엔진 : 2,736cc V6 DOHC 4밸브 203hp/5,900rpm, 최대토크 26.7kgm/4,950rpm
보어×스트로크 86×76.5mm 압축비 9.7 : 1
트랜스미션 : 4단 AT(오토스틱)
기어비 2.84/1.57/1.00/0.69 후진 2.21 최종감속비 3.89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
브레이크 앞/뒤 : V.디스크/디스크
최고속도 : 210km/h
0-100km/h : 10.2초
최소회전반경 :5.6m
연료탱크 용량 : 61리터
타이어 : 205/60R16
차량가격 : 3,99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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