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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스펙트라 차기모델, 아반떼XD 플랫폼 유용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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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0-10-24 09:5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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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오너들은 자동차를 선택할 때 가장 큰 비중을 두는 항목이 무엇일까. 성능일까, 디자인일까, 아니면 메이커의 이미지일까.

사실 그런 면에서 한국의 오너들은 상대적으로 불행하다고 할 수 있다. 선택의 기회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자동차회사가 두 개밖에 없는 스웨덴이나 역시 세 개의 메이커밖에 없는 프랑스 사람들은 오랜 역사 속에 그들만의 아이덴티티를 다양하게 표현해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추어 나가고 있다. 또한 그런 외적 조건과는 달리 주변국들의 수많은 자동차들이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우리는 2-3년 전까지만해도 현대, 기아, 대우, 쌍용, 삼성, 아시아, 현대정공, 대우조선 등 무려 8개에 이르는 제조회사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소비자들이 그만큼 다양한 차종들을 선택할 수 있었다고는 할 수 없다.

게다가 외제차가 수입 자유화된 지 10여년이 지났지만 여러 가지 배타적인 시각으로 인해 백안시해 왔다. 그 때문에 극히 일부 차종만 수입되고 있으며 그로 인해 그만큼 또 선택의 기회를 박탈당해 왔다.

그냥 자동차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세단 일색의 자동차들밖에 없으니 그중에서 고른다고 해 봐야 한계가 있으니 당연한 얘기일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국내 자동차회사들의 모델 개발 능력이 많이 향상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IMF라는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한 면도 없지 않지만 작년부터는 각종 RV들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어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기아가 미니밴 카니발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해 재미를 본 이후 컴팩트 미니밴 카스타와 카렌스를 연이어 선 보였고 현대 트라제와 대우 레조도 데뷔 이후 높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차를 생산하지 않겠다던 기아도 주인이 바뀌더니 비스토라는 새로운 모델을 뚝딱 만들어 내지 않았는가. 이처럼 빠른 시간에 새로운 차종을 선 보일 수 있게 된데는 그 배경이 있다. 바로 플랫폼 공유화에 의한 것이다.

플랫폼이란 쉽게 설명하면 차의 뼈대를 말한다. 눈으로 보이는 차체라든가 인테리어를 제외한 섀시와 엔진부분을 일컫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 플랫폼 하나로 여러 가지 모델들을 만들어 내는 기술에 의해 위에 거론한 모델들이 개발되었다는 얘기다.

기아 비스토는 현대 아토스의 플랫폼을 유용하고 있고 카렌스는 세피아를 베이스로 만들어 내고 있다. 물론 좀 더 정확히 표현하면 비스토는 아토스의 모디파이 모델이다. 현대 공장에서 만들어 기아에게 OEM으로 납품하고 있는 같은 트림 라인에서 생산되는 모델인 것이다.

이런 예는 그동안에도 없지 않았다. 현대 쏘나타와 마르샤가 그런 관계였었고 구형 그랜저와 다이너스티, 아반떼와 티뷰론도 마찬가지이다. 물론 티뷰론은 아반떼의 2도어 버전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메이커에서는 새로운 개념의 차종으로 봐 주기를 바란다는 점에서 플랫폼 공유화 모델로 구분하기도 한다.

나아가 현대와 기아가 같은 플랫폼을 사용한 첫 번째 모델인 EF쏘나타와 옵티마가 좋은 본보기가 되어 있으며 앞으로는 스펙트라 후속 모델도 아반떼 XD의 모델을 유용한다고 한다. 여기에 최근에는 내년 상반기 미국시장에 수출할 카니발에 에쿠스 엔진을 장착키로 하고 현재 테스트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엔터프라이즈 후속 모델도 현대의 대형차 플랫폼을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와 기아는 통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적지 않게 보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는 이런 추세가 더욱 힘을 얻을 것 같다. 미국의 경우 예를 들면 GM은 플랫폼 하나를 가지고 캐딜락과 올즈모빌, 폰티악, 시보레, 뷰익 등 각 디비전에 각기 다른 모델들을 선 보이고 있고 독일의 오펠과 영국의 복스홀에까지 공유를 하고 있다. 국제적인 모델 교류인 셈이다. 크라이슬러의 이글 탈론이라는 모델은 일본 미쓰비시의 이클립스와 같은 플랫폼을 유용하고 있다. 물론 이런 예는 수없이 많다.

그 결과는 차량 가격에 반영된다. 미국차가 세계적으로 싼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런 플랫폼 공유화를 얼마나 잘 이루어 내느냐에 자동차회사의 성패가 달렸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붐’을 이루고 있다.

그 붐의 한 가운데에 있는 것은 다름 아닌 디자인일 것이다. 얼마나 아이덴티티가 강하고 눈에 띠는 디자인, 또는 스타일링으로 소비자들을 끌어 들이느냐가 관건이라는 얘기이다. 플랫폼 공유화는 곧 디자인 전쟁으로 이어진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에 맹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달리기 성격은 같으면서 겉 모양만 다른 자동차에 소비자들이 언제까지 식상해 하지 않고 받아주느냐 하는 것이다. 모터리제이션이 한창 진행된 선진국의 오너들과 그렇지 못한 후진국 소비자들 사이의 차이는 있겠지만 갈수록 개성을 강조하는 세대들이 성장해 가는 상황에서 이것은 또 다른 문제점인 것만은 틀림없다.

어쨌든 플랫폼 공유화는 거부할 수 없는 하나의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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