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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토요타 프리우스 미국 현지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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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4-11-03 13:4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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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트렌드를 결정한다는 L.A 의 할리우드와 뉴욕의 Fifth Avenue. 그 두 곳에서 가장 사랑받는 차는 무엇일까? 페라리? 포르쉐? 마이바흐? 롤스로이스? 정답은 토요타의 하이 브리드모델인 프리우스. 특히 한번 출시가 되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 차종으로 인한 대중의 관심이 멀어지게 마련인데, 이 프리우스에 대한 이야기는 출시된 후 상당기간이 지난 2004년 말까지도 자주 뉴스에 오르내린다. 과연 이 프리우스는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길래 이렇게도 관심을 끄는 것일까? 세계 최초의 상용 하이브리드 차량이라는 수식어를 가지고 있는 토요타의 2세대 프리우스의 매력을 찾아보기 위해 그 프리우스가 가장 뜨겁게 환영받고 있는 미국 현지에서 시승해 보았다.

글·사진/유승민(디트로이트 통신원)

프리우스의 시작은 요즈음과 같은 고유가 시대가 찾아오기 시작한 90년대 중/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혼다와 토요타는 경쟁적으로 프리우스와 2인승 인사이트를 통해 가솔린/전기 하이브리드라는 새로운 컨셉의 파워 트레인을 장착한 차량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는데, 이것의 원리는 바로, 가솔린 엔진의 효율을 잡아먹는 주범인 공회전과 정지상태에서 주행상태로 넘어가는 부분을 바로 이 가솔린 엔진에 의해 충전된 배터리와 연결된 모터를 이용함으로서, 이제 한계에 다다른 가솔린 인터널 컴버스천 기관 (내연기관)의 효율을 개선하는 것이다.

이 개념은 추가로 발전해, 배터리를 브레이크의 동작과 동시에 발생하는 역작용을 이용해 충전한다던가, 가정/사무실에서 사용하는 교류전류를 발전하여 자동차 자체의 효율보다는 자가발전기를 대체하는 용도로 이용되는 (GM의 픽업 하이브리드) 수준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그중에서도 토요타의 시너지 드라이브 시스템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조절하는 시스템중 가장 효율이 좋은 시스템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프리우스 차량에 장착된 시너지 드라이브 시스템의 소프트웨어는 2세대 모델의 경우 발표이후 지금(2004.10)까지 16번이나 업데이트 되기도 하였다.

2세대의 프리우스는 1세대 보다 훨씬 더 많은 공급량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지에서 최소 3개월에서 6개월을 기다려야 인도 받을 수 있는 인기 차종으로 떠올랐다. 필자는 1세대와 2세대 프리우스를 모두 여러 달 보유하고 있었는데,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프리우스를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로 필자를 상당한 Geek(괴짜)로 보는 경우도 있다. 이는 필자가 살고 있는 곳이 미국 빅3의 앞마당 격인 미시간인 점도 있지만, 실제로 TV에서 보여지는 프리우스 오너의 이미지가 열렬한 환경론자라거나, Activitist(어떠한 활동을 열렬하게 하는 사람) 의 이미지로 비쳐지는 경우가 많아서였을 것이다.

한 예로 지금까지 프리우스가 가장 주목을 받았던 때는 할리우드의 배우들이 정유회사를 상대로 시위를 벌일 때 프리우스를 타고 나타나는 장면이 뉴스에 나왔다던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대한 격찬이 나올 때 상당한 신기술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토요타가 정책적으로 프리우스를 대단한 기술의 상징처럼 표현하는 것도 소비자들에게 이러한 이미지를 심어주게 된 계기가 아닐까 한다.

이러한 프리우스의 인기에 더욱더 가속이 붙게 되었는데 이는 미국 현지의 기름값 때문이다. 1갤런당 평균 휘발유 가격이 2달러를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상당히 많이 연료를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인기가 더욱 높아졌고, 하이브리드 차량의 대명사로 떠오르게 된 프리우스의 인기가 덩달아 상승하게 된 것은 절대 우연이 아니다.

다른 시승기와는 다르게 이번 시승기에서 필자는 정작 이러한 프리우스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알아야 하지만, 직접 가져 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중점적으로 이야기 하고자 한다.

"넌 도대체 어느 별에서 왔니?" 마치 지나간 어느 영화 포스터에서 본 것 같은 질문이지만, 이 질문은 토요타 프리우스를 처음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던질 질문이기도 하다. 휘발유 엔진과 전기 모터가 함께 장착되어 있는 이 프리우스는 그 속에 들어있는 기술과 더불어 생김새도 특이하다. 2003년 중반부터 판매에 들어간 현 2세대 모델은, 1세대 모델과는 달리, 좀 더 개방적인 디자인을 지향하고 있다.

스테이션 왜건과 해치백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는 프리우스의 디자인은 보이는 것보다 훨씬 넓은 실내 공간에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분명히 비교대상 차종은 우리나라의 중소형급 차량이지만, 실제 레그룸과 헤드룸은 여느 중대형차 수준에 버금간다. 특히 탁 트여진 시야는 약간 낮은 미니밴에 앉아있는 느낌을 줄 정도로 상쾌하다. 이뿐만 아니라 183Cm 키의 필자가 여유 있게 앞자리를 밀어도 뒷자리에 앉은 승객이 충분하다고 느낄 정도의 레그룸을 제공해준다.

단, 3층의 구조로 되어 있는 트렁크의 경우 실제로 가장 아래쪽에 위치한 배터리와 연료탱크 때문에 일반적으로 사용하게 되는 가장 윗 공간이 높게 올라와 있어, 의외로 아쉬움을 남긴다. 특히 정면에서 보았을때 M자에 가까운 지붕 형상으로 인해, 애프터 마켓 선루프의 장착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공장에서 선택 가능한 옵션으로도 선루프가 존재하지 않는 것도 디자인 측면으로서 아쉬운 부분 중에 하나이다. 마찬가지로 지붕이 각이 있는 둥그런 구조로 되어 있는 폭스바겐 비틀의 경우 곡면 유리를 선루프에 차용하여 장착하였을 정도로, 미국시장과 유럽 시장에서 이 선루프가 가지는 의미는 크다. 현대/기아의 내수용 모델들에 잘 채용되지 않는 선루프가 수출용에는 3대중 한 대꼴로 장착되어 있는 것을 보아도 해외 시장에서의 썬루프에 대한 수요를 짐작할 수 있다.

프리우스의 디자인은 어쩌면 가장 하이테크 적일수도 있다. 미국 내에서 가장 상업이 발달하고 가장 미국의 도시적인 풍경을 가지고 있는 시카고에서 프리우스를 촬영하면서 프리우스의 디자인과 색상이 시카고의 늦 여름 풍경과 아주 걸맞게 어울리는 것에 감탄을 표시할 수밖에 없었다. 미니, PT 크루저, 비틀등 소위 트렌디 모델이라고 불리우는 모델들의 디자인 만큼이나 특색있는 프리우스의 디자인은, 프리우스를 하이브리드 모델의 상징으로 추켜세우며, 그 하이브리드를 하나의 트렌드로 만들고 있다는 점을 인정 할 수밖에 없다.

실내에 탑승하게 되면, 먼저 프리우스를 시작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기존 자동차가 탑승하여, 키를 돌려 시동을 켜는데에 비해, 프리우스는 네모낳게 생긴 키를 슬롯에 밀어 넣고, 브레이크를 밟은 채로 `Power` 버튼을 눌러 시작해야 한다. 파워가 켜지면 잠시 후 HUD (Heads Up Display)방식을 응용한 투시관방식의 속도계 가 나타나고 대시보드 중앙에 위치한 7인치 터치스크린 모니터에 Energy Monitor 가 표시되면서 비로소 차량을 운행 가능한 상태가 된다. 총 걸리는 시간은 약 3초 정도. 기존 가솔린/디젤 자동차들이 시동이 켜지고 각종 경고등이 꺼지는 시간을 감안하면 약간 느린 시작이다.

기어를 넣고 살며시 차를 움직이기 시작할 때 대부분의 예민한 사람들은 차가 너무나 스르륵 움직이게 되는 것에 놀라게 될지 모른다. 바로 가솔린 엔진 시동없이 배터리와 모터만으로 움직이게 될 때인데, 사실 이 조용한 순간은 그다지 오래 가지 않는다. 조금이라도 엑셀러레이터를 밟아주기라도 한다치면, 그순간 마치 밤중에 냉장고가 갑자기 소리를 내며 작동하는 것처럼 약간의 진동과 함께 가솔린 엔진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프리우스의 시너지 드라이브 소프트웨어는 여러번의 업데이트를 거치면서 이러한 부분에서 미세하게 변화해 왔다. 그 예로 1세대 프리우스는 배터리 파워에서 가솔린/배터리 혼용 방식으로 전환되는 시점에 약 1초 정도의 차이가 있어 이로인해 차가 울컥거리는 것처럼 느끼게 되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러나 2세대의 프리우스에서는 초기 소프트웨어부터 이러한 부분이 상당히 개선되어 급출발에 가까운 급가속을 하여도 엔진과 배터리의 혼용/별개 운용 사이의 구간이 상당히 부드럽게 넘어간다.

필자는 이러한 충격을 앞에서 말한 것처럼 냉장고가 갑자기 움직이는 충격에 비유했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자동변속기의 변속충격과는 사묻 다른 충격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자동변속기의 변속 충격이 쿵 하고 튀어나가는 느낌이라면 프리우스의 배터리/가솔린 전환 시점의 충격은 그야말로 고요한 밤에 냉장고가 압축기를 동작하면서 울려내는 진동과도 비슷하다.

이러한 작은 진동과 함께 출발한 프리우스는 일반적인 주행에서 상당히 부드러운 느낌을 준다. 일반적으로 가솔린 혹은 디젤 자동차에서 변속기와 엔진에서 울려오는 진동이 어느정도 존재하는데, 프리우스에서는 이러한 진동을 거의 느낄 수 없다. 심지어 가속을 위해 엑셀러레이터를 깊게 밟아 가솔린 엔진이 상당히 높은 회전수로 움직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엔진과 변속기에서 오는 진동과 소음은 상당히 이질적이다.

실제로 실내에 마련된 모니터를 통해 이러한 엔진과 배터리의 연결이 표시되는데, 이 그래프를 보고 있지 않으면 현재 차가 어떤 동력원을 사용하고 있는지 알아채기 힘들 정도이다. 프리우스를 어느 정도 운전해 보고 있다 보면, 예민한 운전자는 이 그래프가 운전자에게 얼마나 도움을 주고, 또 얼마나 짜증나게 하는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여기서 잠깐 이 그래프에 대한 설명을 하기 전에, 프리우스에 대한 설명이 좀더 있어야 할듯 하다.

필자가 이 시점에서 독자들에게 설명하고자 하는 것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주는 이득과/손해이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가장 큰 이점은 경제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필자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주는 이득은 없다라고 말하고 싶다. 먼저 큰 바디에 상대적으로 작은 엔진/모터 거기에 아직은 무거울 수밖에 없는 배터리가 들어가게 된다.

여기에서 장점과 단점이 함께 나타난다. 먼저 장점, 차체에 비하면 작은 엔진과 모터이지만 고속도로에서 가속이 필요할 때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이 모터와 엔진의 동력을 함께 바퀴로 전달한다. 이때의 출력은 어지간한 소형차를 능가한다. 즉 엔진과 모터가 따로 따로 움직일 때는 뭔가 부족한 느낌이지만, 이 두개의 출력이 함께 사용될 때는 그만큼 무거운 차체에 충분하고도 남을 만큼의 힘이 나온다는 것이다.

단점은 다시 이 장점에서 나온다. 일단 이러한 시스템 때문에 차체가 무거워 질뿐만 아니라, 엔진과 모터가 함께 움직일 때는 그만큼 충분한 충전이 되지 않는다. 즉 무한정 이러한 출력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2세대 프리우스의 경우는 1분30초 이상 이러한 동시 출력 모드가 사용되지 않는다. 배터리의 급속한 출력저하로 인해 모터 파워는 죽고, 바로 엔진혼자만의 동력으로 돌아가, 엔진이 차체를 구동하고, 또 배터리를 충전해야 하는 2중고를 떠안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 에어컨까지 작동되면 엄청난 출력저하가 따른다. 또한 어지간한 소형차보다 연료를 훨씬 더 많이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다시 프리우스에 대한 설명으로 돌아가 보면, 이 엔진/배터리/모터사이의 동력이동을 보여주는 그래프는 운전자가 차량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예측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지만, 반대로 없어져버린 배터리 파워를 충전해야만 하는데 파워가 필요할 때는 절대적으로 짜증이 날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특히 에어컨/오디오등의 전장부품도 이를 통해 제어 되는데, 대부분의 ACC (Automatic Climate Control) 시스템이 그렇듯이. 에어컨만을 꺼버려서 동력을 보호하는 동작을 하는데 상당히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한다는 것도 한 가지 아쉬운 점이다. 그렇지만 차량전체의 시스템을 포괄적으로 통제해서 전기와/연료 리소스의 사용을 극대화해야 하는 메이커의 입장에서는 수동방식의 공조 장치 설치가 상당히 부담될 수밖에 없다.

프리우스는 이렇게 절대적으로 배터리와 모터로 운용되는 전기 동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적게 설치되어 있는 가솔린 엔진의 부족한 점을 매꿔 주고 있지만, 실제로 이 전기 동력이 매꿔주는 부분도 엔진으로부터 또, 브레이킹시에 역 충전되는 두 가지 충전 방식이 아니라면, 따로 충전될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이미 충전된 전기를 다 사용하고 나면 이것을 다시 충전하는 동안은 가솔린 엔진 하나에 의존하기 때문에, 여기서 오는 비효율성이 대단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프리우스 뿐만이 아니라 현존하는 모든 하이브리드 차량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 즈음에서 다시 한번 프리우스가 아닌 공통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문제점에 대해 짚고 넘어가보고자 한다. 현재 하이브리드 구조의 가장 큰 문제점은 경제성이다. 사람들은 하이브리드 차량의 높은 연비 때문에 동일한 차종과 비교해 약 3천불 (4백만원) 정도의 가격을 더 주어도 경제성이 있다고 말한다.

필자는 이 이야기에 반대한다. 1세대/2세대 프리우스를 비롯해,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와 인사이트를 어우르는 1/1.5 세대 하이브리드의 경우는 고속도로 주행과 시내 주행이 혼용된 일반적인 운용 모드에서는 20~30% 수준, 그리고 고속도로 주행에서는 오히려 동일 차종보다 나쁜 연비를 보인다. 시내에서는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으면 무려 40% 까지 좋아지는 경우도 있었다.

이를 비교해 보면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매일 88도로나 자유로를 이용해 출/퇴근 하고, 하루에 약 50km 정도 주행을 한다고 할 경우, 필자의 경험으로는 2세대 프리우스의 경우 비슷한 비교 대상인 국내의 1.6 준중형 모델과 비교할 때 하루에 절약할수 있는 연료는 1리터 수준이다. 하루에 약 50Km 주행을 기준으로 하고 주말에 장거리를 주행 하는 것을 감안하여 1년에 2만 킬로 주행을 한다고 가정할 경우, 1년에 절약 가능한 연료는 최대 400 리터 수준, 이경우 현재 유가를 감안하면 65만원 수준이다.

여기서 사람들은 만약 차를 아껴 탈 경우 5년에서 6년이면 이 가격을 회복하고도 남는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서 생기는 딜레마가 또 있다. 바로 배터리. 지금까지 발표된 모든 하이브리드 차량은 약 10만킬로 혹은 6년 정도마다 배터리를 전체로 교체해 주어야 한다. 결국 차량가격에서 얻은 손해를 연료비로 절감하여 얻는 수익이 교차되는 시점에 배터리 교체라는 추가적인 지출이 있어야 하는데, (배터리가 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할 경우, 하이브리드 차량의 연료소비는 높아진다.)이 배터리 교체 가격이 현재 1세대 프리우스는 부품비와 공임을 포함하여 약 4천불(약 5백만원), 2세대 프리우스는 약 2천7백불 (약 3백만원 수준)이다. 결국 이시점이 되면, 배터리 교체를 포기하고 중고차로 내놓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고, 결국 하이브리드의 인기로 인한 높은 중고차 가격도 이로 인해 파괴되고 말 것이라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지금 토요타/포드/혼다/닛산등은 하이브리드차량의 하이브리드 부품에 대해 추가적인 보증기간을 제공하고 있지만, 배터리의 수명이 다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증해주고 있지 않다. 이 뿐만 아니다. 필자가 목격한 것 중 한 가지가, 대부분의 프리우스/인사이트등 하이브리드 차량은 자그마한 사고에도 폐차 처분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차 구조가 연약하다는 것이 아니다.

필자가 여러 차례에 걸쳐 설명한 미국의 차량 수리가격 구조와도 관련이 있는데, 먼저 프리우스나 혼다 하이브리드 등의 차량은 앞서 여러 차례 설명한 것과 같이, 브레이킹 시에 모터와 같이 설계된 충전기를 통해 에너지를 재충전하게 된다. 그런데 브레이킹중 가벼운 접촉 사고가 나게 되면 많은 경우 차체에 입은 손상보다, 이 모터/발전 시스템에 손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즉 차의 바디 수리비용은 2~3천불 수준이더라도, 이로 인해 모터/발전 시스템이 충격을 입어 교체 혹은 수리를 해야 할 경우 이 비용이 기본적으로 수천불에 이르게 되어, 차량 가격의 반 이상이 수리비용으로 소요되기 때문에 보험회사는 무조건적으로 이러한 차량들을 사들여 폐차 처분을 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그리고는 Salvage 타이틀을 붙여 되팔게 되는데, 이미 Salvage 타이틀을 받게 된 차량들이라 그 가치는 2/3 이하 수준으로 하락하게 되고 마는 것이다.)

또 많은 딜러십이나 서비스 샵들이 아직까지 하이브리드 시스템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간단한 접촉사고에도 이러한 기계적인 부분에 대한 수리를 그냥 지나치게 되고, 차후 소유자가 이를 확인하여 수리 할 때는 사고로 인한 것이라 보증수리가 취소되게 되므로, 다시 보험회사와 여러 군데에서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문제는 안정성이다. 근래에 미국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는 응급 구조 시스템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 각 소방대에 에어백과 안전벨트가 개발 되어 이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진 이후 또다시 응급 구조대가 무조건 받아야 하는 교육과목이 생성되었으니 그것이 바로 하이브리드/수소 등 각종 특수 연료 차량의 사고 시에 대한 구조 방법이다. 먼저 차량 사고가 발생하면, 각종 스파크로 인한 화재를 막기 위해, 응급 구조대 도착 직후 첫 번째로 하는 것이 배터리 케이블의 절단이다.

그렇지만 하이브리드 차량들의 배터리는 하부구조에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또, 대부분의 하이브리드는 고압 전류를 사용하는데, 이 배선의 위치가 문제점이다. 지난 2001년 프리우스 사고차량을 구조하던 한 구조대원은 Jaws of the life 라고 부르는 유압 절단기를 사용하다가 하부에 장착된 하이브리드 전선을 잘못 잘라 감전사고를 당했다. 이후 이와 유사한 사례는 여러 번 있었다.

결국 미국 정부 산하 NHTSA (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은 응급구조대에게 매분기별로 하이브리드 차량을 비롯한 특수연료 차량에 대한 구조 방법을 다룬 책자를 발간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는 아직까지 체계적인 응급 구조 체계가 올바로 자리 잡히지 못한 국내에서는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다.

프리우스는 필자가 차 자체에 대한 설명보다 더 많은 지면을 할애한 이러한 하이브리드 공통의 특성을 가장 잘 그리고 광범위하게 나타내 보여 주고 있는 차량이다. 필자는 프리우스 시승기를 쓰면서 아직까지는 하이브리드 파워 트레인에 대한 만족치를 높게 주고 싶지 않다. 분명히 지금 하이브리드는 과도기 적인 시기이고, 아직도 많은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만, 지금 여론이 알고 있는 것처럼 높은 경제성이 주는 `자동차의 미래` 가 아닌, 어쩌면 PT 크루저나, 비틀, 미니와 같은 하나의 자동차 문화의 트렌드로 이해해야 하는 것이 가장 올바를듯 하다.

미국 내에서 가장 대중적인 메이커로 꼽히고 있는 토요타의 모델인 만큼 그 트렌드를 가장 대중적으로 만든 것도 토요타 이지만, 그 트렌드의 지속성과 미래를 기대하기에는 아직 그 시기가 이르거나 아니면 올바르지 않은 것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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