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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포르쉐 뉴 911 카레라 S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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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4-12-14 11:52:41

본문

포르쉐 911의 6세대 모델, 즉 997형 보디의 911이 한국시장에도 상륙했다. 1963년 356 후속 모델로 등장한 이래 양산형 정통 스포츠카로서 세계 최고임을 자부하는 포르쉐. 니치마켓 브랜드로서 최근 적극적인 모델 확대전략을 펼치고 있다. 더불어 1990년대 중반 경영난을 벗어나 이제는 본래의 성격을 살리는 차만들기를 할 정도로 안정적인 운영을 하고 있다. 997형 911 포르쉐 카레라S 버전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사진 실장)

람보나 페리와 포르쉐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스포츠카의 범주에 분류되는 차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앞의 두 차와 포르쉐는 분명한 선을 긋고 있다. 그것은 만드는 측의 자세다. 페리나 람보는 타는 사람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개발비나 제작비에 전혀 구애받지 않고 만드는 차다. 그래서 이그조틱카라고 한다. 그에 반해 포르쉐는 일정 수준의 표준을 만들어 일반인들도 접근할 수 있는 주행성을 추구하는 스포츠카다. 물론 생각은 약간 다르지만 공통점은 극단적인 스포츠성의 추구다.
포르쉐 911은 1963년 처음 등장한 이래 페르디난트 포르쉐 박사가 확립한 스포츠카에 대한 기본적인 컨셉은 변함이 없다. 고성능 엔진을 리어에 탑재하고 높은 민첩성과 브레이크 성능, 그리고 뒷바퀴 굴림방식에 의한 양호한 트랙션을 갖춘다고 하는 것이다. 스타일링이나 디자인에서도 일관성을 유지해 오고 있다. 그렇지만 탄생 당시와는 전혀 다른 메커니즘과 부품을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항상 최고의 테크놀러지를 채용해 오고 있다.
데뷔 당시 차명은 901이었으나 푸조와 명명법이 겹쳐 911로 바꾼 것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진화의 역사를 잠깐 살펴보면 1973년 930시리즈 911에서는 911 초대 터보 모델이 등장했다. 이어서 1988년에 등장한 964 보디에서는 911 생산 개시 25주년을 기념해 4WD 시스템을 표준으로 장비한 첫 번째 911인 911 카레라4가 추가되었다. 또 한 가지 빠트릴 수 없는 대목은 이 모델부터 ABS, 파워 스티어링, 운전석/조수석 에어백이 표준으로 장비되게 되었다는 것이다. 911 직계의 수퍼카 포르쉐 959가 발표된 것도 이 시기다.
4세대인 993보디의 911은 1993년 출시되었다. 오늘날 포르쉐와는 달리 스파르탄 감각이 강한, 일반인은 다루기가 쉽지 않은 911의 마지막 모델이었다. 이 모델 출시 후반 포르쉐는 판매하락으로 경영난에 빠졌고 브랜드가 사라질지 모른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위기의 상황에 이르렀다.
이어서 996 보디의 5세대 911이 등장했다. 996 911은 그때까지 공랭식 엔진을 수냉식으로 바꾸는 등 획기적인 변화를 이루었다. 뿐만 아니라 포르쉐 스태빌리티 매니지먼트(PSM)와 바리오 캠 플러스라고 하는 혁신적인 테크놀러지도 주목을 끌었다. 인테리어는 쾌적성 향상을 위해 디자인이 일신되었고 익스테리어는 에어로다이나믹스가 강화되었다.
996 보디의 911은 그때까지와는 달리 일반인도 쉽게 다룰 수 있는 스포츠카로 더 이상 드림카가 아닌, 누구나 손에 넣을 수 있는 정통 스포츠카로서의 입지구축에 성공한다. 결과는 대 히트였고 포르쉐가 새로운 모델 전략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해 준다.
996 포르쉐는 지금까지 포르쉐 중 가장 성공한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큼 판매 대수에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그런 성공은 주 무대인 미국의 경기 호황에 힘입은 것이라는 얘기도 한다. 996 모델은 포르쉐를 위기에서 구한 것이 분명한, 가장 성공한 모델로 평가를 받고 있지만 복스터와 부품 공유화를 최대한 높였던 모델이었다. 즉 합리적인 차만들기를 하지 않을 수 없었던 시대의 산물이었다는 얘기다.
더불어 아이덴티티가 강한 모델인 만큼 라이프 사이클에도 변화가 있어 무려 13가지의 베리에이션이 있음에도 작년부터는 판매가 급락했다. 여기에 911이 독점해왔던 스페셜 스포츠카의 카테고리에서도 경쟁이 격화되었고 911은 자만하고 있을 수 없는 상황으로 변했다. 그런 요인들이 뉴 911의 등장을 재촉한 것이다. 또 한편으로는 포르쉐 브랜드 자체에도 V8엔진을 탑재한 카이엔이라고 하는 전에 없었던 강력한 라이벌이 출현했다.
어쨌거나 996의 히트에 이어 카이엔도 호조를 보이고 있는 현재의 포르쉐사에는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자금이 있다. 즉 풍부한 자산을 이용해 본래 하고자 했던 스타일을 구현한 것이 바로 오늘 시승하는 911다운 997형이다.
포르쉐 마니아들에게 996보디의 911은 911다움이 희석되었다는 것 때문에 약간의 비판이 있었다. 911 다움이란 리어 엔진을 느낄 수 있는 차체의 프로포션, 컴팩트한 전장, 근육질적인 보디 등을 일컫는 말이다.
그런 점을 감안해 전체적인 실루엣과 스타일링은 선대와 거의 변함이 없지만 루프 이외에는 모두 새로 설계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내용은 서스펜션도, 보디도, 엔진도, 그리고 트랜스미션도 IT기술을 구사한 쾌적장비, 안전장비, 환경에의 배려 등도 전혀 다른 감각으로 변했다는 것이다.

Exterior

데뷔한지 40년이 지난 포르쉐 911의 변화는 일반 세단의 변신과는 그 개념이 다르다. 워낙 개성이 강한 모델이라 신형이라고 해도 외관상으로 전혀 다른 방향으로의 전환을 기대할 수 없다는 얘기이다. 그보다는 포르쉐 마니아들의 시각에서는 마이너 체인지인가 풀 모델체인지인가 하는 것은 타이어라든가 브레이크, 서스펜션을 포함한 섀시의 성능 향상에 기준을 두는 것이 보통이다.
어쨌든 외관상 가장 큰 변화는 993에서 996으로 진화할 때 원형 헤드램프가 복스터와 같은 타원형에 꼬리가 있는 모양으로 바뀌었던 것이 다시 원형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헤드램프는 카레라는 할로겐 밸브이고 카레라 S는 바이제논 타입. 범퍼 위에 독립적으로 설계된 방향지시등의 설계도 눈길을 끈다. 이로 인해 996보디의 911이 비판을 받았던 엔트리 모델인 복스터와 구분이 쉽지 않다는 점을 일소하고 그에 대한 해답을 내놓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냉각용 공기 유입의 효율 향상을 위해 프론트 각부의 에어덕트를 직선화된 짧은 레이아웃으로 하고 지금까지 앞바퀴 바로 앞에 있던 라디에이터 통과 후의 뜨거운 공기 배출구를 휠 하우스 셸 쪽으로 옮기는 등의 변화도 보인다.
그리고 리어 엔드도 리어 윙 겸 엔진 커버가 단차 없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그로 인해 섹시하다는 느낌이 더 강조되어 있다.
사이드 미러도 두 개의 지지대를 설계한 새로운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사이드 등에서는 카레라와 카레라 S가 약간씩의 차이가 있다. 브레이크 로터의 경우 카레라가 직경 앞 318mm, 뒤 299mm인데 대해 카레라 S는 앞뒤 모두 330mm. 또 4 피스톤 캘리퍼는 카레라가 검정색, 카레라S는 선홍색으로 구별된다. (옵션인 세라믹 콤포지트 브레이크 캘리퍼는 노란색) 배기 머플러도 카레라가 타원형 싱글 파이프가 좌우에 하나씩인데 비해 카레라S는 원형 듀얼 파이프가 좌우에 약간 고개를 치켜든 듯이 설계되어 있다.
크기는 프론트 펜더 부분과 18인치(S는 19인치)를 기본으로 하는 더 큰 타이어의 장착을 위해 리어 펜더가 부풀려져 전폭이 1,808mm로 현행 모델보다 38mm 확대되었다. 전장과 전고는 거의 변화가 없다. 997 보디 사이즈는 전장×전폭×전고=4,427×1,808×1,310mm(카레라S는 전고가 1,300mm).
외관상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언더보디의 커버 면적을 확대하는 등의 손질을 가해 997형의 공기저항계수는 카레라는 0.28, 카레라S는 0.29로 개선한 점도 포르쉐측은 강조하고 있다. 참고로 996의 Cd치는 0.30.

Interior

인테리어의 변화도 그 주제는 익스테리어와 같다. 복스터와의 차별화를 추구함과 동시에 라이벌 모델들과 경쟁 할 수 있는 고품격화다. 복스터와 911의 인테리어가 비슷해진 이유는 복스터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판매하기 위해서는 부품의 공유화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포르쉐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일 수도 있었지만 포르쉐 마니아들에게는 불만으로 받아 들여졌다. 그런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 더욱 고품질의 것으로 만들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더불어 메르세데스나 BMW의 스포츠 모델들에 비해 996형 911은 지나치게 스파르탄한 감각을 강조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라이벌들의 등장으로 진화를 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좋은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감성 품질에 대한 배려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오늘날의 스포츠카들은 GT(Grand Tourer)화 되어간다는 흐름에 더욱 충실하고 있다는 말도 된다.
그것은 시각적으로 확연히 구분된다. 스포츠카는 주행성을 최우선으로 해 다른 쾌적성 등은 희생해도 된다는 과거의 개념에서 본다면 오늘 시승하는 997형 911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운전자의 감성적인 면에서의 높은 질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처리가 돋보인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선은 전 차종 모두 같은 타입이었던 스티어링 휠은 스포크 부분에 조작계가 설계되어 있는 3스포크 멀티펑션 타입으로 되었다. 메커니즘 측면에서는 틸트 기능과 가변비 랙&피니언이 채용되었다. 포르쉐는 지금까지 스티어링 강성 저하와 필링의 악화를 이유로 채용하지 않았었으나 이번에 드디어 틸트 기구를 설정했다. 대신 강성 확보를 위해 가변비 랙&피니언을 채용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포르쉐 전통의 5연 미터로 변함이 없다. 다만 각종 미터류의 디자인이 복스터 타입이 아니다. 단순 나열식에서 원통형의 스포츠 타입으로 변경된 디자인이 시각적으로 훨씬 911다움을 풍긴다. 패널이 카레라는 검정 바탕이고 카레라S는 알루미늄 컬러가 바탕이다.
물론 센터 페시아를 중심으로 한 대시보드 전체적인 디자인도 기능성을 좀 더 강화하고 있다. 내비게이션 모니터의 설계도 디자인보다는 기능을 우선한 형상이다. 크기가 작다는 불평이 있을 수 있겠지만 과거에는 포르쉐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장비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발전이다. 특히 BOSE 서라운드 사운드 시스템을 채용한 것도 변화다.
데시보드 상단 중앙에는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의 일부인 아날로그, 디지털 통합 디스플레이가 장착되어 있다. 온보드 컴퓨터 제어장치를 통해 접속할 수 있는 이 디스플레이에는 랩타임과 가속 시간 등 다양한 드라이빙 정보가 제공된다.
글로브 박스 바로 위에 내장되어 누르면 돌출되어 나오는 컵 홀더도 두 개로 늘었다. 컵을 거치하면 에어 벤트 바로 앞에 위치하게 된다.
물론 스티어링 칼럼 왼쪽에 설계된 이그니션 키 홀의 위치는 여전하다.
시트는 물론 911의 전통인 예의 2+2인승으로 풀 스포츠 버키트 타입. 시승차는 형식 승인을 위해 들여온 모델이라 수동으로 조절하는 방식인데 국내 시판용은 전동 조절식이다. 시트 포지션은 물론 일반 세단과는 현격히 차이가 나게 낮은 설정이다. 또한 선대 모델에 비해 약간 앞쪽으로 이동해 있다. 그만큼 헤드룸이 확대되었다. 그 상태에서 오른손을 자연스럽게 뻗으면 팔이 ㄴ 자 모양이 되며 실렉트 레버를 잡을 수 있는 위치가 된다.
리어 시트는 보조 시트의 개념. 서류 가방만 넣을 수 있는 형태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사람이 타기에는 좁은 공간으로 자잘한 물건을 놓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차체 앞쪽에 있는 트렁크는 135리터의 용량인데 스페어 타이어가 없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앞뒤 타이어의 사이즈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Powertrain & Impression

뉴 911에는 처음부터 카레라와 카레라 S가 동시에 출시되었다. 카레라에는 기존 3,595cc 수평대향 6기통 DOHC의 진화형 M96/05형이 탑재되며 카레라S에는 3,824cc로 확대된 M97/01형이 탑재된다. 물론 두 엔진은 배기량만 다를 뿐 아니라 그 구성부품이 전혀 다르다.
표준형 카레라에 탑재되는 엔진은 지금까지와 배기량이 동일한 수냉 6기통 복서로 최고출력이 325ps로 약간 파워 업이 이루어져 있다. 0-100km/h 가속성능은 5초 플랫, 최고속도 285km/h로 성능에는 변함이 없다.
한편 오늘 시승하는 카레라S에 탑재된 엔진은 보어(Bore 실린더의 지름)가 확대되고 배기계의 개량 등에 의해 최고출력 355ps, 최대토크 40.6kgm으로 향상되었다. 그 결과 0-100km/h 가속성능은 4.8초 최고속도는 293km/h로 진화되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포르쉐는 페라리와는 전혀 반대로 엔진 후드 안에 탑재되어 있는 엔진 본체의 디자인에는 무관심했었는데 뉴 카레라S에 처음으로 디자인 감각을 부여하고 있다는 것도 빠트릴 수 없는 내용이다.
트랜스미션은 기본적으로 6단 MT와 5단 팁트로닉 AT가 설정되어 있다. 국내에도 얼마 전부터 6단 MT를 채용한 포르쉐가 수입되어 그나마 다행이기는 하지만 시승차는 5단 팁트로닉 AT.
참고로 BMW의 SMG라든가 아우디의 DSG 등의 시퀀셜 기어박스를 기대했었으나 이번에는 등장하지 않았다. 어쩌면 개발이 진행 중이며 GT3에 채용될 것이라는 소문만 들린다. 대신 6단 MT를 새로 개발해 조합시키고 있다. 포르쉐의 규모에서는 또 다른 기어박스를 개발한다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다.
어쨌거나 성능을 올리는데는 다시 말해 서키트에서 랩타임을 단축시키기 위해서는 기어박스의 진화는 필수적이다. 그 때문에 포르쉐는 MT를 전혀 새롭게 개발한 것이다. 싱크로를 강화하고 큰 토크를 견디어 내도록 설계하면서 또 경량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그니션 키를 돌리면 우선 뒤쪽에서 밀어 붙이는 배기음이 압도한다. 포르쉐는 흡기계의 사운드 튜닝을 별도로 했다고 한다. 박력 넘치는 사운드는 포르쉐류의 차를 타는 사람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 이 소리만으로 감동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일단 기어비를 점검해 보았다. 사실 우리 도로가 이 차의 기어비를 점검할 조건은 되지 못했지만 그대로 시도는 했다. 특히 0-100km/h 4.8초라고 하는 가속성능을 믿었다. 하지만 노면 조건과 교통량은 여전히 방해 조건이었다.
역시 마찬가지로 정지 상태에서 풀 스로틀. 레드존은 7,000rpm부터. 엑셀러레이터는 물론 즉답식. 정상 출발은 2단이지만 오른발을 끝까지 힘을 주어 페달을 밟으면 1단으로 시프트 다운이 된다. 60km/h에서 2단, 110km/h에서 3단, 180km/h에서 4단으로 숨 쉴 틈이 없이 가속이 된다. 200km/h 시점에서의 엔진회전은 5,500rpm. 거침이 없다. 이런 고회전을 거리낌없이 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쉽지 않다. 6,400rpm 부근에서 240km/h를 돌파한다. 그 속도도 0-200km/h 가속성능 16.5초라는 포르쉐 카레라이기에 가능했다. 물론 이 도로에서도 과거 카레라4로 280km/h를 넘어본 경험이 있지만 다시 한 번 300km/h를 주파했던 독일의 아우토반이 그리워진다.
특히 초기 토크감만으로 뻗어 나가다가 5,000rpm 이상 시점에서부터 파워 상승감이 등을 밀어 붙이는 감각은 압권이다. V형 8기통 엔진을 탔을 때와는 또 다른 감각이 등을 때린다. 비슷한 배기량의 V형 엔진과 다른 감각이 포르쉐의 수평대향 6기통에 대한 애착을 읽게 해준다.
물론 그런 속도를 가능하게 해 주는 여러 가지 조건을 갖추고 있기에 드라이버는 마음껏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이 차는 쾌적성을 중시한 세단 감각을 기대하고 타는 사람들에게는 스티어링을 함부로 내 주지 않을 것 같다. 다시 말해 중저속 등에서 노면의 요철 정보를 거의 그대로 온 몸에 전달해 주는 섀시를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는 얘기이다.
서스펜션은 프론트의 맥퍼슨 스트럿, 리어의 멀티링크로 형식에는 변화가 없다. 다만 포르쉐 911로서는 처음으로 액티브 서스펜션(PASM :Porsche Active Suspension Management)이 카레라S에 표준으로 장비된다. 이 전자제어에 의한 가변 댐퍼를 가진 장비는 센터페시아 맨 아래쪽에 댐퍼 그림이 있는 버튼을 누르면 노란 불이 들어오며 하드한 성격으로 급변한다. 스포츠 모드로 변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드는 서키트에서나 사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일반 도로에서는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
PASM의 설정으로 인해 997의 하체는 비약적으로 매끄러워졌다. 그로 인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쾌적성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930타입에서부터 경험해 온 필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다른 세계에 온 느낌이다. 하지만 동시에 노면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이 서스펜션은 운전자와 자동차가 일체감을 갖게 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는 어쩌면 메르세데스 벤츠 SL클래스나 BMW 645Ci 등 경쟁 모델을 의식한 설정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포르쉐답게 순수 스포츠카로서의 특성에 더 비중을 둔만큼 승차감에서는 비교 우위에 있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어쨌든 극한 상황에서의 주파 능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어 정신이 번쩍 들게 해준다. 제법 속도를 높여 헤어핀을 공략해도 차체는 별 반응이 없이 매끄럽게 회전해 다시 머리를 제자리로 돌려 놓는다. 이는 앞뒤 구경이 다른 대형 타이어로 인해 더욱 안심감을 높여준다. 거기에 맞게 고성능 엔진을 감당할 수 있도록 브레이크 성능도 강화되었다. 마스터 실린더를 더 키우고 냉각 시스템도 일신했다. 카레라S에서는 브레이크 디스크도 대형화해 996의 터보와 같은 것으로 하고 있다. 도로에서 고속 주행 중에 이 브레이크 성능은 다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보험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이 PASM에 더해 카레라S에는 크로노 스포츠 패키지도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이 프로그램은 PASM만이 아니라 PSM(Porsche Stability Management), 엔진 특성, 그리고 만약 AT 장착차라면 팁트로닉 시프트 프로그램을 포함해 스포티한 세팅으로 시프트 되는 기능을 갖고 있다.
그런데 카레라S를 먼저 시승한 입장에서 이 장르의 차를 즐기는 사람들의 고민이 떠 올랐다. 카레라와 카레라S 중 어느 쪽을 선택할까 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카레라S의 경우 지금 주문해도 빨라야 내년 6월에나 차량을 인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필자의 입장에서는 카레라로도 충분히 포르쉐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기는 하다. 하지만 퓨어 스포츠 마니아들의 자세는 분명 다르다. 그래서 고민이 있을 것이라는 얘기이다.
911을 중심으로 한 스페셜 스포츠 시장의 경쟁은 격화하고 있다. 전에는 911의 독점 시장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것을 잘 알고 있는 포르쉐와 그 포르쉐를 목표로 스포츠카를 선보이는 메이커들간의 머리싸움은 점입가경에 이르고 있다. 조건도 더 까다로워지고 있다. 현대적 감각의 순수 스포츠카가 지향하는 바는 이들 메이커들의 경쟁으로 인해 과거와는 많이 달라져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포르쉐 뉴 911은 정통 스포츠카가 추구해야 할 기본적인 컨셉에서는 결코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있다.

주요제원 911카레라S

크기 : 전장×전폭×전고 4,427×1,808×1,300mm(카레라는 전고가 1,310mm). 휠 베이스 2,350mm 트레드(전/후) 1,485/1,515mm(카레라 1,535) 차량중량 1,595kg
엔진 : 3,824cc 수평대향 6기통 DOHC 최고출력 355ps/6,600rpm, 최대토크 40.8kgm/4,600rpm, 보어×스트로크 99.0×82.8mm 압축비 11.9:1
구동방식 : RR
트랜스미션 : 5단 AT 팁트로닉
기어비 : 3.595/2.186/1.405/1.000/0.830/R3.167 최종감속비: 3.777
서스펜션 :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스티어링 형식 : 랙&피니언
브레이크 : 앞/뒤 V.디스크/V.디스크
성능 : 최고속도 : 285 km/h
0-100km/h 가속성능 : 5.3초
0-160km/h :10.7초(MT)/11.6초(팁트로닉)
0-200km/h : 16.5초
중량 대비 출력 : kg/ps : 4.1
리터당 출력 : ps/ℓ : 92.8
최소회전반경 : 5.45m
연비 : 6.7㎞/ℓ
연료탱크 용량 : 64리터
타이어 : 235/35R19 // 295/30R19
차량가격 : 1억 5,540만원~1억 6,94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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