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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지프 뉴 그랜드체로키 미국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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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데스크(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데스크(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5-01-14 19:5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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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체로키는 90년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미국의 SUV 시장을 개척/확대해 왔다. 지프 디비전의 체로키 고급버전으로 시작한 그랜드 체로키는 2005년을 맞아 전설적인 헤미 엔진과 함께 3세대 모델로 돌아왔다. 오프로드를 거침없이 헤쳐 나가는 전통적인 `Trail Rated` 그랜드체로키의 이미지를 지키면서도 온로드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이는 헤미엔진과 콰드라드라이브II (Quadra Drive II) 풀타임 4륜구동 시스템이 매칭된 그랜드 체로키 리미티드 모델의 시승기를 적는다.

글/사진 유승민 (글로벌 오토뉴스 미국 통신원)

비교 광고가 허용되는 미국 TV 에서 다임러크라이슬러의 3세대 그랜드 체로키 광고가 재미있다. BMW X 시리즈, 볼보의 XC 시리즈, 그리고 일본과 미국의 경쟁 SUV 들을 레이싱 트랙에 가져다 놓고 SUV 들끼리 레이싱을 한다. 그러다가 그랜드 체로키가 피트 스탑을 하자 달려든 피트 크루들이 그랜드 체로키를 정비하지 않고 갑자기 트랙을 둘러싸고 있는 가드레일을 떼어낸다. 그 사이 그랜드 체로키가 오프로드를 달려 1등을 차지한다는 내용이었다.
물론 지난해 GM 의 허머 H2 가 비슷한 컨셉의 광고로 득을 보기도 했다. 크라이슬러의 광고 전략은 미국 국방성의 의뢰를 받아 미군 사용 지프의 스펙을 결정하는 Nevada Automotive Test Center (NATC)를 통해 지프 브랜드 이미지에 걸맞는 오프로드 주행능력을 자랑한다는 `Trail Rated Jeep`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덕분에 크라이슬러는 3세대 그랜드 체로키를 발표하면서 뉴욕의 빌딩을 수직으로 올라가거나, 콰드라드라이브 II 를 공동 개발한 이튼(Eaton)사의 오프로드 테스트 트랙에서 언론 발표회를 한다던가하는 도시형 SUV 가 가지지 못하는 전설적인 오프로드 주행능력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이것이 그동안 크라이슬러와 지프 브랜드가 진행해오던 지프 브랜드 이미지의 연장선상에 있었다면, 그랜드 체로키에 헤미 엔진을 장착한 것은 단순히 크라이슬러의 대표 차종에 크라이슬러의 대표 엔진을 장착하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바로 BMW의 X 시리즈를 필두로 볼보의 XC 등, 소위 `도시형 SUV`들이 강조하는 탁월한 온로드 주행 능력을 그랜드 체로키에 불어 넣어 줌으로서 98년 2세대 발표 이후 더욱더 치열해진 SUV 판매 경쟁에서 다시 주도권을 잡아 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빅 3의 경쟁 모델이었던 익스플로러, 익스피디션, 지미, 블레이져 등이 전부 픽업 트럭에 베드 커버를 얹은 식의 구성이었던데 반해, 그랜드 체로키와 체로키는 그 혈통 자체가 SUV로 시작되었다. 90년대 중/후반까지도 그랜드 체로키와 체로키는 픽업트럭들을 베이스로 한 SUV가 가질 수 없었던 오프로드 주행성능과 함께, 당시의 SUV로서는 탁월한 온로드 주행능력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미국에 SUV 바람이 불어 닥친 이후로, 더 이상 오프로드 주행능력이 SUV의 판매량을 좌우하는 열쇠가 되지 않았다. 결국 2000년대에 들어 기존의 SUV이미지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유니바디(혹은 모노코크바디) SUV가 등장하면서 오프로드 보다는 온로드의 주행능력에 초점을 맞춘 SUV들이 시장을 선점하기 시작했다. 작은 실내와 높은 지상고를 가진 그랜드 체로키는 완전히 모델이 바뀌어 버린 동생 리버티와 다코타 픽업에서 파생된 듀랑고라는 형을 두고, 결국 더 커져버린 동급 사이즈나 혹은 더 큰 사이즈의 SUV와 유니바디 SUV 사이에 끼어 어정쩡한 세그먼트를 유지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랜드 체로키의 판매량은 어지간한 일본제 SUV보다 몇 배 많을 뿐만 아니라 동급의 SUV보다도 많은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그랜드 체로키 모델 자체가 체로키의 고급형 모델로 시작된 것이므로 포드에서는 포드 디비전의 익스플로러가 아닌 머큐리 디비전의 마운티니어(Mountaineer)나, 뷰익의 레이니어(Rainier)와 비교가 되기 때문이다.

체로키와의 연관성이 많이 줄어들어 버린 2세대 그랜드 체로키부터 그랜드 체로키는 더 이상 포드의 머큐리 디비전 차량이나 GM의 뷰익 디비전 차량과 같은 연장선상에서 생각할 수 없게 되어 버렸다. 체로키가 다분히 남자들만의 차로 남게 되었을 때 그랜드 체로키는 남자들뿐 아니라 평생 오프로드에 갈 일이 없을 것 같은 여성 운전자들에게도 어필하기 시작했다. 그로 인해 그러한 캐릭터는 그랜드 체로키를 체로키의 파생모델이 아닌 당당한 하나의 고유모델로 인식되게 만들었던 것이다.

그랜드 체로키는 미국시장에서 어떤 차의 동급으로 비교가 되지 않는다. 그랜드 체로키는 그랜드 체로키라는 그 자신의 세그먼트에 남게 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포드의 익스플로러와 그랜드 체로키를 동일 선상에 놓고 보지만, 정작 두 차량을 구입하는 고객층은 완벽히 구분되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는 그랜드 체로키만큼 오프로드와 온로드를 동시에 잘 달릴 수 있는 차는 없다 라는 크라이슬러의 자신감의 표현이었으며, 실제로 아직까지도 이 세그먼트에서 그랜드 체로키만큼 완벽한 온로드/오프로드 이미지를 갖춘 SUV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Exterior

가장 먼저 시승차를 가지고 집 앞 주차장에 세워 놓았을 때, 새로 나온 모델이라는 사실을 단번에 알아채는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먼저 고개를 한번 갸우뚱하고 나서야 필자에게 `이거 새로 나온 건가 보네`하고 물어보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1세대의 각진 바디가 2세대로 넘어오면서 너무나도 부드러워 졌었기 때문에 다시 어느 정도 직선으로 돌아간 이미지를 표현 하려고 했던 디자이너에게는 많은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자세히 보면 더 이상 1세대 혹은 2세대와의 연관 점을 찾기 힘들만큼 거의 모든 디테일이 바뀌었다. 2세대의 이미지가 모가 나지 않은 부드러움이었다면, 3세대의 디자인은 그러한 이미지를 잘 계승 하면서도 헤미 엔진에 걸 맞는 강렬함이 묻어 나온다.

네모난 일체형 헤드라이트에서 둥글게 라인이 생겨버린 헤드라이트, 범퍼 속에 그냥 박혀 버린 것 같은 안개등, 별도의 엠블럼을 쓰는 대신 사이드 몰딩 속에 숨어버린 그랜드 체로키 이름과 함께, 브레이크 캘리퍼에 새겨진 Jeep 로고가 더 이상 온로드의 이미지를 가진 강력한 오프로더가 되기를 거부하고 있다. 범퍼 아래쪽으로 두껍게 장착된 검정색의 립 스포일러는 상당히 유연한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 어지간한 오프로드에서 상처가 나도 그다지 아까운 생각이 들지 않는다. 부품 가격도 알아본 결과 상당히 큰 조각이 크기에 비해 상당히 싼 편이다.

접근각을 고려한 짧은 오버행이나 높은 지상고도 이러한 3세대 그랜드 체로키의 강렬한 인상을 더 짙게 만들어 준다. 전체적으로 도어와 휠 아치를 비롯한 대부분의 라인들이 세세하게 곡선에서 직선으로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크기도 많이 커져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랜드 체로키`라는 기존의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그만큼 성공작이었던 그동안의 그랜드 체로키와 너무 달라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강렬함을 그려낸 디자이너의 승리가 아닐 수 없다.

그랜드 체로키에 전통적으로 장착되어오던 뒤 범퍼의 로딩 가드도 그대로이고, 따로 열리는 테일 게이트도 원래의 디자인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기존의 2세대와 3세대에는 없던 몰딩이 뒷 범퍼 중간에 생기면서 그 속에 PDC (Parking Distance Control) 센서가 숨었다.

뒤 범퍼에는 역시 이제는 미국에서 표준이 되어버린 토잉 힛치(Towing Hitch)를 포함한 킷이 설치되어 있는데, 이는 사실 옵션이지만 실제 사용 여부를 떠나 이 급의 SUV 에서는 거의 필수 사양이 되어 있는 분위기다. 이 토잉 킷은 리시버라고 불리우는 물리적 연결 장치와 또 트레일러의 별도 신호장치를 위한 콘센트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실제 사용하는 트레일러의 종류에 따라 이 리시버에 연결되는 Ball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메이커에서는 이러한 리시버를 제공하지 않는다.

기존의 그랜드 체로키 이미지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헤미`가 주는 이미지를 잘 표현했지만 미국에서 팔리는 대부분의 SUV에 적용된 사이드 미러 내의 방향 지시등이 적용되지 않은 것이 한 가지 아쉬운 점이다. 사이즈가 더 커진 만큼 이러한 `남을 위한` 적극적인 안전 장치들이 더욱 필요함에도 말이다. 또 실제 시승 기간 동안 전면부 범퍼 아래쪽에 위치한 에어 덕트 주변이 쉽게 더러워지는 것을 발견했다. 특히 일반적인 기계 세차로는 이 부분이 잘 닦이지 않는다는 것도 단점이다.

Interior

300 시리즈로 대표되는 크라이슬러의 품질 향상은 그랜드 체로키의 실내에서도 속속들이 묻어 나온다. 연한 투톤의 인테리어와 상당히 절제된 느낌의 크롬/우드그레인의 사용은 진정한 럭셔리 SUV의 진수를 보여주는 편이다. 그러면서도 미국 차의 전통적인 실내 소재에 의지했던 기존과는 달리 3세대 그랜드 체로키는 실용적이면서도 든든한 소재를 이용했다. 덕분에 미국 SUV보다는 유럽형 SUV의 이미지가 강하게 느껴진다. 시트에 음각된 Jeep 로고 뿐만 아니라 등받이와 엉덩이 부분에 구멍이 뚫린 소재를 투톤 칼라와 함께 적용한 것도 사진으로 보기보다 실제로 더 실용적이다.

조금 더 위쪽으로 올라와 기존의 1/2세대에 있던 대시보드 중앙 상단의 평평한 스팟을 없애버리고 그 자리를 차지한 오디오와 더욱 커진 오디오 벤트가 눈에 띈다. 그리고 초록색 일색이었던 실내 조명도 계기판에서는 다시 밝은 하얀색으로 변경되었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지금까지 보아온 흰색 계기판 중에 수퍼비전으로 불리우는 LED 방식이 아닌 일반 방식 계기판으로는 가장 시인성과 밝기가 좋은 흰색 계기판이 아닌가 한다. 기존의 하얀 백그라운드를 버리고 간단한 밝은색의 플라스틱 링을 가지게 된 계기판은 실내의 투톤 컬러와 어우러져 깔끔한 이미지를 연출해 낸다. 이제는 SUV 뿐만 아니라 승용차에까지 확대된 높이 조절식 페달도 장착되어 있고, 페달의 위치와 의자의 위치를 기억해주는 메모리 기능도 장착 되어 있다. 심지어 열쇠에 맞춰 운전자의 프리 세팅을 기억해 내기도 한다. 다만 이 메모리 시트에 있어 필자의 경우는 운전석 도어에 위치한 메모리 시트 버튼이 무릎에 눌려 주행 중에도 `Memory Seat Disabled`라는 문구가 계기판에 뜨는걸 보고 한참이나 이유를 찾아내야만 했다. 이러한 위치 선정에 있어서 조금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풀 오토 공조 장치임에도 불구하고 글자체가 이상한 LCD를 장착하기 보다는 큰 조절 다이얼에 좌우 다른 온도를 화씨로 기록해 놓았다. 국내 수입 시에는 섭씨로 변경 될지 궁금하다. 이 위에는 그동안 오버헤드 콘솔에 있던 나침반 기능과 각종 인포메이션 기능을 비롯해 옵션으로 제공되는 타이어 공기압 점검 시스템이 계기판으로 들어오면서 이를 제어하는 버튼이 붙어 있고, 그 오른쪽으로는 2004년부터 미국 정부에 의해 강제사항이 되어 버린 조수석 에어백 작동 표시등이 들어 있다. 아래쪽으로는 견인 모드, 앞좌석 열선을 제어하는 스위치와 함께 ESP와 주차 센서, 그리고 페달 높이를 조절하는 스위치가 장착되어 있었는데 페달 높이 조정 스위치의 위치가 예상치 못한 곳에 있어서 처음에 한참 뒤져보다가 결국 매뉴얼을 보고서야 정확한 위치를 찾아내었다.

옵션으로 장착된 네비게이션 시스템은 MP3 인대시 6CD 체인저와 위성 라디오 수신 기능 및, 뒤 좌석에 설치된 DVD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동시에 제어 할 수 있는데, 모든 기능을 껐을 때 나타나는 시계가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보이지 않게 스티어링의 뒷부분에 설치된 컨트롤을 통해 볼륨과 트랙 등을 조절 할 수 있는 이 시스템은 뒷좌석에 설치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과 별개 혹은 같이 동작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뒷좌석에서는 무선 헤드폰을 통해 인대시에 들어있는 MP3 CD 를 감상한다. 이 외의 스피커에서는 위성 라디오를 듣는다거나, 뒷좌석의 DVD를 전 스피커로 감상하고, 무선 헤드폰을 통해 CD나 위성 라디오를 감상 하는 등의 방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무선 헤드폰은 FM 방식이 아닌 적외선 Irda 방식인데, 이 방식의 장/단점으로는 적외선 센서가 바라보는 방향을 벗어나면 소리가 전달 되지 않아, 실제로 뒷좌석에 앉아 있는 사람이 아니면 헤드폰을 사용할 수 없거나 혹은 너무 작은 키의 아기들도 헤드폰을 정상적으로 사용하기 힘들 듯 하다. 역시 옵션으로 설치된 보스톤 어쿠스틱 사운드 시스템은 기존의 그랜드 체로키와 비교해 고음영역에서 훨씬 맑은 소리를 들려주는 편이지만 미드 레인지에서의 소리는 기대에 못 미친다.

오토매틱 시프터는 게이트 방식에 좌우로 당기면 기어가 올라가거나 내려가는 오토 스틱을 채용하고 있다. 필자는 오토스틱 방식에 있어 아래로 올리거나 내리는 방식을 선호하는 편인데 좌우로 움직이는 방식이라 적응하는데 약간 시간이 걸렸을 뿐더러 수동 변속기를 운전하다가 변속기를 잡고 있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의 경우 실수로 변속을 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다. 시승차는 풀타임 4륜 구동의 콰드라 드라이브 장착차량이라 4륜구동에서 흔히 보는 4륜 전환 기어가 아닌 4WD 로우 기어만을 결정하는 레버가 달려 있다. 이 레버는 중립 상태에서 당겨주는 것만으로 4륜 구동 Low 모드를 설정할 수 있다. 이 레버를 둘러싼 구멍의 크기가 커서 필자는 실제로 이 구멍을 온로드 주행 시에는 휴대전화 거치대로 사용하였다. 미국에서 GSM 전화기들이 많이 탑재하고 있는 블루투스 방식을 이용한 `U Connect` 무선 핸즈프리도 기본옵션으로 룸미러에 장착되어 있었다. 국내에서는 블루투스를 지원하는 전화기의 전무로 인해 무용지물이 될 듯하다.

뒷좌석은 센터콘솔 뒤쪽으로 설치된 DVD 플레이어와 의자 하단 쿠션 앞으로 설치된 컵 홀더 때문에라도 세 사람이 타기에는 조금 불편해 보인다. 또한 동급차종에서 제공하는 3열 시트가 제공되지 않는 것과 동시에, 뒷 의자 등받이의 각도가 조절 되지 않는다. 이 등받이가 약간은 꼿꼿이 서 있는 편이라 키가 175 Cm 을 넘는 사람은 일정시간 이상을 편안하게 여행하기는 힘들 듯 하다. 동급의 타 SUV 가 뒷좌석 등받이 각도뿐만 아니라 슬라이딩을 제공하는 것을 감안하면 많이 아쉬운 점이다.

트렁크 바닥에는 뒤집어서 사용할 수 있는 카고 트레이가 설치되어 있었는데, 이는 평소에는 일반 카펫트의 한 조각처럼 사용하다가 시장을 보았다든지 해서 움직이기 쉬운 물건을 싣게 되었을 때 이러한 물건들이 화물칸에서 맘대로 돌아다니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해준다. 마지막으로 리어 해치의 위쪽에는 후진센서 소리와 함께, 좌우 방향을 나눠 장애물을 표시해주는 인디케이터가 설치되어 있어, 음악을 듣는다는 등의 이유로 후진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많이 줄여줄 것으로 보인다.

Powertrain & Impression

헤미 엔진은 독특한 실린더 헤드 구조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원구형을 뜻하는 `Hemisphere` 에서 앞 글자만을 따온 애칭은, 흡기/배기 밸브가 일렬이 아닌 둥글게 한 줄로 되어 있는 구조를 뜻하는데, 이것은 헤드를 통해 공기가 잘 통할뿐 아니라 그 중간에 위치한 스파크 플러그가 점화 되는데도 많은 도움을 준다. 여기에 픽업 트럭을 제외한 크라이슬러의 헤미 적용 차종은 고속에서 연비를 더 좋게 하기 위한 MDS(Multi-cylinder Displacement System)이 장착되어 있는데 그랜드 체로키도 예외는 아니다.

기존의 2세대 4.7 고출력 엔진 (리미티드 모델에 옵션으로 장착되던 엔진) 혹은 직렬 6기통 4리터 엔진 모델과 비교해 보아도, 3세대의 실내는 어느 정도 더 조용해 졌다. 특히 트랜스퍼 케이스에서 자주 발생하던 자그마한 소음이 완전히 없어진 느낌이다. 이튼사의 NV245 트랜스퍼 케이스와 함께 적용된 콰드라 드라이브II 는 6500 파운드의 견인 능력 (어지간한 10인승 모터보트를 견인하거나 화장실이 포함된 캠핑카를 견인할 능력이다.)을 제공함과 동시에 ESP 와 연계하여 만약 하나의 바퀴에 동력이 필요할 때, 기존의 기계식 트랜스퍼 케이스로는 불가능하던, 하나의 바퀴에만 모든 토크를 전달하는 방식의 주행이 가능해 졌다. 4WD Low 기어 모드의 전환도 약 3초 정도에 이루어지는 편이라 평균적인 전자식 4WD 의 전환 속도를 약간 상회하는 편이다.

타이어가 오프로드 주행을 염두에 둔 굿이어의 랭글러 타이어라 2세대 때의 리미티드 버전 용이었던 굿이어의 이글 버전에 비하면 로드 노이즈는 상당히 큰 편이지만, 200Km을 넘는 고속 주행에도 접지력은 뛰어난 편이다. 일주일간의 시내/고속도로/오프로드 주행 결과 연비는 12MPG 수준이 나왔다. 어지간한 6기통 중형 승용차의 2/3 수준이다. 기존의 2세대 그랜드 체로키와 비교하면 그다지 많은 개선이 있는 편은 아니지만, 고속도로에서 75마일(120Km)정속 주행 시에는 연비가 16Mpg 까지 올라가는 경우도 있어서 크라이슬러가 자랑하는 MDS가 실제로 연비를 절약해 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온로드에서의 승차감은 새로운 암 방식의 독립 서스펜션(앞)과 5 멀티링크 방식의 서스펜션(후) 덕분에 상당히 부드러워 졌다. 요철에서 통통 튄다는 느낌을 주던 2세대에 비해 훨씬 얌전해 졌다. 그러나 오프로드에서는 단단한 느낌보다 약간 무르다는 평가다. 온로드에서의 안락감을 위한 조치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SUV에서 온로드 승차감의 향상을 위해 오프로드에서의 안정감을 포기하게 만든 새로운 구매 경향이 아쉬워지기까지 한다. 이러한 희생 덕분에 온로드에서의 그랜드 체로키의 승차감은 미국 빅3의 SUV 중에서는 가장 으뜸이고 어지간한 일본 브랜드의 SUV들 이상의 안락감을 준다. 이는 그만큼 요철을 지나갈 때 전 세대 그랜드 체로키가 딱딱했었다는 이야기이고 현 세대 그랜드 체로키는 반대로 훨씬 더 부드럽다는 뜻이다.

헤미 엔진과 풀타임 4륜 구동의 결합은 곧 발표될 예정으로 알려진 4륜 구동형 300 시리즈에 앞선 그랜드 체로키만의 특징이다. 크라이슬러 300C 보다 무거운 차체와 높은 무게 중심으로 인해 300C 에서 느낄 만큼 펀치에 가까운 가속력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고속도로와 시내 주행에 있어 스트레스 없는 주행이 가능 할뿐 아니라 어느 정도는 차가 가볍게 나간다고 느껴지기까지도 할 만큼 충분한 가속력도 지니고 있었다. 실제 3세대 그랜드 체로키 리미티드의 장점은 적당히 험한 노면에서 그 진가가 드러났다.

사진 촬영과 테스트를 위해 근교의 마일드한 진흙탕과 비포장 도로가 섞여 있는 옥수수 밭 부근으로 오프로드 주행을 나갔었는데, 별도의 4륜 로기어 변경 없이 그대로 한쪽 바퀴만 진흙탕에 50~60km 속도로 진입하거나, 갈아엎어져서 층이 져있는 옥수수 밭을 가로 지르는 등의 노면에서도 그랜드 체로키는 막힘없는 주행 성능을 보여 주었다. 특히 4륜 구동 잡지에서 자주 나오는 한쪽 바퀴를 돌 위에 올려 차를 비틀어 보는 실험에서도, 같은 지프 랭글러 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한 차체 강성과 서스펜션 움직임을 보여 주었다. 다만 4륜 로기어 모드에서는 오토매틱이 아닌 오토스틱을 이용한 수동 변속 모드에 고정이 되어 버리는 것이 운전자와 차를 보호하기 위한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마일드한 비포장도로나 40센티 이상 쌓인 눈길 위를 달리는데는 오히려 방해가 되었다. 그저 로 기어로 바꾸지 않고 일반적인 하이 모드로 어지간한 눈길이나 오프로드를 소화하는데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기존의 1/2 세대 그랜드 체로키가 굳이 오프로드 주행 성능을 숨기고 온로드에서의 주행 성능을 주로 내세웠었다면 3세대 그랜드 체로키는 온로드와 오프로드를 거침없이 달려 낼 수 있는 이중성에 주를 둔다고 볼 수 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시내 주행에서도 미국이나 일본 SUV 수준을 뛰어 넘어 유럽산 SUV에 근접하는 부드러움을 보여줄 뿐 아니라 새로 장착된 헤미 엔진을 통해 연비와 고성능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했다. 오프로드에서도 미시간이라는 산이 별로 없는 한정된 조건하에서 다양한 조건을 실험해 보았으나, 일본제나 유럽제 SUV처럼 차를 오프로드를 가지고 들어가기에는 어딘지 모르게 불안하고 아까운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4WD 에 그다지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는 필자`에게 까지도 오프로드를 향해 뛰어 나가고 싶은 느낌을 주는 차다. 실내가 조금 작다거나 3열 시트의 부재 혹은 일부 편의 장치의 구성 등에서 아쉬운 점은 있었으나, 그랜드 체로키가 왜 자기 혼자서 독립적인 카테고리를 이루고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할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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