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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삼성 SM5가 잘 팔리는 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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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0-11-28 10: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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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차의 품질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그야말로 많은 의견들이 쏟아진다. 특히 일본차와 비교하는 부분에서는 심각한 수준의 내용까지 나온다. 바로 얼마 전 일본차의 본격상륙에 대한 칼럼을 올리자 많은 분들이 현장에서 직접 겪은 이야기를 게시판에 올려 주었다.

그 내용들은 대부분 한국차 회사들이 뼈저리게 느끼고 반성해야 할 점들이었다. 물론 필자 이상의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분들도 많았다. 또한 그 글들의 행간에는 우리차를 사랑하는 마음들이 배어 있었다. 그래서 SM5에 대해 한번은 정리하고 넘어가야겠다는 생각에 네티즌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기로 했다.

한국인의 자동차 선택 기준은 무엇일까. 어떤 점이 좋아서 지금의 차를 구입해서 이용하고 있는가 라고 질문하면 가장 먼저 떠 오르는 대답이 무엇일까.

기술이 발달한 자동차 선진국의 오너라면 아마 브랜드 이미지, 즉 그 차의 독창성이나 성격을 들 것이다. 만약 독일인들에게 독일차를 사는 이유를 들라면 고성능을 비롯해 완벽한 기본기 등을 들 것이다. 일본인들에게 일본차를 사는 이유를 물으면 그들은 대부분 일본차가 좋아서라고 답한다. 어떤 점이 좋은가라는 질문에는 잔고장이 없고 사후관리가 철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한국인들에게 똑 같은 질문을 한다면 어떨까. 각종 설문 내용을 종합해 보면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답이 주를 이룬다. 과거에 비하면 분명 많은 개선이 이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수입차를 사기에는 경제적인 부담이 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한국차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제적으로 수입차를 구입할 수 있다 하더라도 비뚤어진 애국심으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가 구입하는데 주저할 수밖에 없게 한다.

거꾸로 말하면 그런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차가 있다면 굳이 외제차를 고집하지 않겠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런 사회적 분위기를 배경으로 등장해 나름대로 성공한 모델이 현대 에쿠스와 삼성의 SM5가 아닌가 한다. 에쿠스는 ‘한국차 중에서 가장 비싼 차’라는 자존심(?)을 만족시켜 주면서 수입차 대체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수입차를 사기에는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럽고 그렇지만 남들보다 좀 있어 보이는 차를 갖고 싶기는 한 유저층에게 먹혀 들었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부분적인 문제점으로 인해 불만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차 값만큼 가치를 하는 차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SM5는 분명 한국차이면서 일본차와 비슷한 품질감으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물론 그 저변에는 한국차에 대한 불신이 깔려 있다.

SM5가 한국에서 생산된 차이기는 하지만 일본차의 기술을 아주 많이 사용한, 그래서 품질이 일본차의 비슷한 수준의 차일 것이라는 점이 먹혀 들었다는 얘기다.

삼성이 만든 SM5는 처음 데뷔 당시 그다지 신선할 것이 없는 메커니즘으로 인해 신기술면에서는 크게 주목을 끌었다고는 할 수 없었다. 다만 앞서 말한데로 일본차를 복사하더라도 한국의 정서상 ‘삼성이 만들면 다르다’는 메이커측의 캐치프레이즈가 어느정도는 먹혀 들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자동차를 만든 경험이 전혀 없는 삼성이 자동차산업에서 월등히 앞선 경력이 있는 현대나 기아, 대우보다 더 잘 만들 것이라는 역설적인 이야기가 시사하는 바는 정말로 크다고 할 수 있다.

어쨌든 SM5는 첫해 판매 42,116대로 비슷한 시기 데뷔한 EF쏘나타의 65,228대와 대우 레간자의 60,773대보다는 떨어졌지만 기아 크레도스의 2만여대를 훨씬 앞지르는 수치를 달성했다.

하지만 데뷔 당시 시승 기회를 가졌던 필자는 진정한 SM5의 진가는 3년 정도가 지난 뒤에 나타날 것이라고 했었다. 이미 일본 시장에서 장기간 제조되어왔던 만큼 숙성도가 높다는 점 때문이었다.

데뷔 3년째인 올해 SM5의 내구성에 대한 이야기가 거론되기 시작했고 급기야는 SM5 동호회가 여기저기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한 SM5 소비자들의 이야기는 주로 내구성을 위주로 한 제품성에 관한 의견들이다. 대부분의 불만스럽다는 의견보다는 만족한다는 의견이 월등히 높다. 또한 흔히 생각하는데로 소위 ‘일본 향수에 젖어 있는’장년층의 소비자 뿐 아니라 20∼30대의 젊은 층에 이르기까지 그 수요가 폭넓게 분포되어 있다.

제조사의 부도로 사후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SM5의 제품성은 만만치 않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SM5를 보면 일본차의 경쟁력을 실감할 수 있다는 점으로까지 발전된다.

일본에 대한 감정이 특별한 우리의 입장에서 본다면 복잡한 내용이 아닐 수 없지만 어쨌거나 SM5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일단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르노가 인수를 한다는 얘기가 나온 이후로는 월 판매가 2천대를 넘어서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3천대 수준을 돌파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랬다.

아직까지는 확실하게 성공했다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오히려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전체적인 판매대수가 많지 않아 그만큼 불만 건수도 적을 수밖에 없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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