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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BMW 330i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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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0-12-05 13:5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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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의 이상`을 체감할 수 있는 모델

새로 배치 직렬 6기통, 뒷바퀴 굴림방식, 그리고 50대 50의 철저한 중량배분. 우리가 BMW답다고 할 때 떠 올리는 말들이다. 거기에는 BMW만의 자동차 만들기에 대한 철학이 배어 있다. 현행 3시리즈 중 최강 파워 버전인 330i가 국내에 상륙했다. 탈 때마다 달리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 주는 BMW 이지만 330i는 그 중에서도 스포츠카에 맞먹는 성능으로 마니아들을 설레이게 하는 모델이다.

BMW 중에서도 3시리즈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표현하기가 매우 어렵다. 의도적으로 어떤 한가지 특징을 강조하지 않고 변화를 위한 변화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 부분만을 놓고 보아도 좋은 자동차다라고 하는 평가를 쉽게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기도 하다. 동시에 여기에서 그 모든 것을 말하기에는 너무 많은 내용을 갖고 있다.

3시리즈의 기본 모델은 318i다. 1.9리터 싱글캠 직렬 4기통으로 내연기관의 맛을 충분히 느끼게 해준다. 118ps의 파워도 부족하지 않다. 그것만으로도 달리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점이 BMW만의 자랑일 것이다. 80년대 중반에 처음 스티어링 휠을 잡아 보았던 모델이 318i였는데 그때 그 시절의 감각이나 지금의 감각이나 기본은 다르지 않다는 것이 매번 느껴지는 즐거움 중의 하나인 것 같다.

그 즐거움 중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엔진이다. 하지만 그 엔진을 바탕으로 한 매끄러움과 경쾌함, 그것이 만들어 내는 쾌적성에 이르러 또 다른 진가가 나타난다.

3시리즈의 원조 모델은 1960년의 노이에 클라세(Neue Klasse: 뉴 클래스라는 독일어) BMW1500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모델은 스포티의 의미를 바꾸어 버렸다. 그때까지 일반적인 세단의 세계에서는 스포티라고 하면 반드시 고출력 엔진과 기민한 핸들링과 거칠게 밀어 붙이는 힘을 제어해야만 하는 서스펜션 등이 필수조건이었다. 그런데 1500은 어깨에 힘을 주지 않아도, 특별한 노력이 없이도 그 어떤 구세대 스포츠 세단도 가볍게 재친다고 해서 그때까지의 스포티라는 의미 자체를 뒤집어 버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BMW의 이상을 살려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살린 모델

바로 그 노이에 클라세로부터 40년, 그 가치관과 사상은 면면히 이어져 진화를 거듭했고 그 시대에 가장 완성도가 높은 형태로 구현화해 BMW 3시리즈는 오늘에 이르고 있다.

3시리즈 세단을 이야기하는 것은 5와 7시리즈도 마찬가지이지만 이 40년간을 말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있다. 1960년에 등장한 노이에 클라세 1500은 그만큼 기념비적인 모델이었다. 오늘날 중소형 세단 설계의 대부분은 어떤 형태로든지 이 1500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세월은 흘러 맥퍼슨 스트러트는 싱글 조인트로 되고 세미 트레일링 암은 멀티 링크로 변화했으며 싱글 캠에서 트윈 캠 멀티 밸브에서 진화도 있었지만 기본을 이루고 있는 사상은 전혀 변함이 없다.

그런 옛날 이야기가 무슨 필요가 있는가 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BMW를 만나 보면 메르세데스 벤츠가 그렇듯이 무언가 다른 것이 몸에 달라 붙는 듯하면서 역사와 전통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다시 말해서 40년의 역사가 만들어 낸 부드러움과 스포티 감각을 체감할 수 있다는 얘기이다.

현행 시판 3시리즈는 330계가 3 그레이드, 328계, 323계, 320계가 각각 1그레이드씩, 318계가 3그레이드로 풍부한 구성을 하고 있다. 또 보디 타입별로는 세단이 네 가지로 가장 많고 쿠페와 왜건(투어링)이 2그레이드씩, 카브리올레가 1그레이드로 되어 있다. 참고로 같은 3시리즈의 이름을 하고 있는 컴팩트계(318ti)는 E30형이 베이스다. (외견상 E46과 비슷해 보이지만 섀시는 E30형이다).

그중에서 BMW정통의 직렬 6기통 엔진을 얹고 있는 330i는 지금까지 기자가 갖고 있는 BMW의 이미지를 더욱 강하게 하는데 넘치는 모델이다. 320이나 323으로도 부족함이 없는 달리기를 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참! 323i가 M54 엔진을 탑재하면서 이름을 다시 325i로 바꾸었다고 한다.

달리기를 가르치는 듯한 자세와 푸트워크가 자랑

330i에 탑재된 엔진은 M54형으로 EU4와 ULEV등 엄격한 환경규제를 클리어한 21세기형 엔진임을 자부하고 있다.

배기량 2979cc, 직렬 6기통 DOHC로 최고출력 231ps/5,900rpm, 최대토크 30.6kgm/3,500rpm. 최고속도 247km/h를 자랑한다. 그 속도를 어디에서 내 보느냐고 묻는 사람은 논외로 밖에 할 수 없다. 아우토반에서도 모든 드라이버가 330i로 247km/h를 달리지는 않는다.

어쨌든 정면충돌에 대한 대책을 충분히 하면서도 유럽에서는 유일하게 BMW만이 새로배치 직렬6기통을 살리고 있다. 하지만 750i가 그랬고 540i가 그랬듯이 330i도 너무 지나친 파워가 아닌가 하는 얘기를 들을 정도이다.

그 파워를 과시하는 것은 결코 멋을 부린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평상시에는 써 먹을 기회도 그다지 많지 않다. 이 정도의 성능은 메르세데스 벤츠를 능가할 때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보다는 이 엔진에서 맛보고 싶은 것, 아니 권하고 싶은 것은 저회전에서 가속시에 나타나는 숨결이라고 할 수 있다. 엑셀러레이터 페달에 발을 대면 순간적으로 리스폰스를 보인다. 즉답식이다. 그렇다고 앞머리가 들리지 않는다. 다만 등 뒤에서 때리는 듯한 감각으로 밀어 붙인다. 또한 급 제동을 해도 머리를 앞으로 쳐박지 않는다. 그러면서 원하는만큼 미세하게 가감속을 진행해 주며 운전자와 호흡을 같이 한다.

토크에도 아름다움이 있다고 하는 것을 이 M54 유닛은 가르쳐 주고 있다. 폭발적이라는 단어를 이럴 때 사용한다는 것을 가르치는 듯한 자세와 푸트워크로 오른발을 계속해서 자극한다. 시승기를 쓸 때마다 차례대로 익스테리어와 인테리어, 엔진 사양 순으로 이야기 하고 성능을 논하는 것이 통례인데 330i는 그런 것을 진부한 것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저 차란 이런 것이다라고 가르치고 있다. 어쩌면 이 3리터 직렬 6기통 엔진은 궁극의 왕복운동 엔진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 파워를 전달하는 스텝트로닉은 그 터치감이 첫 데뷔시보다 월등히 향상되어 있다. 수동 모드로 전환하고 풀 스로틀을 시도하면 레드존까지 그냥 치닫는다. 다시 레버를 조작해주어야 한다. 60km/h 주변과 100km/h 주변에서 시프트 업이 진행된다. 그 상태로 별 스트레스 없이 스로틀을 열어 가면 스피도미터의 바늘은 220km/h까지 거침이 없다.

그러면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자세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한다. 허리 아래에서 주는 안정감이 그런 속도감을 거의 상쇄해 준다. 바람 가르는 소리에 신경 쓸 일도 없다.

초보자에서 베테랑에 이르기까지 성능을 즐길 수 있어

앞서 얘기했듯이 BMW는 엔진과 섀시, 서스펜션이 일체가 되어 달리기 성능을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 성능을 초보자에서 베테랑에 이르기까지 쉽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 BMW의 큰 특징이다. 그것은 운전자가 그 성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인터페이스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아주 기능적인 콕피트가 그렇고 스위치류나 인스트루먼트 패널에도 부담이 없는 구성으로 운전자를 편하게 해준다.

운전석을 포함한 시트는 조정폭이 넓고 틸트&텔레스코픽 스티어링 휠 등으로 어떤 운전자에게고 가장 좋은 시트 포지션을 만들 수 있다. 언제나 느낀 것이지만 스티어릴 칼럼 왼쪽에 별도로 마련되어 있는 램프 스위치는 정확히 눈으로 보고 조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그리고 운전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전달해 주는 온보드 컴퓨터는 평균속도와, 평균 연비, 추정항속거리 등을 표시해 준다. 그것은 운전자에 대해 반드시 필요한 정보라고 BMW측은 변함없이 주장한다.

그런 성능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은 BMW다운 보디 밸런스가 없이는 불가능할 것이다. 또한 보다 스포티하게 달릴 수 있게 해 주는 프론트 스트러트, 리어 센트럴 암으로 지오메트리의 변화가 적은 서스펜션은 BMW마니아가 아니더라도 흠모하는 내용이다.

이런 모든 것을 이처럼 높게 평가하도록 만들고 있는 것은 바로 초두에 이야기했듯이 BMW의 이상을 일관되게 유지하며 그것을 하나의 CI로 만들어 끊임없이 유저에게 전달한데서 기인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BMW를 소유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그런 조건을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최근 들어 느낌이 있는 모델들을 시승하게 되어 그것만으로도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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