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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푸조 807 2.0 HDi 디젤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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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5-08-03 15:11:50

본문

푸조의 미니밴 807 디젤 버전을 탔다. 경쟁업체인 르노의 에스빠스보다 10년 늦게 등장한 푸조의 미니밴은 푸조 라인업 6세대 모델부터 참여해 현행 모델은 2세대에 해당하는 모델이다. 푸조 차다운 기발한 아이디어와 피플무버로서의 기능성을 중시한 푸조 807은 가솔린 사양과 디젤 사양 등이 라인업 되어 있으나 국내에 수입되는 것은 2.0리터 터보 디젤 커먼레일 사양이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사진 실장)

미니밴은 미국의 크라이슬러가 원조이지만 유럽 메이커로서는 프랑스의 르노가 이 분야의 선구자다. 그 중 1984년 출시한 에스빠스(Espace)라는 미니밴이 우리에게는 가장 잘 알려진 모델이다. 그 르노 에스빠스를 프랑스 거리에서 처음 만나 전위적인 디자인에 놀랐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푸조의 첫 미니밴 806 시승을 위해 프랑스에 갔다가 비교해 본다는 개념으로 만났던 에스빠스는 806과 더불어 두 메이커의 문화와 차만들기에 대한 차이를 뚜렷하게 각인시켜 주고 있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르노는 지금도 소화하기 쉽지 않은 전위적이고 호화로운 디자인이었던데 비해 푸조는 프랑스의 보수적인 색채를 강하게 풍기는 스타일링을 하고 있었다.
푸조 807은 에스빠스보다 10년 늦은 1994년 처음 선을 보인 모델이다. 당시의 차명은 806. 통상적으로 푸조의 차명은 맨 앞 글자가 시리즈를 뜻하고 맨 뒤 글자는 세대명이다. 그런식으로 한다면 807은 7세대 모델인 셈인데 실제로는 806부터 등장했기 때문에 미니밴으로서는 현행 모델이 2세대째 모델이다. 807의 데뷔는 2002년 초.
처음 데뷔 당시의 806은 이태리 피아트와 공동으로 개발된 모델이었다. 같은 프레임 타입의 플랫폼을 개발해 푸조는 806을 시트로엥에는 에바시옹이라는 모델을, 피아트에는 율리즈, 란치아에는 제타라고 하는 모델을 각각 만든 협업의 산물이다. 물론 가솔린과 디젤엔진이 처음부터 라인업되어 있었으나 국내 시장에는 동부산업에서 가솔린 사양만 수입했었다. 그리고 이번에 한불모터스를 통해 디젤 엔진을 탑재한 모델이 들어오게 된 것이다.
푸조의 디젤엔진 기술은 이미 여러 번 설명했지만 분진필터 등에서 기술을 리드하면서 환경친화적인 엔진을 개발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 결과는 프랑스 승용차 판매의 60% 이상이 디젤엔진을 탑재하게 했으며 유럽 전체로도 이미 50%를 넘어 최근에는 아예 승용차는 디젤엔진을 탑재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미니밴이나 SUV 등과 같은 덩치 큰 차에 대한 부담이 큰 유럽시장에서는 미국시장만큼 대량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핸디캡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SUV와 미니밴 중에서 어떤 차를 구입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는 유저라면 충분히 구매 리스트에 올릴 수 있는 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기본적으로 크기와 네바퀴 굴림방식 등을 바탕으로 견인력을 중시하는 SUV와는 달리 미니밴은 피플무버라는 표현이 말해 주듯이 다인승 및 시트 베리에이션을 통한 실내의 활용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Exterior

미니밴이라는 장르의 모델이 대부분 그렇듯이 스타일링에서 선대 모델과의 차별화를 추구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태리의 피닌파리나로부터 디자인을 의뢰해 왔던 푸조가 세단형 라인업에서는 보수적인 성격을 완전히 떨쳐 버리고 화려한 터치의 스타일링을 확립했지만 미니밴에서는 그런 색깔을 쉽게 표현할 수 없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807은 프론트의 패밀리 룩을 추구한 디자인으로서 신세대 푸조임을 어필하고 있다.
범퍼를 중심으로 아래쪽에 더 크게 설계된 에어 인테이크와 범퍼 가운데에서 시작해 좌우로 길게 뻗어 있는 헤드램프 등은 세단형 모델과 같은 이미지다. 길다란 노즈를 가진 세단형에서와는 달리 짧은 보닛으로 그 감각이 희석된 감은 있지만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는 충분히 살리고 있다. 다만 범퍼 위쪽에 얇게 설계된 라디에이터 그릴과 그 좌우 끝 부분에 삽입된 안개등으로 인해 세단형에서와 같은 매끄러운 감각은 아니다.
사이드에서는 같은 푸조의 라인업에 있는 파트너(Partner)라는 스테이션 왜건형과 같은 전형적인 2박스가 아닌 1.5박스형이 주는 실루엣이 인상적이다. 상대적으로 짧은 전장의 차체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실내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프로포션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슬라이딩 도어를 위한 레일 홈과 블랙 웨이스트 라인, 그리고 그 사이로 흐르는 캐릭터 라인까지 삽입하고 있지만 복잡해 보이지는 않는다.
슬라이딩으로 여닫을 수 있게 된 리어 도어와 그 부분의 윈도우를 전동으로 개폐할 수 있도록 한 것은 바로 전 시승한 기아 그래드 카니발에서 본 것과 같은 방식이다. 하지만 데뷔는 807이 더 빨랐기 때문에 기아가 807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보인다.
루프에는 1열과 2열, 3열 부분 모두에 독립적인 선루프가 설계되어 있는 것도 눈길을 끈다. 작동은 오버헤드 콘솔 부분의 스위치로 1열과, 2,3열을 각각 조절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리어로 돌아가면 이 장르의 모델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개성 표출이 가장 빈약하다. 넓은 개구부의 도어라든가 그것을 여는 방식 등에서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 보통인데 807은 리어 해치게이트를 수동으로 개폐하도록 되어 있다. 세단처럼 807의 0 자를 누르면 열리는 방식도 아니다.
크기는 전장×전폭×전고 4,727×1,850×1,759mm, 휠 베이스 2,823mm로 미니밴이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다. 기아 그랜드 카니발의 5,130x1,985x1,780mm, 휠 베이스 3,020mm과 비교가 될 것이다.

Interior

인테리어는 오늘날 등장하는 SUV와 미니밴들이 그렇듯이 프리미엄화를 추구하고 있다. 럭셔리한 감각을 표현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어떻게 하느냐는 만드는 사람의 감각에 달려 있고 소비자들은 그 차이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차를 선택하게 된다.
그런데 807은 그런 장비의 차이보다는 독특한 구조의 투 톤 컬러의 대시보드 배열과 센퍼 페시아의 디자인에 우선 눈길이 간다. 무엇보다 차체의 구조상 엔진룸이 실내로 침입할 수밖에 없어 생기는 대시보드 상단 공간의 처리가 재미있다. 통상적인 계기판이 있는 자리에는 조그맣게 적산거리계와 시프트 인디케이터를 위한 디스플레이창이 있을 뿐이고 속도계와 타코미터, 연료계 등은 대시보드 가운데로 옮겨가 있다. 그 미터류의 ‘옅은 연두색’ 바탕 또한 흔한 것은 아니다. 이것은 90년대 후반 이태리의 실용제품에 적용되어 한때를 풍미했던 컬러라고 사진기자가 설명한다. 더불어 대부분의 디자인이 모터쇼를 통해 선보였던 컨셉트카의 그것을 거의 그대로 살리고 있다고 덧붙인다. 어쨌거나 대시보드 가운데 있는 계기판은 인테리어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하는 엑센트로 작용하고 있다.
그 바로 아래에는 오디오를 위한 디스플레이창이 있다. 그 디스플레이 좌우의 벨벳 커버를 열면 크고 작은 물건을 넣을 수 있는 수납공간이 나타나는데 공간 활용 측면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 아래 에어벤트 밑에 있는 조그마한 커버를 열면 오디오 컨트롤 페널이 나타난다. 기발한 아이디어이기는 하지만 질감에서 좀 아쉬운 감이 있다. 또한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위한 AV모니터를 옵션으로 장착할 공간이 없어 보인다.
그리고 통상적인 센터페시아의 위치에는 4단 자동변속기 실렉트 레버와 공조 시스템 컨트롤 페널이 간결하게 나열되어 있다. 공조 시스템을 조절하는 버튼도 죠그셔틀 방식과 터치 버튼식이 감각적으로 혼합되어 배치되어 있다. 디자인 감각은 디지털 세대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배열로 인해 미터류에서부터 이어지는 센터 페시아 부분은 잘 정돈되어 있다. 그런데 맨 아래 비상등 버튼 옆에 있는 예의 ‘옅은 연두색’컬러 커버를 설계한 조그마한 수납공간이 있는데 용도가 불분명한 것 같다. 프랑스차에서 가끔 볼 수 있는 ‘수수께끼’다.
물론 그랜드 카니발보다는 많지 않지만 다양한 기능이 있는 만큼 기억해야 할 버튼이 많다. 오버헤드 콘솔 부분에 있는 버튼 중 하나가 도어 잠금장치라는 점도 재미있다. 오버헤드 콘솔에는 차일드 미러라고 하는 볼록거울을 설계하고 있는데 뒷좌석에 탑승한 어린이를 관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스티어링 휠은 4스포크 타입이기는 한데 기존 세단형의 디자인과는 다르다.
시트는 7인승. 프론트 시트는 운전석은 8웨이, 조수석은 4웨이 전동조절식으로 2명분의 메모리 및 히팅 기능까지 있다. 시트 포지션은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한다.
2열 시트는 3인승으로 모두 같은 크기의 독립된 시트 구조로 3열 시트와 함께 아무런 도구 없이 완전 분리가 가능한 타입이다. 그러니까 필요에 따라 하나 또는 다섯개의 시트를 모두 분리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리어 도어를 통해 3열 시트로 들어갈 때는 좌우 시트 어느 것이든 앞으로 더블 폴딩하면 된다. 시트의 슬라이딩량은 10cm 정도밖에 되지 않지만 폴딩을 하면 조그만 테이블로도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이 장르의 모델로서는 기본. 2열 시트를 위해서는 운전석과 조수석 시트백 부분에 플라스틱으로 조그만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다.
더 재미있는 것은 1열 시트를 뒤쪽으로 180도 돌려 라운지 타입의 시트 배열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시승했던 그랜드 보이저라든가 그랜드 카니발 등에서는 당연하듯이 장착되어 있는 리어 시트용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이 없는 것이 아쉽다. 리어 시트용 AV시스템은 이런 장르의 차에서는 오늘날 필수적이라고 할 정도의 장비이다.
한편 807에는 무려 58개에 달하는 다양한 수납공간이 차 안 여기저기에 숨은 그림찾기 하듯이 설계되어 있다. 특히 조수석 앞쪽의 글로브박스도 그냥 커버만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라 별도의 고정 홈을 만들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는 것 등이 눈길을 끈다.

Powertrain & Impression

807의 파워 트레인은 2.0, 2.2, 2.9리터 가솔린과 2.0, 2.2리터 터보 디젤 등이 설정되어 있다. 이중 국내에 수입되는 것은 2.0리터 터보 디젤 커먼레일 타입으로 407 디젤과 같은 엔진이다. 배기량 1,997cc 직렬 4기통 16밸브 직접분사 방식으로 최고출력 110ps/4,000rpm, 최대토크 27.6kgm/1,750rpm을 발휘한다.
이 엔진에는 푸조가 독자적으로 개발해 세계 최초로 장착한 미립자 필터거 내장되어 있다.이는 배출가스와 매연 등 유해먼지 방출을 0.004g/km까지 획기적으로 줄이고 있다.
트랜스미션은 4단 AT. 이미 여러 차례 이야기 했지만 유럽차 중에서도 특히 프랑스차는 수동변속기로 운전할 때 그 차의 성격을 만끽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과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는 아예 자동변속기가 기본 장비로 가는 추세이기 때문에 그 흐름을 거역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또한 미니밴이라는 장르가 순발력이라든가 민첩성 등에 비중을 두는 주행특성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어쨌든 우선은 기어비를 점검해 보았다. 레드존은 5,000rpm부터. 100km/h에서 엔진회전은 2,300rpm 전후.
정지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47km/h에서 2단, 83km/h 에서 3단, 129km/h에서 4단으로 시프트 업이 진행된다. 1,735kg이나 되는 중량으로 알 수 있었겠지만 처음부터 즉각적인 반응으로 속도를 끌어 올리지는 못한다. 제원표상의 0-100km/h 가속성능은 15.1초. 또한 매 속도에서도 가속감이 충분하다고는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407 2.0 HDi는 차량 중량이 1,505kg으로 리터당 68.1ps의 출력이지만 807은 53.6ps로 그 차이가 뚜렷이 느껴진다. 특히 세단형 차량에서 느꼈던 감각으로 킥 다운을 해도 눈에 띄게 가속이 된다거나 하지 않는다. 거기에 대부분의 유럽 자동변속기들이 그렇듯이 일정속도 이상에서는 킥 다운이 되지 않는다.
계속해서 오른발에 힘을 주면 3,500rpm에서 속도계의 바늘이 150km/h를 가리킨다. 이때부터는 엔진회전은 올라가지 않고 반동으로 가속이 된다. 제원표상의 최고속도 174km/h는 일정 거리 이상 주행 후에나 도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시승 도중 수동모드로 전환해 가속을 시도 했지만 더 이상의 가속은 불가능했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로 전형적인 앞바퀴 굴림방식 세단과 같은 타입을 채용하고 있다. 댐핑 스트로크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위해 길게 설정되어 있다. 하지만 통상적인 주행에서는 자세변화의 폭이 그다지 크지 않다. 그렇지만 롤 센터가 세단형과는 다른만큼 무리하게 다루는 것은 금물이다. 이 장르의 차들은 주행성보다는 유틸리티성, 다목적성 등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핸들링 특성에서 뛰어난 푸조의 모델답게 스티어링의 조타각에 따른 반응은 예민하다. 미니밴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만큼 코너링에서의 회두성도 좋다.
안전장비도 EBD ABS를 비롯해 ESP, ASR(TCS), EBA(BAS), 프론트 듀얼 스마트, 측면 충돌, 사이드 커튼 타입 에어백 등을 만재하고 있다. 푸조측은 특히 유로 앤캡(Euro NCAP)충돌 안전테스트에서 별 5개를 획득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SUV에 대한 비중이 최고조에 있는 시점에서 미니밴에 새로운 관심이 쏠리고 있는 요즈음 오늘 시승하는 807은 푸조만의 독특한 차만들기와 기발한 아이디어가 쏠쏠한 재미를 주며 유저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럭셔리카 수준으로 치닫는 편의장비가 부족하다는 점은 핸디캡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제원 푸조 807 HDi

크기: 전장×전폭×전고 4,727×1,850×1,759mm 휠 베이스 2,823mm
트레드 앞/뒤 1,570/1,548mm
차량중량 1,735kg
실내 : 장×폭×고 3,140 x 1,602 x 1,193mm
연료탱크 용량 80 리터
트렁크용량 : 약 1,685 리터

엔진: : 1,997cc 직렬 4기통 16밸브
보어×스트로크 =85.0 ×88.0mm
최고출력 110ps/4,000 최대토크 27.6kgm/1,750

구동방식: FF
트랜스미션: 4단 AT
기어비:(1/2/3/4///R) 2.727/1.500/1.000/0.711// 후진 2.455
최종감속비 3.477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링크
브레이크: 앞/뒤 V. 디스크/디스크
스티어링 : 랙&피니언(유압식)
타이어 앞 215/60R 16

가속: 0-100km/h 15.1 초
최고속도 174km/h
최소회전반경 5.46 m
연비: 11.7km/리터
차량 가격 5,500만원(VAT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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