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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폭스바겐 페이톤 3.0 TDI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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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5-08-15 20:12:23

본문

디젤엔진을 탑재한 폭스바겐 페이톤이 상륙했다. 이미 지난 봄 서울모터쇼를 통해 일반에게 공개된 모델이 9월 1일 정식 출시된다. 특히 본거지인 유럽시장에서 페이톤의 입지 확보를 위해 디젤 엔진을 탑재한 모델을 출시한 것은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더불어 국내에 수입되는 럭셔리 브랜드 세단들 중 가장 먼저 최상급 모델에 디젤엔진을 얹은 것이다. 폭스바겐의 숙성된 터보 디젤 기술을 채용한 페이톤 3.0 TDI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사진 실장)

독일 메이커들 중 디젤 엔진을 탑재한 모델을 미국시장에 가장 먼저 출시한 것이 폭스바겐이다. 1994년 필자는 디트로이트쇼 취재를 위해 현지에 갔을 때 디트로이트뉴스 등 현지 언론들이 “독일차가 매연으로 미국 본토를 침략한다”는 섬뜩한 제목으로 디젤차의 판매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보였던 것을 기억한다. 이런 정서를 잘 알고 있는 폭스바겐은 전시장 쇼룸의 상당 부분을 디젤엔진의 구조적 특성과 폭스바겐 디젤이 얼마나 유해배출가스 배출이 적은지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크라이슬러가 지프 리버티에 디젤엔진을 탑재하는 등 디젤에 대한 수요 증진을 꾀하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시장은 일본시장과 함께 디젤엔진 차량의 판매가 쉽지 않은 나라로 꼽힌다. 그것은 1970년대 말과 80년대 초에 걸쳐 디젤차의 배출가스에 포함된 오염물질이 폐암을 일으킬 수 있다는 미국에서의 발표로 인한 것이었다. 또한 가솔린보다 비싼 디젤유를 굳이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당연히 메이커도 그에 대한 기술개발을 소홀히 했고 결국은 20세기 말 디젤엔진의 개량에서 유럽 메이커들에게 주도권을 빼앗기게 된다.
유럽에서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의 규제가 심해 자동차회사들은 그 해결책으로 디젤엔진의 배출가스 저감에 대해 다각적인 연구를 한 결과 오늘날에는 가솔린엔진보다 유해가스 배출이 적은 차로 발전하게 되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에 비해 비싸거나 혹은 비슷한 경우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유럽시장에서 디젤차의 수요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은 높은 연비와 그로 인한 환경친화성, 그리고 실용영역에서의 높은 토크감으로 다이나믹한 주행성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 배경에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에서 가솔린 엔진에 비해 월등히 적은 디젤엔진 탑재차로 인해 총량규제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자동차회사들의 적극적인 움직임도 크게 기여했다.
그 결과 나라에 따라 많은 경우는 벨기에처럼 80%가 넘는 곳도 있으며 유럽 전체 평균으로 디젤 엔진 탑재차의 출시 비율이 60%를 넘는다.
그 중에서 1976년부터 디젤엔진을 생산해 온 폭스바겐은 1.2리터 TDI부터 투아렉과 패이톤에 탑재되는 313ps의 5리터 V형 10기통 TDI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배기량과 기통수의 디젤엔진을 갖추고 있다.
그런 폭스바겐의 디젤엔진에 있어 중요한 최신 키 워드는 제 3세대, 그리고 DPF다.
우선 제 3세대라고 하는 것은 커먼레일 시스템의 제 3세대를 의미한다. 이는 종래의 솔레노이드 밸브 대신 새로운 피에조(Piezo) 밸브를 사용하는 것으로 작동 응답성을 두 배까지 높인 것이 특징이다. 폭스바겐 고유의 이 연료분사 시스템은 2050bar의 초 고압과 연료를 미세하게 뿜어내는 연료 분사노즐을 채용하고 있다. 그로 인해 연료와 공기가 이상적으로 섞이게 해 완전연소를 가능케 한다. 이는 분진의 극소화와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극소화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오늘 시승하는 3.0리터 TDI에는 이미 채용이 되어 있고 신형 파사트에 탑재되는 2.5리터 V6 170ps TDI와 앞으로 등장하는 엔진도 당연히 이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배출가스 중 PM, 즉 매연을 여과해 클린화를 꾀하는 DPF (Diesel Particulate Filter)도 2004년부터 적극적으로 채용하기 시작했다. 현재로서는 신형 파사트를 시작으로 페이톤과 투아렉의 V6 TDI, V10 TDI등에도 장비되어 있다.
이들 모델 중 이번에 우리나라에 상륙하는 것이 바로 3.0리터 V6 DTI. 아직까지는 경유의 황 함유량 수준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는 인식의 확산이 필요한 것 같다. 일부 정유사에서는 저유황 경유를 정부의 지원을 받아 일반 경유보다 리터당 10원 낮은 가격에 시판하고 있지만 소비자들에게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상황이다.

디젤 엔진의 배출가스에 대한 오해

우리가 디젤차가 가장 유해배기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은 배기통을 통해 나오는 매연 때문이다. 이 역시 글로벌오토뉴스의 칼럼을 통해서 여러 번 설명했지만 구체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배출가스는 탄화수소와 이산화탄소, 질소화합물, 매연 등 크게 네 가지로 대별할 수 있다. 물론 세부적으로는 더 많은 종류가 있지만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쉽게 이렇게 구분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중 탄화수소와 이산화탄소는 가솔린 엔진이 디젤에 비해 20∼30% 가량 더 많이 배출한다. 이에 반해 질소화합물과 매연(PM:미세먼지)은 디젤차의 배출량이 더 많다.
더불어 이들 배출가스가 공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야 한다. 공해는 크게 지구 공해와 지역 공해로 구분된다. 지구 공해는 지구촌 어디에서 배출되든지 지구 전체의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한다. 대표적인 것이 가솔린 엔진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등 탄소계열이다. 이는 온실가스가 되어 오존층을 파괴해 이상기온의 주범이 되어 있다.
이에 대해 지역 공해는 배출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피해를 주는 것을 말한다. 디젤 엔진에서 배출되는 매연과 질소화합물 등이 주로 여기에 해당된다. 우리는 버스나 대형 트럭 등에서 배출되는 이 매연만을 보고 공해가 심각하다고 여기고 있는 것이다. 세계 주요 도시별 대기오염도를 비교할 때도 미세먼지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이런 통계가 설득력 있어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에 등장한 커먼레일 디젤엔진 등은 이 부문에서도 획기적인 발전을 이룩하고 있으며 재연소 시설, 분진 필터 등의 발달로 클린 디젤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개선되고 있는 추세다. 총량 배출가스에서도 가솔린이 디젤에 비해 두 배 가량 많다.
또한 디젤 승용차 배기가스의 90% 이상은 질소와 산소다. 그리고 규제 대응의 질소산화물(NOx)과 입자상물질(PM)등의 비율은 0.09%에 지나지 않는다.
유럽연합(EU)은 이 0.09%에 관해 1992년부터 4단계로 규제해 오고 있다. 2005년에 실시되는 유로4에서는 주행 1km 당 PM과 NOx배출량은 규제도입 전의 10% 이하로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탄소(CO2)에 관해서는 유럽자동차공업회(ACEA)는 2008년까지, 일본과 한국 메이커는 2009년까지 엔진의 차종에 상관없이 1km 주행시의 배출량을 평균 140g 이하로 억제하기로 유럽위원회와 합의했다. 1995년에 비해 25% 낮아진 것이다. 연비로 환산하면 평균 30% 이상 개선하지 않으면 안되는 수준이다.
가솔린차도 포함해 유럽의 배기가스 규제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것으로 되어가고 있다. 이 규제치를 실현하기 위해 당면의 과제가 되어 있는 것이 CO2배출량이 적은 소형차를 많이 만드는 것과 디젤차의 개량이다.
우리는 두 가지 모두에 대해 종합적인 판단을 통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부터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최근 들어 이상기온으로 인해 전 세계 도처에서 끊임없이 직접적이고도 엄청난 인명 피해를 입고 있다. 이는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로 인한 것이다. 눈에 보이는 매연만이 공해인 것처럼 생각해서는 안된다.

Exterior

페이톤은 벤틀리 컨티넨탈의 플라잉 스퍼와 컨티넨탈 GT와 플랫폼을 공유하고 있다. 차가 추구하는 성격은 플랫폼을 어떤 것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상당 부분 좌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페이톤의 포지셔닝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엄청난 투자와 노력과는 달리 초대 페이튼은 다른 모델과 확실한 차별화를 느끼게 해 주는 카리스마가 넘치지는 않는다. 물론 차체의 크기로 인한 압도감은 있다. 그러나 프론트 페이스의 수수함이 어딘지 2% 부족하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 물론 메르세데스 벤츠나 BMW처럼 확실한 패밀리 룩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이다. 2005년형 모델의 라디에이터 그릴의 디자인은 초기의 것과는 약간 달라져 있다. 앞부분에서의 가솔린 사양과의 차이점은 그릴의 가로바가 세 개로 되어 있다는 정도.
사이드 실루엣에서는 위풍당당한 차체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롱 휠 베이스 모델을 최근 들어 유난히 많이 시승하는데 그때마다 거대하다는 느낌 때문에 위화감이 들기도 한다. 특히 주차장을 오르내릴 때는 진땀이 나기도 한다. 웨이스트 라인이 강조되어 있다기 보다는 크롬도금으로 엑센트를 주고 있는 것이 두드러진다. C필러가 아래로 가면서 유난히 두텁게 처리되어 입체적인 감각을 살리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리어의 디자인도 강렬한 메시지를 주기보다는 절제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빨간색으로만 처리된 테일램프도 그런 느낌에 한 몫을 한다. 다만 범퍼 아래쪽 듀얼 머플러가 좌우로 배치되어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차체의 크기는 전장 5,055mm, 전폭 1,903mm 전고 1,450mm 휠 베이스 2,881mm.

Interior

인테리어의 구성은 톱 모델인 W12 6.0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사치스러운 구성을 거의 그대로 따르고 있다. 디젤엔진을 탑재했다고 해서 최고급차로서의 럭셔리성을 희생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보인다.
처음 시승했을 때 느꼈던 탄탄한 느낌은 그대로다. 더불어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아우디 등에 비해 폭스바겐임을 주장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의 독창성이 부족하다는 느낌도 상당히 상쇄되어 있다. 물론 페이톤은 여전히 초고가 모델로서의 입지 구축을 위한 과정에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디오와 공조 시스템의 컨트롤류의 작동 방법 등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가죽과 우드, 그리고 크롬으로 치장하고 있다. 여기에 대해서는 선호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의 반응이 궁금해진다. 그리고 센터페시아와 인스트루먼트 패널은 오늘날 럭셔리카의 트렌드에 부합하는 구성을 하고 있다. 뭔가 있어 보이고 사치스러워 보이는 디자인이라는 얘기이다. 그냥 좋은 내용만 가지고는 어필할 수 없는 것이 오늘날의 추세다. 그것을 격조 높게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W12 6.0에 비해서 편의장비가 한 두 가지 생략되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예를 들어 키레스 고 시스템이 없다. 또 센터 콘솔박스 부분이 좌우 구분된 암레스트 형태로 되어 있는 W12와는 달리 이 차는 평범한 콘솔박스로 대신하고 있다. 시트의 마사지 기능도 생략되어 있다. 그렇다고 네 개 시트의 온도를 독립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소위 4존 클라이매트로닉(climatronic)이 빠지지는 않았다. 센터페시아의 에어벤트에서 공기가 직접 나와 얼굴에 닿는 것에 부담을 가지는 사람들을 위해 필요에 따라서는 닫아 버리고 대시보드 위쪽에 있는 작은 구멍들을 통해 공기가 나오도록 하고 있는 페이톤만의 장기도 그대로다. 여름 차안의 온도를 빨리 낮추기 위해 원하는 온도를 설정하면 순간적으로 냉방이 이루어지는 것과 적정 온도가 되면 에어벤트가 우드 패널에 의해 저절로 닫아지는 시스템도 생략되지 않았다. 다만 뒷좌석 전용 에어컨 컨트롤러가 없다.
BMW iDrive, 아우디의 MMI와 비교되는 센터 페시아에 있는 컨트롤류는 여전히 시간을 내서 공부를 좀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다. 가운데 부분에 죠그셔틀과 그 작동 상황을 모니터를 통해 그림으로 보여 주고 있다. 다만 기존 통상적인 시스템과 마찬가지로 필요한 것은 모두 노출시키고 있다. 운전석에서 네 개 시트의 온도를 모두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도 채용하고 있다.
시트는 4인승인 W12 6.0과 달리 5인승이다. 프론트 시트가 16웨이가 아닌 12웨이 전동 조절식으로 되어 있다. 조절 버튼은 시트 왼쪽에 비스듬하게 설계되어 있어 작동이 편하다. 다만 쿨링 기능은 없다. 헤드레스트도 상하뿐 만이 아니라 앞뒤로도 이동이 가능하다.
리어 시트는 통상적인 형태의 5인승 구조. 물론 암 레스트는 있다. 그 암레스트 안에는 비상공구함이 있다. 트렁크 자동개폐장치가 생략되어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페이톤은 전장 5m가 넘는 대형 고급 4도어 세단으로 5인승과 4인승 사양이 있다. 엔진은 이미 아우디 A8L에 탑재되어 있는 6리터 W12기통과 3.2리터 V6, 그리고 3.0리터와 5리터 V10 TDI 디젤도 설정되어 있다. 국내에는 5리터 V10 TDI를 제외하고는 모두 수입된다.
이중 오늘 시승하는 차는 V6 3.0 TDI 디젤 버전으로 최고출력 224ps/4,000rpm, 최대토크 45.9kgm/1,400-3,250rpm를 발휘한다.
폭스바겐의 TDI 엔진은 효율적인 연소를 위한 고압 연료 분사장치와 가변식 터보 구조 (variable turbo geometry)를 채용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연료효율이 가장 높은 45%에 달한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연료의 분사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폭스바겐 디젤의 연료분사장치는 1,600바에 달한다. 주입 압력이 높아서 연료의 분사가 정밀하고 고르게 이루어질수록 주입된 연료의 표면이 커지고 연료혼합 (fuel-mixture)이 잘 이루어져 연소는 더욱 효율적이고 깨끗하게 된다. 또한 포스트 인젝션이라는 개념의 도입에 의해 디젤엔진의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질소산화물의 생성을 억제하는 것도 폭스바겐 TDI의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가변식 터보구조의 터보차저를 채용해 부분 부하에서의 작동을 효율화해 터보래그를 방지해준다. 이는 물론 엔진의 성능 향상으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유해 배출가스의 저감으로도 이어진다.
구동방식은 전후 50:50으로 토크배분을 하는 토센 디퍼렌셜을 사용한 4륜구동 시스템 4모션이 표준으로 채용되어 있다.
트랜스미션은 W12에는 매뉴얼모드가 있는 5단 AT 팁트로닉이 조합된 데 반해 오늘 시승하는 V6 TDI에는 6단 AT 팁트로닉이 조합되어 있다. 독일에는 6단 MT가 기본 사양.
우선은 기어비를 점검하는 순서. 레드존은 4,600rpm부터.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600rpm.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4,000rpm을 막 넘기면서 시프트 업이 진행된다. 그런데 35km/h에서 2단, 70km/h에서 3단으로 변속이 이루어진다. 순간적으로 발생한 일이라 처음에는 속도를 체크하지 못했다. 계속에서 가속을 하면 110km/h에서 4단, 150km/h에서 5단으로 시프트 업이 진행된다.
도대체. 2.2톤이 넘는 차체의 중량이 느껴지지를 않는 가속감이다. 나중에 다시 제원표를 보았더니 0-100km/h 가속성능이 8.8초란다. 물론 W12에서와 같은 폭발적인 가속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부족하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다만 계속 가속을 하면 초고속 영역에서는 좀 뜸을 들이는 듯하다가 195km/h에서 다시 한번 6단으로 올라간다. 그 상태에서 3,500rpm 부근에서 200km/h에 도달한다. 좀 더 달려보라는 자세를 취했던 W12와는 달리 뒷심이 약간 부족한 듯했지만 아우토반이었다면 상황은 달랐을 것 같다. 아우토반에서는 2.5TDI로도 가뿐히 250km/h를 넘겼던 경험이 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매끄러운 엔진회전 상승감이다. 디젤엔진이라는 것을 알고 달리기 때문에 급 가속이 ‘우~웅’ 하는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었지만 소음도 동급 가솔린 엔진과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조용하다.
미끄러지듯이 달리는 안락성과 쾌적성에 가장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은 가솔린 엔진과 마찬가지다. 정숙함을 지향하는 세팅이기는 한데 속도감은 디젤엔진 쪽이 더 느껴진다. 그것은 디젤엔진 특유의 토크감으로 인한 감각이다. 당연하지만 속도 영역에 따른 차이는 뚜렷하다. 중저속에서의 감각은 디젤 쪽이 더 강력하게 느껴지는데 반해 초고속 영역에서는 가솔린 엔진에 비해 펀치력에서 좀 떨어진다. 그래도 이 덩치에 평소 달리는 시승 코스의 도로에서 200km/h의 벽을 넘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었다.
트랜스미션의 반응도 매끄럽다. 흔히 말하는 플랫 토크 특성을 보여 주는 성능 곡선의 엔진과 잘 어울려 장거리 주행 시 오른발에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게 해준다. 출력에 비해 무거운 차체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시프트 히스테리도 없다.
킥 다운을 했을 때의 응답성도 발군이다. 흔히 말하는 터보 래그는 더 이상 논란거리가 될 수 없음을 보여주기라도 하듯이 즉답식으로 반응을 한다. 전체적으로는 호쾌한 가속감을 느끼게 하는 타입이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연비다. 시승을 위한 운전은 사실 연료소모가 엄청 많은 것이 보통이다. 급가속을 계속하고 고속 주행도 한 두 번은 해야 한다. 촬영을 위해 별도의 장소로 이동도 한다. 이번 페이톤 3.0TDI의 경우 감각적으로는 동급 가솔린에 비해 절반 정도밖에 기름을 먹지 않은 것 같다. 메이커측 발표자료는 서울모터쇼 당시 9.8km/리터 였으나 공식 형식 승인자료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사진기자는 거의 경이로운 수준이라고 감탄한다.
서스펜션은 정확히는 프론트 4링크, 리어 더블 위시본. 하지만 폭스바겐측코리아측은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톱 모델과 마찬가지로 에어 서스펜션과. 4륜 독립 댐핑 포스 컨트롤 기구가 채용되어 있다. 2단계로 차고를 조절할 수 있으며 4개의 댐핑 모드가 있다. 모니터를 통해 컴포트트에서 스포트까지 네 단계로 조절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차고는 노멀 상태에서 25mm를 높일 수 있고 15mm를 낮출 수 있다.
이 댐핑 모드의 단계별 차이도 확실하다. 저속에서 컴포트 모드로 달릴 때는 지극히 부드러운 승차감을 보인다. 무엇보다 뒷자리에 앉았을 때 노면의 요철을 거의 흡수한다는 것은 쇼파 드리븐카의 성격을 잘 반영한 것인 것 같다. 하지만 고속에서는 3단계 정도의 모드로 달리는 것이 좋을 듯하다.
스티어링의 록 투 록은 2.7 회전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그 때문에 차체에 비해 예민한 응답성을 보인다. 스티어 특성은 뉴트럴 지향.
브레이크 시스템은 알루미늄제 2피스톤 캘리퍼가 채용되어 있다.
안전장비에서는 W12와 차이가 전혀 없다. ESP, 브레이크 어시스트, EBD ABS, TCS, DES(Electronic Differential Lock system), EBC(Electronic Brake Controle) 등이 표준장비로 되어 있다. 옵션장비로서는 TPM(자동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등이 있다.
그런데 W12 6.0 롱 휠 베이스 모델의 가격을 1억5,060만원, V6 3.2 롱 휠 베이스 모델 1억200만원, V6 3.2 노멀 휠 베이스 모델을 8,440만원으로 각각 책정했었는데 그렇다면 거의 풀 옵션에 가까운 디젤 사양의 가격책정은 어떻게 될지 궁금하다.
페이톤 3.0TDI는 가솔린 사양 3.2 노멀 휠 베이스와 옵션 내용이 같다고 한다. 그렇다면 가격은 몇 백만원 정도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폭스바겐 코리아의 가격 전략은 아직까지 그 윤곽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또 올 봄 페이톤 런칭 당시 초기 런칭 가격을 낮게 설정한 것은 올해로 한정된 것이고 내년부터는 다시 가격을 다른 경쟁 모델 수준으로 맞출 것이라고 했었는데 그에 대한 변화 또한 주목을 끈다. 흔히 말하는데로 이정도의 편의장비와 옵션을 장비한 독일 럭셔리카를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제시하는 가격으로 구입하는 것이 분명 통상적인 것은 아니다. 어쨌거나 반년 정도가 지난 지금 보아도 이런 정도의 가격이라면 이 세그먼트의 모델 구입을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사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 같다.

주요제원 폭스바겐 페이톤 V6 3.0 TDI

크기 : 전장×전폭×전고 5,055x1,903x1,450mm 휠 베이스 : 2,881mm
트레드 앞/뒤 1628/1612mm
차량중량 2252kg
연료탱크 용량 90 litre

엔진 : V6 3.0 TDI 보어×스트로크 83x91.4mm
최고출력 224ps/4000rpm 최대토크 45.9kgm/1400-3250rpm
압축비 17:1

구동방식 : Full time 4WD
트랜스미션 : 6단 팁트로닉
기어비 : -------------- 후진---------- 최종감속비
서스펜션 : 전후 더블 위시본
브레이크 : 4륜 벤틸레이티드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235/55R17

성능 : 0-100km/h : 8.8초
최고속도 : 234km/h
최소회전반경 : 6.25m
연비 : 9.6km/l
가솔린 옥탄가 : 이상
차량 가격 (부가세 포함): 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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