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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푸조 607 HDi 디젤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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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5-10-27 18:13:14

본문

푸조의 플래그십 607에 디젤 엔진을 탑재한 모델을 탔다. 607 2.7 HDi는 지난 5월 출시 한 국내 최초 디젤 세단 407 HDi와 407SW HDi 다목적 미니밴 807 HDi에 이은 푸조의 네 번째 디젤 차량이다. 2004년 11월 처음으로 출시된 제 3세대 HDi 엔진 2.7리터 V6를 탑재한 것과 6단 팁트로닉 AT, 내비게이션 및 JBL오디오 시스템 등 상품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푸조 607 HDi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 / 채영석 (글로벌오토뉴스국장)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사진 실장)

거의 3년 만에 푸조 607을 다시 만났다. 이번에는 푸조가 자랑하는 HDi 디젤엔진을 탑재한 모델이다. 물론 6단 팁트로닉 트랜스미션과 내비게이션 등 개선 사항이 있다. 푸조 607은 1999년에 데뷔한 모델로 그 수명이 다해 간다. 하지만 여전히 그 스타일링에서는 오래됐다는 냄새가 나지 않는다. 과거 피닌파리나가 푸조의 디자인을 담당했을 때도 그렇기는 했지만 그때와는 느낌이 다르다. 피닌파리나의 터치는 첫 눈에 확 들어오는 것은 아니지만 오래 두고 보아도 싫증나지 않았다. 그런데 607은 처음 만났을 때도 약간은 전위적인 신선한 감각이었는데 지금도 그런 느낌에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자동차회사들이 생산하는 대형 세단은 글로벌 시장에서는 그다지 두드러지지 않는다. 206과 307 등과 비교하면 인기가 없다고 표현해도 무방할 정도다.
몇 차례 언급한 적이 있듯이 PSA푸조시트로엥 그룹은 1998년 연간 판매대수 180만대에서 2004년에는 337만대까지 급증했다. 그런데 그런 증가의 근간은 206 시리즈와 307 시리즈로 소형에 속하는 세그먼트의 모델들이다.
같은 프랑스의 르노가 생산하고 있는 3.5리터 엔진을 탑재한 벨 사티스 같은 경우는 실패한 모델이라는 평가를 받은 지 오래다.
그것도 수출시장이 아닌 프랑스 내수시장에서 이런 대형 모델이 받아 들여지지 않는다는 데서 프랑스 메이커의 한계를 볼 수 있다. 차가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남부 유럽인들의 실용성 중시의 자동차 문화가 가장 큰 원인이다.
프랑스인들은 역사와 전통을 중시하는 유럽인들의 문화적인 특성은 공통이지만 소비 생활에서는 남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들의 필요를 가장 강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그 발상에서부터 자유 분방함과 격식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태도가 오늘날 프랑스가 세계적인 문화 예술국가가 된 원동력이었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
오늘 만나는 푸조 607도 그런 점에서 부분적으로 전형적인 프로포션과는 다른 대목도 있다. 그 때문에 어떤 이들은 프랑스차에 대한 평가를 높게 하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좀 다르다. 좀 더 다양한 사고방식으로 사물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것이 전혀 엉뚱하고 파격과 언밸런스 수준을 뛰어 넘지 않는다면 거기에 담긴 사상을 이해하려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본다. 이것은 결코 좋다 나쁘다 하는 이분법적인 평가로는 해석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래서 직접 만져 보고, 타 보고, 느껴 보려는 자세를 갖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Exterior

607이 한국시장에 상륙한 것도 상당한 시간이 흘렀는데 가끔씩 거리에서 만나면 그 라인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프론트 엔드에서 보닛 후드를 지나 루프라인, 그리고 약간은 3차원적인 선으로 구성된 듯이 보이는 트렁크 리드까지를 하나의 선으로 보면 통상적인 자동차와는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물론 부분적으로 뜯어 보아도 한 번 더 쳐다보게 되는 맛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필자는 최근 자동차를 평가할 때 사람들을 우선 만나고자 하는 생각이 강하다. 607의 경우는 개발하고 생산하는 사람들을 모터쇼장에서 가끔 만난 정도가 고작이기 때문에 그런 원칙에 입각해서 본다고는 할 수 없다. 대신 프랑스 여행을 통해 느낀 점이라든가 프랑스에 관련된 책을 통해 얻은 이미지 등을 나름대로 조합해 대입하려 한다.
그런 점에서 푸조의 현행 라인업은 과거 205, 405 등 5세대 모델들과는 전혀 다른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의 해석을 하게 됐다. 선대 모델들이 프랑스인들의 보수성을 극단적으로 표현했다면 현행 모델들은 진취적이고 자유분방한, 그러니까 시트로엥이나 르노와 같은 방향으로의 전환을 했다고 할 수 있다.
607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대형 세단이면서도 쿠페와 같은 형상의 분위기가 살아난다. 푸조의 명성을 세계에 날리게 했던 505의 라인은 여전히 후드와 펜더가 만나는 지점에 살아있다. 보디 캐릭터 라인이 명확해 406쿠페의 터치가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 피닌파리나의 406과는 다르다.
프론트는 볼륨감있는 실루엣과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날카로운 인상의 헤드램프 등이 외관상 특징이다. 프론트의 라디에이터 그릴 가운데 새겨져 있는 푸조 엠블럼은 과거에 비해 키가 작아졌고 훨씬 매끄러워졌다. 범퍼에 내장된 안개등의 디자인이 원형으로 바뀐 것이 언제였던가?
사이드 실루엣에서는 여전히 C필러에서 트렁크 리드로 이어지는 라인이 인상적이다. 트렁크 리드의 독특한 디자인도 눈길을 끈다. 이 부분에서 보수적이었던 605와의 확연한 구분이 나타난다. 사진으로 보는 것도 그 독창적인 선이 아름답지만 실제 만났을 때 더 강하게 느껴진다는 점은 여전하다. 이 차는 직접 보아야 그 캐릭터를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유행에 맞춰 크롬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웨이스트 라인에는 없었던 크롬몰딩이 적용되어 있다.
리어에서는 범퍼 윗 부분에 덧댄 이 크롬 몰딩이 더 강조되어 보인다. 이 부분에서부터 푸조만의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하나씩 만날 수 있다. 우선 트렁크를 열기 위해서는 607이라는 숫자의 0을 눌러야 한다. 주행 중에 방향지시등을 켰다가 소등하는 것을 잊고 30초 이상 전진하면 작동음이 커지며 알려 주는 시스템도 푸조만의 특징이다.
차체의 크기는 전장 4,871mm, 전폭 1,835mm, 전고 1,460mm. 휠 베이스는 2,800mm.

Interior

단정함이 주제인 인테리어는 큰 변화는 없다. 그레이드는 컴포트와 스포츠 두 종류. 전자는 천연가죽과 우드 패널을 적용하고 있는데 후자는 직물 내장과 카본풍으로 된 것과 휠 사이즈가 다른 정도의 차이다. 시승차는 우드가 아닌 카본풍의 메탈 트림으로 처리되어 모던해 보이는 것이 특징. 개인적으로는 이쪽을 선호하지만 이 등급의 차를 타는 유저들은 우드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디자인은 블랙 컬러의 단순함에 허리 부분에 크롬 라인을 넣고 센터 페시아와 도어 일부에 메탈 트림을 적용해 엑센트를 주고 있다. 스티어링 휠에 리모콘 버튼 같은 것은 없다.
센터 페시아 부분의 변화는 크다. 위쪽에 내비게이션을 위한 모니터를 삽입하느라 그 부분에 있던 멀티 기능 디스플레이 창이 없어졌다. 모니터를 통해 디지털 시계 등 다양한 기능이 나타나는데 의외로 감각적이다. 그런데 한정된 공간 때문에 모니터가 좀 작다. 그리고 맨 아래쪽에 오디오 패널이 추가되었는데 역시 있는 공간에 집어 넣은 때문에 버튼들이 너무 작다. 이곳 말고도 트랜스미션 스포츠 모드의 S 버튼도 좀 크게 했으면 좋을 듯 싶다.
6단 AT의 실렉트 레버 뒤쪽에는 덮개가 있는 재털이가 있고 다시 비스듬하게 서스펜션 모드 조절, 주차 브레이크 작동, 햇빛 가리개 조절 버튼 등이 오밀조밀하게 모여 있다. 스티어링 칼럼 왼쪽에 숨겨져 있는 ESP버튼도 이곳에 배치하는 것이 더 좋을 듯하다. 센터 콘솔박스는 2단으로 처리되어 있다.
4스포크 스티어링 휠에는 여전히 리모콘 버튼이 없이 깔끔하게 처리되어 있다. 리모콘 등은 컬럼쪽에 레버 형태로 설계되어 있다. 틸팅과 텔레스코픽은 수동으로 조절하도록 되어 있다. 그 안으로 보이는 계기판은 디자인은 같은 대신 다섯개의 클러스터 바탕을 하얀색으로 처리해 스포티한 감각을 살리고 있다.
글로브박스 안에 냉장 기능과 오디오 AUX 단자가 숨어 있는 것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는 것들이다.
시트는 5인승. 버키트 타입의 프론트 시트는 운전식이 6웨이 전동조절 방식으로 3명분의 메모리 설정이 가능하다.
리어 시트는 60 : 40 분할 폴딩식으로 트렁크에 있는 레버를 당겨서 젖힐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실내 공간은 예상외로 넓다. 휠 베이스 2,800mm로 인한 것도 있겠지만 랩 어라운드 방식의 대시보드 처리와 도어 부분의 슬림화로 인해 넉넉한 공간이 느껴진다. 뒷좌석도 부족함이 없다. 리어 암 레스트와 스키스루는 물론 기본. 시승차에는 히팅 기능이 생략되어 있다. 3.0 가솔린 사양에서는 약간 사치스러울 정도의 장비가 있었는데 조절을 한 것 같다.
트렁크 공간은 깊고 넓다. 골프백을 가로로 길게 넣어도 될 정도다. 높이도 충분하다. 다만 딜러 옵션 항목인 내비게이션 CD체인저가 리어 선반 아래쪽에 노출되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안전벨트를 착용하지 않으면 끈질기게 인내력을 시험했던 전화벨소리가 운전석에는 그대로인데 조수석에는 생략되어 있다.

Powertrain & Impression

607 Hdi에 탑재된 엔진은 2,721cc V6 디젤 터보로 최고출력 204bhp/4,000rpm, 최대토크 44.9kg.m/1,900rpm을 발휘한다. 이 엔진은 푸조가 3억 8천만 달러를 들여 개발한 제 3세대 HDi 엔진으로, 작년11월 전 세계적으로 첫 출시되었다. 2000년 상반기에 푸조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배기가스 저감장치인 디젤미립자필터(DPF: Diesel Particle Filter)가 장착되어 유로 4 배출가스 기준을 충족한다.
트랜스미션은 6단 AT 팁트로닉이 조합된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750rpm. 레드존은 4,5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40km/h에서 2단, 75km/h에서 3단, 118km/h에서 4단, 155km/h에서 5단으로 시프트 업 된다. 여기까지는 거침이 없다. 제원표상의 0-100km/h 가속성능은 8.7초.
다시 오른발에 힘을 주면 170km/h 부근부터는 약간 호흡을 고르면서 전진을 하고 4,000rpm에서 190km/h에 달한다. 중저속에서의 높은 토크 감이 가장 먼저 다가온다. 특히 3.0리터 가솔린 사양보다 이쪽이 가속감은 더 앞선다. 특히 2,000~2,500rpm 사이에서 거의 모든 영역의 가속을 커버해준다. 굳이 킥다운을 할 정도의 급가속이 아니라면 오른발로 가솔린 엔진과 같은 수준으로 부드럽게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때는 회전저항을 느끼지도 않고 어지간한 상황에서는 부족하지 않은 가감속이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소음에 대해서 신경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차를 세운 상태에서 밖에서 들을 때는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이 들리지만 실내에서는 차음 상태가 좋다. 특별히 누가 언질을 하지 않으면 가솔린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다. 물론 오늘날 디젤은 가솔린보다 더 조용한 것도 많지만 의심스러우면 실제 시승을 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더불어 스티어링 휠로 진동이 전달되지도 않는다.
제원표상의 안전 최고속도인 230km/h까지는 도로상황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가지 아쉬운 대목은 고속 영역에서 급 제동을 했을 경우 차체의 중량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과거 가솔린 사양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아마 여러 사람이 시승하면서 상태가 좋지 않아진 것으로 보인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더블 위시본. 여기에 607만의 장비인 9단계로 조정되는 전자제어 댐핑 시스템 AMVAR도 여전하다. AUTO와 SPORT 두 가지 모드가 있고 오토는 9종류의 다른 댐핑을 주행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최적으로 설정된다. 스포츠 모드의 경우는 그 중 가장 하드한 세팅으로 되어 있다. 실렉트 레버 뒤쪽의 스포츠 모드 버튼을 누르면 댐퍼가 하드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 동시에 스티어링도 응답성이 무거워진다. 이때는 노면 정보의 전달이 상당히 직접적이라는 느낌이 든다. 포장도로에서의 노면 요철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는 느낌이다.
핸들링 특성은 뉴트럴. 스티어링은 전체적으로 약간 무거운 듯한 감이다. 하지만 핸들링 최우선의 프랑스차 다움은 여기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응답성이 예민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얘기하다 보니 부분적으로 메르세데스류의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생각이 든다. 발진하는 순간의 일종의 안심감을 비롯해 구경이 큰 스티어링 휠, 초기 답력이 비교적 무거운 스로틀, 전체적으로 플랫한 라이드 등을 말한다. 이는 1970년대 푸조가 벤츠의 주행 성격과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은 적이 있는데 그런 부분이 여전히 어느 정도는 반영되고 있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주행성을 위한 ESP, EBD, ASR, ABS, 비상 브레이크 보조장치 등 전자제어 장치들도 만재하고 있다. 물론 앞좌석 듀얼 에어백과 사이드 에어백, 그리고 커튼식 에어백도 채용하고 있다. 브렘보제 브레이크는 4륜 디스크로 프론트만 벤틸레이티드. ABS가 작동되는 급제동 상황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자동으로 비상등이 점등되어 후속차에게 경고해 주는 것도 아이디어다.
607 HDi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연비일 것이다. 제원표상으로 리터당 11km다. 2.7리터의 배기량으로 이정도의 연비는 단순 수치만으로도 높은 것이다. 또한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가솔린과는 달리 실제 연비는 제원표상의 수치보다 더 높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3.0리터 가솔린과 이 2.7리터 HDi중에서 선택하라면 이쪽에 손이 먼저 갈 것 같다. 무엇보다 중저속에서의 두터운 토크감이 인상적이다. 소음과 진동면에서도 차이를 체감할 수 없다. 시트 히팅 등 한 두 가지 옵션이 빠져 있기는 하지만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

주요제원 푸조 607 HDi

크기 : 전장×전폭×전고 4,902×1,835×1,442mm.
휠 베이스 2,800mm
트레드 앞/뒤 1,528/1,529mm
차량중량 1,723kg,

엔진 : 2,721c V6 DOHC 4밸브 I
보어×스트로크 81.0 x 88.0mm
최고출력 204bhp/4,000rpm, 최대토크 44.9kgm/1,900rpm
압축비 : 17.3

구동방식 : FF
트랜스미션 : 6단 팁트로닉
기어비 : 34.149/2.37/1.555/1.155/0.859/0.686/3.39 (후진)
최종감속비 : 3.534
서스펜션 앞/뒤 : 스트럿/더블 위시본
스티어링 휠 : 랙 & 피니언(파워)

0-100km/h : 8.7초
최고속도 : 230km/h
최소회전반경 : ---m
타이어 : 225/50R17
연비 : 11km/ℓ
연료탱크 용량 : 80리터
가솔린 옥탄가 : ----
차량가격 : 6,71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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