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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포르쉐 뉴 911 카레라 4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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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5-12-06 20:4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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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 911이 새로운 모습으로 국내에 선을 보인 후, 두 가지 카브리올레 모델이 추가되었고, 1년 만에 4륜 구동 모델이 또 다시 선을 보였다. 지난 11월 초 대치동 포르쉐 센터에서 새롭게 선 보인 911 모델은 카레라 4, 카레라 4 카브리올레, 카레라 4S, 카레라 4S 카브리올레의 4가지 가지치기 모델이었다. 결국 지금까지 국내에 들어와 있던 4가지 라인업에 각각 4륜 구동이 더해져 총 8가지의 911 모델 라인업이 구성된 것이다. 이는 가지치기 모델이 등장할 때 마다 국내에도 모두 소개된 것으로 과거에는 일부가 국내에 소개되지 않거나 소개되더라도 상당한 시간이 지난 뒤에 소개되었던 것을 감안하면 그 만큼 한국에서의 포르쉐의 위상이 성장한 때문일 것이다.

글, 사진 / 박기돈 (메가오토 컨텐츠팀 실장)

이처럼 새로운 911 모델이 소개가 되긴 했지만 금방 시승할 기회가 올 것 같진 않았었는데 의외로 빨리 911 4륜 구동 모델을 시승할 기회가 왔다. 그것도 그냥 한 모델만 시승하는 것이 아니라 911 카레라, 박스터, 카이엔까지 모두 시승해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포르쉐의 공식 임포터인 스투트가르트 스포츠카 주식회사가 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시행하기 위해 개발한 포르쉐 체험 시승 행사인 포르쉐 드라이빙 어드벤처를 국내 기자들에게 공개한 것이다.
지난 11월 24일 기자들은 대치동 포르쉐 센터에 모였다. 이날 준비된 시승차는 뉴 박스터, 911(997) 카레라, 911(997) 카레라 4, 911(996) 카레라 4S, 그리고 카이엔 V6 이렇게 5가지 모델이었다(이 후 911은 비교를 위하여 일부 코드명으로 기재하겠다). 하지만 이날 하루 동안에 5가지 모델을 모두 운전해 볼 수 있는 여유는 없었던 만큼 오전과 오후 각각 시승과 동승을 통해 총 5대의 포르쉐를 경험할 수 있었다. 2대는 직접 운전해 보았고, 3대는 동승을 하는 것이었다.
카레라 4가 가장 최근에 소개되었을 뿐 아니라 런칭 후 시승으로는 처음인 만큼 당연히 가장 관심이 높았지만 참가한 기자들 중 일부는 포르쉐를 처음 운전해 보는 이도 있었고, 다른 모델을 시승해 보지 못한 기자들도 있어서 카레라 4의 스티어링 휠을 얻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기자는 뉴 박스터와 997 카레라를 이미 시승했으며, 카이엔은 시승차로 나온 V6를 제외한 카이엔 S와 카이엔 터보 모델을 모두 시승해 보았었다. 그러니 기자의 관심은 아직 시승해 보지 못한 두 모델을 시승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는데, 정말 다행히도 이날 기자가 시승하게 된 모델은 996카레라 4S와 997 카레라 4였다. 언뜻 약간의 차이가 있는 모델들처럼 보이지만 최상의 시승 궁합이었음을 잠시 후 이야기하고자 한다.

시승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이 있은 후 각자 배정 받은 차에 올랐다.
시승 코스는 영종도를 다녀오는 코스와 제천 청풍문화재 단지를 다녀오는 2개의 코스가 개발되어 있는데 기자단은 올림픽대로와 중부 고속도로를 지나 제천을 다녀오는 코스를 이용하게 되었다. 고속도로와 국도, 청풍 호반도로는 물론 박달재를 오르내리는 와인딩 코스까지 갖춘, 그야말로 포르쉐를 위한 적절한 시승코스였다.

시승팀 전체의 사진도 담당하기로 한 기자는 처음 카이엔 동반자석에 올랐다. 카이엔 V6 모델은 아직 시승해 보지 못했었기에 한 번쯤 운전대를 잡아보고도 싶었지만, 카이엔 S와 터보가 주었던 강렬한 인상을 생각하면 직접 운전을 하지 않은 것이 오히려 다행(?)일 것이라고 스스로 위로하며, 본분인 촬영에 임했다. 카이엔의 동반자석에서 창문을 열고 몸을 거의 차 밖으로 내밀다시피 한 상태로 일렬로 중부 고속도로를 달리는 포르쉐들을 촬영했다. 카메라 뷰 파인더 안에 비친, 다양한 포르쉐가 일렬로 늘어선 모습은 멋진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이렇게 촬영을 하자면 편도 2차선인 도로에서 다른 차량들에 방해가 되는 건 당연한 사실, 그런데도 뒤 따라 오던 많은 차량들이 신기한 듯 구경하면서 많이 양보해 주었고 덕분에 촬영도 순조롭게 잘 진행할 수 있었다.

중앙고속도로를 빠져 나와 국도변의 한 휴게소에서 드라이버를 교체했다. 이제 기다리던 기자의 시승타임. 첫 차는 996 카레라 4S였다. 기자의 911 4륜구동 모델 시승은 몇 해 전 태백 서킷에서의 996터보와의 만남과 서울 시내와 올림픽 대로에서의 아주 짧았던 993 터보와의 만남 이후 세 번째가 되긴 한다. 하지만 두 번 다 너무나 잠깐씩 스쳐 지나다시피 한 시승이었던 지라 이번 시승과 비교하기에는 가진 정보가 너무 부족했다.
그래서 처음 4륜 구동모델을 타는 심정으로 996 카레라 4S에 올랐다.

묘하게도 기자가 시승한 996 카레라 4S와 997 카레라 4는 이름은 다르지만 정확하게는 후계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관계에 있다. 모델명에 4가 붙는 경우는 911에만 있으며, S는 박스터와 카이엔, 그리고 최신형인 카이맨에도 붙는다. 4는 4륜 구동을 의미하고, S는 고성능 버전임을 의미하는데 보다 정밀하게 따져보면 각 모델들마다 차이가 있다. 특히 996과 997에서 4와 S가 가지는 의미는 약간 차이가 있다.
996에서 카레라 뒤에 S가 붙으면 카레라와 엔진은 동일하면서 바디 스타일과 서스펜션 등에서 차이가 나고, 997에서는 S가 붙으면 바디는 똑같으면서 엔진에서 배기량과 출력이 차이가 난다.
그리고 996에서 카레라 뒤에 4가 붙으면 엔진과 바디는 같으면서 4륜 구동만 추가된 반면, 997에서 4가 붙으면 4륜 구동의 추가는 물론 바디스타일링도 와이드한 형태로 함께 바뀌게 되었다.
정리하면 996 카레라 4S는 기본형인 996 카레라와 엔진은 같고 바디 스타일이 와이드한 터보 룩 바디이면서 4륜구동 모델인데, 997 카레라 4도 역시 기본형인 997 카레라와 엔진이 같고 바디 스타일이 와이드한 바디이면서 4륜 구동 모델이다. 결국 이름에서 S가 붙은 차이가 나지만 실제로는 스타일과 엔진, 구동방식이 같은 모델인 셈이다. 굳이 차이점을 찾자면 996 카레라 4S는 996터보의 스타일을 하고 있는 반면 997 카레라 4는 아직 997 터보가 등장하지 않아 그 차이가 많이 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엔진 출력이 5마력 향상되었다는 점 정도이다.

그러면 먼저 시승할 996 카레라 4S를 살펴보자. 엔진은 카레라와 같은 수펑대향 6기통 3.6리터로 최고출력 320마력/6,800rpm과 최대토크 37.7Kg.m/4.250rpm를 낸다. 스타일링은 996 터보의 모습을 많이 닮았는데 앞 모습에 911 터보와 같이 대형 공기 흡입구를 더하고 뒤 펜더를 60mm 늘였으며 차체를 10mm 낮추었다. 브레이크 캘리퍼도 터보와 같은 빨간색을 사용하고 터보 룩 II 18인치 휠이 장착되었다.
또한 911터보에 적용된 것과 같은 비스커스 다판 클러치 방식의 4륜 구동 시스템에 의해 전륜에 항상 5% 이상의 파워를 전달하며, 필요에 따라 최대 40%까지의 힘이 전달된다. 이를 통해 보다 강렬한 바디 스타일과 함께 넓은 차체, 4륜 구동으로 인한 향상된 그립력과 향상된 제동력을 얻어 보다 다이나믹한 911이 될 수 있었다.
그러면 996 카레라 4S가 996 터보와 외관상 구분되는 점은 무엇일까? 터보엔진을 위해 엄청난 양의 공기를 들이키도록 뚫어놓은 뒤 펜더 앞쪽의 공기 흡입구가 없고 터보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고정형 대형 리어 윙 또한 없다. 카레라와 같은 가변형 리어 윙이 그대로 장착되었다. 그리고 뒤 엔진 커버 아래쪽에 959와 993까지 사용되었던 일체형의 브레이크 밴드가 마련되어 있다. 좌우 리어 램프를 연결하는 빨간색 패널인 이 밴드는 996 라인 업에서는 996 4S 모델에만 있는 것이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이 빨간색 밴드를 좋아한다. 959의 이미지가 묻어 나기도 하고 왠지 정통 911 이라는 느낌이 들기도 해서다. 물론 차체가 넓어 보여서 보기에도 좋다. 하지만 밴드에 이전 모델들 처럼 `PORSCHE`가 새겨져 있지 않은 점은 아쉽다.

실내는 996 카레라와 동일하다. 시승차에는 어깨 부분에 날개가 달린 스포츠 시트가 마련되었다. 앞 뒤 슬라이딩은 수동으로 조절하고 등받이 각도는 자동으로 조절한다. 기본형 시트도 몸을 잘 지지해 주기는 하지만 스포츠 시트는 보기에도 멋있을 뿐 아니라 강성이 높고 몸을 지지하는 능력이 더욱 탁월하다.
스티어링 휠은 틸팅 기능은 없고 길이 조절이 되는 수동식 텔레스코픽 기능만 있다. 포르쉐에 않으면 늘 자세를 잡는데 다른 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 만큼 그 후에 있을 강력한 퍼포먼스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뜻이 아니겠는가? 몇 번을 몸을 이리저리 놀려 가면서 최적의 자세를 잡은 다음 출발이다.
이미 정평이 나있지만 포르쉐는 기어도 패달도 스티어링 휠도 무겁다. 심지어 팁트로닉 변속기의 기어 레버를 P에서 D로 내리는 것조차도 무겁다.
시승코스는 국도였음에도 오히려 이전의 중부 고속도로보다 교통 상황이 좋아 더 고속으로 달릴 수 있었다. 몇몇 구간에서 얻은 최고속도는 시속 230Km, 너무나 쉽게 200Km/h를 오르내린다. 선도차 카이엔, 박스터, 997 카레라, 997 카레라 4의 뒤를 이어 달리면서 앞 차와의 간격을 벌렸다가 순식간에 따라 잡는 식으로 가속력을 즐겼다. 물론 그 때마다 등 뒤에서 울려 퍼지는, 풍부한 성량을 지닌 바리톤 성악가의 환상적인 노래도 함께 즐겼다.
이 때, 시승팀을 이끌던 선도차의 팀장님으로부터 이색적인 주문이 전달되었다. 브레이크를 테스트해 보라는 것. 고속으로 달리다가 스티어링 휠에서 두 손을 모두 땐 채로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아보라는 것이다. 이미 여러 차례 포르쉐를 경험했었고, 특히 그 강력한 브레이크 성능은 가히 최고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기자였지만, 그리고 프루빙 그라운드에서는 다른 차로 두 손을 모두 놓고 시속 200Km로 주행 해 보기도 한 기자이지만, 일반도로에서 두 손을 모두 놓고 급 브레이크를 밟아 보라니? 최근 모 스포츠 모델 시승 때 급 브레이크를 밟자 뒤가 심하게 흔들렸던 기억이 순간적으로 스쳐 지나갔지만 해 보라는 데 마다할 기자가 아니다.
옆 자리에 동승한 다른 기자에게 조심하라는 신호를 보낸 후 두 손을 모두 놓은 상태에서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다. 앞 머리가 땅에 박힐 듯이 속도가 순간적으로 떨어졌지만 차체는 정말 한치의 흔들림도 없이 라인을 유지했다. 탄성을 지르며 몇 번을 더 시도해 보았다. 새로운 방식으로 다시 한 번 더 포르쉐의 명성을 실감한 순간이었다.
잠시 후 박달재에 오르게 된다는 무전이 왔다. 이제야 911 4S의 진가를 느낄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함께 시작된 오르막 와인딩. 기회가 될 때 마다 과감하게 코너에 진입했고, 이미 너무나 잘 알려진 포르쉐의 뛰어난 노면 장악력에 4륜 구동이 더해져 전혀 자세를 흐트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날카로운 핸들링도 4륜 구동이라고 무뎌지지는 않았다. 그런데 왕복 2차선의 산길은 군데군데 물기가 묻어 있을 뿐 아니라 더구나 초행이다. 간간이 대항차들도 지나간다. 결국 감질만 나고 와인딩을 제대로 달려 보지도 못했는데 벌써 박달재 정상이다. 이런… 기자의 996 4S와의 만남은 여기까지였다.

잠시 휴식 후 박달재를 내려가는 길에는 다시 카이엔에 동승했다. 아쉽게도(?) 박달재는 내려가는 길이 더 좋았다. 이 길을 올라오면서 포르쉐를 즐겼다면 더 좋았을 것을… 청풍호의 풍경을 감상하면서 호반을 끼고 달린 후 점심 식사와 휴식, 잠깐 동안의 촬영이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는 먼저 박스터에 동승했다. 중앙 고속도로에 올라 치악 휴게소까지 달렸다. 교통 상황이 좋은 고속도로인 만큼 기자들은 각자 함께 한 포르쉐의 최고 성능을 경험하겠다는 양으로 폭발적인 달리기 들을 즐겼다.

그리고 휴게소에서 마지막 운전자 교대. 이제 기자가 다시 운전할 차례, 모델은 이날 시승의 하이라이트 997 카레라 4였다. 코스는 치악 휴게소를 출발, 영동 고속도로로 옮겨 탄 후 다시 중부 고속도로로, 그리고 올림픽 대로를 통해 출발 지점인 포르쉐 센터에 이르는 길이다. 잡지 시승을 위해 정말 많이도 다녔던 길이었다.

997 카라레 4는 역시 996 카레라 4S와 같은 수평대향 6기통 3.6리터 엔진이 장착되었다. 하지만 997로 진화하면서 출력을 5마력 높여 같은 6,800rpm에서 최고출력 325마력을 발휘하며 최대토크는 996과 같은 37.7kg.m/4,250rpm을 발휘한다.
그리고 997 카레라에 4륜 구동을 더하면서 뒤 펜더를 44mm 늘였는데, 최고속도는 카레라에 비해 5Km/h가 내려간 275Km/h에 이르고 0~시속 100Km 가속은 0.1초 늦은 5.6초에 끝낸다. 이는 996 카레라 4S와 같은 성능이다. 이처럼 수치로 보여지는 성능에서 큰 차이가 없는데 과연 새롭게 태어난 997 카레라 4는 어떤 느낌일까?

997 카레라 4에 올랐다. 기자가 자세를 잡는 동안 벌써 다른 차들은 출발한다. 급한 마음에 대충 자세를 잡으려는데, 어! 시트가 좀 다르다. 시승차에는 997로 진화하면서 새롭게 옵션으로 등장한 어댑티브 스포츠 시트가 마련되어 있었다. 보다 넓게 등을 지지해 주는 옵션형 스포츠 시트에 요추 받침까지 갖춘 전자동일 뿐 아니라 옆구리와 허벅지 쪽 날개를 전동으로 조이거나 벌려 주는 기능까지 마련되어 있다. 시트 왼쪽 옆면 맨 앞 부분에 마련된 두개의 버튼을 조작하면 상황에 따라서 다소 여유롭게 편한 자세로 운전을 하거나 와인딩을 달리기 위해 몸에 꼭 맞춘 전투태세로 바꿀 수도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에서도 일부 럭셔리 스포츠 모델들에서만 보아왔던, 말 그래도 럭셔리한 장비였었는데, 이렇게 포르쉐에서 만날 줄이야.
시트를 만지작거리느라 잠시 뜸을 들였지만 지금은 전투태세. 997 카레라 4를 처음 시승하는 만큼 997 카레라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오전에 시승했던 996 카레라 4S와는 또 어떤 차이가 나는지 느껴봐야 하는 만큼 시트를 단단히 조였다.

엑셀을 지긋이 누르면서 휴게소를 빠져 나와 본선에 합류했다. 그런데 벌써 996 4S와는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확실하다. 무척이나 가볍다. 그럴 리가? 분명히 엔진은 배기량이 같고, 출력 차이라야 겨우 5마력이 높아졌을 뿐인데 이렇게 가벼울 수가 있는가? 그것도 가속력과 최고속도는 수치상 동일하다는데 이 느낌의 차이는 무엇일까?
해답은 바로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 플러스에 있었다.
사실 997 카레라를 이미 시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스포츠 크로노 패키지 플러스의 효과를 제대로 실감하지는 못했었다. 단지 설명상으로만 이해하고 있었을 뿐. 하지만 이번에 그 차이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엑셀에 대한 엔진 반응이 빨라지고, 서스펜션과 각종 자세 제어장치들이 보다 다이나믹한 주행을 위해 대응하도록 해준다고 한다. 성능상의 수치에서는 차이가 나지 않지만 실제로 몸은 보다 가볍고 예리하게 달리는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미스터리한 장치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과거 메르세데스-벤츠의 한 박자 느리고 무거웠던 액셀 반응을 보다 즉각적으로 만들었던 드라이브 바이 와이어의 느낌과 상당히 비슷하다.
그런만큼 오른발에 훨씬 부담이 적다. 기분도 훨씬 경쾌하다. 기분때문인지, 네 바퀴가 땅에 붙어 있는 듯한 느낌도 조금은 다르다. 역시 약간 가벼운 듯하면서도 보다 효과적으로 잡는다는 기분이다. 다소 과장해서 비유하자면, 산을 오를 때 발이 바위에 착 달라 붙는 힘은 비슷하지만 군용 워커를 신고 바위를 오르는 느낌과 내 발에 꼭 맞는 가벼운 등산화를 신고 바위를 오르는 느낌의 차이라 할 수 있을까? 그런 느낌이긴 하지만 역시 과장이 좀 심하긴 하다.

포르쉐 911의 접지력은 기본형인 후륜 구동에서도 이미 정평이 나있다. 그것은 어쩌면 구조적인 핸디캡일 수도 있는 리어 엔진, 리어 드라이브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임에 틀림없다. 그런 포르쉐가 거기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적극적인 주행 안정성을 얻기 위해 과감히 도입한 4륜 구동은 과연 얼마나 안정성을 높일 수 있었을까? 사실 그것은 포르쉐를 한계까지 몰아 가는 주행에서라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와인딩을 달려 볼 기회는 없었던 만큼 확연하게 그 차이를 느낄 수는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포르쉐 4륜 구동의 매력을 만끽하겠다는 부담은 벗어 버리고 교통량이 적당한 고속도로와 올림픽대로에서 포르쉐 911의 폭발적인 파워를 마음껏 즐겼다.

포르쉐가 마련한 이번 드라이빙 어드벤처는 새롭게 포르쉐 고객이 되려는 사람들에게 포르쉐를 알리기에는 더 없이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기자처럼 새롭게 선보인 911 카레라 4의 성능을 확인해 보고 독자들게 전하고자 하는 의도 앞엔 2% 부족함이 느껴졌다.
앞으로 서킷에서 포르쉐를 제대로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하니 그 때는 진정한 포르쉐 4륜 구동의 매력을 체험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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