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오토뉴스

상단배너

  • 검색
  • 시승기검색

데스크 | 2001 디트로이트 모터쇼 |

페이지 정보

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1-01-16 09:40:45

본문

젊은 감각으로 크로스오버, SUV, 오픈 로드스터 시장을 공략하라

해마다 연초 전 세계 자동차업계의 흐름을 짐작케 해주는 디트로이트쇼가 어김없이 코보홀에서 개최되었다. 미국의 정권 교체와 함께 경제상황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열리는 쇼인만큼 앞으로 수년간 자동차업계의 경향을 적나라하게 파악할 수 있는 장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여전히 프레스센터는 프레스데이 내내 붐볐으며 프레스 컨퍼런스장에는 발을 디딜 틈이 없이 많은 기자들이 몰려 들어 미국시장의 건실함에 혀를 내둘러야만했다. 이번 쇼는 1월 7일부터 10일까지 프레스데이, 11일, 12일 양일간은 특별관람, 그리고 13일부터 21일까지 일반에게 공개되었다. 50여개 업체가 전시한 800여대의 차량 중 크로스오버와 SUV가 초강세를 보인 2001 디트로이트쇼를 감상해 보자.

2001년 벽두 디트로이트 코보홀을 들끓게 한 디트로이트쇼는 휘발유가격이 인상되고 정권이 바뀌어 미국 경제가 침체될 것이라는 국내의 어설픈 전망과는 달리 미국시장은 여전히 활황을 과시하고 있음을 한눈에 보여준 쇼였다. 표면적으로 나타난 특징을 들라면 우선은 무엇보다 크로스오버 비클과 SUV의 득세가 가장 큰 특징. 아니 그보다 자동차가 아예 크로스오버나 SUV화하는 것이 아니냐 하는 의구심마저 일게 하기에 충분한 상황이 연출되었다.

세계 최대의 SUV시장임을 감안하더라도 GM 뷰익 디비전의 Rendezvous, 캐딜락 Vision, 볼보 ACC, 인피니티 FX45, 렉서스 IS300 Sportcross, 미쓰비시 ASX, 아우디 Steppenwolf, 세턴 VUE 등 거의 모든 브랜드들이 새로운 SUV나 크로스오버 비클을 라인업시켜 가히 열풍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 주었다. 뿐만 아니라 포르쉐까지 SUV를 개발하고 있으니 더 이상 거론하지 않아도 충분히 짐작이 갈 것이다. 물론 현대자동차의 싼타페도 주목의 대상이며 대우자동차도 미니밴이기는 하지만 레조를 소개시켰다. 다시 말해 이제 SUV가 없는 메이커는 지구상에 없는 셈이 되었다. 그것은 세계 최대의 SUV 시장인 미국과 두 번째 시장인 일본 메이커들이 주도를 하는 양상이며 이제는 유럽 메이커들까지도 SUV를 생산하지 않는 업체가 없을 지경에 이르고 있는 것이다.

이는 몇 년 전 모노볼륨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어 내면서 작지만 실용성이 풍부한 차를 모토로 내 세우며 주목을 끌었던 유럽 메이커들에게는 불만스러운 내용이 아닐 수 없지만 세계 최대시장이 요구하는 것을 결코 외면할 수 없다는 사실에 앞으로 이런 바람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최근 대부분 갤런당 1달러 50센트 주변까지 치솟은 휘발유 가격을 생각하면 말 그대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현장에서 만난 많은 업계관계자들이나 자동차전문기자들은 이런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를 들어 미국시장은 연간 판매대수가 1500만대 이상만 유지하면 괜찮다고 할 수 있는데 1999년에는 비정상적으로(?) 1,780만대가 팔려 사상 최대의 기록을 보였고 2,000년도 크게 떨어지지는 않았으며 포드의 CEO 잭 나세르는 올해에도 1,650만대 수준은 유지할 것으로 보여 미국의 자동차시장은 결코 침체되지 않을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래서 한국의 어설픈 전문가들이 말하는 미국시장의 심각한 경기침체는 없을 것이라는 것이 대부분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그렇다면 현대자동차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미국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져 우리에게는 희망적인 내용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크로스오버, SUV, 오픈 스포츠 로드스터의
주 고객 대상은 젊은 층

어쨌거나 최근 등장하는 크로스오버 비클이나 SUV모델들은 대부분이 그 성격과는 관계없이 승용차감각의 승차감과 주행성을 강조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스포츠카 지향의 모델도 있다. 동시에 승용차와 미니밴, SUV, 트럭, 스포츠카 등등 각각의 취향에 따라 복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여기에 마쓰다 MX-5로부터 시작된 오픈 스포츠 로드스터의 바람도 여전했다. 복스터를 비롯해 SLK, 아우디 TT 등에 더해 렉서스 SC430, 뷰익 Bengal, 아쿠라 RS-X, 마쓰다 RX-8, 포드 썬더버드, BMW Z9 컨버터블 등 이 장르의 모델들 역시 그 끝을 모를 정도로 기세를 올리고 있다.

디자인 측면에서는 글래스 루프가 점차 빛을 얻어가는 추세이며 미드게이트라는 개념의 등장, B필러가 없이 도어를 앞 뒤로 각각 여는 형식이 다용되고 있다는 것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런 터치의 목적은 물론 개방감의 추구이다. 그리고 무조건 큰 차보다는 적절한 크기이면서 실내공간을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을 지향하고 있다.

또 대부분의 메이커들은 주 대상 고객층을 젊은 층으로 삼는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표방하고 있다. 2년 전 썬더버드를 내세우며 향수를 자극하는 모델이 반짝하는 듯하더니 이제는 아예 젊은 감각을 살리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는 듯한 차 만들기를 하고 있다. 다시 말해 베이비 붐 세대를 노리기 보다는 25세에서 35세 사이의 혈기왕성한 수요층에게 어필하는 차 만들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미국 경제의 침체기미에 대비해 안정적인 소비를 하는 중장년층보다는 충동구매가 더 많은 젊은 층을 노리는 것이 더 현실적이기 때문이지 않느냐는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도 있었다.

한편 독일 메이커들의 잠재력이 점차 그 힘을 얻어가고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을 것 같다. 특히 렉서스라는 브랜드에 밀려 역사와 전통을 가진 명차의 이미지를 구겼던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가 고급차 시장에서 렉서스를 위협하기 시작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대형차 시장에서는 이미 렉서스 다음으로 미국차를 재치고 벤츠가 순위에 올랐는데 이런 흐름은 미국에 생산공장을 세운 이후 두드러진 양상이다. 포르쉐의 순항도 복스터 발매 이후 그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포르쉐 최강버전 911GT2를 미국시장에 데뷔시켰다. 아우디와 폴크스바겐 그룹의 판매량도 일취월장하고 있다.

여기에 80년대 말 렉서스의 등장으로 시작되었던 일본 메이커의 해외 브랜드가 이제는 확실하게 독자적인 위치를 확보했다는 점도 이번 쇼에서 간과할 수 없는 내용일 것이다. 렉서스와 아쿠라, 인피니티 모두 풀라인업을 갖추어 가고 있다. 특히 렉서스, 아쿠라에 이어 인피니티까지 SUV를 갖추었으니 독립적인 위치를 이미 확보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안전에 관한 비중이 갈수록 높아져 간다는 것과 그동안 설왕설래했던 차세대 에너지 문제가 퓨얼 셀로 규정되어 간다는 것이다. 물론 아직은 표준화에 대한 문제가 남아있으며 과도기적 존재로 하이브리드가 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GM도 새로운 개념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소개했고 혼다 인사이트와 토요타 프리우스 등 하이브리드카들이 더욱 각광을 받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것도 이런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퓨얼 셀의 제조 기준이 두 가지로 갈라져 표준화하는데 아직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점이 후발업체들에게는 불안 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2003년부터는 어쨌든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완전무공해차를 판매해야 한다는 강제상황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그 귀추가 주목된다.

어쨌든 21세기 첫해에 열린 디트로이트쇼는 미래차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 아직은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어 구매에 연결되게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 하는데 그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다. 그런 면에서 오픈 로드스터, SUV와 크로스오버 비클, 그리고 젊은 수요층의 공략 등이 자동차회사들의 화두가 되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Gallery
하단배너
우측배너(위)
우측배너(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