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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 폭스바겐 골프 GTI 시승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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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ㅣ 사진 : 채영석(webmaster@global-autonews.com)  
승인 2006-03-18 16: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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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국 내외 자동차 저널리스트들이 갖은 미사여구들을 동원하며 찬양해 마지않는 5세대 골프 GTI를 대하는 기자의 마음은 상당히 곤혹스러웠다. 스타일이나 성능으로 따질 때 기자를 유혹하는 더 매력적인 해치백들이 없는 것도 아닌데 과연 골프 GTI에서 그들을 능가하는 매력을 찾을 수 있을까? 또한 GTI에서 많은 단점을 발견하게 된다면 그것도 안타깝겠지만, 정말 GTI가 그렇게 좋다면 또 어떤 다른 방법으로 GTI를 표현할 수 있을지도 고민이긴 마찬가지다.

글 / 박기돈 (메가오토 컨텐츠팀 실장)
사진 / 박기돈, 원선웅 (메가오토 컨텐츠팀)

일종의 반발 심리인지 모르겠지만 기자는 아직 타보지 못한 GTI보다는 이미 타 보고 그 매력에 푹 빠졌었던 골프 TDI와 R32를 더 추켜세우며 애써 GTI보다 우월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싶었다. 주장인즉슨 TDI는 파워풀할 뿐 아니라 가공할 만한 놀라운 연비는 그 어떤 경쟁력보다 우수하므로 일상을 위해 골프를 선택한다면 TDI를 능가할 골프는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하반기에 디젤엔진으로 170마력을 발휘하는 골프 GT TDI마저 들어온다면 더욱 그러할 것이다. 또한 골프 중 가장 강력한 엔진과 전천후 4륜 구동이 어우러진 최강의 R32가 있는 만큼 이제 GTI의 시대는 끝났다는 주장이었다.
그런데 최근 모 외국 전문지에서 R32와 GTI를 비교 시승한 후 GTI의 손을 들어준 기사를 보면서 기자의 곤혹스러운 마음에 묘한 호기심이 일기 시작했다. 거부할 수 없는 많은 매력을 지닌 R32보다 GTI를 더 높이 사는 그들의 주장이 과연 타당한 것일까?

Exterior

호기심에다 약간 못 마땅한 눈초리를 섞어 GTI를 만났다. 빨간색 시승차도 있던데 기자를 찾아온 GTI는 하얀색인 것도 못내 아쉬웠다. 빨간색이라면 사진을 찍더라도 한 수 두고 들어가는 건데, 저 하얀색 골프로 이런 우중충한 날씨에 예쁜 사진을 만들 수 있을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폭스바겐 코리아가 하얀색 시승차를 준비한 것은 초대 GTI의 역사를 간직한 색이기 때문이란다. 그래서인지 하얀색 GTI가 의외로 매력 있다는 것을 찬찬히 둘러 보며 느낄 수 있었다. GTI의 가장 큰 특징인 검정색 일체형 라디에이터 그릴과, 액센트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빨간색 U자 라인이 흰색에서 더욱 선명히 빛을 발하고 있다. 벌집 모양 그릴 왼쪽 가슴에 단 반짝이는 GTI로고는 이 차가 충분히 자랑스러워 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조용히 뽐내고 있다. 범퍼 아래쪽 좌우의 흡기구를 닮은 검정색 안개등 하우징도 강한 인상을 더한다.
이런 강렬한 디자인 요소 들로 인해 쉽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헤드램프에도 변화를 주었다. 크롬 링으로 처리된 두개의 원형 램프 바깥 부분을 어둡게 처리하고, 이전의 폭스바겐 로고를 박은 램프대신 프로젝션 타입 HID 램프를 적용해 더욱 선명한 눈매를 만들고 있다.
옆모습에서는 GTI 전용 17인치 알루미늄 휠과 그 사이로 들여다 보이는 빨간색 브레이크 캘리퍼가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다. 차체 아래쪽에 덧댄 검정색 플라스틱 처리도 일반형에 비해 세련되었다. 이 플라스틱 가드는 뒤 범퍼로 이어지는데 뒤 범퍼도 검정 플라스틱인 점은 같지만 일반형과 달리 중앙을 가로지르는 주름을 넣어 상대적으로 빈약했던 뒷 모습에 액센트를 주었으며, 범퍼 왼쪽 아래에 돌출된 듀얼 크롬 머플러가 GTI를 표현하고 있다. 뒤 해치에도 GTI 로고를 달았고 해치 윗 부분에는 일반형보다 큰 스포일러를 더해 강력해진 성능에 대응하고 있다.

바디 스타일은 해치백 3도어와 5도어가 모두 갖추어져 있지만 국내에 우선적으로 들어 온 모델들은 모두 3도어 모델이다. 이마저도 전세계적인 높은 인기로 인해 국내 공급 물량이 그리 넉넉지 않은 형편이며 5도어 모델은 차 후에 추가로 들어올 예정이다.

Interior

3도어 모델답게 스타일이 뛰어난 긴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서면 5세대로 발전하면서 더욱 넓어진 실내와 높아진 품질을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는데, 무엇보다 GTI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보기에도 듬직해 보이는 버켓타입 시트다. 허벅지 바깥쪽과 옆구리를 지지하는 날개를 키우고 새로운 스타일의 헤드레스트에 GTI로고를 새겨 화려하다.
GTI를 위해서 디자인된 이 멋진 버켓 타입 시트는 GTI의 다이나믹한 거동에도 몸을 잘 지지해 준다. 급한 코너를 돌아 나갈 때도 스티어링 휠을 잡은 손 외에 옆구리 등에 별도의 힘을 가하면서 몸을 지탱하려고 애 쓸 필요가 없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어깨 부분이 다소 허전한 느낌이 들면서 R32에서 옵션으로 제공되었던 풀 버켓 시트를 선택할 수 있다면 더 없이 좋겠다는 욕심이 생겨난다.
시트는 수동으로 슬라이딩과 리클라이닝, 그리고 높이 조절을 할 수 있다. 슬라이딩은 레버를 당기는 식이어서 아주 매끄럽게 조작할 수 있지만 등받이를 눕히는 작업은 동그란 다이얼을 돌려야 하므로 사실 번거롭다. 어쩌다 졸려서 차를 세우고 잠시 누워 눈이라도 붙이기 위해 시트 다이얼을 열심히 돌리다 보면 어느새 잠이 다 달아날 것 같다.

버켓시트에 몸을 집어넣고 자리를 잡고 앉으면 이제 손이 기뻐할 차례다. 손으로 잡는 위치를 푹 파고 근육질로 다듬은 멋진 가죽 스티어링 휠은 아래 부분을 잘라내고 GTI로고를 새긴 알루미늄 장식을 더했다. 운전자가 시각과 촉각에서도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다. GTI 전통의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틸팅과 텔레스코픽이 수동으로 조절되고 이동 거리가 충분해 어떠한 체형의 사람도 적당한 운전 자세를 잡을 수 있도록 돕는다. 거기다 스티어링 휠 뒤쪽 적당한 위치에 기어시프트 패들까지 갖추었다.

GTI를 위해 마련된 계기판의 속도계는 아주 정교한 크로노그라프를 연상시킨다. 바깥으로 눈금과 함께 Km 단위의 속도가 표시되어 있고 안쪽으로는 마일 단위의 속도가 함께 표시되어 있다. 주행 중 판독이 크게 어렵진 않지만 그냥 속도계만 보고 있으면 상당히 복잡한 배열이다.

센터페시아는 일반형 골프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데, 인대시 타입 6CD체인저가 새롭게 적용되면서 센터콘솔에 있던 CD체인저가 없어지고, 센터 콘솔박스에는 글러브 박스처럼 냉장 기능을 더했다. 2존 클리마트로닉 에어컨은 2.0FSI 고급형에도 적용된 장비다. 편의 장비 중 제외된 것은 전동 접이식 사이드 미러, 전동 시트, 앞, 뒤 주차 센서 등이다.

2.0 FSI와 2.0 TDI는 각각 6단 팁트로닉과 6단 DSG 변속기를 장착했지만 기어 레버의 디자인은 같았었는데 GTI에는 6단 DSG 변속기의 기어 레버에 GTI를 위해 1세대부터 적용되었던 골프공 모양의 디자인을 적용해 차별화했다. 동그란 기어 레버는 얼핏 보아서 수동변속기 기어레버로 착각할 정도다.

뒷 좌석으로 들어가려면 앞 시트의 어깨 부분에 있는 레버를 당겨 시트를 앞으로 젖힌 후 슬라이딩시키면 여유 있는 입구가 만들어진다. 뒷 좌석에 올라도 그 여유는 여전하다. 골프가 더 이상 소형차가 아니라는 점이 실감나는 순간이다. 기자 정도 체격의 사람이 앞 뒤로 앉아도 크게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뒷 좌석 공간이 여유롭다.
앞으로 젖힌 시트를 다시 펼칠 때는 약간의 요령이 필요하다. 앞으로 젖혀져 있는 상태에서 어깨 부분의 레버를 당겨서 시트를 뒤로 밀면 등받이만 펴지고 앞으로 슬라이딩 된 부분이 뒤로 밀려나지 않는다. 따라서 시트를 펼 땐 먼저 레버를 당기기 전에 접혀있는 채로 시트를 뒤로 밀면 뒤로 슬라이딩이 된다. 그리고 나서 레버를 당겨 시트를 펴면 접기 전 상태로 돌아간다.

최근 독일차들이 비슷한 기능들을 함께 채용하는 경향들이 있는데 역시 골프도 상당히 똑똑한 기능들을 갖추었다. 실제 주행에서 운전자가 크게 인식하지 못하는 부분이지만 골프는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 쓴 흔적이 많이 나타난다.
주행 중 차선 변경 때 편리한 원터치 방향지시등과 비상등이 켜진 상태에서도 방향지시등이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것, 시동이 꺼진 상태에서 음악을 듣다가 시동을 걸어도 음악이 끊어지지 않는 기능 등은 이미 여러 차례 지적한 내용들이고 이번에 GTI를 시승하면서 새롭게 발견한 부분이 있다. 아마 대부분의 운전자가 경험해 보았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시동이 걸려 있는 줄 모르고 다시 키를 돌려 시동을 걸게 되면 스타터 모터가 돌면서 끼리릭하는 불쾌한 파열음이 생기게 된다. 이번 시승에서 기자는 어이 없이 이런 실수를 했는데…… 어라,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다시 한 번 시동키를 돌려 보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다. 자동차가 시동이 걸려 있는 상태를 인식하고 그 상태에서는 시동키를 다시 돌리더라도 스타터 모터를 가동하지 않는 것이었다. 아주 똑똑한 골프다.

Performance

골프 GTI에는 직분사 방식인 2.0 FSI 엔진에 터보차저를 더해 최고출력 200마력/6,000rpm과 최대토크 28.6Kg.m/1,800~5,000rpm의 강력한 성능을 자랑하는 2.0 TFSI 엔진이 얹힌다. 이 엔진은 사실 골프 GTI를 만나기 전에 이미 경험한 바 있다. 폭스바겐 파사트 2.0 TFSI와 아우디 A4 2.0 TFSI를 통해서였다. 그런 만큼 그 매력적인 엔진성능이야 익히 알고 있는 바지만 그들과 달리 해치백이면서 보다 가벼운, 그리고 단단한 하체를 가진 GTI와의 매치는 어떨지 무척 궁금해진다.
이 엔진과 함께 GTI의 성능을 이끌고 있는 장비는 자동변속기처럼 편하게 운전할 수 있지만 구조적으로는 토크 컨버터가 없는 완전한 수동변속기 구조이면서 두 개의 전동식 클러치를 가지고 완벽한 변속을 이끌어내는 최첨단 수동 겸용 자동변속기인 6단 DSG 변속기다. 이 변속기 또한 골프 TDI와 골프 R32를 통해서 그 성능을 경험한 바 있지만 엔진성격이 다른 모델이었던 만큼 GTI와의 조화가 역시 궁금하다.

이제 직접 달리면서 GTI의 진가를 알아봐야 할 시간이다.
D모드로 주행하면 서서히 올라가는 속도에 반해 6단 DSG는 재빠르게 변속기를 돌린다. D모드에서도 계기판에 현재의 기어위치를 표시해 주므로 수시로 변속기의 상황을 확인할 수도 있는데, 거의 10Km/h 올라갈 때 마다 기어가 한 단씩 올라가 60Km/h가 되면 벌써 6단으로 주행하게 된다. 수동모드로 주행할 때도 시속 약 55Km이상만 되면 6단으로 변속이 가능하다. 6단으로 100km/h를 달릴 때 회전수는 2,300rpm이었다. 또한 1,800rpm부터 터져 나오는 강력한 토크 덕분에 일상적인 주행에서도 여유로움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터보 엔진을 장착했음에도 일상 주행에서는 12.0 Km/L의 뛰어난 연비를 실현하고 있다.
DSG는 수동변속기 베이스의 다른 변속기인 BMW SMG나 페라리 F1 변속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고 정교하다. 또한 그들과 달리 크리핑 기능이 있어 출발도 한결 부드러운데, 자동변속기보다 약간 약한 크리핑은 언덕에서 뒤로 약간 밀리다가 올라가는 재미있는 반응을 보였다.

D 모드에서 90Km/h로 정속주행하면 기어는 6단에 물려 있다. 이 때 기어 레버를 S모드로 이동하면 기어는 순식간에 무려 3단이나 내려가 3단으로 주행하게 된다. 물론 회전수를 순식간에 올리면서 매치시켜 주므로 변속충격은 거의 없다. S모드에서는 수동으로 변속하지 않더라도 경쾌한 달리기가 가능하도록 항상 고회전을 유지해 준다. 또한 S모드로 달릴 경우 DSG가 선사하는 멋진 힐앤토를 만끽하며 달릴 수 있다. 주행 속도와 액셀 페달의 개도 정도 등 상황에 따라 rpm이 3천에서 5천 사이로 떨어지면 힐앤토와 같은 방식으로 기어를 내리는데 rpm을 올려서 회전수를 매치시켜 준다. 천 rpm이 약간 못 되게 회전수가 순식간에 상승함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항상 높은 토크를 뽑아 쓸 수 있는 회전수를 유지해 주므로 S모드로 주행한다면 언제든지, 가차없이 치고 나가는 주행이 가능하다.
하지만 같은 6단 DSG를 장착하고도 훨씬 높은 회전수 영역을 사용하던 아우디 TT 3.2 DSG와는 사뭇 다르다. 주로 사용하는 회전수 영역이 낮을 뿐 아니라 그 만큼 시프트다운 시 회전상승폭도 약간 낮다. 따라서 TT 3.2 DSG와는 달리 보다 적극적인 주행을 원할 경우 S 모드로는 부족함이 있어 수동모드를 적극 사용하는 것이 좋다.

수동모드로 주행하면 변속기 레버나 스티어링 휠 뒤쪽에 달린 패들을 이용해 변속할 수 있다. 수동모드에서도 레드존에 이르면 자동으로 시프트업이 이루어지며, 패달을 바닥까지 밟은 후 한 단 더 깊이 딸깍하는 수준까지 밟는 킥 다운을 하면 그 때는 시프트 다운도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킥 다운이 아닌, 패달을 깊이 밟는 수준으로는 시프트 다운이 되지 않는다.

200마력의 강력한 힘과 성능 좋은 DSG가 결합된 골프 GTI의 달리기 성능은 제원표에서 보여주는 0-100Km/h 가속성능 6.9초 만큼이나 강력하다. 가속페달을 깊이 밟으면 아주 매끄럽게 그리고 순식간에 회전수가 상승하면서 레드존에 이르고 기어가 변속되는 이 과정이 반복되어도 통쾌한 달리기는 그칠 줄을 모른다. 55, 90, 135, 180km/h에서 각각 변속이 이루어지며 200Km/h를 지나서 220Km/h에 이를 때까지 말 그대로 파죽지세로 달려 나간다. 심지어 약간 언덕길에서조차도 220Km/h까지 단숨에 도달하는 데는 차이가 없었다. 느낌상으로는 220Km/h를 지나서도 한참을 더 달려 나갈 수 있을 것 같지만 시승차는 220Km/h에서 연료가 차단되고 속도 제한에 걸렸다.
터보레그는 찾아 볼 수도 없고 회전이 매끄럽게 상승하며 6,500rpm에 이르기까지 매력적인 엔진음을 발산하는 이 터보엔진은 정말 GTI 역사의 결정체라 할 만하다.

GTI는 또한 예리한 핸들링을 선보이는데 연속되는 코너를 감아나가는 솜씨가 일품이다. 락투락이 2.8회전으로 즉각적인 반응이 돋보이는 스티어링을 위해서는 유압식 대신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이 장착되어 있다. 이런 스티어링의 특성과 함께 예리한 핸들링을 돕는 것은 물론 최고를 자랑하는 바디 강성과 더욱 탄탄해지고 숙성되어진 하체 덕분이다.

서스펜션은 앞 스트럿, 뒤 멀티링크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반 모델에 비해 차체를 15mm 낮추고 단단한 스프링과 댐퍼를 적용한 하체는 뛰어난 강성의 차체와 어울려 스포츠카로서의 승차감의 절묘한 타협점을 제시한다. 탄탄한 하체는 노면의 정보를 솔직하게 전달하지만 그리 신경질 적이지 않아 노면 좋은 고속도로를 달린다면 아주 부드러운 승차감을 경험할 수 도 있다.
또한 뒤쪽 스테빌라이저의 강도를 20% 정도 높인 효과가 더해져 상당히 높아진 접지력을 몸으로도 느낄 수 있다. 그런 만큼 코너링의 한계가 상당히 높아 웬만해선 언더스티어도, 타이어의 스키드음도 만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테스트를 위해 한계를 넘나드는 코너링을 시도해 보면 의외의 몸놀림을 만나게 된다. FF 특유의 과도한 언더스티어는 좀처럼 찾아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가벼운 언더스티어가 일어나더라도 언더스티어를 벗어나는 순간 약한 오버스티어가 발생하는 상황을 자주 연출하고 있다. 트렁크 공간을 가진 세단형과 달리 상대적으로 가벼운 뒤 차체와 손쉽게 언더스티어를 컨트롤할 수 있는 GTI의 특성이 어우러진 행동인 듯하다. 예전 골프 R32를 시승하면서 여러 번 경험했던 상황과 조금은 유사한 반응이었는데, 뒷 바퀴에도 동력이 전달되는 4륜 구동 해치백인 R32만의 경쾌한 몸놀림일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GTI에서도 그런 면을 발견하게 된 것이 반면 기쁘고 또한 의외였다. 하지만 한계를 심하게 벗어나지 않은 상황에서는 가벼운 엑셀 조작만으로도 ESP의 개입 없이 그런 상황을 쉽게 바로 잡을 수 있다. 물론 조금 더 심하게 한계를 넘어설 경우 ESP가 개입해 자세를 바로 잡아 주므로 그 믿음직스러움에 큰 차이는 없었다.

GTI의 실체는 기대 이상이었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R32와 비교해서 만족감이 떨어지리라고 예상했던 기대(?)도 무너졌다. GTI는 R32와는 또 다른 매력이 가득한 차다. 무거운 엔진과 4륜구동을 갖춘 R32에 비해 상대적으로 앞머리가 가벼운 GTI는 출력차이를 감안할 때 훨신 더 경쾌하다. 뿐만 아니라 FF임을 잊게 만드는 특유의 다이나믹한 몸놀림은 FR이 흔치 않은 해치백에서 뛰어난 경쟁력임에 틀림없다. 더욱이 4천 만원을 밑도는 가격은 많은 GTI 매니아들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만들고 있다. DSG 변속기는 편리함뿐 아니라 수동변속기를 능가하는 성능과 연비까지 갖추었다. 하지만 기자처럼 수동변속기를 더 좋아하는 운전자가 보다 더 직접적으로 GTI를 컨트롤하는 재미까지 제공하지는 못한다. 이제 기자가 굳이 GTI를 선택하지 않을 이유는 수동변속기를 장착한 모델을 국내에서 만날 수 없다는 것 밖에는 찾을 수가 없을 것 같다.

폭스바겐 골프 GTI 제원

크기 (전장×전폭×전고): 4,216×1,759×1,469mm
휠 베이스: 2,578mm
트레드 앞/뒤: 1.539/1.528 mm
차량중량: 1,328 kg
연료탱크 용량: 55리터
트렁크 용량 : 350리터

엔진: 직렬 4기통 2.0리터 FSI 터보
보어×스트로크: 82.5×92.8mm
압축비: 10.3:1
최고출력: 200ps/6,000rpm,
최대토크 28.6kgm/1,800~5,000rpm

구동방식: 전륜구동
트랜스미션: 6단 DSG
기어비(1/2/3/4/5/6/R): 3.46/2.15/1.46/1.08/0.85/0.71/3.08
최종감속비: 4.06
서스펜션 앞/뒤: 맥퍼슨 스트럿/4링크
브레이크 앞/뒤: V디스크/ 디스크(ABS, 듀얼 브레이크 어시스트)
스티어링: 랙&피니언(전동파워)
타이어: 225/45R17
공기 저항 계수 : 0.32

성능(0-100km/h): 6.9초
최고속도: 235km/h
최소회전반경: 10.9 m
연비: 12.0 km/리터
차량 가격: 3,940만원(VAT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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